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행 민주노총 신임위원장이 새로운 증거물을 제출했다.....

 

[월요 인터뷰] 민노총 새 `船長` 이석행 위원장 "좌파 학자들 `투쟁훈수` 안듣겠다"

 

■ [월요 인터뷰]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 "빨간 머리띠 풀겠다"

 

민주노총 내 온건파인 '이석행 호'의 출범으로 강경 일변도의 국내 노동운동에 새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실사구시'의 노동운동을 강조했다.

"파업을 위한 파업은 하지 않겠다" "현장조합원들에게 실익이 되는 노동운동을 펼치겠다"는 다짐도 했다.

현장 노조위원장 시절 직접 공장 청소 등 솔선수범을 보이며 리더십을 발휘했던 그가 강·온건파 간 갈등이 가시지 않은 민주노총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관심사다.

한국경제신문 17층 영상회의실에서 이 위원장을 만나 향후 민노총의 운동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민주노총이 위기라는 지적이 많은데,앞으로 조직을 어떻게 꾸려 나갈 계획입니까.

"민주노총의 위기는 상층 간부들의 위기라고 진단하고 싶습니다. 조직력 회복을 위해 현장조합원들을 주체로 세우는 운동을 먼저 할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겸손하고 합리적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중앙에서 갖고 있던 권력을 현장에 되돌려 주고,조합원들이 바라는 운동을 위해 곧 현장 대장정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현장중심의 노동운동에 대해 강경 투쟁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싸움 잘하는 사람은 싸움을 자주 안합니다(웃음). 조합원들을 만나봐도 파업을 요구하는 분위기는 아니죠.파업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일 뿐 파업 자체가 운동의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전술을 활용한 뒤에도 이뤄지지 않았을 때 마지막으로 칼을 빼겠다는 것이 제 철학이고, 지론입니다."

 

-이 위원장은 온건파로 분류되지만, 일반 국민은 민주노총 내 온건파,강경파 모두를 투쟁세력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노동운동 방식이 너무 거칠기 때문 아닌가요.

"기업별 노조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 6년간 노조위원장을 해 봤는데 기업별 노조에서는 조합원들의 기대심리가 큰 게 사실이죠. 산별노조를 통해 제도개혁 투쟁을 벌이면서 기업별 노조에서의 투쟁방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조합원들도 임금 인상 투쟁해봐야 학원비, 의료수가, 학교 등록금이 계속 올라가면 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죠. 따라서 교육 주거 의료 노후 문제까지 국가와 사회가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임금 인상 투쟁이 노조의 주된 목적이 돼선 안 됩니다."

 

-파업이나 협상을 벌일 때면 늘상 빨간 머리띠를 매고 다녀 더 투쟁적으로 비쳐지는 것 같은데요.

"머리띠를 늘 매니까 흡사 넥타이처럼 비춰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위원장 선거 유세에서 머리띠를 매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다들 매고 나와서 할 수 없이 저도 매긴 했습니다. 앞으로 특별한 일이 아니면 머리띠를 매지 않을 생각입니다. 대신 머리띠 매고 나왔을 때는 뭔가 다른 때라는 걸 심어줄 필요도 있겠죠."

 

-무한경쟁시대 기업 간 격차가 커지면서 외국에선 산별 교섭에서 개별 교섭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인데 우리는 반대로 산별노조 전환이 늘고 있습니다. 임금이 주요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데 산별교섭이 제대로 될까요.

"산별교섭을 임금 문제로 규정시키면 노동 운동도 한국 경제도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노동자들이 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부동산 사교육 의료문제와 같은 사회 공공성 문제를 놓고 토론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사무총장 시절 당시 이수호 위원장과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추진했습니다. 그 흐름에는 변화가 없습니까.

"정부든 누구든 만나서 대화하고 토론할 용의가 있습니다. 그때 추진하던 노사정 대화의 큰 틀 속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 계획입니다. 집행부의 역할이 조합원들의 뜻과 요구를 받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사회적 교섭에 반대해 왔던 분들도 굳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좌파 학자들이 중간에 나서서 자꾸 투쟁을 하라고 '훈수'를 두는데,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이론가들에 의해 절대로 흔들리지 않겠습니다. 사무총장 시절에는 (투쟁보다 대화를 중시하는 집행부에 대해) 학자들이 비난을 하면 잘못된 생각이라고 맞받아쳤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동안 (좌파학자들이)너무 성역시 돼서, 그분들 주장에 대해 비판하는 것 자체가 개량주의자로 매도됐습니다. '감놔라,배놔라' 하는 얘기들도 일리가 있다면 받아들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얘기하는 위원장이 되겠습니다."

 

-외국에서는 노동운동이 국민적 지지를 받는데, 한국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민노총이 저임금노동자를 위해 비정규직,최저임금 문제해결을 위해 투쟁을 벌이긴 했지만 과연 얼마만큼 절박한 심정과 진정성을 갖고 수행해 왔는지에는 의문이 듭니다. 반면 민주노총 문제만을 갖고 투쟁할 때는 물불 가리지 않았죠. 민노총은 자기들밖에 모른다는 평가가 그래서 나오는 겁니다. 현실문제를 하나씩 제도적으로 풀어갈 때 국민의 사랑과 인정을 받을 수 있고 그게 민노총의 존재 이유라고 봅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미국노총(AFL)을 설립해 37년 동안 노조위원장을 지낸 새무얼 곰파스는 조합원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조합원들도 민주노총이 실사구시의 노동운동, 즉 성과를 남기는 걸 바라고 있습니다. 저도 그런 운동을 하겠다고 선거기간 중 얘기했죠. 3년 임기 동안 실사구시의 노동운동을 펼칠 겁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친분이 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양대 노총의 통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이용득 위원장과는 20년지기로 의기투합도 잘 되고 서로에 대한 믿음도 있습니다. 조합원들도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이 자본과 권력인데 노동계급이 둘로 나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조직을 달리 하는 상황에서 개인의 친소 관계와 조직의 관계는 틀립니다. 인위적 통합은 옳지 않고, 대신 밑으로부터 통합의 기운을 모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리=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

사진=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입력시간: 02/11 18:27

 

■ [월요 인터뷰] 이석행 위원장은‥ 현장 기름냄새 좋아하는 온건파 노동운동가

 

이석행 위원장은 투쟁보다 대화를 중시하는 온건 실리주의 노동운동가다.

민주노총 내에선 온건파인 국민파로 분류된다.

그는 현장 선반기능공 출신으로 1977년 방산업체인 대동공업에 병역특례자로 들어간 뒤 1980년 노동조합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노동운동에 첫 발을 담갔다.

1984년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뒤 1990년 두원중공업에서 해고되기까지 노조위원장을 지냈다(그가 소속된 방산분야 특수사업부가 대동중공업으로 분사된 뒤 해고당시엔 두원중공업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상태임).

1980년대 김금수(현 KBS 이사장),천영세(현 민노당 국회의원),문성현씨(현 민노당 대표) 등 노동운동가들을 만나 다양한 노동이론과 이념을 접하면서 대중적인 '투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현장 노조를 이끌면서 운동철학을 '실사구시'로 정리한 그는 투쟁지향적인 좌파학자나 강성 노조 간부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현장 조합원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관심을 쏟아왔다.

2005년 2월 민주노총 사무총장 시절 좌파학자들과 사회적대화 참여여부를 둘러싸고 벌인 성명서 대결은 그의 운동방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좌파학자들이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이 위원장은 "투쟁을 부추기지 말라.섣부른 관념적 운동이 얼마나 많은 노동자에게 폐해를 초래했느냐"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기계와 기름은 이 위원장에게 생명이나 다름없다.

그는 "생산현장에서 기름냄새를 맡으면서 기계와 씨름하다 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어머니 냄새 다음으로 좋은 게 기름냄새"라고 말할 정도다.

그는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그만둔 뒤 친구가 경영하는 공장에서 직접 기계를 돌리고 청소를 하며 월수 150만원 정도를 받았다.

가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와 아내가 액세서리에 구슬을 붙여주고 받는 월 60만원 정도의 수입을 합해 근근이 집안살림을 꾸려왔다.

광산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이 위원장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중학교 때는 학비를 벌기 위해 구두닦이를 할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2005년 11월 민주노총 간부의 금품비리 혐의로 지도부가 총사퇴할 때 함께 물러났던 그가 이제 민주노총 수장으로 되돌아왔다.

이 위원장은 국내 양대노총의 한 축인 한국노총의 이용득 위원장과도 절친한 사이로 끈끈한 신뢰관계를 맺고 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

입력시간: 02/11 18:28

 

ⓒ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2/12 12:19 2007/02/12 12:19
Posted by 흐린날
태그

트랙백 보낼 주소 : http://blog.jinbo.net/grayflag/trackback/95

댓글을 달아주세요


BLOG main image
by 흐린날

공지사항

카테고리

전체 (276)
일기장 (149)
기행문 (20)
좋아하는 글들 (47)
기고글들 (13)
내가찍은 세상 (45)
내가 쓴 기사 (1)
울엄니 작품 (2)

글 보관함

Total : 251415
Today : 256 Yesterday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