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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관행에 틈새를-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제출문건(2005.12.21)

오늘, 교육부 교육과정운영위원회가 열린다. 교육과정이라면 무척 어렵게 느껴지지만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배우느냐가 관건이다.

 

사회일각에서는 그동안 이를 국가가 독점하여 많은 문제를 낳았으므로 교육을 통해 사회를 바꾸자며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번 역시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관행에 틈새를 내는일...그일이 오늘 내 과업이다.

 

다음은 오늘 오후 회의에  제출할 문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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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 교육과정심의회 운영위 제출문건(2005.12.21)

김정명신(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1. 교육과정개편의 철학과 방향점검


우리 사회내 경쟁과 효율, 공공성, 대학입시와 인성, 공동체교육, 다양성등 많은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기초로 구성되며 그런 논의나 합의에 기초해서 학교가 바뀔 방향을 요구하기도 한다. 교육정책은 학교를 통해 국가가 요구하는 교육의 목표와 가치를 실현해내는 것이며 교육과정은 그에 대한 ‘내용’이라고 할 수있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보다는 국가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급격한 사회의 변화에 따라 일부에서는 인권, 평화, 참여민주주의, 성평등, 환경생태, 문화교육등 각 분야의 대안적 가치를 모색하는 교육의 상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교육에 대한 불만이 가중되고 위기가 높아져 그런 요구가 적극적으로 표현되고 사회문화적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육은 7차교육과정이 1997년 12월 고시되어 적용중인데 이러한 사회변화의 요구를 다 담아내고 있는지에 대한 철학과 방향점검이 필요하다. 이를 근거로 수시, 부분개정 철학과 교육내용에 대한 심층적 논의가 있어야한다. 그러나 현재 그 부분에 대한 논의가 결핍되어있거나 운영방식에만 집중되는등 문제점이 공론화되어있지 못하여 아쉬움이 크다. 



2. 선택중심교육과정의 문제


7차 교육과정은 수준별 교육과정 도입이 특징이다. 수준별교육과정은 단계형 수준별교육과정과 심화보충형 수준별수업, 과목선택형 수준별 교육과정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단계형수준별수업은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킨다는 근거가 미약하고, 대입 내신성적산출에 대한 난제가 남는다. 7차 교육과정은 과거의 이과, 문과 계열구분이 아닌 과목선택형교육과정이다. 과목선택의 경우도 선택의 주체가 시도교육청 28단위(25%),학교선택 25%, 학생선택 28-68단위(50%)이나 대부분 대학진학에 유리한 과목으로 편중되어 있다. 중소도시, 농어촌 등 학교규모에 따라 개설과목이 다양하지 못하거나 교사수급문제, 시설미흡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학교 사정(교사 수급이 가장 유력한 기준)선택에 그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수준별수업이 구별이 아닌 차별로 존재한다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의 불만이 일고 있으며 수준별수업의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핀란드 사례)그 결과 일부교육청에서는 학교자율로 맡긴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2008학년도부터 중1과 고1 학생들로 시작하여 영어와 수학 과목의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교육현장의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게 될 것이다. 지난 12월 8일 감사원이 발표한 ‘수요자 중심 교육과정 운영실태’ 에 의하면 ‘영어, 수학 학습능력별 이동수업’이 시행되고 있는 학교가 전체 학교의 19.3%에 불과하다고 한다. 수준별 수업이 7차 교육 과정의 핵심임도 이를 제도로 실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교사수급 등 교육여건미비, 대학진학과의 연계문제, 성과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 측면 등이 부각되었기 때문인데도 교육부는 이를 강행하려하여 교원단체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렇듯 7차 교육과정에 대한 여러 부작용이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은 채 7차 교육과정을 부분, 수시개정 한다는 교육부의 판단은 결정을 바탕으로 교육과정 급 별로,  단위 교과가 지난 1년 동안 어떤 철학과 기준을 가지고 활동하였는지 여러 가지 점에서 우려된다. 



3. 주 5일제 수업문제


7차 교육과정에서는 재량활동(한문, 컴퓨터,  환경, 제2외국어등, 초등 주당 2시간, 중학교 4시간, 고등학교 6시간)과 특별활동(자치활동, 봉사활동, 행사활동)이 신설되거나 정비되었다. 한편 교육과정과는 별도로 준비가 불충분한 채 실시되는 주5일제 수업은 교육부뿐 아니라유관기관의 협조와 학부모의식개선등이 필수이다. 교육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지역, 가정등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이에 대한 준비는 아직 미흡하다. 대부분 분절적으로 대응하여 주 5일제 수업에 대한 평가를(확대 여부등) 내리기도 쉽지 않다. 대부분 학교에서 주 5일제 수업정착을 위해  교과보다는 특별, 재량시간을 감축하는데에 대한 많은 문제제기가 있다. 가령 동아리활동, 진로지도 등이 꼭 필요하나 이런 시간들이 확보되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논점이 되고 있는 것은 주당수업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교사단체의 주장과 여론조사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도 혼란을 증폭시킨다.



4. 기타

1) 교육과정의 성공을 위해서는 학급당 인원수 감축등 교육여건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할 것이다.

2)지난 2005년 11월29일, 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는 교육과정관련 공청회를   개최하였다. 지난 1년간의 연구결과가 발표되는 자리이니 만큼 운영위원들에게도 공지하여 자세한 내용과 각 부문의 입장을 들어 운영위에 보탬이 되는 판단을 돕거나 추후에라도 자료집을 배포하여 충분한 자료제공을 해줄 것을 제안한다. (2005.12.21 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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