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5. 고라파니로~

2006/12/30 02:18

12월2일. 티키둥게에서 일어나 고라파니로 향한다.

포터들이 우리 코스 가운데 가장 힘들다는 울레리코스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계속 오르막길이다.

그렇지만, 나는 마냥 즐거웠다.

 

티카둥게 롯지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자기네 학교를 도와달라고 했다.

나는 준비해간 모나미 볼펜 2 타스를 선물로 줬다.

아이들은 롯지에서 공부하며 트레커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티카둥게를 출발하자마자 양떼를 만났다.

양떼들은 얼굴에 갖가지 색깔로 치장하고 있었다.

 

 

 

 

산 꼭데기까지 있는 논들. 정말 신기하다.

 

 

 

울레리를 거쳐 올라가자 드디어 안나푸르나 남봉이 보인다.

다른 세상같아 보이는 봉우리. 눈으로 둘러쌓여있다.

산행하는 내내 낮에는 햇볕이 따갑고 여름날씨같은데,

눈 덮인 봉우리가 보이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이건 뭐냐. 늘 이런 식이다.

이딴, 이 세상이 아닌듯한 산자락이 보이는 곳이 네팔이다.

 

 

 

오르막길 막바지에 쉰 울레리.

지붕도 예사롭지 않고, 산자락에 이런 롯지들이 있다는 게 신기했지만,

나중엔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홍차 한 잔 마시며 창밖에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봉을 바라본다.

아~ 할말이 없다.

 

 

 

하늘끝처럼 보이는 산자락 꼭데기 끝.

그 곳에 논들이 있다.

네팔 민족들은 산 꼭데기에서 농사를 짓는다.

이후 계속 보게 되는 저 논들이,

나에게는 설산보다 감동으로 다가왔다.

 

 

 

고라파니를 향해 가다 머무른 반탄티 롯지.

한글로 쓰인 '꿀'을 판다는 글귀가 반갑기보다 약간은 민망하다...

여기서 홍여사를 만났다.

홍여사는 홍콩에서 비행기를 놓쳐버린 한국여성에게 우리가 붙인 닉네임이다.

인천에서 홍콩 거쳐 카투만두까지 와야했는데, 홍콩에서 비행기를 놓치고 이틀을 공항에서 지샌 뒤에 겨우 카투만두까지 왔다고 한다.

홍여사는 초반에 고산병증세를 앓다가 금새 하산했다.

 

 

 

반탄티 지나 정글에 있는 롯지에서 놀고있는 아이.

 

 

 

그 롯지에 달린 화장실이다. 참말로... 심난하다.

 

 

 

그 롯지에서 산이 바라다보인다.

 

 

 

귀여운 아이의 엄마. 겨우 스물이나 될까.

하루 벌이는 간혹 지나가는 트레커들이 마시는 홍차 정도.

우리는 그 롯지에서 홍차를 네잔 정도 마셨으니, 100루삐정도 매상이 올랐다.

100루삐면 1천5백원 가량. 그렇지만 결코 매상 올리려는 허튼 소리는 하지 않는다.

 

 

 

정글을 지나 고라파니가 가까워진다.

산 속에 있는 민족들이 사는 집은 대개 이런 지경이다.

 

 

 

게 중 나은 건 트레커들을 맞이하려는 롯지들인데, 아~

 

 

 

대게는 돌과 나무로 만들어진 집들.

 

 

 

드디어 고라파니에 왔다. 고라파니는 해발 2860미터다.

지리산 천황봉보다 1천미터 가량 높은 곳.

고산병에 대해 겁을 먹어 나름대로 조심조심 여기까지 무사히 올라왔다.

돌로 쌓인 길이 이쁘다.

고라파니까지 오르는 길에, 고산병을 만나 포터한테 엎혀 내려가는 일본 사람을 봤다.

그 일행은 우리가 묵은 롯지에 있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고산병으로 내려갔는데도, 마냥 좋아 놀고 있다.

덜떨어진 내가 무사히 여기까지 오른 게 다행이다.

 

 

 

 

명색이 수로인데, 돌, 돌, 돌...

 

 

 

고라파니에 오른 12월2일은 내 생일.

일행들은 내 생일이라며 어렵사리 짊어지고 온 골뱅이 캔을 나더러 다 먹으란다.

와우~ 맛있다.

후배가 가져온 미역국도 혼자 우그적우그적 처먹었다.

산 위에 올라오니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것도 쉽지 않고,

네팔은 난방 개념이 없는데, 게다가 산장이니 오죽하랴~

그래도 '산'이라는게 제대로 느껴진다.

아! 안나푸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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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30 02:18 2006/12/30 02:18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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