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오음리 참전기념관

일단은 이렇게 메모라도 남겨야 피곤했던 오늘 하루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강원도 화천 오음리에 있는 베트남 참전 기념관에 다녀왔다. 월남 파병 당시에 군인들이 훈련을 받았던 장소이다. 180억을 들여 작년(?)에 완공됐다. 베트남전과 거기에 파병됐던 한국군의 용맹함을 컨셉으로 전시가 된 공간이었다.

 

역사와 기억에 대한 단상들. 전쟁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이런 질문들을 다시 하게 된 하루였다. 참전했던 군인들의 기억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베트남인들에겐 분명 가해자였을 그 군인들도 한국이란 국가와의 관계에선 동원된 희생양이라는 그 지점에서부터 고민이 시작되는 듯. 국방부 발간 증언 자료집을 봤더니 거기엔 98%가 지원병이었다곤 하지만.

 

기껏 참전했다가 '국가유공자'도 못 되어서 다양한 혜택을 못 받고 팽 당한 사람들에게 이 참전기념관은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한홍구 쌤의 말씀. 그래서 그냥 대놓고 참전기념관 없애라고 말할 수도 없고. 전쟁이 서로 다른 주체에게 다른 방식으로 새겨놓은 '상처'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정대협 수요집회를 매주 하시는 활동가 분의 발언도 기억에 남고, 베트남 분의 발언도 기억에 남는다. '여성'은 의미있게 다루지 않은 기념관에 대한 얘기도. 참, 구찌 동굴 재현관에서 나오는 곳에 총을 겨누고 기다리는 군인의 마네킹에 달린 총이 무섭고 미워서..그 얘기도.

 

180억을 들여서 지었다는 참전기념관 치곤 허술해보여서 그 돈 어디로 샜나 하는 의혹도. 지금 전국 곳곳에 참전기념비들이 있다는데.. 정말 알면 알수록 왜 이리 미안해지는 것들이 많은지.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할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