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부쩍 나이 든다는 생각에 서글픈 마음이 더하다. 언젠가 아버지 말씀이, 나이가 "ㄴ"밭침으로 끝나는 순간 세월이 화살처럼 지나 간다더니 정말 실감난다. 아마 벌써 40 고지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일까?

고3을 앞둔 조카에게 종종 잔소리처럼, "니가 뭘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라." 그러면 조카는 당돌하게 되받아 친다. "삼촌은 그 때 그런 생각해봤나?" 하긴 나는 그 나이에 전혀 그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좋아하는 걸 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게 바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엄청난 착각.

아다치 미츠루의 청춘만화를 보면서,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겠지?' 자문해보지만 앞으로 살아 갈 날이나 살아온 날이나 비슷해진 상황에서, 아니 오히려 살아 갈 날이 더 적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문해 본다. 도대체 뭘 해야 잘 할 수 있을까?

이래 저래 위안이 되는 글 하나.


원문 출처 : www.minchu.or.kr

그대들에게 묻노라. 해는 가더라도 반드시 새해가 돌아오고, 밝은 낮은 어두워져 밤이 된다. 그런데 섣달 그믐밤을 지새는 까닭은 무엇인가? 소반에 산초(山椒)를 담고 약주와 안주를 웃어른께 올리고 꽃을 바쳐 새해를 칭송하는 풍습과, 폭죽을 터뜨려 귀신을 쫓아내는 풍습은 그믐밤을 새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침향나무를 산처럼 쌓아 놓고 불을 붙이는 화산(火山)의 풍습은 언제부터 생긴 것인가? 섣달 그믐밤에 마귀를 쫓아내는 대나(大儺)의 의식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함양(咸陽)의 객사에 주사위로 놀이하던 사람은 누구인가? 여관방 쓸쓸한 등불 아래 잠 못 이룬 사람은 왜 그랬는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것을 시로 탄식한 사람은 왕안석(王安石)이었고, 도소주(屠蘇酒)를 나이 순에 따라 젊은이보다 나중에 마시게 된 서러움을 노래한 사람은 소식(蘇軾)이었다. (…) 사람이 어렸을 때는 새해가 오는 것을 다투어 기뻐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모두 서글픈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원컨대, 세월이 흘러감을 탄식하는 것에 대한 그대들의 말을 듣고 싶다. [이명한, 백주집 권20, 문대(問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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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3 13:25 2011/10/1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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