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아주 오래전인 모양이다. 내가 낡은 컴퓨터에 windows 98을 몇 번이나 지우고 깔면서 가장 골치 아파했던 게 바로 네트워크 설정이었다. 한번 포멧하고 윈도를 깔면 네크워크 드라이버를 새로 설치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단 인터넷에 연결이 되어야 드라이브를 다운로드 받든 뭘 하든 할텐데 인테넷에 연결하기 위해 네트워크 드라이버를 깔아야 하고 이걸 깔자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 그런 상황.
삼사일을 헤매다 짜증이 폭발하여 컴퓨터를 냅다 던져버리기 직전 이쪽에 뛰어난 후배를 불렀다. 후배는 가방에서 CD 한장을 꺼내 5분 정도 작업을 하더니 금방 해결했다.
이 쉐이가 "야 어떻게 했냐?" "아아아, 선배 요즘 윈도 98쓰는 사람이 어딨노?"
물론 버전을 높이면 해결될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486인지 586인지 구닥다리 컴퓨터에 메모리만 이리저리 교체하여 사용하던 터라 XP를 깔면 느려터져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을 판국이었다.
최근 며칠 동안 SUSE를 사용하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SUSE의 가장 큰 골치거리는, 비단 SUSE만이 아니고 ... 음 .. 이건 물론 나에게만 해당될 수도 있겠지만, 한글 설정과 네트워크다. 한글을 사용하지 않고 영어로만 글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인테넷 연결이 안 되는 컴퓨터를 컴퓨터라 할 수 없는 시대에 이 두 가지 문제는 정말 "큰일"이다.
결국 재앙이 될지 행운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SUSE 11.3 KDE에서 SUSE 11.4 Gnome으로 갈아탔다. 한글 설정에서 애를 좀 먹긴 했지만 현재까지는 행운이라고 해도 좋겠다. 이전의 KDE 보다 안정적이라는 느낌도 들고 그놈도 데비안 6의 그놈보다 더 재미있다.
이제 컴퓨터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해야겠다. 컴퓨터는 도구일 뿐 장난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