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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8/13
    도망, 답변.
    하늘연
  2. 2005/08/12
    Z, AM. 11:47.(1)
    하늘연
  3. 2005/08/11
    울다, 웃다.
    하늘연
  4. 2005/08/09
    독서를 방해하는, 독서의 근본을 뒤흔드는.(2)
    하늘연
  5. 2005/08/04
    <웰컴 투 동막골>.
    하늘연
  6. 2005/08/02
    지랄,
    하늘연
  7. 2005/08/01
    거울을 향해 냉소.
    하늘연
  8. 2005/07/30
    I'm.
    하늘연
  9. 2005/07/28
    거칠게.(1)
    하늘연
  10. 2005/07/26
    뒤척뒤척.
    하늘연

도망, 답변.

-

 

흘러간 시절을 노래하는 테이프 속 잡음처럼,

고민은 자꾸만 내 일상을 지배한다.

 

믿을 수 없는 사람은 늘어만 가는데,

정작- 그 범주를 설정하는 '나'가 가장 믿을 수 없는 존재지.

 

 

-

 

술자리에서 도망쳐오다.

 

택시비가 모자라 기사 아저씨께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했다.

혼자라는 것 쯤, 미안하다는 말로 덮어버릴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 내가 도망칠 수 있는 것도 딱 거기까지다.

 

힘들면 그만두라고 했지.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면 진작에 웃으며 탈탈 털어버렸을 거야.

비누칠로 씻어내며 콧노래를 불렀겠지.

 

나의 하루는 곧 나고, 내가 보내온 지난 5개월도 나다.

부정이 곧 소멸이 아니듯이, 나는 나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게,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인지도 모르겠어.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자꾸만 모자를 눌러쓰게 돼요.

 

한 번 쯤은, 모자 속의 내 표정- 상상해 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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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 AM. 11:47.

오늘만은 강박도, 증오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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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 웃다.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녀에게서 본 막연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직한 희망들이 내게로 전염된다는 것, 어쩌면 내가, 나 자신으로부터 동력을 구하려고 했기에 좌절하고 부정할 수 밖에 없었던 나와 나를 구성하는 사람들에 대한, 긍정적 상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고서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믿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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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방해하는, 독서의 근본을 뒤흔드는.

0.

 

"넌 아무 것도 한 거 없어, 넌 그냥 옆에 서 있었을 뿐이야."

 

 

1.

 

시시껄렁한 잡담들과 의도적인 일상만이 당신들을 말하게 하지.

자꾸만 목이 쉬어. 오늘도 약을 두 알씩 세 번, 여섯 알을 먹었어.

 

내 언어가, 약값만큼도 안되는 걸까.

 

입 속 깊숙이 손가락을 집어넣어 당신들의 말들을 끄집어 내고 싶어.

이미 나는 심장까지 파들어가서 더는 손이 닿질 않는다구.

 

 

2.

 

나는, 대중이 아닌 게 아니라 사람이 아닌 거였더군.

 

증오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한 순간에 쪼그라들곤 해.

고무는 자꾸만 늘어나서, 이제는 목구멍에 차오를만큼 커져.

 

알아. 내가 나를 미워하는 만큼, 당신도, 당신들도 나를 미워한다는 것 쯤.

그 지독한 입꼬리의 가해가 이제는 더 아프지도 않을 만큼, 길들여진 것도 사실이야.

 

이제는 그만, 입꼬리를 닫고 칼을 들어.

 

 

3.

 

어렵사리 만들어낸 기억이라는 것, 오늘에서야 떠올려 냈어.

 

나는, 그런 토악질나는 소모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져.

내 즐거움은, 추억은 딱 두 달 짜리인데-

난 돌아갈 십대로부터의 공간마저도 소모해가며 여기에 묶여있잖아.

 

당신들의 탓을 하는 게 아니야. 나는 그럴 '자격'이 없어.

 

다만, 다만 내겐 너무 일찍 내 자신으로부터 동력을 찾는 일이 주어졌다는 게 현기증이 날 뿐이야.

 

 

4.

 

나도 말이지, 대통령보다 더 보고싶은- 혹은 어느 교사보다도 고마운- 친구들과 건설적인 미래에 대해 웃고 이야기하며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지 않은 건 아냐.

 

나도, 파도가 두려워.

 

나도, 나도, 나도.. 당신이 서글프게 치던 혼자만의 음역을, 알 것만 같단 말이야.

 

젠장- 젠장,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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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동막골>.

담담하면서도 마술같은 행복과 불안과 전쟁을 바라보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 전쟁은 이야기되어야 한다- 고 생각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숨 돌릴 틈이 생기면 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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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

인간도, 관계도 다 지랄같다.

 

나는, 당신들에게 대중이 아니잖아.

동기도, 후배도, 선배도 아니잖아.

 

아무 것도-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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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향해 냉소.

결국 넌 안되는구나.

 

너를 옭아매고 있는 맥락이라는 것이, 너를 뒤틀고 썩게 해.

너를 억압하는 관계라는 것이, 너를 목졸라 살해해.

 

하지만 그 맥락과 그 관계도 너야.

너는 자살하기 위해 말하고, 요구하고, 움직이지.

 

그걸 알게 되는 동안, 너는 너무 많이 닳아서 일어설 수 없어.

일어설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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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I'm not what I write.

 

I'm what I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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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유쾌함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 함께 대화하면 즐거운 사람, 소위 말해 '무거운' 이야기를 해도 그 끝이 한숨이 아닐 수 있는 사람, 얼굴 맞대고 아무 이야기 하지 않아도 부담스럽지 않은- 그런 인간이고 싶다.

 

 

늘, 늘 그렇지 못했어. 

 

지치고 질려서 눈 밑에 그늘진 다크서클을 "그렸어?" 라고 농담인 양 걱정하던 누군가에게 난 미안하단 말 못했어. 진흙탕에 빠져 발도 못빼고 움직이지 못하던 내게 차분히 조언하던 누군가에게 난 그저 짜증만 냈어. 숨쉬기도 힘들 만큼 아프다고, 인상 잔뜩 찌푸리며 건넨 "힘내" 라는 말에 고맙다고 응수해주는 누군가에게서 그런 식으로 보상받기를 늘 당연히 원해왔어.

 

사실은, 과거엔 더는 도망치고 싶어도 받아 줄 공간이 없고, 소리치고 싶어도 귀기울여 줄 사람이 없어. 그래서 더 내 존재를 지금 이 사람들에게서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고, 이 공간이 내가 마음놓고 숨쉴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래. 내가, 욕심이 많은 걸까.

 

 

종일 아무도 만나지 않고,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고, 밥 한 끼 제대로 챙겨먹지 않고, 그저 한 학기 분의 잠을 몰아 자듯 누워만 있었어. 중첩되고 뒤틀어진 꿈 속에서조차 나는 지쳐가고 있었던 것 같애. 잠결에 들려오는 휴대폰 소리에 몸을 일으키려 해도, 가위에 눌린 마냥 손끝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어. 나는 그냥, 내 몸뚱아리 따위 포기해 버려도 좋다고 생각했어. 이대로 이 공간이 며칠동안만 온전히 내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부루마불을 하다가도 가끔은 무인도에 가고 싶을 때가 있는 것처럼, 나도.. 좀 쉬고 싶다고.

 

농활 갈 때까지만 지치지 말라던 그의 말에, 나는 속으로 한 쪽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는지도 몰라. 난 그렇게 약해빠지지 않았어, 무책임하지도 않아요.

 

그런데 말이지, 지금에 와서야 다리가 후들거리는 걸 느껴. 누군가 먼저 손을 내밀어 줘도, 그 손을 잡고 지탱하고 있기조차 힘이 들어. 차라리 내가 기대고 싶어.

 

 

어쩌면, 지금일까. 멍이 들고 생채기가 나도, 손톱이 부러지고 붉은 물이 들어도, 무릎을 딛고 손가락에 힘을 주어서 일어나야 할 때일까. 이제는 물어보지 않을게요. 이제는 정답 따위.. 없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만, 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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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척뒤척.

1.

 

땀이 옷 위로 촉촉히 배어나오는 찌는 듯한 방에서, 차라리 이대로 탈수되어서 침대 시트 아래로 잦아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처음부터 조금 간사할 필요가 있었다. 수술 자국 투성이의 내 몸뚱아리를 굳이 내놓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2.

 

미련하고, 철없어서, 빈곤해서, 욕심이 많아서, 비현실적이라서,

 

그래서 나는 또 혼자다.

 

나는 그 시간들이 아까울 수가 없었어. 원래 그 시간들은 그를 위해 온전히 헌납된 것이었으니까. 아무리 내 뇌신경 하나하나를 지치고 절망하게 만드는 이야기들 속에서도, 나는 내가 해야할 무언가를 발견하고 싶었어.

 

... 그래서 내가 멍청한 놈인 거지.

 

 

3.

 

당신에겐 따뜻함이 없어. 당신에게선 뛰는 심장소리도, 살가운 떨림도 찾을 수가 없어. 그래서 나는, 나를 나로 대하지 않으면서도 제발 좀 나답게 살라는 당신의 말을 도무지 따를 수가 없었어.

 

이제.. 그만해요. 그만 좀.

 

 

4.

 

가슴이 먹먹해서, 어떤 모국어도 목구멍 밖으로 나오질 못해. 고작 이딴 식으로 밖에 내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숨막혀.

 

웃기보다는, 밥먹기보다는, 만나기보다는, 숨쉬기보다는, 살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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