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내 청춘의 영원한,

 

*

 

도서관 안에서 노트북을 켜서 검색을 하다가,

블로그의 음악이 스피커로 쩌렁쩌렁 흘러나와서 당황하며 음소거시켰다.

나도 모르게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다가 두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이거 원, 죄송해라.

 

 

*

 

검색했던 것은 최승자의 <내 청춘의 영원한> 이란 詩다.

최근의, 지금의 내 상태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것 같아서 이 시가 떠올랐는데 

전문을 외우고 있진 않으므로

네이버의 도움을 받았다.

 

 

*

 

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

 

최승자, <내 청춘의 영원한>

 

 

 

문득 모든 것이 두려워진다. 내 주위를 둘러싼 나와 관계한 모든 것들이. 내 세계가..

요즘 계속해서 '어서 빨리 늙고 싶다, 지금보다 더 늙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나이상으로, 심정적으로, 늙고 싶다는 생각을 왜 했을까, 생각해보니,

지금이 괴로워서가 아닐까.

 

'바로 지금'들을 마주하지 못하고,

여기서 더 늙었을 때를, 혹은 여기서 더 젊었을 때를 그리워하면서,

그렇게 지금의 괴로움을 스스로 쓰다듬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니,

어쩐지 서글펐다.

 

군대나, 해외 유학이나, 시험이나, 학생회나, 휴학이나..

무언가가 결정된 듯이 보이는(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그 모두든 그 모두가 아니든 상관없이, 내게 그렇게 보이는)

어떤 류의 상황들이 부러웠다.

내 상황과 타인의 상황을 단절시킨 채 마냥 부러워 하면서 외로워하고,

그 부러워하는 내가 일말의 부끄러움이나 성찰도 없는 게 안타까워서,

또 다른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외로웠다.

 

누군가는 내게,.

이제는 쉴 때가 되었다고. 네가 쉰다는 것에 어떤 말을 던질 사람은 없을 거라고.

그렇게 이야기 했지만,

있잖아,

난 지금 내가 '무엇을' 그만두고 쉬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조금 더 마주해야 할 때인 거 같아.

 

아자아자!!!!!
어쨌든 난 살고 있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