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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08
    디버블링
    바람들
  2. 2007/10/20
    당신들의 대한민국 02
    바람들
  3. 2007/08/06
    다이내믹한 웹 표준 사이트를 위한 DOM 스크립트(2)
    바람들
  4. 2007/08/02
    웹 2.0을 이끄는 방탄웹
    바람들
  5. 2007/08/02
    Head First HTML with CSS & XHTML
    바람들
  6. 2007/05/30
    특이점이 온다
    바람들

디버블링

지난 달에 우석훈씨의 책 디버블링을 읽었다. 12권을 목표로 하는 경제 대장정 시리즈의 7번째 책이라고 한다. 이번 책은 학분에 뜻을 둔 독자를 고려하면서 글을 쓴 듯하다. 책 마지막에 독습자를 위한 참고문헌록이 있는 것도 그렇고,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그렇다. 책 내용은 경제 대장정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흐름을 같이 하면서도 약간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버블링에서는 한국 사회의 재생산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들이 아기를 낳지 않고, 결혼도, 섹스도 하지 않는데, 이러한 사회의 미래는 어둡다는 것이다. 우석훈씨는 미래가 어두워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고 진단한다.

 

좋은 국민경제는 나이가 어릴수록 그리고 다음 세대일수록 경제적 형편이 나아져서 일반 후생이 개선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이와 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너무 명확하다. …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을 하지 않기로 한 20대에 대해 때때로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들은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지독할 정도로 2세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왜 미래가 어두워 보일까? 최근 한국 사회는 토건과 신자유주의를 동시에 추진해 왔는데, 큰 집과 건물들은 많이 생겼지만, 다음 세대는 전반적으로 가난해졌고, 스스로의 힘으로 집을 살 수 없게 되었다. 열심히 토건 사업을 하지만 팔리지 않고, 열심히 사교육을 했지만 취업하지 못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자신은 부모보다 여유 없이 살 것 같고, 자식은 더욱 고통스럽게 살 것 같으니, 후손을 남기기 보다는 일단 자신만이라도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의 결론이 바로 디버블링이다. 집 값은 떨어지고 빚 이자는 늘어나고 일자리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실력은 선진국보다 부족한데 훨씬 고약한 문제를 만나게 되고, 끊임 없이 추락해가는 사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 차칫 잘못하면 전쟁의 길을 밟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석훈씨의 해법은 역설적이다. 덜 일하고 덜 소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가난하게 살자는 말은 아니다. 토건이나 사교육에 들이는 비용을 줄이고, 식구와의 활동이나 취미 생활을 늘리자는 것에 가깝다. 이렇게 하면 일단 행복하고 보람찬 삶을 살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으로도 더 잘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우석훈씨가 제안하는 방법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건물을 위해 아름다운 삶을 희생하는 것은 그만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워낙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 글을 쓰다 보니 몇몇 부분에서는 깊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약간 불친절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예를 들면 식이 나왔으면 변수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간단히 설명해 주었으면 더 읽기 편했을 것 같다. 그리고 오탈자가 꽤 많았다. 나중에 많이 고치기는 했겠지만, 읽으면서 발견한 것들을 정리해 본다.

 

  • 16쪽: precarriat → precariat
  • 47쪽: repro-duction → reproduction
  • 152쪽 : thresh-hold → threshold
  • 172쪽: Plan Banlieu → Plan Banlieue
  • 174쪽: Environmental Protection Board → Economy Planning Board
  • 207쪽: 클러스트 → 클러스터
  • 209쪽: ’한국형 뉴딜‘ → ‘한국형 뉴딜’, ’골프‘ → ‘골프’
  • 221쪽: Der Wanderer → Das Wandern, M?ller → Müller, R?dern → Rädern
  • 228쪽: developper → developer
  • 231쪽: 부시 → 매케인
  • 235쪽: 3006년 → 2009년
  • 240쪽: 환골탈퇴 → 환골탈태
  • 292쪽: nod → node
  • 302쪽: 22억 → 22조
  • 333쪽: Journal of Ecological Econommics → Ecological Economics
  • 334쪽: K. Arrrow → K. Arrow
  • 339쪽: ‘영원한 성장 그리하여 영원한 번영” → ‘영원한 성장 그리하여 영원한 번영’
  • 340쪽: 노별경제학상 → 노벨경제학상
  • 354쪽: M. Maslow → A. Maslow
  • 356쪽: 물로 → 물론
  • 370쪽: 2002년 4월 → 2000년 4월
  • 379쪽: francophon → francophone
  • 399쪽: 일부일이지만 → 일부일 뿐이지만
  • 408쪽: ‘법인화’룰 → ‘법인화’를
  • 411쪽: equity → equality
  • 483쪽: Department of Food, Environment and Agriculture → Department for Environment, Food and Rural Affairs
  • 484쪽: Agency of Environment →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 485쪽: Natural Resource Canada → Natural Resources Canada
  • 496쪽: 특소세 등의 세금을 높이는 → 특소세 등의 세금을 낮추는
  • 498쪽: 협의를 해줄 수 것이므로 → 협의를 해 줄 것이므로
  • 501쪽: 티시네티 → 티치노
  • 543쪽: W. Coase → R. Co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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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대한민국 02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몇년 전에 읽었는데, 이번에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다가 당신들의 대한민국 2권이 있는 것을 보고 간단히 읽어 보았다. 1권 보다 좀 더 깊고 강하게 쓰인 듯하다.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정리해 본다.

  • 지금까지는 우리 사회의 통과 의례라면 학교와 군대만을 생각했는데 알바도 하나의 (부정적인) 통과 의례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선조들을 통해 우리가 민중의 역사를 충분히 배우지 못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라사를 배울 때 김춘추·김유신 같은 정치꾼 이름은 술술 외워도, '민족의 자랑'인 에밀레종의 주조를 총관했던 8세기 후반의 뛰어난 주종 기술자 대박사 박종일이라는 이름 석 자를 배운 사람이 있는가? 고대에 '박사'라는 말은 학자뿐만 아니라 국가가 인정한 뛰어난 장인도 지칭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백제가 일본에 불교 문화를 전수했다는 것은 개화기부터 한국 민족주의의 자랑거리가 되어 교과서의 단골 메뉴이지만, 계백 장군 등 백제 정치인의 이름은 누구나 알고 있음에도 6세기 후반에 일본에 건너가 사찰 건축의 기반을 닦은 백제의 와박사 양귀문과 석마제미가 누군지는 도저히 모르는 것이다. 백제 정치사 대략을 기억하고 있어도 백제의 기와·벽돌 제조법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관심조차 없다. 노동의 역사가 아닌 지배·살육의 역사를 배웠기 때문이다.

    근대사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한강의 기적'의 바탕을 마련한 것은 1960년대의 직물 수출이었는데, 대원군과 김옥균은 알아도 100여 년 전 우리나라 최초로 일본에서 근대적 염직 기술을 배워 온 안형중과 박정선 같은 기술자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문익점, 최무선, 장영실 등에 대해 배운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것이 역사 왜곡인지 단순히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것인지 혼란스러워진다.
  • 이번 책에서는 오슬로 대학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서구의 문제점들도 많이 나왔다. 노르웨이 사람들도 그들이 노르웨이 국가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살아간 것이 100여년 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잘 모른다는 것도 알 수 있었고, "진보 정치인"을 포함한 유럽인들이 유럽 밖에 있는 남의 비극에 무감각하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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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한 웹 표준 사이트를 위한 DOM 스크립트

다이내믹한 웹 표준 사이트를 위한 DOM 스크립트

글쓴이: Jeremy Keith
옮긴이: 윤석찬
출판사: 에이콘

금요일에 학교 서점에서 사서 읽고 있다. 처음에는 자바스크립트 책을 사려고 했는데, 먼저 DOM을 제대로 아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골랐다.

DOM은 문서 객체 모델로 옮겨지는 Document Object Model의 머릿글자를 딴 말인데, DOM을 이용하면 HTML 문서의 여러 요소들을 객체처럼 다룰 수 있고, 새로 읽지 않고도 페이지의 내용과 모양을 바꿀 수 있다. DOM을 이용하지 않고 HTML 문서를 바꾸는 방법들도 있지만, 그러한 방법들은 대개 웹 표준을 지키지 못한다. 이 책은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DOM을 중심으로 다룬 책으로서, DOM을 이용해서 동적인 웹 사이트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예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책은 전반적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번역자의 노력도 여기 저기에서 볼 수 있었는데, 외국 사람에게 맞춘 표현들을 한국 사람에게 맞는 표현으로 옮겼고, 예제도 한국에 맞게 새로 만들어서 옮겼다. 맨 뒤에는 한국어판 특별 부록이 두개나 들어가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잘못된 번역이나 오탈자가 많다는 것이다. 몇가지만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제가 잘못 생각한 것이 있다면 지적해 주시면 고맙곘습니다.)


1. 29쪽 2번째 줄

영어
Though the name never really stuck, we should really be referring to JavaScript as ECMAScript.

국어
사실 이름이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 몰라도 ECMA스크립트로서 자바스크립트라고 불러야 합니다.

문제
국어 문장을 보면 ECMA스크립트를 자바스크립트라고 불러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반대다. 자바스크립트를 ECMA스크립트로 불러야 한다는 문장이다.

대안
ECMA스크립트라는 이름이 널리 퍼지지는 않았지만, 사실 우리는 자바스크립트를 ECMA스크립트라고 불러야 합니다.

2. 29쪽 10번째 줄

영어
Unfortunately, the choice of this name really only had the effect of confusing the two languages in people's minds -- a confusion that was amplified by the fact that web browsers also support a form of client-side Java.

국어
하지만 이는 사람들이 자바 언어와 자바스크립트를 혼동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게다가 웹 브라우저에서 구동되던 자바 애플릿과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
무엇이 마찬가지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문장에 주어가 없기 때문이다.

대안
안타깝게도 이는 사람들이 자바 언어와 자바스크립트를 혼동하게 하는 결과만을 낳았습니다. 웹 브라우저에서 자바 애플릿을 구동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혼동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3. 30쪽 19번째 줄

영어
The first, tentative sort of Document Object Model is often referred to as DOM Level 0.

국어
이런 임시적인 형식을 가진 초기 문서 구조를 DOM 레벨 0이라고 불렀습니다.

문제
Document Object Model을 문서 구조라고 번역했다. 문서 객체 모델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문단에서 이러한 실수는 치명적이다. 문서 구조라고 하면 document structure를 번역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대안
이런 초기의 임시적인 문서 객체 모델을 DOM 레벨 0이라고 불렀습니다.

4. 32쪽 3번째 줄

영어
The difference didn't end there. Let's say you wanted to find out the left position of myelement and assign it to the variable xpos.

국어
둘 사이에 결과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xpos라는 값을 정의해서 myelement라는 값의 왼쪽 위치를 정의해볼까요?

문제
잘못된 번역이다.

대안
차이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myelement의 왼쪽 위치를 알아내서 xpos라는 변수에 넣고 싶다고 합시다.

5. 60쪽 아래에서 9번째 줄

코드
count++;
alert(count);

문제
코드의 순서가 바뀌었다. 이런 것까지 따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원서의 errata에 있는 오류 정도는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안
alert(count);
count++;

번 역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원서의 내용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번역서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오역이라고 생각해 볼 때, 번역자와 출판사가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출판사 홈페이지에 정오표가 있는 것을 보면, 2쇄가 나올 때에는 더 나아지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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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을 이끄는 방탄웹

웹 2.0을 이끄는 방탄웹

지은이: Dan Cederholm
옮긴이: 박수만
출판사: 에이콘

방탄웹을 만드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 방탄웹디자인(Bulletproof Web Design)은 사용자가 어떠한 브라우저를 쓰더라도 올바르게 표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글씨크기를 크게 표시하더라도 깨지지 않는 방법, CSS를 지원하지 않더라도 올바르게 표시하는 방법등을 다룬다. 방탄웹의 원칙을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지만, 예제들을 보다 보면 방탄웹이 어떠해야 하는지 느낌이 오리라 생각한다.

표준을 지키면서 예쁜 웹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고, 오히려 쉽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꼼수들도 적절히 소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익스플로러의 버그를 피해가기 위한 IE Hack들이 소개되어 있다.)

PS. 사실 웹 2.0과는 별 관련이 없는 책이다. Head First HTML with CSS & XHTML도 HTML책이라기보다는 CSS & XHTML책에 가깝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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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First HTML with CSS & XHTML

지난 주말에는 HTML에 관한 책 두 권을 읽었다. 하나는 "Head First HTML with CSS & XHTML"이고, 다른 하나는 "웹 2.0을 이끄는 방탄웹"이다. 일단 Head First HTML부터 정리해 본다.

Head First HTML with CSS & XHTML
  • 지은이: Eric Freeman, Elisabeth Freeman
  • 출판사: O'Reilly
O'Reilly의 Head First 시리즈는 복잡한 주제를 기초부터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놓았다는 것이 매력이다. 이번에 읽은 Head First HTML with CSS & XHTML도 마찬가지였는데, HTML이 무엇인지, CSS가 무엇인지, XHTML이 무엇인지 간단하지만 현실적인 예제와 함께 기초부터 잘 설명 되어 있어서 상당히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HTML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배워보고 싶거나,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을 간단히 정리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기본에 충실하다 보니 다양한 기법들을 다루지는 않았는데, 일단 기본을 쌓고 기법들을 접해 보면 괜찮을 것 같다.

PS. 태그에 "O'Reilly"와 같이 따옴표가 들어간 낱말을 사용하니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일단 수정. H1, H3 태그의 CSS가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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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이 온다

이 책은 학교에서 듣는 Digital Value Design 과목의 과제로 작성된 것입니다.

  • 책 정보
    1. 국문판
      • 특이점이 온다
      • 저자: 레이 커즈와일
      • 역자: 진명남, 장시형
      • 감수: 진대제
      • 출판일: 2007년 1월 7일
      • 출판사: 김영사
    2. 영문판
      • The Singularity Is Near: When Humans Transcend Biology
      • Author: Ray Kurzweil
      • Publishing Date: September 26, 2006
      • Publisher: Viking Penguin
  • 별점: 4/7
  • 요약
      커즈와일은 인간은 곧 컴퓨터가 됨으로써 생물의 한계를 극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너무 낙관적인 듯 하기도 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주장이나 뇌를 기계로 옮긴다는 아이디어는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래 예측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접할 수 있어서 좋지만 논리가 분산되고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특이점이 온다”는 제목이 평범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이점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기서 쓰인 특이점은 수학이나 물리학에서 쓰이는 특이점과는 의미가 다르다. 이 책의 표지에는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이라는 표현이 있고, 영문판 부제는 “인간이 생물학을 초월하는 순간”인데, 이들이 이 책에서 쓰인 특이점이라는 말을 가장 잘 설명하는 표현인 것 같다. 커즈와일은 컴퓨터의 능력은 인간을 능가하게 될 것이고, 인간은 컴퓨터가 됨으로써 생물의 한계를 극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이점은 바로 인간과 기계가 융합하는 순간을 가리키는 것이다.

커즈와일은 진화의 역사를 여섯 시기로 나누었다. 제 1기는 물리 현상과 화학 반응, 2기에는 생물과 DNA가 중심이 된다. 3기에는 뇌에, 4기에는 컴퓨터와 같은 기술에 정보가 들어 있게 된다. 5기는 특이점과 함께 열리게 된다. 기술과 인간 지능이 융합하여 인간 뇌의 한계를 초월한 발전이 가능해지는 시기이다. 마지막 6기에는 인간의 지능이 우주를 가득 채우게 된다. 우리는 4기에서 5기로 넘어가는 단계에 살고 있다.

4기와 5기의 경계에 있는 특이점이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다. 그 이유는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러 자료를 활용해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뽑아 놓고 다음 사건까지 걸린 시간을 각각 계산해 보면 최근에 일어난 일일수록 다음 사건까지 걸리는 시간이 극적으로 줄어든다. 10만년 전에는 천년이 지나도 큰 변화가 없었지만, 100년 전에는 10년 동안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발전 속도로는 100년이 지나야 일어날 수 있는 일이 10년 뒤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수확 가속의 법칙이라고도 하는데, 기술이 발전하면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 자체도 빨라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오게 하는 동력으로 유전공학, 나노기술, 로봇공학과 인공지능을 지목하고, 이들을 줄여서 GNR이라고 부른다. 먼저 유전공학을 통해서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병 없이 무한정 살 수 있게 된다. 나노기술을 통해서는 원하는 물건을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게 된다. 끝으로 로봇공학과 인공지능을 통해 인간의 신체를 비롯한 물리적인 차원을 초월한 존재가 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20년 정도만 지나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커즈와일의 주장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역사를 포함하는 이론을 만들기 위해 꽤 많은 무리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4기에서 5기로의 전환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인간의 의식을 컴퓨터로 옮길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특이점은 인간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순간이 아니라 컴퓨터와의 생존 경쟁에서 패배하는 순간이 되기 때문이다. 커즈와일은 설의 중국어 방의 논리를 사용해서 컴퓨터가 의식을 가질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커즈와일은 컴퓨터가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어떠한 증명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미 생명공학과 나노기술로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이 죽음의 위험을 굳이 무릅쓸 것 같지는 않다.

5기에서 6기로의 전환을 끌어내기 위해 커즈와일은 광속을 극복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제시된 실험이나 이론이 모두 검증이 더 필요한 것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야말로 지나친 비약이다. 나는 광속의 돌파 가능성을 믿지 않으며, 인류는 광속의 한계 안에서 행복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페르미 역설은 우주에 우리만 존재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본다.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더라도 광속을 극복해 우리와 통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술 발전도 언젠가는 한계를 맞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끝 없이 뻗어 나가는 “특이점” 보다는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임계점”이 더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 밖에도 여기 저기에서 논리의 비약이나 성급한 일반화를 볼 수 있었다. 몇 가지만 예를 들면 소프트웨어가 사람보다 믿을 만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자동 착륙 인도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나서 비행기 사고가 났다는 얘기는 한번도 들어본 적 없다”고 하는데, 잘못된 소프트웨어 때문에 우주선이 폭발한 사례도 있고, 소프트웨어가 비행기 사고에 영향을 준 경우도 있다. 경제적 불평등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할 때에도 근거로 세계 은행과 살라-이-마틴의 자료를 예로 들었는데, 논란이 되는 주제에서 밀라노비치와 같은 학자의 주장은 무시하고 낙관적인 쪽의 주장만을 골랐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아 주의력을 분산시키기보다는 핵심 주장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제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 기술로 인한 문제는 기술로 해결하면 되며,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는 그의 기술만능주의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미래학자로서 신중론자들을 겁쟁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정치가로서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진행하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다.


그의 모든 주장에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미래 예측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접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기술 발전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주장이나 뇌를 기계로 옮긴다는 아이디어는 한번 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도 그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때까지 살아서 함께 구경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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