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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시행하기도 전에 재개정하자고?(시민의 신문)

사학법 시행하기도 전에 재개정하자고?
교육시민단체 "사학법 여·야 흥정대상 안된다" 반발
여야 "사학법 재개정 논의할 수 있다" 산상합의
2006/1/31
조은성·김유리 기자 missing@ngotimes.net

열린우리당이 결국은 한나라당에 국회로 돌아올 ‘명분’을 주고 말았다. 사학법 재개정을 논의할 수 있다는 이른바 ‘산상합의’가 그것이다.

교육시민단체에서는 현재 사학법의 시행령제정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개정 여부가 논의되는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거래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귀빈식당에서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 회담이 열렸다. 5당 원내대표들이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기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진석기자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귀빈식당에서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등을 논의하기 하기 위한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 회담이 열렸다. 5당 원내대표들이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기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철호 범국민교육연대 사무처장은 “시행령제정 위원회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등 안 그래도 걱정이 많은데 그런 합의가 나왔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철호 처장은 ‘거래가능성’을 우려하면서 “교육단체가 이 국면을 돌파할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여야의 사학법 재개정 논의가 “당황스럽다”고 첫 마디를 시작했다. 김정명신 대표는 “사학법 개정이 여당 당리당략을 위한 개정이 아니라 온 국민의 사학 민주ㆍ투명성 요구를 수렴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당리당략적으로 접근해 재개정 할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정 대표는 또 “열린우리당 경우 국회정상화를 위해 필요했겠지만 사학법을 흥정 대상으로 삼지 말고 법 개정 원칙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재개정 수순을 밟는다면 국민과 교육ㆍ시민사회의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거용 상명대 교수 역시 “법 시행 전부터 재개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습다”며 “한나라당이 어떤 개정안을 가져올지 모르겠지만 국회에서 법 시행 전에 재개정한 역사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박 교수는 “정치적인 사람들이니까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을 국회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었는지 정말 재개정할 마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논의할 건덕지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한만중 전교조 대변인은 “여당이 재개정할 여지가 없다고 하기 때문에 분명한 행동을 위해선 지켜 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재개정을 약속하고 국회에서 다시 재개정 논의를 한다면 이는 국민을 농락하는 것”이라며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대변인도 “17대 국회에서 통과 시킨 법을 시행도 전에 재개정한다는 것은 국민을 농락하는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이 실제 논의에 응하는 것이 가시화되면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 대변인은 “위헌 소송까지 낸 한나라당과 사학법인측이 판결이 나기도 전에 재개정 요구를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국회 정상화 때문이라며 논의 한 것 자체도 재개정을 요구했던 국민의 요구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며 여야 모두를 비판했다.

박정훈 전교조 사립위원회 신임위원장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에 부담을 느낀 열린우리당이 굴복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정당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됐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하면서도 “법을 시행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법개정을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교육문제를 정치문제에 종속시킨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우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두 당이 하는 말이 다르기 때문에 정부각료나 예산 등 어떤 정치적 합의가 있었는지 정확히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상황이 파악 되는대로 조만간 전교조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는 앞으로 사학법 정상화와 관련한 일은 사학법 정상화를 위한 기구를 통해 공식 대응할 계획이다. 이 모임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진 않았으나 준비모임을 거쳐 이달 8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민언련이 주최한 방송3사 사학법 관련 방송보도 토론회에서 “열린우리당이 버텨서 한나라당이 국회로 들어올 수 있는 떡고물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 의원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은 뭔가를 얻어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자립형사립고 등의 안을 꺼내는 것이 그 예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50여일을 버티다 결국 한나라당에 ‘떡고물’을 흘렸다. 교육시민단체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모두를 비판하면서 개정사학법 지키기를 위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조은성 기자 missing@ngotimes.net
김유리 인턴기자 grass100@ngotimes.net

2006년 1월 31일 오후 12시 6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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