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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동1년, 마을과 생명이 자라고 있다.

포이동266번지 재건마을이 불난지 1년이 지났다. 어제 저녁에 화재 1년을 맞아 주민들과 함께 했던 이들이 모여 음악회를 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잔치를 했다. 소식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듯 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것 같았는데, 그래도 200은 넘게 모인듯 하다.

 

지난해 불이 나고 마을이 폐허가 되고, 여름 장마와 겨울 한파를 겪으면서 힘든 날을 지내왔다. 기구한 운명을 가지고 수 십년을 꺽이지 않고 살아온 사람들이라 들풀처럼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국 곳곳에서 정을 나누는 따뜻한 손길과, 주민들과 함께 집을 짓고, 지은 집을 부수는 구청과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이들이 있어 재건마을이 재건을 해서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다.

 

지난 가을까지 마을에 갔을 때는 집들이 지어졌지만, 완성되지 않았고 추운 겨울을 앞두고 걱정이었다. 그동안 지으 놓으면 구청에서 부수고 다시 짓는 숨박꼭질을 하다가, 지금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터를 빼고는 구청에서 뺏어 갔다. 일찍부터 마을회관의 망루는 철거했고, 마을 주위의 있던 작업장들도 나가고 빈터에는 나무를 심고, 울타리를 쳐 놓아 마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주민들은 울타리를 치고 나무가 심어진 틈 사이로 텃밭을 만들어 상추 토마토 고추 보리 도라지 등 여러 작물들을 심어 놓았다. 어른들의 경작본능이겠다. 마을을 찾은 아낙들에게 채소를 뜯어 가라고 나누어 주고 있다. 한 켠에는 정겹게 장독도 있고, 그 가운데는 돌탑도 쌓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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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아주머니들은 갈 때마다 오는 사람들에게 차를 대접하거나 밥을 먹으라고 한다. 오늘은 밥과 반찬과 함께, 특별히 떡과 전을 준비하고 막걸리 까지 대접하고 있다. 출출하던 참에 밥을 들고 공부방에 가서 떡과 막걸리 까지 잘 먹었다. 밥을 먹은 후 서초강남의 노점상들이 집회를 마치고 와서 함께 하면서 시원한 커피를 나누어 준다. 주민들은 이렇게 오래 살다보니 힘을 모아 일하는게 몸에 배었고, 외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과 정을 나누는 것이 일상화가 되었다.

 

요즈음은 8시가 넘어야 조금씩 어두어지기 시작한다. 처음 공연은 청년학생들이 연극 공연을 한다. 입시에 찌들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는듯 하더니, 좀 있으니 밀양아리랑을 부르고, 트위스트를 추면서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가수들의 노래가 이어 지다가 화재후 복구에 함께 한 단체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한다고 한다. 공부방과 함께하는 평화캠프, 동네 교회 새마을운동, 진보정당, 노동단체, 토지공개념을 지향하는 기독단체, 노점, 철거민 강남촛불... 등 여러 단체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한다. 그 곳에 커다란 단체나 유명인사는 없다. 그래도 알려져 있는 사람은 허영구 선생 정도이다.

 

노래 공연은 계속되고, 주민들은 노래를 듣는 우리들에게 막걸리와 머리고기, 부침개, 수박을 가져다 주면서 입까지 즐겁게 해 준다. 먹고 마시면서 자유스럽고 즐겁게 하는 공연이 있었으면 했는데... 그에 딱 맞는 분위기이다. 그 후의 가수들도 재미있는 노래를 부른다. 300에 30만원 짜리 셋방을 얻어 살아가는 이야기, 3개월 전부터 만나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뱃 속의 아이가 4개월에 되었다, 바짓를 내리고 노래하는 등... 

 

지난 화재 이후 복구의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점이 많다. 아직 이 사회에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이들이 보았다. 지난 여름 장마 중에 전달되는 많은 물품들을 전해 주었고, 뜨거운 여름에 집을 지을때 함께 해 주었던 일꾼들이 있었고, 밤새 추위를 이겨가면서 집을 지켜 주었던 이들이 그렇다. 도시에서는 물론이고, 농사짓는 농부들, 관변단체들은 물론, 재능투쟁으로 알게된 재능 직원들 까지 함게하는 이야기도 있다. 그들을 따뜻하게 대접하는 포이동 마을 주민들의 마음은 더 뜨겁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행사라  몇 십명이 모여 조촐하게 자리를 할 줄 알았는데, 200은 넘게 보이는 이들이 참여했다. 그간 마을과 함께 한 따뜻함과 애틋함의 표현이리라 본다. 포이동 마을을 알고 여러해 동안 옆에서 보아도 그들이 비록 기구한 운명을 가지고 가난하게 살아가지만, 사람이 함께 살아가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는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라고 확신한다. 마을 공동 살림을 하고, 주민들 하나하나의 일이 마을의 일이고, 그렇게 살아 왔기에 오늘까지 지내 왔다고 본다. 요즘 흔히 많이 말하고 있는 제데로 된 마을 공동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울시에서도 그렇고, 전국적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에 열중한다고 한다. 지금의 사회 경제체제 가지고 앞으로 계속해 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보기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껏 개발과 문명으로 마을을 파괴해 왔기에 제대로 된 마을을 알아가기도 힘들지 않을까 한다. 마을을 말하면서도 머리와 당위성으로 이야기 하다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그 상을 잡기부터 어렵지 않을가 한다. 다 파괴딘 마을에서 다시 마을을 제대로 만들이 가는 사례를 찾기도 힘들어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자각을 하고 얼마 전부터 마을만들기를 시도하고 있는 데를 찾아 모여 든다고 하고, 그 마을은 피곤하다고 한다. 

 

당연 마을공동체도 만들어 나가야 하고, 서울시나 전국적으로 벌이고 있는 마을사업이 잘 되어야 하고, 그러기를 바란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이제껏 마을공동체가 이루어진 포이동 재건마을에서 살아가는 그들을 그대로 두지않고, 개발해서 주민들이 그곳에서 살 수 없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 우리가 환경 생태를 이야기 할때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는게 좋다고 한다. 그렇다. 어느 마을에 비해 공동체 정신을 이루어 나가는 포이동266번지 재건마을을 그대로 살게 해 두면 된다. 새로 마을을 만들려고 하기 전에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마을을 그대로 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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