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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1년 4월 입소. 2012년 6월 출소. 지금은 2013년, 그리고 다시 6월. 작년 봄, 파릇파릇 새싹들과 꽃망울을 보면서출소일이 다가옴에 설레었던 기분이 올해 봄 내내 떠올랐다. 어느새 그 봄이 지나 강렬한 햇살 내리쬐는 여름이 되었다.

그동안 차마 들춰보지 못했던 수감시절 기록들을 다시 꺼내 읽어보고픈 마음이 이제야 비로소 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약. 어떻게 살고 싶은지, 뭐 하며 살 것인지에 대한 질문들로 머릿 속은 더 복잡해졌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내딛어 보고 싶은 에너지가 조금씩 움틀거리는 걸 느낀다. 무더위에 늘어지기보단 뭔가 새로운 것을 더 시도해보고픈 호기심이 들었달까. 다시 출소 전 상태가 좋았을 때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감도 든다.

 

새로운 블로그에서 시작하기보단, 이 공간에 지난 나의 기록들을 남겨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욕심이 있다면 6월이 다 지나가기 전에, 출소한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 이전에 이 정리 작업을 마쳐보는 것. 일상의 스트레스와 분노를 에너지 삼아, 조급한 마음 달래며 딱 한달 기운을 모은단 생각으로 꾸준히 그리고 부지런히 타이핑을 해보리라는 다짐.

 

내 바닥을 다시 봐야한다는 일말의 두려움보단 그 때 내가 치열하게 했던 고민과 문제의식들을 다시 꺼내보고픈 궁금함이 더 커졌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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