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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이라고 하면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짓는 농사를 말하기 쉬운데, 이는 좁은 의미에서 유기농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여기에 농사하는 사람과, 생산물을 소비하는 사람들 모두가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하나로 어울려져 짓는 농사가 제대로 된 유기농업이 아닐까 한다.
농사하는 농민과 이를 소비하는 도시민들의 교류가 이루어질 때, 농사를 짓는 농민은 농사를 지을 때 농산물을 먹을 도시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더욱 정성스럽게 짓게 될 것이다. 농촌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먹는 도시 사람들도 농촌에서 정성스럽게 농사한 농산물을 먹으면서, 농민들의 수고와 고마운 마음을 가질 수 있겠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도시에 사는 소비자들도 농촌에 가서 직접 농사를 짓는 모습을 보고, 좀 힘이 들고 서툴더라도 농사일을 해 보면 내가 먹는 농산물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것이고,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것 같다.
이렇게 농민과 도시민이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함께 어우러져서 하는 모심기가 지난 주말에 부안의 변산공동체에서 있었다. 변산공동체의 1만여 평에 가까운 논에 모를 심으면서도 이양기로 모를 심지 않고, 손 모내기를 하였다. 여기에는 공동체 식구들은 물론이고, 서울에서 이제껏 변산공동체의 농작물을 나누고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희망자들 80여명이 함께 손을 모아 모내기를 했다.
생협이나 학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농사체험을 하면서 모내기를 해 보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도시 사름들을 위해서 그냥 모내기를 한번 해 보도록 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1만평에 이르는 논에 손으로 모내기를 하게 되어, 단순 체험이 아니고 제대로(?) 농사일을 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여러해 동안 한해 한번 정도는 농활을 다녀 왔는데, 지난해에 6월 1일에 횡성에 가서 모심기를 했고, 올해에는 이곳 변산공동체에 오게 되었다. 지난해도 그랬지만 올해도 나라의 대통령 때문에 전날 하룻밤을 꼬박 새우고 모심기를 다녀왔다. 서울에서 오후에 출발을 해서 저녁쯤 도착해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내일 할 일을 위해 작업회의를 하고, 곳곳에서 온 사람들을 소개하고 죽 둘러 앉는다.
내일 고된 노동을 하더라도 도시에서 벗어난 기분에 막걸리를 마시면서 웃고 이야기를 하고, 노래를 하면서 한동안 흥겹게 논다. 비슷한 것이 많은 사람들이 만났으니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을 것이다. 젊고 체력이 좋은 사람들은 아주 늦은 시간까지 즐거운 담소가 있었다고도 한다.
아침에 6시에 일어나서 6시반에 아침밥을 먹고, 작업복을 입고 장화를 심는 등 작업준비를 하고, 모를 심을 논으로 인원을 나누어 두 군데 논으로 모심기 하러 나간다. 우리는 차를 타고 좀 멀리 떨어진 논으로 갔는데, 바다같이 넓은 논이 둘씩이나 우리를 기다고 있어 저 넓은 논에 언제 모를 다 심을까 하고 걱정이 앞선다. 서울에서 있었으면 아직까지 잠을 잘 시간인데 말이다.
약간은 차가운 논에 발을 담그고 들어 가서, 우선 모판부터 논에 고르게 옮기,고 못 줄을 대면서 본격적인 모심기가 시작 되었다. 모를 심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있겠고, 오늘 처음 심어 보는 사람도 있고, 어린 초등학생 또래의 어린이부터 남녀노소 고르게 손을 맞추어서 모를 심게 되었다. 한 논에 이 삼십 명씩 못 줄을 기준으로 모를 심는데, 처음 오전에는 천천히 심는듯 하더니, 오전 새참 후부터는 못 줄 넘어가는 속도가 빠르다. 움직이지 않고 한번에 모를 열 포기 이내로 심는 것은 괜찮은데, 발을 옮겨 가면서 그 이상 스무포기까지 심을려고 하니 좀 힘들고, 허리가 아프다.
모심기를 하면서 아침 점심 저녁과 함께 오전 오후에 새참을 내어 와서 먹고, 점심도 논으로 내와서 논 두렁에서 먹는데, 그 맛이 꿀맛 같았다. 집에서 먹던 밥과는 달리, 현미에 보리쌀과 옥수수를 섞어 지은 밥이라 누렇고 상당히 거친 밥이지만, 너무 많이 먹는다고 할 정도로 많이 먹었다. 참은 길거리에서 수십 명이 모여 앉아서 막걸리와 수박 얼음과자 등을 먹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다 농사꾼 모습 그대로였다.
오후에는 일꾼들이 많아져서 좀 수월한 편이었다. 공동체 학교에 있는 중등과정의 학생들의 모 심는 실력이 서울에서 간 우리 보다는 월등히 나을 뿐만 아니라, 체력도 있어 재바르게 잘 심는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재미있는 아저씨들이 모를 심는 내내 못줄잽이를 타박하기도 하고, 지루하지 않게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며 모를 심으니, 힘든것도 잃어 버리고 심심하지 않게 일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옛 농경사회에서는 농요를 부르면서 즐겁게 일을 하면서 일과 놀이를 구분하지 않고 일을 했던 것 같다. 쉬는 시간 간간히 풀밭에 누워서 쉬기도 하면서, 하루 종일 모를 심어 놓고 보니 그래도 우리가 심은 논의 크기도 대단히 많거니와, 물만 있던 논이 푸른색으로 변해 있는 모습을 보니 뿌듯해지는 기분이다.
하루 일을 끝을 내고, 저녁에도
이번에 변산에 모심기를 가면서, 모도 심고 그 동안 가 보고 싶었던 변산 공동체도 둘러 보고 싶은 마음으로 갔다. 마침 첫날 버스에 내려서 걸어 들어 가면서 윤 구병 선생님과 함께 걸으면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마을 곳곳을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과 함께 구경을 시켜 주어 알찬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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