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지막으로 노동 정책 관련하여 2번 문제에 대해 제 생각을 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많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전제하겠습니다.


2. 녹색당의 노동 정책은 아직 구체적이지 않고, 노조를 보는 관점이 성장주의적인 관점이 지배적이다. 노동자와 녹색당이 친화력을 얻기 위해서 녹색당의 노동 정책은 어떤 방향이어야 하는가?

2번 문제는 다음과 같이 세분할 수 있겠습니다. 
1)녹색당의 노동정책은 구체적이지 않은가? 
2)노동조합을 성장주의적 관점에서 볼 수 있는가? 
3)현장 노동자 대중을 녹색당 당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녹색당의 노동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먼저, 1)의 경우 녹색당의 노동 정책은 관점에 따라 정당의 정책으로서 부족하게 보일 수도 있고 추상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추상적이라는 표현은 현실에서 실현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녹색 일자리 = 좋은 일자리>라는 항목을 보면 “녹색 일자리”는 환경과 생태, 신재생 에너지 등과 관련하여 설정하고, 녹색이지만 괜찮은 일자리와 녹색이지만 괜찮지 않은 일자리 등 세부적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점과 기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정책공약집에서 제시하고 있는 노동 정책은 부분적으로 추상적인 측면이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실현되어야 할 중요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대선 정책공약에서 수정하고 보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녹색당의 노동 정책에서 현실 진단과 그 문제해결 방향이 좀 어긋나는 측면이 좀 문제라고 생각되고 이건 한국 정치구조에서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진보정당이 취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감하게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지적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개혁하여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더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있는 첫 항목에서 “현재 한국사회의 노동은 인간이 살면서 꼭 필요한 일,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을 벗어나 인간의 삶과 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소비에 중독되고 이윤을 남기는 것이 중심이 되었다. 기업과 중앙집중구조, 성장신화가 이를 견인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는데, 자본주의 체제는 원래 이렇게 굴러가는 것이고 이게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이라는 점에서 이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정책이 문제가 아니라 힘이 문제지요.

 

2)노동조합을 성장주의적 관점에서 볼 수 있는가? 
어제 페북에서 노동운동을 하고 있는 어떤 분의 글을 읽었습니다. “노사관계는 근본적으로 투쟁적이기는 하지만 노사가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이 말은 사실 노동과 자본, 노와 사의 문제에서 노동조합의 위치를 잘 보여준다고 봅니다. 노동과 자본은 자본주의 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양 극입니다. 대규모 사업장이건 소규모 사업장이건 그 기업의 산업적 지위 여부를 막론하고 단체협약식에서는 항상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상호 노력한다는 인사말을 합니다. 회사가 이윤을 많이 남겨야 노동자들에게 급여도 인상할 수 있고 복지도 확대할 수 있겠지요. 그 회사가 폭탄을 만드는 회사일 수도 있겠지요. 제가 좀 극단적인 표현을 했지만 노동은 언제나 자본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자본의 목적이 이윤을 축적하는 것이고 1원이라고 이윤으로 축적할 수 있으면 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자본의 속성입니다. 노동조합이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일 수 없는 것처럼 자본주의 체제의 성장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러면 노동의 이런 측면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게 세 번째 문제와 관련되는 것 같습니다.

 

3)현장 노동자 대중을 녹색당 당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녹색당의 노동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한편으로, 노동자는 어떤 분야에 고용되어 있든 시민사회의 일원입니다. 노동자는 곧 시민입니다. 그러므로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시민사회의 보편적인 문제를 공유하고 책임을 집니다. 다른 한편으로 노동자는 자신이 속한 회사의 피고용자로서 노동현장에서 자본과의 관계에서 특수한 위치에 있습니다. 자본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요.

 

물론 노동자들의 연대와 단결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어떻게 노동조합의 투쟁이 경제투쟁에서 정치투쟁으로 이행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본 측과 정부가 노동자들의 집단적 연대와 총파업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 파급효과뿐만 아니라, 총파업 그 자체만으로도 노동자들에게 승리감을 고취시켜 준다는 점에서 묵과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총파업은 잘 안 됩니다. 자본 간의 이해관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뭐 여러 이유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역사에서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세상을 바꾼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총파업도 중요하지만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 현장이라는 특수한 위치에서 시민사회라는 보편적 위치로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의 보편적 이해관계를 통해 노동조합을 지역사회와 연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게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미 목격하고 있는 것처럼 “사드” 반대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성주가 좋은 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핵발전소 문제도 그렇습니다.(물론 핵발전소 건설 저지 투쟁에서 노동조합(또는 지역 노동단체)와 연대 관련해서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결국 노동자들이 녹색당을 자신의 가치와 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정당으로 생각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을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공동체의 보편적 이해관계에서 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니 다음에 또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2016.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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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5 17:24 2016/09/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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