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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엄마/생존점

사랑합니다.감사합니다.

수없이 많은 밤을 눈물로 지새우던 날들..
저 잠시 숨고르고 있습니다.
몸이 너무 피곤한 관계로..제가 힘들면 아이들에게 소홀해지잖아요.

 

혼자 맛난거 먹고 옷도 사고 얘기도 건네고
틈만나면 사랑한다 미숙아~속삭여주고..

몇일전엔 이십대때 방황하며 살던 모습이 생각나서 꺽꺽 울었어요..
얼마나 힘들었니...이만큼 살아온 게  정말 대견해..
고맙다..미숙아...네 곁에 내가 있어,,언제나 지켜줄게...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보입니다.
첫애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을까.
저 조그만 애가 세상의 전부인 줄만 알고 있던 엄마에게서
공포와 폭력과 불신을 배웠을 것을 생각하니
또 참을수 없는 고통이 전해졌습니다.

 

푸름이닷컴 전주 정모때 왜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지 않는가.질문에
푸름아버님께서"그건 몰라서 그런거다...."
그 말을 들으니 정말 전 너무 피상적으로 이성적으로
아는'척'하며 치유하는'척'하며 지내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성이 진실을 왜곡한다는,그것이 자살을 이끌 수도 있다는
푸름아버님 말씀에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큰 깨달음으로 이어지는지...느낍니다.

 

요즘은 전처럼 극도로 불안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지켜봅니다.보입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없진 않지만 그 때문에 힘들지않습니다.
지독한사랑,배려깊은사랑,조건없는사랑,죽을만큼의사랑이
무엇인지,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 치유되고 있는 걸까, 내 아이는 왜 몰입이 안되는 걸까...
그런 의심도 들지 않습니다.
오직,사랑만이 우리를 살리는 것임을 알아갑니다.

 

내 안에 그 모든 것이 있음을...

 

조동진 노래'나뭇잎사이로'그 노래 좋아하는데요..
"...계절은 이렇게 쉽게 오가는데..
우린 또 얼마나 어렵게 사랑해야 하는지.."
그 대목이 생각나네요..
자연스러우면 자유롭고 평화롭고..다 이루어 질 것 같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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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를 낳는 다는 것

첫 애 때는 나름 태교랍시고, 바느질 해서 인형도 만들고, 심심해서 책도 많이 읽고, 태교일기란 것도 썼었는데...

확실히 둘째는 그런 거 할 여유가 없다.

 

한참 성겸이와 갈등이 있었을 떄는 고추 농사로 내가 성겸이를 마주 할 시간이 별로 없었을 때였고 그 뒤엔 뭐 그냥 저냥 잘 지냈다.

 

그런데 생존의 위협을 느낀 것일까?

성겸이가 요새 달라졌다.

동생이 생긴다는 걸 실감하는지 어린양이 장난 아니게 늘었다.  

목욕 시키고 불 끄고 자자 하면 금방 품안에서 잠들었던 성겸인데 며칠 사이에 계속 잠을 안 자려고 한다.

불을 꺼도 침대 머리맡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 보거나, 아예 침대 밑으로 내려가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 어두운 방안에서 혼자 돌아다닌다.

잠든 척하고 모른체 하려고 했지만 어두운 거실에서 자전거를 타려던 성겸이는 무서웠는지 울음으로 나를 부른다.

잠자는 걸 포기하고 거실로 나와서 성겸이가 노는 걸 본다.

 

책 고문이 시작된다.

나에게 책을 가져와 읽어달라고 한다.

읽은 책 읽고 또 읽고, 다 읽은 뒤 내가 먼저 덮으면 화를 낸다.

천천히 다시 읽는다. 내가 좀 무성의하게 읽는다 싶으면 운다.

책이 다섯권을 넘어가면 나 또한 지친다. 이제 그만하고 자자 하면 운다.

눈을 감는다. 자고 싶다. 내가 자고 싶을 때 자고 싶다는 게 내 바람이다.

 

"스마트 러브(이 책 참 좋아요. 그런데 어려워. 이렇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너를 사랑하고 사랑한다. 성겸아! 엄마도 너를 다 받아주고 싶은데 나도 힘들어. 이제 그만 그만....악!

이게 나의 일상이다. 일관성 있게 아이를 사랑하고 싶은데 징징거리며 자신의 욕구를 관철시키는 아이가 밉다. 이 또한 나의 생각이겠지만...

이렇게 소리를 치면 눈이 똥그래진 아들이 내 눈치를 본다.

그럼 또 아차 싶지만 뭐 어쩌겠나? 나도 사람인걸...

 

오늘 밤은 또 어찌 지나갈까?

낮잠을 안 잔 아들님이 저녁을 준비하는데 또 징징 거린다. 잘 업히지 않던 아들인데 어젯밤 업어 재운 탓인지 업어달란다.

자고 인제 일어났다. 밥먹여야지...

성겸아, 오늘은 편히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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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댁~

몸은 괜찮아?

병원은 다녀오셨수? 간다간다하면서 당최 시간을 못내고 있어서 미안하이...

난 요즘 과거로 여행을 다니고 있다우..

현재 없이 과거로 현재를 살아가는 것 같아서 누가 내 발목을 잡고 그렇게 놔주지 않는지 보려고말이야.

누군들 과거에서 완전히 자유롭겠냐만, 누군들 언제나 행복에 겨워 껄껄대며 웃겠냐만,

뭔 지독한 외롬병에 걸렸는지 대체 약이 없어, 그래도 적어도 내 아이들에게는 이 끝도 없이 어두운 터널같은, 미심쩍고 음울한 내 무의식의 저편에 있는 그림자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싶은 마음.

조금씩 열리면서 불편하고 숨막히는 고통과 초라함, 두려움과 외로움과 분노가 내 안에 있음을 보고 있네.

사랑이 혼자 있을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복잡한 감정, 큰 애가 커가면서 '아니, 저 애는 누구지?'싶은 당혹감이나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다'싶은 엉뚱한 바램은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내게 할애하고 내게 더 많은 행복한 일들을 만들어서 나를 기쁘게 해줘야 풀릴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장 절절한 건 말이야, 우리 모두 얼마나 사랑을 갈구하는지,사랑때문에 이 모든 인간의 역사가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

저렇게 내게 사랑받고 싶어서 안달하는 이가 또 누가 있으며 언제 다시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이렇게 목숨건 사랑을 받아보겠나 싶어.

 

사랑해서 살을 섞고 사랑해서 결혼하고 사랑해서 아이를 만들고 사랑해서 살아가는 우리가 아닌가...  그걸 깨달으면 우린 정말 독립할 수 있을거야. 사랑하는 이들에게서 독립하고 우리 존재에게서 독립하고 우리 마음에서 독립하고...

 

백운댁~ 저 밖에서 우는 새가 오리면 어떻고 거위면 어떻겠어...

제일 중요한 건 내 앞에 남편이 아이들이 있다는 그 사실인데...

이제 곧 두 아이의 엄마가 되는 백운댁~ 사랑해~

안아주고 싶구나..당신 머리와 당신 얼굴 한번 만져보고 싶구나..

아기 낳기 전에 꼭 한번 갈게.. 당신이랑 아기랑 신랑이랑 성겸이랑 모두 사랑해...

 

나? 나도 우리 신랑, 우리 아기들 모두 사랑하지~~

왜냐면..내 맘속에 있던 괴물같던 아버지가 어느새 떠났거든...^^

 

익산댁, 군산댁, 백운댁...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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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울고 싶다.

사랑 엄마 글 보니 저도 울고 싶네요.

 

신랑이 어제 밤새도록 일하고 낮에도 못자고 부여로 밤주우러 갔다가 저녁때 와서는 또 상가집 갔다가 인제사 왔는데 비가 오네요.

 

마당에 채논 고추가 비 맞고 있어 깨웠더니 그냥 썩게 놔두랍니다.

썩게 놔두라니....애써 딴 고추를 어떻게 그렇게 하겠어요.

'나도 몰라' 하고  자보려고 했지만 잠이 오나요?

그 무거운 걸 끌고 현관까지 겨우 겨우 가져다 놨어요.

비는 오는데....날도 차서 태양초고 뭐시고 희나리만 진다고 주위분들이 어서 건조기에 넣으라는데도 태양초를 고집하는 신랑.

그럼 지가 책임이나 질 것이지, 맨날 아들 데리고 희나리 고르고 널고 채는 사람은 접니다.

 

며칠 전  저녁때도 비가 왔습니다.

그 넓은 마당에 고추를 널어놨는데 혼자 그걸 담으려니 눈물이 납디다.

비는 쏟아지고 8개월된 내 배는 무겁고 담아논 고추가 비에 젖지 않도록 처마밑에 갖다놓는데 허리는 아프고...

 

어릴 적 엄마아빠가 놀러갔을때 갑자기 내린 비로 비닐 하우스에 물이 차서 거기 있던 나락이 젖을까봐 노심초사하며 물이 땅으로 떨어지도록 비닐을 힘껏 당기던 그 때 그 꼬마가 또 이렇게 울며 고추를 담고 있었어요. .

 

그날 그렇게 열심히 담은 고추는 결국 건조기에 들어가지 않고 비가 그친 그제부터 다시 마당에 널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자기 뜻대로 하는 신랑은 제 잔소리에 머리가 아프니 고만 하랍니다.

상관도 하기 싫지만 눈에 보이는데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눅눅해진 고추가 더 이상 썩지 말라고 희나리라도 골라야지요.

 

그래요.

누굴 원망하겠어요.

내가 선택한 사랑이었고, 내가 사랑한 사람인데...

 

그냥 사는게 힘들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 그래도 우리 신랑 흉 좀 더  볼래요.

 

사랑엄마! 우리집 배추는 아직도 포토에 있어요.

거기서 무럭무럭 잘 자랍니다. 배추벌레가 다 갉아먹고 있어요.

한동안 성겸이랑 산책을 나가면 "배추 언제 심어?" 가 저희가 받은 인사였답니다.

종자 욕심많고, 일의 순서가 없는 신랑은 올해 검은콩도 마당에 싹 틔웠다가 시기를 놓쳐서 마당 한구석에 수북히 콩더미를 만들어 놓더니 배추도 그렇네요.

 

처음 시작은 좋은데 항상 끝이 그래요.

앞밭도 풀이 가득, 뒷밭도 풀이 가득........

내가 뭘 할 수 있을까요?

그나마 시금자는 솎아내기라도 해서 7kg나 수확했어요.

하필 동네 앞에 밭이 있어서 동네 사람들 다들 우리 밭을 보았더랬습니다.

고추 사러오신 아주머니 한 분이 그러시대요.

"검은깨 잘 됐네. 못 먹을 줄 알았더니..."

제가 더운 여름날 아들 낮잠 잘때 잠깐 잠깐씩 나가서 솎아주기를 했거든요.

 

아~~

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건지 모르겠어요.

신랑한테 내가 있는 힘껏 돕는다고 말은 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고 벌려놓고 감당못하는 신랑을 바라보는 것도 이젠 정말 지칩니다.

 

그냥 농사를 짓지 말고 돈 벌면 좋겠어요.

신랑은 맘은 있지만 농사에 별로 소질이 없는 것 같아요.

평생 농사만 지어온 부모님을 본 제가 보기엔 신랑은 농사를 지어서 돈을 벌수 있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냥 생존만 한다면 이렇게 농사를 지어도 상관없겠지만 먹고 살려면 좀 힘들 것 같거든요.

본인이 그걸 알아야 하는데....  

투잡, 쓰리잡으로 뛰는데 본업은 농사라고 생각하는 신랑, 그런데 일이 겹칠때가 많으니 항상 농사일이 뒷전으로 밀려서 시기를 놓치고 그러다 보니 농사도 제대로 못짓고 일은 일대로 늘 들쑥날쑥하고...

 

에구 에구...어찌됐든 불안불안 합니다.

암튼 농사를 짓는 건 좋아요. 다만 스스로 감당할 수준의 것만 짓던지, 아님 우리가 전업농이 되든지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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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엄마, 다시 왔다

남편과 밤중에 싸우다가 비맞힌 컴 고장..드뎌 새 모니터 장만해서 나 다시 돌아왔다..

 

흠..

 

많은 일이 있었다...천천히 풀기로 하고..

 

나의 내적불행을 만나가면서, 갓난 아이와 세살짜리 아이를 키우며

 

힘들어 힘들어를 염불처럼 외우며 살아오던 요즈음..

 

내가 무엇때문에 이렇게 힘들고 화가 날까...

 

첫째딸 사랑이의 말썽은 애교요, 둘째딸 해랑이의 찰싹 달라붙으려는 울음은

 

당연한 생존의 본능인데...

 

일상이 괴롭고 남편을 죽이고 싶고 나또한 죽고 싶은...

 

남편에게 화가 나 있는것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가되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 자책감이었다. 

 

(애들도 나처럼 분노조절 못하고 원망의 삶을 살게 될까봐)

 

그러니까 남편을 바라보는 내게 문제의 원인이 있는 것이다.

 

알면서도 그게 자꾸 바깥으로 향하게 되는것..

 

 

남편에겐 왜 화가 날까...

 

물병에 입대고 물을 마셔서? 집에 오면 손하나 까딱 안해서?

 

내가 아무리 아프다고 말해도 들은 척도 안해서? 가난해서?

 

시어머니 닮아 '더럽다'개념 없어서?

 

소변을 변기에 반절 바닥에 반절 싸서? 밤늦게 애들 재우느라 지쳐있는데

 

불량 만두 혼자 먹어서? 사랑이가 아빠랑 목욕하기 싫다고 소리질렀더니

 

사랑이 미워 외치며 밖에 나가서? 화났다고 나한테 미친년이라고 욕해서?

 

술처먹고 청소기 때려부수어서? 밤12시 다되어 들어와 애들이랑 잠자는 방에

 

들어와서 소리지르고 욕해서?......

 

그게 정말 이토록 화가 날 일일까.

 

 

함께 살아온지 어느덧 8년, 결혼 5주년이던 엊그제 우리는 너무 많이

 

엇갈려 살고 있다는 자각이 들었다.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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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민은

내가 별로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거다.

어른스럽다는 것은 감정을 절제할 줄 알고 아이를 대할때 현명하게 행동한다는 거다.

내 기준으로 보자면...

 

지난 주에 놉을 얻어 고추를 따고 생고추로 달라는 주문이 들어와서 정신없이 고추를 골라야 하는 날이었다.

 

마당에 자리를 펴고 앉아 고추를 고르자면 모기에 뜯기거나 고추를 만지거나 하는 아들을 어찌 할 수 없어 방안에 두었다.  

그러나 이미 바깥 바람맛을 맛본 성겸이에게 그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울먹이며 문에 매달린 아이를 마당에 내놓자 신이 난  성겸이는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다가 갈퀴로 고추를 너는 등 엄마 아빠가 평소 하던 행동을 따라 했다.

 

그러려니 하고 계속 고추를 고르던 나는 저녁이 되면서 점점 달려드는 모기들 땜에 쏟아논 자루의 고추만을  얼른 고르고  일을 마치려고 했다.

그렇게 속도를 내서 고추를 고르고 있는데 우리 아들 어느샌가 수돗가에 가서 호스를 잡아 당기며 물이 안 나온다고 성질을 내고 있다.

 

그런 성겸이에게 "수돗물을 안 틀었으니 물이 안 나와. 조금 있다 들어갈테니 좀 만 기다려라."  하며 달래가며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앙하고 울음소리가 난다.

호스에서 물이 안 나온다고 호스를 들고 흔들다가 중심을 못 잡고 수돗가에서 마당으로 떨어진 거다.

달려가보니 이마위에서 피가 난다.

너무나 놀란 나는 성겸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와 머리를 살펴본다.

피가 계속 난다. 눈물이 났다.

우리 아기가 제일 소중한데 먹고 산다고 이게 뭐람...부모 땜에 니가 고생이다. 

그러나 누구를 정말 원망하겠는가?? 

성겸이를 안고 나도 한참을 울었다. 울던 성겸이가 엄마가 울자 도리어 나를 본다.

 

"그래, 그래 괜찮아. 미안해..."

 

다행히 성겸이의 상처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날 일을 통해 나는 깨달았다.

순탄하게 건강하게 어디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잘만 자라 달라고 그것이 내 가장 큰 바람이라고.

 

........사실 오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었는데 쓰다보니 쓰기가 어렵다.

어렵게 놉을 구하고 아기라도 봐줄 사람이 절실했던 그 때 느꼈던 생각을 쓰려했는데 쓰다보니 쓰기가 싫어졌다.

밤도 늦고 담번에 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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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과의 전쟁

아~~~우리집 뒷밭과 앞밭에는 풀들이 가득하다.

딱 내가 지을 수 있을 농사양은  텃밭 정돈데, 너무 욕심을 부렸나?

 

사연 많은 뒷밭은 정말 보란 듯이 잘 농사짓고 싶었는데 이거 원~~

풀들이 판을 친다.

엊그제께 호미로 하기엔 너무 커버린 풀들을 낫으로 베다가 쐐기에 쏘인 건지, 풀독이 오른 건지 팔부터 가렵더니 이젠 목, 배까지 아아~~정말 가렵다.

 

성겸이 모기 물린데 바르는 칼라민로션인가 뭔가를 발라도 보지만 그때 뿐, 결국 알갱이 죽염을 쏟아 팔에 목에 문지른다.

시원하다. 쓰라리지만.

 

에구, 아토피 있는 아가들, 정말 고생 많구나.

 

제초제 안 뿌리고 농사짓는게 정말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뒷 밭에는  옥수수, 감자, 고추, 가지, 오이를 심었다.

장마때도 틈틈히 밭을 매주었건만 고랑 풀을 안맸더니 고구마도 안보이고 고추도 풀에 치인다.

애 데리고 모기 많은 밭에 앉아 풀을 맬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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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탓할 것인가

얼마전 우연히 EBS에서 오전10시에 하는 '60분 부모'를 보게 됐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해서 나오는데 그 증세가 거의 사랑이와 일치했다.
지난 4월에 콧물감기에 걸려서 몇일 병원에 다녔는데 그게 코감기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티비에서 나온 내용은 정말 심각했다. 비염때문에 눈 밑에 다크써클이 생기거나
부풀어올라 아이들에게 놀림받기도 하고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니 산소가 제대로
전해지지 못해 뇌에도 나쁜영향을 주며, 잠을 잘 못자서 발육이 안된다고도하고..
아무튼 그 심각함에 전율하며 그날 당장 소아한의원에 갔다.

 

그 전에 4월 감기때 소아과에서는 눈 밑이 부풀어오르는 것에 대해 물었더니 '알레르기성'이라고, '황사나 먼지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으니 심해지면 다시 오라'고 했다.
한의원에서는 콧 속을 보니(사랑이가 난리쳐서 거의 못봤다) 상태가 중 정도 된다했다.
붙이는 침, 아로마요법(향기 쏘이는 것), 약물 세가지를 하래서 그런다고 하고 돌아왔다.

문제는 그 다음.


3일분 약을 다 먹고 난 일요일 아침에 사랑이 오른쪽 눈에 고름처럼 뭐가 흐르는 거다.
뭔지 알 수도 없고. 휴일진료하는 소아과를 갈 것인가, 항생제 디립다 부어대는 소아과 대신 한의원으로 갈 것인가 아빠와 함께 고민하다가 한의원으로 갔다.

한의원에서는 다래끼라고 하면서 항생제 역할을 하는 약을 비염약과 함께 처방했다.

3일분 약을 다 먹고 나서 가까운 소아과에 다시 갔다.
의사가 다래끼가 너무 커져서 "째야한다"고 한다. 한의원에 갔다왔다고 했더니
"걔네들 하는 거 보면 답답해서... 거길 왜 가요, 조선시대도 아니고 왜 젊은 엄마가
한의원을 가요. 나 참...안과로 가세요, 이거 째야 돼요" 이게 웬 청천벽력같은 소린가.
째다니!!!!!!

 

의사가 말한 안과를 갔다. 보더니 째야 된다고, 하루이틀된 게 아니라고...
알레르기성이라고 했다고 그랬더니 아니라고 다래끼가 너무 커졌다고...
지금 안째면 나중에 더 큰 공사 된다고...
가슴이 벌렁거렸다.

한참 망설이니 50대 후반의 여의사는 '뭐 다래끼가지고 그러냐'며
못하겠으면 아빠 데려와서 하라고 한다. 째는거 못보겠으면 아빠랑 와라 그거겠지.

 

결국 퇴근한 아빠와 다시 갔다.
분위기 감지한 예민한 사랑이는 진료실(처치실) 들어가면서부터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그만해, 안돼, 무서워 를 외치고, 엄마를 부르며 악을 썼다.
양쪽에 두개씩 난 다래끼는 너무 오래돼서 깊이 쨌단다.
몇일 치료 받아야 한단다.
한참을 간호사 둘과 엄마 아빠가 꼼짝 못하게 잡고 있다가 풀려난 사랑이.
너무나 무섭고 힘든 상황에서 아이는 아무 저항도 못했고, 그렇게 '칼'을 댔다.

 

'배려깊은 사랑'을 실천하겠노라던 엄마는 아이를 그렇게 사지에 몰아넣었다.
이건 자책은 아니다. 눈에 잡티가 들어가면 어른도 아파하고 무서워한다. 하물며
겨우 27개월된 아이 눈에 다래끼가 났다고 양쪽 눈 밑의 속꺼풀을 다 쨌는데
그 앞에서 엄마인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지.


 

알레르기성이라고, 심해지면 오라는 소아과 의사가 문제인가,
알레르기성 비염이라서 눈이 부풀어올랐다는 소아한의원 한의사가 문제인가,
굳이 생 살을 찢지 않아도 자연 치유할 능력이 있는 아이의 힘을 믿지 못한 엄마아빠의 문제인가,
조금만 문제가 있어도 재빨리 끝을 보려는 안과 의사가 문제인가.

 

대체 부모는 이런 경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가. 우린 누굴 원망해야 하는가.
자연 치유는커녕, 항생제 남용 방지는커녕 어린 것 생고생시키면서 양방 전문가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엄마는 이런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또다시 무릎이 풀린다.

 

세상이 하 수상하여 여럿이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 그 세상을 조금씩
실천하고 투쟁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의 경우 미련하고 비현실적이고 융통성 없는
것으로 치부된다고는 하지만.
대체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예방접종 주사약에 수은, 폴리페놀과 같은 독극물이 잔뜩 들어있고 예방접종 이후
돌연사 한 아이의 수가 월등히 많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엄마는 예방접종 하루라도 늦어질까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 그려 열성으로 맞힐 수밖에 없는 이 현실.

항생제 안먹이고 모기물린데 바르는 약도 웬만하면 죽염수로 닦아주고 후시딘 대신 깨끗한 물로 닦아주고 감기기운 있어보이면 산야채 효소와 도라지 달인 물, 배중탕물을 먹이면 좋다는 등...
그게 그저 별난 엄마들이 아이에게 벌이는 시덥잖은 짓거리인지...

그동안 감기나 장염에 걸려 아이가 힘들어하면 조금만 더 참아보자,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그렇게 기다려보다가 결국 아빠의 성화-애 잡는다-로 병원가서 약을 먹었다.
한두번도 아니고 이제는 뭔가 기준을 만들어야하지 않나.


그건 그렇다치고,
눈 수술 이후 밤마다 울며 불며 엄마 엄마 찾고 소리지르는 사랑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가슴이 찢어진다.

어른들의 줏대없음, 어른들의 편협한 시각, 어른들의 이기주의, 어른들의 반인권성,
어른들의 이윤지상주의 들 때문에 몇달간 고생한 사랑이의 몸과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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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 꼬마 민수

우리 윗집에는 민수라는 9살난 꼬마가 산다.

처음 결혼해서 들어와 살때는 동네에 아는 사람도 없어 말거는 사람도 없고 되게 심심했다.

그런데 당시 7살이던 민수는 거리낌없이 우리집에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해서 나름대로 나에게는 친구같은 아이였다.

 

민수는 이혼한 아버지와 할머니, 할아버지랑 살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이사오던 해 봄에 할아버지가 용접을 하다 가스폭발 사고로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치료를 하면서 할머니는 병원에 거의 상주를 하게 되었고 아버지 또한 새로운 여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면서 이 친구를 보살펴줄 사람이 없게 되었다.

결국 서울에서 직장 다니던 삼촌이 내려와 지금은 같이 살고 있다.

 

그러한 민수였기에 밥은 제대로 먹지 않고 늘 라면에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입에 달고 살았다.

가끔 그런 민수가 안쓰러워 밥도 같이 먹곤했다.

어차피 신랑이 일 나가고 혼자 밥을 먹으려면 나도 좀 그랬고 하던 일도 그만두고 심심하고 임신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맘에 여유도 좀 있었으니까.

 

떄로는 이 꼬마랑 동네 강둑을 따라 걷기도 하고, 잡채도 해먹고, 추수가 다 끝난 논길을 걷기도 했다.

나중에 아기가 태어나면 같이 잘 놀아줄거지 하며 농담도 하고...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꼬마의 태도가 나를 불편하게 했다.

 

한참 단잠을 자고 있는 아침에 ' 아줌마' 하며 집으로 찾아와 문앞에서 나를 부르고, 낮에 불쑥 찾아와서는 '배고파요 . 밥줘요.' 한다.

이런 것이 반복되자 나중에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이 꼬마가 너무나 싫어졌다.

속으로 "내가 엄마도 아닌데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니?" 그런 맘.

 

결국 그 갈등의 시작과 나의 출산으로 민수를 한동안 멀리하게 되었다.

 

물론 성겸이가 태어난 후엔 여러모로 상황이 바뀌었다.

나는 성겸이에게 모든 신경이 가 있었고, 윗집 꼬마 민수가 와서 나에게 뭐라고 한들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사이 민수네 큰아빠네가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고 그 집 자식들인 지수와 현수가 민수의 벗이 되어주었으니...더 이상 심심해서 우리집을 찾아올 일도 없었다.

 

하지만 어쩌다 자기들끼리 싸우거나 하면 우리집에 놀러오기도 했다.

 

그런 민수가 오늘은  성겸이랑 산책하는데 자전거를 타고 내 뒤를 따라 오면서 그런다.

" 아줌마, 재수 없어요." 

" 그게 무슨 말이야? 왜 내가 그래?" 너 말 그렇게 밉게 할래!"

했더니, 언젠가 아줌마가 싸우면서 그랬단다.

"내가 언제?" 했더니 "부부싸움 하면서, 우리 집까지 다 들려요."

쪽팔려서..아니 그래도 그렇지...

"혹시 들었더라도 부부싸움이나 이런 것은 사생활보호 차원에서 아는체 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다신 그런 말 하지마. 정말 밉거든."  

 

  

내 아기가 처음 태어났을때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구나라는 걸 새삼 느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누군가 조금이라도 내 자식에게 뭐라 그러면 눈물이 날 만큼 속이 상했다.

귀여워 해주지 않아도 되니 이러쿵 저러쿵 말라고, 그냥 있는 그대로 보라고, 자식 자랑 하고 싶으면 해도 좋지만 내 아이랑 비교하며 뭐라고 하지 말라고.

 

그런데 참 이상한게 아기가 태어날 때가 되자  좀 이기적이 된 것 같다.

아마도 그걸  눈치챘기에 막달로 갈수록 민수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아지고, 나 또한 본능적으로  그 애가 싫어진 건지도 모른다.

 

또 나는 안다.

민수의 그 말, 그동안 나에게 섭섭한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는 것을...

큰아빠가 퇴근해 들어가고 큰 집 대문이 잠기는 순간,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가는 ...

산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성겸이와 나를 따르며 '바나나스키' 를 외치다 그게 뭐야 했더니 "바나나 넣고 밥해줘요."

"왜 그걸 나한테 말해?" 했더니

 "그냥요. 집에 가서 뭐해요?"

치우고 밥 한다고 했더니 도와준단다.

됐다고 오늘은 늦었으니 그만 가라고.

 

가끔 이 꼬마가 나를 시험에 들게 한다. 

인류애든, 모성애든, 너그러운 마음이든,  죄책감 같은 거...

 

그런데 왜 너그 아빠는 너를 방치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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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남편도 사랑이 필요해..

엊그제 애들 고모가 멀리 울산에서 왔다.

예정에 없던 외출,외박을 하게 됐는데...

낮에는 그렇게 잘 따르고 잘 놀던 사랑이가 10시쯤 자다가 11시부터 울더니 30분간 울어제꼈다.

보통 낮잠을 못잤거나 피곤했거나 낮에 스트레스가 있었거나 하면 가끔 울기도 하는데

이날은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엄!마!~아 엄마~악~~" 악을 쓰며 운다. 거의 발작.

가슴이 두근거리고 나중에는 화가 났다. 사랑이의 울음은 그칠 줄 몰랐다.

왜 우느냐고 물었더니 무섭단다. 집에 가잔다.

거실에서 술에 취한 아빠의 목소리때문에 사랑이의 울음이 더 듣기 싫고 짜증이 났다.

 

아빠를 불러 집에 가자고 했다. 애가 도무지 그칠 줄을 모르고 집에 가잔다고 말했다.

표정 확~ 얼어붙은 사랑아빠. 거의 터져버릴 것 같은..

시댁에서 있기 싫어서 우는 애 앞세워서 집에 가려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 같았다.

술에 취한대다, 자기 식구들이라면 끔찍한, 정말 끔찍한 애아빠에게 왜 이상황에서

집에 가야하는지 설명할 자신이 없다. 그럴 겨를도 없었다.

할머니할아버지에게 가서 애가 무섭다고 집에 가자고 해서 가야겠다고 했다.

"애들이 그럴 수도 있어"라며 어서 챙겨서 가라고 하신다.

대리운전비도 주신다.

 

온몸으로 나를 비난하는 사랑아빠는 집에 가자는 내 말에 너무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벌개지고 이미 사리분별을 못하고 있었다.

대리운전을 부르고 주말이라 30분을 차안에서 기다리다... 내가 이게 뭔가 싶다.

화를 내는 사랑아빠에게 뭐라 할 말이 없다. 

나도 이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으므로. 단지 사랑이가 집에 가자고 했으니 더이상

애가 힘들어하는 걸 못보겠어서 그렇게 했을 뿐이다.

 

애아빠는 아침까지 화를 내고 나를 죽일 것처럼 으르렁댔다.

내가 자기를 말려죽인단다. 사람 괴롭히는 것도 가지가지란다...

그런 말은 중요치않다. 그 사람이 그렇게 화를 내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나랑 같이 살면서 내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지 싶다.

다시 자책,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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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둘째 해랑이가 오후 6시쯤 열이 났다.

37도 38도 왔다갔다 하는데 내가 너무 힘들어 병원에 못가고 아빠를 기다렸다.

7시쯤 정리하고 오겠다는 아빠는 연락이 없다. 문자를 보냈다. "애가 아퍼"

 

병원 문닫는 8시가 지나고 전화해도 안받는다. 그러더니 열이 39도에 이른다.

<삐뽀삐뽀119소아과> 책을 보니 6개월 미만아기에게는 해열제를 부루펜이 아닌

타이레놀을 쓴단다. 부루펜을 그냥 조금 먹일까 하다가 해열제 그렇게 함부로

먹일 약이 아니라서 일단 미지근한 물로 씻어줬는데 그때 뿐이다.

 

화도 안나고 이러다 응급실 가겠다 싶어 천천히 애들 옷과 기저귀 가방을 챙겼다.

백일 갓 지난 아기가 열이 나니 그냥 볼 수가 없었다. 그때 11시쯤 애아빠가 왔다.

술에 잔뜩 취해 작은 방에서 그대로 쓰러졌다. 절망감...

그때 내 눈에 애 아빠는 사람이 아니었다.

 

택시를 불러 대학병원 응급실로 달렸다. 사랑이는 업고 해랑이는 다 벗겨진채로

싸개 한겹으로 싸고 가방을 메고..눈물이 조금 났다.

교통사고 환자가 있는지 경찰들이 웅성거리고 여기저기서

애들 우는 소리...정신 쏙 빼고도 남게 생겼다.

기다리는 시간은 왜이리 긴지..

사랑이는 자가 깨서 컨디션 영 좋지 않고 해랑이는 계속 보챈다.

 

덥다. 나 혼자 애 하나 업고 애 하나 안고 큰 가방 메고...창피함? 아니 비참함..

한참을 기다려 접수하고 인턴이 상태보고..한참을 기다려 레지 와서 상태보고..

한참을 기다려 열이 폐렴때문인지 보려고 가슴 엑스레이 찍고...

여기도 타이레놀을 안쓰고 부루펜 처방을 했다. 타이레놀이 없단다.. 참담함..

(대학병원 응급실 절대 안간다...수술하게 생긴 거 말고. 상비약-해열제 등 꼭 구비해야 겠다. 사랑이는 거의 아픈적이 없이 커서 방심하고 자만했다.)

 

열은 높지 않아 약만 처방받았다. 애아빠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디냐고..

응급실이라고, 이제 곧 갈거라고...끊었다. 그이도 나도..너무 가엾고 불쌍하다.

대체 사는게 뭐라고.. 그저 아퍼서 병원 왔고 그이는 올 수 없어 함께 못왔을 뿐인데..

나는 그걸 트집잡아 잡아먹을 것처럼 생각하고...그이는 미안함에 차마 말을 못잇더라.

 

택시를 불러 집으로 왔다.

놀란 애아빠는 한참을 아기를 바라보다가 작은 방에 가 잔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

눈뜨면 일어나 일하러 나가고 땡볕 아래서 돌가루 날리는 삭막한 공장에서

정말 개처럼 일하다 해가 지면 녹초가 되어

돌아와 밥한그릇 먹고 다시 자고...이게 아닌데..

 

 

사랑이도 소중한 우리 아이고 사랑이 아빠도 소중한 남편인데...

미운 감정이 너무 오래된 건 아닌지... 누가 정답좀 말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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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처음엔 서러워서 엉엉 울다가 나중에는

그 언니 말에 100톤짜리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 그리고 참회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

언니 말,

"네가 남편한테 받고 싶은 대우, 그대로 신랑에게 먼저 해봐.

그러면 남자는 조금씩 바뀐다, 그리고 운전 배워. 인생이 달라져.

오라는데도 갈데도 없다는 말 하지 말고 나가라. "

 

울면 뭐하나..달라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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