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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불쑥 나온 배
오늘 샤워하고 거울을 보다가 멈칫했다. 늘상 봐오던 내 체형과는 어딘지 모르게 달라보이는 거다. 갈비뼈 아래 부분으로 늘 쏘옥 들어가 있던 뱃살이 오늘 보니 예전보다 앞으로 더 도톰하게 나와있는 거다. 홈스테이 살면서 저녁마다 워낙 잘 먹고 많이 먹어서 위장이 퍽이나 많이 늘었다는 건 느끼고 있었지만, 그래도 살은 쉽사리 안 찌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불쑥 나와버린 것만 같은 배를 보고 나니 살짝 아니 급 당황..
여기 와서 버터를 너무 먹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많은 칼로리를 다 소비할 만큼 운동을 하지 않아서일까. 자전거 타고 여행 다닐 땐 그렇게 먹어대도 오히려 군살이 빠지는데, 여기서도 하루에 짧지 않은 거리를 걸어다닌다고 자전거만큼은 못 미치나보다. 찌려면 볼 살이나 좀 쪘으면 좋겠는데. 여기 플랏에 몸무게 재는 게 있긴 있는데, 단위가 달라서 내가 지금 얼마나 나가는지 종 잡을 수가 없다. 대충 짐작되는 단위를 찾아서 곱해봤지만, 다 너무 터무니 없는 숫자들이었다.
오늘 저녁은 또띠야를 사와서 싸먹었다. 이쯤 되니 자전거 타고 유럽 캠핑장을 돌면서 해먹던 식단들을 거의 다 재현하고 있는 듯싶다. 쌀만 있으면 좀 더 후딱 해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도무지 여기 쌀은 먹어볼 엄두가 안 난다. 이 작은 도시에도 한국 쌀이랑 비슷한 쌀을 살 수 있는 곳이 어딘가에 붙어있다고 하는데 거기까지 몸소 찾아갈 만큼 밥이 간절하진 않은 것 같다, 아직은.
인터넷을 쓰려면 큰 맘 먹고 도서관으로 걸어 나가거나 노트북을 낑낑대고 들고 가야하니,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지금쯤 되니 역시나 또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까짓거 나중에 쓰지 뭐 하는 심리에 압도되고 있다. 인터넷이 안 되니 티비도 없고 완전히 세상 소식과 단절된 채로, 혼자 세월아 네월아 장도 보고 저녁을 해먹고 맥주도 홀짝 마시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또 이렇게 자판을 여유롭게 두드릴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한국에선 퍼뜩 연락하고 싶은 사람이 떠올리면 바로 문자를 찍어 보낼 수 있었는데, 여기선 그게 불가능하니 그 점은 가끔 좀 많이 아쉽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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