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길 돌아~

2011/03/11 22:37

족히 천리길은 됐을 것이다.

지난 설 연휴가 제법 길어서, 그냥 놓칠 수는 없었다.

토요일 낮에 출발, 영덕!

영덕대게를 배터지게 먹고, 술도 취하도록 마시고 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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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날 아침 부리나케 일어나서 벌교로 고고씽~

외서댁꼬막정식 식당에서 꼬막정식을 먹어주시고, 삶은 꼬막은 세번이나 리필을!

순천만, 여수전망대, 오동도 사이를 돌다 다시 보성으로!

보성 녹차밭은 가보고 싶던 곳이었는데 겨울이라서인지 조금 을씨년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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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렸는데, 나름 보기 좋다. 취한 나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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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담양! 떡갈비가 먹고싶어서 메타세콰이어길을 다섯번인가 지나면서 찾아보다

담양터미널 뒤에 문닫기 일보직전인 식당에서 결국 담양갈비를 먹었다.

눈이 엄청나게 내렸다. 펑펑.

술기운에 추월산 진입로인듯한 길이 제법 운치있고 상향등에 비치는 눈이 황홀해서

또 차를 몰고 왔다갔다...왔다갔다...

여관에 들어갔는데, 눈은 계속 내리고

여관방 처마밑에서 눈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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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걸음은 늘 홀로 걷는 법이라지...

마지막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는 일,

마지막이 오기 전에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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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1 22:37 2011/03/11 22:37
Posted by 흐린날

2004년, 황정민과 양동근이 출연한 <마지막 늑대>를 본 뒤부터 계속 '별어곡'이 마음 속에 떠돌았다.

지난 일요일. 드디어 그 이별의 골짜기, '별어곡역'을 지났다.

목적지는 민둥산역, 민둥산이었지만,

순전히 별어곡, 선평, 나전, 아우라지,,, 그 이름에 홀려 정선선을 타고 종착역까지 이르렀다.

시간. 이 늘 그렇듯이

별어곡역도 내리진 못하고 기차를 타고 지나치기만 했다. 그래서 사진도 흔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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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지에 이르러서는 남들 다 먹고 간다는 콧등치기 국수도 먹고,

민둥산 대신 아우라지에서 가까운 노추산이 내 눈에 걸려들었다. 구절리역 바로 옆에 등산로 입구가 있다.

아우라지역이 있는 동네 여량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15분남짓 걸리는 것 같다.

     

절골로 올라 이성대, 너덜지대, 옹달샘쉼터 지나 중동으로 내려왔다.

이성대, 아는 전교조 동지의 이름인지라 나중에 그 동지에게 보여주려고 '이성대' 가는 길 이정표를 찍어두었다. 물론 '이성대'도 찍었지만, 조악해 보였다.

노추산은 신라시대 설총이 입산해서 공부했다는데, 설총이 공자가 태어난 노나라와 맹자가 태어난 추나라를 기려 '노추산'이라 이름붙였다 한다. 또 조선시대에는 이곳에서 율곡 이이도 공부를 했나본데,

후대 유림들은 성인 2명이 공부했다 하여 '이성대'라 하고, 설총과 이이의 위패를 모셔두고 매년 제를 올린단다.

이성대는 노추산 서편 벼랑 끝에 있어서 전망은 제법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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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끄트머리 산행이었지만, 노추산에는 눈이 녹지않고 남아있어서

겨울산행의 운치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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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7 16:48 2011/03/07 16:48
Posted by 흐린날

여름이, 여름이 아주 늦게 가고 있다.

내가 살아오며 지켜온 "반팔은 6~8월에만 입는다"는 허접스러운 원칙조차

지구가 온난화로 신음하는 2천년대 말에 깨지고 말았다.

 

2008년 여름도 가고,

내 인생의 여름도 가는구나...

예전엔 사계절이 뚜렷했는지 몰라도,

여름과 겨울 사이가 아주 짧아진 지는 오래된 일이다.

올 가을도, 내 인생의 가을도 아주! 아주 짧을 것 같다...

곧 겨울이 오겠지...

 

살아온 날이 많아질수록 기억할 것도 많아지고 망각하게 되는 것도 많아질테고

그저 얼마 남지 않은 기억 몇 조각 움켜쥐고 살게 되겠지...

저 아득한 구름 또는 안개 속을 더듬듯...

 

산행도 끝났다. 4천고지가 넘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언제 갔었나싶게,

페디란 마을로 내려오니 다시 땅이다.

 

 

 

 

 

네팔 전통주인 락시는 트레킹하는 내내 많이도 마셨었다.

정종이나 약주같은, 일본 사께와 비슷한 맛인데 물을 타서 파는 것인지라 순한 편이었다.

마을을 지나다 락시를 직접 만드는 집을 만났다.

락시가 만들어지고 있는, 뭐라고 해야 하나... 기계?

 

부엌은 역시, 들여다본 뒤에는 음식맛이 안날 지경이다.

 

그래도 나름 옛날 할머니집 정개(전라도에선 부엌을 정개라고 한다) 정취가 느껴지기도 한다.

 

락시를 만들고 있던 할아버지.

맘씨좋게 락시 원액을 우리에게 권했다. 원액은 꽤 독했다.

탁자 위에 놓인 라디오가 옛 생각을 떠올리기도 하고...

 

페디에 거의 내려왔을 때, 아저씨들은 뭔가를 잡고 있었다. 버펄로라고 했던 것 같다.

구경하는 나에게 생고기를 내밀며 먹어보라는데, 허걱! 웃으며 사양하기가 쉽지 않았다.

 

드디어 다 내려왔다.

룽다가 나부끼고, 그 너머로 보이는 비탈논과 산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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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9 18:55 2008/10/09 18:55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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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갈 때와 다른 길로 내려간다.

올라갈 때는 산세에 폭 빠져 몰랐던 것들이

내려갈 때에는 눈에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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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3 03:38 2008/09/23 03:38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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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씨에, 하산길은 여유로웠다.

도반에서 촘롱까지 하산하는 중...

 

 

ㅣ-> 낮엔 한여름 날씨다..

 

 

 

ㅣ->  하산 이틀째인지라 다시 마차푸츠레가 보인다..

 

 

 

ㅣ-> 저 돌길과 계단논들.. 오르기 전엔 까마득한데 어느순간 그 길이 뒤로 보이기도 한다...

 

 

 

ㅣ-> 산과 구름 속에 묻혀있는 롯지.

 

 



 

ㅣ-> 내가 묵었던 롯지의 부엌.. 거 참~

 

 

 

ㅣ-> 비탈진 논에서 가파른 자세로 일하는 농부.. 대개는 여자들이다..쩝..

 

 

 

ㅣ-> 내가 묵은 롯지에서 내려다본 산중마을..

 

 

 

ㅣ-> 내 방 전망은 기가 막혔다...

 

 

 

ㅣ-> 롯지 주인장 딸내미.. 아휴~ 구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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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9 14:46 2008/09/19 14:46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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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한 날씨, 팍팍한 마음. 지끈지끈한 머리...

사진을 보면 좀 시원해질까...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이틀을 머물기로 하고 올라갔지만,

하룻밤 자고 다시 도반으로 내려왔었다.

이틀을 머물자고 주장했던 나는, 하루 만에 내려오는 게 싫어서 시종 퉁퉁 불어있었다.

 

도반에 도착한 뒤엔 롯지에서 맥주를 마셨다. 비가 계속 내렸다...

 

이 날은 2006년 12월8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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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9 14:29 2008/09/09 14:29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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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South Annapurna Base Camp)

해발 4,130m

안나푸르나에서 본 하늘! 세상! 말을 덧붙이는 게 구차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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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0 02:46 2007/09/20 02:46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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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9. MBC

2007/09/02 21:35

물고기 꼬리같이 생겨서 이름붙여진 마차푸츠레.

트레킹을 시작한 뒤 다른 세상처럼 저 멀리멀리 보이는 설산이었는데,

바로 그 마차푸츠레가 눈 앞에 우뚝 솟아있다.

 

마차푸츠레 베이스캠프(MBC) 가는 길

 

 

 

 

 

 

 

 

 

 

 

 

 

 

 

- 한국에서 일한 적도 있다는, MBC에 있는 롯지 주인아저씨. 파노라마롯지였던가?...

그날, 밤새 아저씨랑 맥주마시며 노래부르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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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2 21:35 2007/09/02 21:35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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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수원 화성

2007/05/11 01:06

어린이날, 친구와 김밥을 싸들고 수원 화성으로 소풍갔다.

 

우리는 성곽을 따라 걸었다.

 

성벽따라 걷는 길은 모두 5.7키로미터라고 한다.

 

아래서 올려다본 계단은 제법 가파르다.

 

 

수원화성의 서쪽문을 지날 때, 성벽 너머 도로에는 저런 표지판이 보인다.

서쪽문은 화서문, 동쪽문은 창룡문, 남쪽문은 팔달문, 북쪽문은 장안문이다.

 

군사를 숨겨두는 포루에는 활을 쏘기 위한 구멍이 있다. 그 틈새로 수원시내가 내려다보인다.

 

건물 안쪽, 구멍은 열쇠모양이고, 등이 어두운 길을 넌지시 밝히고 있다.

 

 



성곽을 따라 걸은 뒤 내친김에 정조가 머물렀다는 행궁 구경까지 하기로 했다.

성에서 나와 지도를 보며 행궁을 찾아가는 길에 발견한 간판.  참 오랜만에 보는~

 

징검다리로 냇물을 건너니, 인동초가 있었다. 김대중처럼 생겼으려니 했는데, 이쁘다.

 

드디어 행궁을 찾아 들어갔다. 담너머 보이는 대나무.

 

느티나무 밑둥에는 소원을 적은 쪽지들이 가득했다.

친구가 진지하게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보고, 나도 빌어봤다... 지금처럼 살지 않게 해달라고...

 

언덕에 올라 화성행궁을 내려다봤다.

 

언덕에 핀 철쭉, 색이 정말 고왔다.

 

간만에 하루종일 걸어다닌, 흐린날의 게으른 다리... 어린이날의 소풍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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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1 01:06 2007/05/11 01:06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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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하늘은 무척 파랗다.

구름도 말을 건네듯 시시각각 다른 형상을 보여준다.

오후엔 금새 해가 진 뒤 추워지고, 아침엔 안개가 자욱하지만

낮동안은 청명한 가을날씨와 하늘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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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1 21:07 2007/01/0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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