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살다보면 내가 왜 사는지 잊어버라곤 한다. 젠장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거야 도대체. 반성없이 산다고 불평하지만, 사실 매일을 반성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고통인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다시 태어날 수만 있다면,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삶을 아쉬움없이 마감할 수 있으리라. 자살하는 사람들의 동기야 알 수 없지만, 나는 아마 그럴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끔찍한 바램인가? 다시 태어나기 위해 자살한다는 건 어린애들보다도 못한 퇴행적 발상이 아닌가? 지금으로선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내 자신에게 위로조차 건넬 수 없을 것 같다. 누구에게라도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위로받을 수 있을까? 아니, 누구라도 그런 말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지금 당장 행동하라.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하고 시도하는 행동이 가장 어렵다.

"나는 왜 그 때 가슴아린 기억이 없을까" 어느 날 메모지를 클릭했을 때 내가 사실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감상적인 인간이라는 걸 알았다. 돌이켜보면 남아있는 건 가슴아린 기억들 뿐인데.

나는 남에게 얻어터지게 맞아본 적이 없다. 나도 누굴 그렇게 때려본 적도 없다. 그래서 육체적으로 고통스럽다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병원에서 살을 째고 서서히 마취가 풀릴 때의 아픔 같은 것일까? 하늘이 빙빙돌고 발이 픽픽 꺽이면서 어두운 아스팔트 위로 내팽개쳐진 것처럼 느꼈을 때 그런 걸까? 도대체 고통스럽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아직도 아오이가 잊혀지지 않는다." 과거를 잊지 못하는 것은 고통 때문이 아니라 쾌락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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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3 13:18 2011/10/1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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