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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1/09/03
    이소선
    바람들
  2. 2011/06/09
    기부입학제?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3)
    바람들
  3. 2011/06/06
    정태인씨 반값등록금 반대, 아쉽다(2)
    바람들
  4. 2011/06/04
    카이스트 문제, 그리고
    바람들
  5. 2011/05/19
    요즘 하는 것들
    바람들
  6. 2011/05/13
    카이스트 문제, 앞으로
    바람들
  7. 2011/05/08
    디버블링
    바람들
  8. 2011/04/12
    요즘 알게 된 것
    바람들
  9. 2011/04/12
    카이스트 문제, 이어서
    바람들
  10. 2011/04/05
    카이스트 개혁의 빛과 그림자(2)
    바람들

이소선

“내 몸이 가루가 되어도 니가 원하는 거 끝까지 할 거다!”

이소선의 ‘80년, 살아온 이야기’ 중에서


긍휼과 자비가 넘치는 그곳에서 아드님과 함께 영원히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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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입학제?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학생들이 등록금을 낮출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총리라는 사람이 기부입학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도덕 관념이 얼마나 없으면 이러한 말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기부입학제는 학생의 능력과 사회의 필요를 생각해야 할 입시에서 돈이 변수가 되게 하는, 사실상의 뇌물 제도이다. 돈을 내면 입학시켜준다는 제도가 존재한다는 것은 돈으로 졸업장을 살 수 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학교인가?

일부 사람들은 기부입학제가 선진국에서 일반적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 거짓말이다. 미국에서 기부입학에 가까운 제도가 Legacy Preference라는 제도인데, 동문 자녀를 우대하는 제도이지 기부하면 입학시켜주는 제도가 아니다. 동문의 기부를 늘리려는 의도가 어느 정도 깔려 있기는 하지만, 미국 대학들도 기부와 입학을 직접 연결시킬 정도로 뻔뻔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 제도는 미국에서도 논란이 있으며, 2004년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5%가 이 제도에 반대한다고 한다. 영국에서도 동문이나 기부자가 보이지 않는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놓고 기부입학을 하지는 않으며, 그 밖의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제도가 기부입학이다. 오히려 더 다양한 사람들, 소외되었던 사람들이 대학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에 가깝다. 사실 기부입학이 그렇게 널리 퍼져 있었다면 한국 부자 자녀들은 벌써 선진국 대학에 열심히 기부입학을 했을 것이다. 그게 어려우니까 한국에서 하려는 것이 아닌가?

기부입학을 통해 어려운 학생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다는 것도 진실과는 거리가 있다. 기부입학제가 도입되면 거액 기부가 쏟아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균형 가격이 정해지게 된다. 그 가격은 등록금보다는 비싸겠지만 학생들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비싸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극소수의 학생들만 혜택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도 최상위 몇몇 대학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나머지 대학들은 기부입학제 자체를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부입학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얼마를 기부해야 합격을 시켜줄지, 몇명이나 합격을 시켜줄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기부입학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교를 그들만의 잔치판으로 만드려는 것이다. 미국에서 Legacy Preference 제도가 있는 학교의 동문 기부금은 이 제도가 없는 학교보다 많았지만, 그 주된 이유는 동문이 부자였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Legacy Preference 제도가 있는 학교는 학력의 대물림이 가능한, 부자들을 위한 학교의 성격을 띤다는 것이다. 그나마 미국은 동문 자녀 우대 제도인데, 우리는 그냥 돈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입학사정관 제도도 공정하기가 어렵고 부정부패의 위험이 있는데, 기부입학은 부정부패 그 자체인 제도이다. 사교육으로 해 보다가, 잘 되지 않으면 정보력을 바탕으로 입학사정관을 공략하고, 그것도 안되면 그냥 돈으로 때우겠다는 것 아닌가? 거짓말 하지 말고 지킬 것은 지키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Legacy Preference에 관한 부분은 Kahlenberg씨의 글을 참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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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씨 반값등록금 반대, 아쉽다

최근 정태인씨가 반값등록금에 관한 글을 썼는데, 읽어보니 아쉽다. 반값등록금보다 우선 순위가 높은 일들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바람직한 소통 방법은 아닌 듯하다. 등록금만 내려가면 양극화가 심해진다, 대학교 안 나와도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맞는 말이기는 한데 공감이 되지는 않는다. 박사까지 받고 교수까지 하는 분이, 등록금이 비싸다고 힘들게 일어선 학생들 앞에서 하는 말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는 말을 "너 줄 돈은 없어"라는 뜻으로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기에 그렇기도 하다. 반값등록금을 안하면 최저임금이 올라가고 임금격차가 줄어드나? 그랬다면 학생들이 이러지도 않았을 것이다.

 

등록금을 낮추면 사교육이 늘어난다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정태인씨 주장이 맞다면 그동안 등록금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으므로 사교육비는 줄어들었어야 했다. 과연 그러한가? 첫째의 등록금 때문에 둘째의 사교육비가 줄어들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사교육의 주된 목표는 대학 졸업장이고, 이를 위해 "모든" 자원을 투입한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사회적인 개입이 없으면 등록금은 학생이 감당할 수 있는 극한까지 치솟게 된다. 결국 가난한 사람은 학원만 못 가는 것이 아니라 대학교 자체를 갈 수 없게 된다. 아예 처음부터 포기하게 하는 것,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학생들은 대학에 오지 않으면 "천민"이 되고, 대학에 와도 결국 등록금의 "노예"가 되는 현실을 거부하고 있다. 착취의 구조를 깨뜨려야 한다는 글의 주제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아르바이트 하라"고 대답하는 글은, "장학금을 받으라"는 각하의 말 만큼이나 와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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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문제, 그리고

4월에 카이스트 총장은 혁신비상위원회의 결정을 반드시 수용하고, 즉시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뒤 혁신비상위원회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실행요구사항을 발표했는데, 총장은 실행을 계속 미루고 있다. 총장은 최종 보고서를 이사회에 제출하면 시행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당초 약속에 없는 내용이다. 최종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벌고, 이사회의 반대 때문에 시행하지 못한다는 핑계를 대려는 의도인 듯하다. 이사회에서 총장의 속뜻과 다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이사들을 총장이 추천했기 때문이다.

 

교수협의회에서는 성명서를 냈고, 총학생회에서는 내일부터 1인 시위를 시작한다. 지금은 방학 중이라 학교에 사람이 많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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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는 것들

요즘 택견을 배우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듯하다. 대금을 배우는 것도 더 시간을 내어 연습을 해야겠다.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프레시안 후원을 시작했다. 프레시안이 광고가 많았는데, 후원을 하면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꽤 괜찮은 것 같고, 이것만으로도 후원을 한 만큼은 도움을 받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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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문제, 앞으로

얼마 전에 있었던 일들을 보면서 우리 학교 사람들을 아껴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고마웠고, 앞으로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4월 13일 카이스트에서는 비상학생총회가 있었다. 네가지 안건이 올라왔는데, 개혁 실패 인정을 요구한다는 안건을 제외한 세 개의 안건이 통과되었다. 과거 정책에는 장단점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문제점을 고쳐 나가자고 생각한 듯하다. 나머지 안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학교 정책 결정과정에서 학생대표들의 참여와 의결권을 보장하도록 제도화할 것을 요구한다.
  • 학생사회의 통합 요구안 이행을 요구한다.
    • 학생활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원규를 개정할 것
    • 차등수업료 제도를 전면 폐지할 것
    • 교육 환경 개선 요구안
      • 재수강 횟수 제한을 폐지할 것
      • 전면 영어강의 방침을 개정할 것
      • 계절학기 수업을 증설하고 계절학기 수업료를 07년도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 할 것
      • 인문사회선택과목 수업의 질을 보장하기 위하여 인문사회선택과목 수를 늘릴 것
      • 융합 학문 장려를 위하여 부, 복수전공 연차초과 유예 제도를 포함한 제반 정책을 마련 할 것
      • 입학생들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1학년의 경우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들에게 학업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적 보완을 강화 할 것
    • 복지 및 문화생활 개선 요구안
      • 차상위 계층에 대하여 대출이 아닌 다른 지원 안을 마련하여 가난한 학생이 학비가 없어서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상황을 없앨 것
      • 공동체 문화 증진(과, 동아리 등)을 위한 제도 및 지원을 마련할 것
      •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시설(스포츠 시설. 상담시설 등)을 확충 및 개선할 것
    • 2007년 이후 지금까지 5년 넘게 진행된 개혁에 대한 평가 진행팀 구성 및 평가보고서 작성/공개할 것
  • 차기총장선출시 학생투표권 보장을 요구한다

 

결국 혁신비상위원회에서 안을 만들고, 이를 총장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총장이 물러나지 않은 것이 이상해 보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이유는 있다. 총장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이사회가 구성된 이상, 총장이 바뀌더라도 비슷한 정책을 포장만 바꾸어 실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임 총장 러플린이 개혁을 추진하다 반대로 물러난 다음, 한국 상황을 더 잘 아는 미국인을 데려온 것이 현임 총장 서남표이다.

 

앞으로 혁신비상위원회의 요구 사항을 지켜봐야 한다.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에 1차 요구 사항이 나왔는데, 전반적인 방향은 나쁘지 않지만 중요한 내용이 많이 빠져 있었다. 앞으로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등록금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는 않을 생각이다.

 

궁극적인 해결 방안은 학내 민주화가 될 것이다. 비상학생총회에서도 학생의 권리를 제도화할 것을 요구했고, 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이사에 관한 규정을 강화한 한국과학기술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서는 이사의 과반수를 교원·직원 및 학생 대표로 구성한 평의원회에서 추천하도록 하고 있다. 민주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겠지만, 총장이 이사들을 추천하고 그 이사들이 총장을 선임하여 견제나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은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카이스트 문제에는 우리 사회의 문제가 많이 반영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큰 관심을 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왜곡된 사례를 앞세우며 추진하는 개혁, 잘못된 결과를 책임지지 않는 경영진, 등록금은 높고 기숙사는 부족하지만 모든 것은 장학금을 받으며 빨리 졸업하지 못하는 학생의 책임이 되는 것과 같은 구조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점점 더 큰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지금 문제를 제대로 보지 않으면 앞으로 다른 일이 일어날 때에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공계의 미래도 불안하고한국 산업의 미래도 불안하다. 누구든지 인정받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였다면 카이스트 문제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만의 노력이나 극단적인 내부 개혁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것은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희망 사항에 불과하며, 민주적인 방법을 통해 사회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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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버블링

지난 달에 우석훈씨의 책 디버블링을 읽었다. 12권을 목표로 하는 경제 대장정 시리즈의 7번째 책이라고 한다. 이번 책은 학분에 뜻을 둔 독자를 고려하면서 글을 쓴 듯하다. 책 마지막에 독습자를 위한 참고문헌록이 있는 것도 그렇고,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그렇다. 책 내용은 경제 대장정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흐름을 같이 하면서도 약간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버블링에서는 한국 사회의 재생산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들이 아기를 낳지 않고, 결혼도, 섹스도 하지 않는데, 이러한 사회의 미래는 어둡다는 것이다. 우석훈씨는 미래가 어두워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고 진단한다.

 

좋은 국민경제는 나이가 어릴수록 그리고 다음 세대일수록 경제적 형편이 나아져서 일반 후생이 개선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이와 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너무 명확하다. …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을 하지 않기로 한 20대에 대해 때때로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들은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지독할 정도로 2세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왜 미래가 어두워 보일까? 최근 한국 사회는 토건과 신자유주의를 동시에 추진해 왔는데, 큰 집과 건물들은 많이 생겼지만, 다음 세대는 전반적으로 가난해졌고, 스스로의 힘으로 집을 살 수 없게 되었다. 열심히 토건 사업을 하지만 팔리지 않고, 열심히 사교육을 했지만 취업하지 못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자신은 부모보다 여유 없이 살 것 같고, 자식은 더욱 고통스럽게 살 것 같으니, 후손을 남기기 보다는 일단 자신만이라도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의 결론이 바로 디버블링이다. 집 값은 떨어지고 빚 이자는 늘어나고 일자리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실력은 선진국보다 부족한데 훨씬 고약한 문제를 만나게 되고, 끊임 없이 추락해가는 사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 차칫 잘못하면 전쟁의 길을 밟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석훈씨의 해법은 역설적이다. 덜 일하고 덜 소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가난하게 살자는 말은 아니다. 토건이나 사교육에 들이는 비용을 줄이고, 식구와의 활동이나 취미 생활을 늘리자는 것에 가깝다. 이렇게 하면 일단 행복하고 보람찬 삶을 살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으로도 더 잘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우석훈씨가 제안하는 방법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건물을 위해 아름다운 삶을 희생하는 것은 그만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워낙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 글을 쓰다 보니 몇몇 부분에서는 깊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약간 불친절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예를 들면 식이 나왔으면 변수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간단히 설명해 주었으면 더 읽기 편했을 것 같다. 그리고 오탈자가 꽤 많았다. 나중에 많이 고치기는 했겠지만, 읽으면서 발견한 것들을 정리해 본다.

 

  • 16쪽: precarriat → precariat
  • 47쪽: repro-duction → reproduction
  • 152쪽 : thresh-hold → threshold
  • 172쪽: Plan Banlieu → Plan Banlieue
  • 174쪽: Environmental Protection Board → Economy Planning Board
  • 207쪽: 클러스트 → 클러스터
  • 209쪽: ’한국형 뉴딜‘ → ‘한국형 뉴딜’, ’골프‘ → ‘골프’
  • 221쪽: Der Wanderer → Das Wandern, M?ller → Müller, R?dern → Rädern
  • 228쪽: developper → developer
  • 231쪽: 부시 → 매케인
  • 235쪽: 3006년 → 2009년
  • 240쪽: 환골탈퇴 → 환골탈태
  • 292쪽: nod → node
  • 302쪽: 22억 → 22조
  • 333쪽: Journal of Ecological Econommics → Ecological Economics
  • 334쪽: K. Arrrow → K. Arrow
  • 339쪽: ‘영원한 성장 그리하여 영원한 번영” → ‘영원한 성장 그리하여 영원한 번영’
  • 340쪽: 노별경제학상 → 노벨경제학상
  • 354쪽: M. Maslow → A. Maslow
  • 356쪽: 물로 → 물론
  • 370쪽: 2002년 4월 → 2000년 4월
  • 379쪽: francophon → francophone
  • 399쪽: 일부일이지만 → 일부일 뿐이지만
  • 408쪽: ‘법인화’룰 → ‘법인화’를
  • 411쪽: equity → equality
  • 483쪽: Department of Food, Environment and Agriculture → Department for Environment, Food and Rural Affairs
  • 484쪽: Agency of Environment →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 485쪽: Natural Resource Canada → Natural Resources Canada
  • 496쪽: 특소세 등의 세금을 높이는 → 특소세 등의 세금을 낮추는
  • 498쪽: 협의를 해줄 수 것이므로 → 협의를 해 줄 것이므로
  • 501쪽: 티시네티 → 티치노
  • 543쪽: W. Coase → R. Co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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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알게 된 것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는 지금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왜 체르노빌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살지 못하는지 예전부터 궁금했었다. 얼마 전에 우석균 칼럼에 서 답을 얻었다. 방사성물질이 체르노빌에서 훨씬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경 30km라는 것이 따지고 보면 엄청나게 넓은 땅인데, 우리나라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광역시 한두 개가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지, 위험을 줄이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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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문제, 이어서

요즘 카이스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사람이 몇 명씩 죽어나가는데도 "이 세상 그 무엇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분이 총장이고, "10%를 위해 개혁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분이 기획처장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분들 주변에 이런 말을 말리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함께 알 수 있었다. 일단은 총장과의 대화를 열었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듯하다. 대책을 모르는 상황이 아니고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2008년에도 총장과의 대화가 있었지만, 늦은 밤이 되자 총장은 퇴장하였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 총장과 주변 사람들을 바꾸지 않고서는 개혁을 위한 개혁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충격적인 것은 "미국의 명문대는 자살률이 더 높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두 가지 문제가 생기는데, 하나는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2001년 미국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10만명을 기준으로 볼 때 MIT에서 10.2명, 하버드에서 7.4명, 존스 홉킨스에서 6.9명이 자살한 것으로 나온다. 당시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자 MIT에서는 높은 남학생 비율 등을 반영하지 않은 통계에 문제가 있다는 반박을 하면서도 정신 건강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문제가 되었던 이 수치들은 모두 한국 평균 자살률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매일같이 미국의 명문대를 따라한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교육을 할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학교 총장이 꼭 인격자일 필요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윤리는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맹자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명문대학을 위해 학생 몇 명 정도는 죽어도 괜찮다는, 그러한 생각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지 않은가?

 

어떻게 보면 학내 민주화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총장에게 많은 권한을 준 제도가 추진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견제가 없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번에 무리한 정책들을 추진하면서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사회에 학생이나 교수, 직원 대표가 있었다면 이 정도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규정만 따지면 이사회에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와 기획재정부 관계자를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도 이사회장은 "총장은 학교 개혁을 열심히 한 사람"이라는 말을 하고 있고, 그나마 교육과학기술부가 "우리는 이의를 제기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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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개혁의 빛과 그림자

카이스트에 서남표 총장이 취임한것은 2006년 7월의 일이다. 그 후 카이스트에서는 전면적인 개혁이 강력하게 실시되었는데, 돌이켜 살펴보면 긍정적인 결과도 있었지만 부정적인 결과도 상당히 많았다. 최근 들어 문제점들이 여기저기에서 지적되고 있고, 앞으로도 꽤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카이스트 개혁에서 가장 중심이 된 것은 아무래도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보장되어 있으니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경쟁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도입되었다. 정년 심사를 강화하여 실제로 상당수 교수들이 심사에 탈락하게 하였고, 학생도 B학점부터 등록금을 징수하여 C학점인 학생은 한 학기에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납부하도록 하였다. 학교에서 지정한 기한 안에 졸업을 하지 못해도 고액 등록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를 도입한 결과 구성원이 압박감을 느꼈고, 어느 정도 더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쟁을 강화하면서 학생들이 획일화되는 문제점이 나타나게 되었다. 실제로 너댓명 중에서 한 명 정도가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내는 상황이다 보니, 다른 학과 과목이나 어려운 과목을 들을 때 더 고민을 하게 되고, 시행 착오를 최대한 줄이는 안전한 선택을 획일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사회와 자신의 장기적인 미래를 고민하는 대신 당장 몇달 뒤의 학점, 몇주 뒤의 시험에만 매달리게 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학교의 다른 정책들도 이러한 획일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대표적인 예가 전면 영어 강의이다. 영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지만, 한국에서 살아갈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 한국어 수업이 없는 교육을 받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밖에 새내기 디자인이라는 과목을 새로 도입하여 모든 학생이 필수로 듣게 하였는데, 과목 자체는 괜찮은 편이지만 모든 학생이 반드시 듣게 할 필요가 있었을지는 의심스럽다.

결과적으로 카이스트는 다양하게 선발한 다음 철저하게 평가해서 살아남는 사람과 함께가는 학교가 되어 가고 있다. 교수도 비교적 파격적으로 임용하고 있고,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면서 학생도 더욱 다양하게 선발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하지만 선발된 학생들은 예전보다 획일적으로 교육받고, 학기 단위로 평가받아 결과가 좋지 않으면 고액 등록금을 납부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나는데, 이렇게 고생해서 살아남는 사람들도 대부분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다른 종류의 기회를 얻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도, 새로운 도전의 기회도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등록금은 늘었는데, 학생들이 궁극적으로 얻는 것은 줄어들었으니 불만이 없을 수가 없다. 진정으로 사회를 선도하는 집단이라면 이러한 문제 상황의 해결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을 해야 하지만,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카이스트는 이러한 문제를 무시하는 선택을 하였다.

카이스트의 홍보 전략도 문제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경쟁을 강화하면서 노는 교수, 노는 학생을 응징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러면 결과적으로 카이스트 사람은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노는 사람은 놀아서 나쁘고, 다른 사람들은 노는 사람을 내버려 두기 때문에 나쁜 사람이 된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다들 훌륭한 분들이지만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말과 같이 탈락자를 어느 정도 배려해 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예의이고 전략이며, 현 상황에서는 진실에도 가깝다. 입학할 때에는 한국 최고의 인재라고 하면서 B학점을 넘지 못하면 세금 도둑이라고 부르는 홍보로 학생들이나 교수들의 저항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었지만, 과연 이처럼 매정한 집단에 학생들이나 교수들이 소속감이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서남표 총장은 모든 결정에 앞서서 "이것이 카이스트에 좋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여기에 의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카이스트에 좋은 것이 구성원 모두에게 좋은 것인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 보았다면 꽤 많은 문제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서남표 총장의 노력으로 기부금이 늘었고 건물도 늘었지만 등록금도 늘었고 연구과제에서 걷어가는 금액도 늘었다. 경쟁은 더 치열해졌지만, 졸업 후 얻는 것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아직도 불확실하다. 이러한 상황이 과연 지속 가능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2002년에 입학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비교적 즐겁게 학교를 다녔다. 거의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학과와 상관 없이 자유롭게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카이스트의 매력이라고 생각했고, 다른 학교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최근 몇년간의 변화로 카이스트가 다니고 싶은 대학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교육 기관의 정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 정책을 조금 더 장기적으로 보면서 결정했으면, 그리고 조금 더 다양한 소리를 듣는 방법으로 결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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