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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F>, L-shorts

 

*

 

토요일 1시 '반' !



 


그녀의 기억  In Memory Of Me
Feature / USA  / 2006 / 22m /Super 16mm
Director:  Samantha Lavin
Cast:  Maryfrances Careccia, Tasha Ames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에 돌아온 주인공이 고교 시절에 깊은 관계를 맺었던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과거의 기억과 화해하려 노력하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나는 후회에 대한 것, 내 삶을 바꿀 수 있었던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하나는 섹슈얼리티 그리고 타인과 내 안의 호모포비아에 그것을 통제하려는 욕망에 대한 것이다. 감독은 복잡한 개인의 과거에 초점을 맞추어 그가 가진 두려움, 열망, 선택을 다루는 것이 동성애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영화에 의미를 부여했다.

 


Un/going Home
Documentary / Korea / 2007 / 34m / DV
Director: 김영란

암스텔담에서 날아온 혜진은 입양인, 트랜스젠더, 레즈비언, 성노동자 그 어떤 이름 하나만으로도 규정될 수 없다. 때로는 통쾌하고 때로는 밉살스럽기도 한 혜진. 퀴어문화축제에서의 즐거운 시간과 성별전환 법개정에 대한 토론회, 그리고 그 밖에 한국에서 보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그녀는 과연 집으로 돌아왔을까? 아니면 또 다시 집을 찾아 떠나야 할까?

 


친구니까 말할게 Because You’re My Friend
Documentary / Korea / 2007 / 16m / DV
Director: 다이포(Dyke On Focus)

험한 세상에서 레즈비언인 나 자신을 드러낼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친구는 다르니까. 그래서 우리는 커밍아웃을 했다. 용감한 레즈비언들의 든든한 이성애자 친구들의 이야기. <친구니까 말할게>는 레즈비언 영상제작집단 다이포의 첫 공동작업으로, 여자친구들끼리의 수다라는 형식을 빌어 이성애자-동성애자 간의 오해, 이해, 그리고 소통의 지점을 절묘하게 포착하고 있는 유쾌한 다큐멘터리다.

 



우리 결혼해요 Marry Me
Feature / Korea / 2007 / 18m / HDV
Director: 로운

하은은 레즈비언이다. 그녀는 엄마와 둘이 살고 있으며 같은 방을 쓸 정도로 친하지만 엄마에게 차마 레즈비언임을 말할 수는 없다. 하은의 엄마는 그녀에게 결혼에 대한 부담을 주고, 그것을 보고 있던 그녀의 여자친구 세연은 자신의 게이 친구 지훈을 소개시켜준다. 그리고 하은과 지훈의 결혼이 진행되면서 그녀와 세연 사이에도 갈등이 깊어 간다. 현재 한국 동성애자 담론 중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동성혼에 대한 솔직한 고민이 담겨있는 작품.

 


오버 더 레즈보우 Over the Lezbow
Feature / Korea / 2007 / 19m / DV
Director: 최진영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는 20대 여성. 그녀는 우연히 한 점술가로부터 자신에 대한 예언과 유리조각 하나를 얻게 된다. 이 유리조각은 세상 곳곳에 숨어있는 레즈비언 욕망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의 유리. 과연 그녀는 유리조각을 통해 어떤 것들과 조우하게 될까? 그리고 그러한 마법은 그녀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까? 무성영화 양식을 통해 레즈비언의 욕망과 정체성에 대한 말 건네기를 시도하는 유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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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린 T 민하 기획전] <A tail of love>

 

 

*

 

보고 싶었던 <그녀 이름은 베트남>을 놓치고 나서,

섭섭 아쉬운 마음으로,  

그래도 하나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향한 홍대 아이공.

 

좋아라 하는 친구와 함께 한

지갑 사정을 무시한 채 될대로 되라식의 호화 저녁식사와

담배와 바삭거리는 과자와 흐르는 수다는 좋았지만,

정작 영화는...

자다 깨다 자다 깨다 를 반복하며, 깨어있을 때 조차도 눈꺼풀과의 투쟁에 집중하느라

영화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_-...

 

기회가 되면 자료를 더 찾아보고.. 그나마 기억나는 장면들을 다시 떠올려 봐야지;;

 

 

 

사랑의 동화 (A Tale of Love, 102min, 1995)

 

 

"women make movies"의 소개페이지 - http://www.wmm.com/filmcatalog/pages/c60.shtml



‘하나의 사고방식,
하나의 생활방식을 강요하는 사회는 인간사회가 아니다’
- <그녀의 이름은 베트남> 중 - 인터뷰자 투반

이주. 자본주의, 신자유화로 인해 제3세계라 일컫는 곳의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타국으로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그 이동은 제1세계의 새로운 값싼 노동인력의 필요성과 강대국과의 치열한 몸부림에서 정치적 망명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동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업을 위한 전쟁은 필수적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배운 역사책에서 이 이동은 쉽게 얘기되지 않는다. 주류역사는 이미 비주류의 삶을 의미있는 역사로 기억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자본주의로 무장한 강대국에 의해 신식민화 되고 있는 전세계의 신자본화 되지 나라들.
강대국이 주체로 읽혀지는 수많은 텍스트의 나열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타자의 위치에서 텍스트를 읽는 데 익숙해졌고, 강대국과 자본주의화가 삶의 꿈과 이상인양 떠들어대는 주류미디어가 낯설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삶의 중심은 인간존엄이 아닌 ‘자본’이 되었다. 식민화를 ‘탈’한다는 것. 탈식민주의는 비주류의 역사와 사람을 중심으로 놓는다. 신자본주의, 신자유화가 제1세계의 새로운 꿈과 희망이 될지언정, 그들의 꿈과 희망으로 인해 또 다른 세계는 억압과 착취를 근간으로 한 새로운 노예제도가 새롭게 재탄생하게 된다.

트린T민하
베트남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여성. 그녀는 공부를 한다. 아시아에서 여성이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시기는 50년도 채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이주여성이 하류직업이라 일컫는 또 다른 여성직 노동에 종사하게 되는 그 과정에서 그녀가 공부와 영상작업을 하기까지 그리고 인정받기까지, 녹녹치 않은 과정을 겪었을 것이라는 걸 우리는 안다. 그녀는 베트남과 제3세계를 카메라에 담는다. 베트남을 통해 아시아의 유교주의와 남성중심사회를 비판하고, 영상 글쓰기를 통해 주체와 타자의 간극을 실험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나간 그녀의 작품들. 영상예술에 새로운 예술세계를 선사한 예술가에게 헌정하는 상인 마야데렌 상을 받고, 끊임없이 작품과 연구물을 통해 자신의 언어를 만들고 있는 트린T민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화두를 던져주는 작가 중 한명일 것이다.

이번 기획전에서 소개되는 <그녀의 이름은 베트남>, <리아쌍블라쥬> 등의 작품에서는 글쓰기의 혼란함과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고자 하는 고집 쎈 자아를 갖고 있는 강단있는 여성을 만나게 될 것이다. <리아쌍블라쥬>, <벌거벗은 공간: 지속되는 삶> 등은 자본주의에서 벗어난 공간인 아프리카를 통해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의 삶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영성을 느끼게 해준다. <밤의 동화>,<4차원>,<밤의 여로>를 통해 그녀만의 언어로 영상 언어를 만들고, 생산하고 있는 현재의 그녀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작품에는 항상 두 명의 화자가 등장한다. 담아내는 자로서의 주체적인 자아, 담고있는 자로서의 주체적인 화자. 화면구성의 액자구성이 아닌, 화자구성의 액자구성은 국내에서 소개된 다양한 다큐멘터리, 극영화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영상문법이다. 그녀의 작품에서 주체로 인식하고, 만끽하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프로그래머 김연호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대표)

트린T민하(Trinh T Minh_ha) 소개

베트남 출생.
현재까지 최근 작품 <밤의 여로> 외 여섯 편의 영화, <디지털 필름 이벤트>(2005)외 여덟 권의 책, 세번의 설치작업을 해왔다. 현재까지 진행된 서른 여섯번의 회고전을 통해서도 그녀의 작품이 전세계의 작가와 관객들에게 의미있는 화두와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안영상작가 겸 여성주의 이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AFI가 독립영화 감독에게 수여하는 'Maya Deren Award', 선댄스영화제에서 최고상에 수여하는 'Best Cinematography Award'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으며, 현재도 자신만의 영상문법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몇 안되는 대안영상 작가 중 한명이다.


<행사개요>

□ 행사명
□ 주 최
□ 기 간
□ 장 소
□ 티 켓
□ 문 의
□ 예 매
□ 홈페이지
□ 배 급
트린 T 민하 기획전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2007. 5.17(Thu) ~ 5. 30(Wed)
미디어극장 아이공
일반 5,000원, 장애인/학생/단체(20인 이상) 3,000원
TEL. (02)337-2870, igong@igong.org
예매는 현장에서만 구매 가능
http://www.igong.org
WMM (Women Make Movies)

 

 

-

 

 

 

 

사랑의 동화 (A Tale of Love, 102min, 1995)


고향의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누드모델을 하는 베트남 이민자이자 프리랜서 작가인 주인공이 베트남 신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해석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기억, 꿈, 현실의 공간이 혼합되어 나타나는 아름다운 촬영기법으로 96년 선댄스 영화제 촬영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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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에서 아침을>, 닐 조단

 

오늘 몸이 어엄청 안좋은데

아무래도 최근에 무리한듯(무리할 수밖에 없지만,, 무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건...-_-)

어제도 미쳤다고 영화를 봐버렸다.

어뜨케, 이 순간 미치도록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할 수 있다는 걸 즐겨야지 모.

몸 한테는 좀 미안하지만!(좀 많이 미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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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에서 아침을 스틸 사진 어린 시절 총 싸움

 

플루토에서 아침을 스틸 사진 어린 시절

 

 

 

<플루토에서 아침을(Breakfast on Pluto)>, 닐 조단, 2005

킬리언 머피, 리암 닐슨

 

 

-심각하고 무거운 '척' 하는 것들은 주변에 널려있었지만

사실 그냥 친구에게 보낼 편지 봉투에 써넣을 주소 하나 찾는 게 필요했던,

자신을 자신으로 제대로 봐줄 관계가 필요했던.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을지라도, 어느덧 그 웃음들이 지금의 당신을 만들었겠지. 

고마워요.

 



 

http://cafe.naver.com/onpluto/ 에서 구해옴

 

일단 영화내 수록곡 리스트구요(그 엔딩크레딧 마지막쯤에 나오는...)

 

“Sugar Baby Love”—The Rubettes
“Ghost Riders in the Sky”—(instrm'l; production)
“Les Girls film score”—Cole Porter  
“The Quiet Man film score”—Victor Young
“You're Such a Good Looking Woman”—Joe Dolan
“Breakfast on Pluto”—Don Partridge
“Me & My Arrow”—Harry Nilsson
“You're Breaking My Heart”—Harry Nilsson
“Running Bear”—Gavin Friday (production)
“Wig Wam Bam”—Gavin Friday (production)
“Honey”—Bobby Goldsboro
“Sand”—Gavin Friday (production)
“Me & Mrs Jones”—Billy Paul
“Fuck the British Army”—Paddy's Irish Clan
“Everyday”—Slade
“The Moonbeam Song”—Harry Nilsson
“Chirpy Chirpy Cheep Cheep  Middle of the Road  
“The Wombling Song”—The Wombles
“Freelance Fiend”—Leafhound
“Tell Me What you Want”—Jimmy Ruffin
“Feelings”—Morris Albert
“Smoke Gets in Your Eyes”—Billy Livesey
“Windmills of your Mind”—Dusty Springfield
“Caravan”—Santo and Johnny
“Children of the Revolution”—T-Rex
“No More White Horses”—T2
“For The Good Times”—Kris Kristofferson
“Dream World”—Don Downing
“For What It's Worth”—Buffalo Springfield
“Love is a Many-Splendored Thing  Jerry Vale
“Suede Flares”—library music
“Makes You Blind”—The Glitter Band
“Rock Your Baby”—George McCrae
“In the Rain”—The Dramatics
“Madame George”—Van Morrison
“Cypress Avenue”—Van Morrison
“Various Cues”—Anna Jordan (production)
“Fly Robin Fly”—Silver Convention
“How Much is That Doggy”—Patti Page
“Handel's Zadok the Priest”—Huddersfield Choral Society  

 

 

 

 

정식 발매된 OST목록은 아래

 

 

 

  1.  Sugar Baby Love - The Rubettes
  2.  You're Breaking My Heart - Harry Nilsson
  3.  Breakfast On Pluto - Don Partridge
  4.  Me And My Arrow - Harry Nilsson
  5.  Honey - Bobby Goldsboro
  6.  Caravan - Santo & Johnny
  7.  Feelings - Morris Albert
  8.  The Windmills Of Your Mind - Dusty Springfield
  9.  Sand - Gavin Friday
  10.  Wig Wam Bam - Gavin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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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노체>, 구스 반 산트

 

말라노체

 

 

말라노체

 

 

 

 

말라노체, Bad Night, Mala Noche, 1985, 구스 반 산트

 

 

뺀질대는 월트, 철없는 죠니, 불쌍한 로베르토.

어쩜 좋아. 좋아, 이 사람들.

 

- 코코펀 이달의 운세에 충격받으며 종로를 걷던 4월 14일 저녁, 스폰지하우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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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아>, 이영란 모노드라마

 

 



 

 

*

모처럼 느껴보는 살아있는 숨소리, 꼬물거림, 가벼운 발걸음의 나들이로서 오늘의 날씨와 내 기분은 좋았다!

자궁이동설부터 시작해서, 파펜하임에 초점을 맞춰 기존 정신분석학의 남근중심적 관점 비꼬기,

거식증과 폭식증 이야기로 이어지는 히스테리의 개념 변천사는 꽤 무난해서 조금은 나른했지만

인어공주가 가랑이와 목소리 둘 다를 욕망하고 있다는 것, 거품으로 '사라진' 게 아니라,

어딘가에 살아있을 그 모습을 상상해보는 건 마음이 훈훈했다. 꺄하.

 

*

그렇지만, 생리나 월경이 여성성의 핵심인지에 대해서는..

여성성과 생리의 관계를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꼬리표 가득 물고 있는 의문들.

<우리> 여성들, 이란 말은 조심조심 또 조심..

 

*

엄마들의 철학, '내 몸은 내가 간수하자' 와 마녀인 엄마들.

난자채취와 어린시절 성추행의 경험.

몸 몸 몸 들의 이야기.

 

 

*

문득 인트로를 보다가 떠오른 시 하나.

 

최승자, <외롭지 않기 위하여>

 

외롭지 않기 위하여

밥을 많이 먹습니다

괴롭지 않기 위해서

술을 조금 마십니다

꿈꾸지 않기 위하여

수면제를 삼킵니다.

마지막으로 내 두뇌의

스위치를 끕니다

 

그러면 온밤내 시계 소리만이

빈 방을 걸어다니죠

그러나 잘 들어보세요

무심한 부재를 슬퍼하며

내 신발들이 쓰러져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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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여행1 _ 고정희 시인 생가

하노이님의 [더 먼저 더 오래] 에 관련된 글.

 

27-28일 여행의 루트를 대강 정리하자면,

 

27일>> 빠른 9시 10분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해남으로 출발 -> 오후 2시경 해남버스터미널 도착 -> 식사 -> 4시 반 고정희 시인 생가가 있는 송정리로 가는 버스를 탔다(1인 850원) -> 5시 좀 넘어서 생가 도착 !!!  -> 6시 45분쯤 해남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탔다 -> 저녁 7시 반 터미널에서  땅끝마을로 가는 버스를 탔다(1인 3700원) -> 땅끝마을까지는 한 시간 정도 소요 -> 저녁 -> 하얀거탑을 본 후 잠 속으로 

 

28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서 땅끝 전망대까지 걸어 올라감 -> 약 30분이 걸려 땅끝 전망대 도착, 일출 기다림 -> 구름에 가려 잘 안보이던 해가 7시가 좀 넘어서야 모습을 드러냄! -> 땅끝 모노레일카를 타고 땅끝슈퍼로 이동 -> 땅끝슈퍼에서 해남버스터미널로(한시간 정도 소요) -> 식사 -> 오전 11시 서울로 출발~ -> 4시 넘어서 서울 도착.

 

서울에서 해남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기도 하고, 28일날 오전에 서울로 출발해야 했기에,

해남에서 정말로 가보고 싶은 단 한 곳, 고정희 시인 생가만 꼭 가자고 정한 채로 무작정 내려갔다.

 

대둔산 대흥사나 윤선도와 관련한 곳도 가보고 싶었고 고천암 일몰도 보고 싶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알아볼 때 해남의 대중교통편이 그리 원활하지는 않다는 이야기와 어느 곳이건 시간을 길게 잡아야 한다는 말을 봤었고, 실제로 버스시간 간격이 참 넓었다. 땅끝마을의 경우엔 그나마 자주 있는 편이지만 버스터미널에서 땅끝마을까지 한시간 정도 걸린다는 거..

 

고정희 시인 생가를 다녀오자 벌써 해는 져서 어두웠고, 날이 생각보다 많이 추워서, 바로 땅끝마을로 가서 자고 일출을 보고 서울로 가기로 했다. 

 

 



해남터미널에서

 

 

터미널에 도착하고 나서, 생가에 가는 버스는 2시간 후에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해남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시골느낌이었다. 좋았다..흐흐) 어딘지 잘 알 수 없어서 무작정 택시를 타자니 어쩐지 겁나기도 했고, 밥 먹고 여기저기 둘러보면 되겠지 하는 느긋한 마음으로 버스 시간을 기다렸다. 인터넷에서는 해남 여행 루트에 시인 생가를 잘 찾아볼 수 없어서 사람들이 잘 모르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는데 버스 기사 아저씨들 중에서는 고정희 시인 생가 장소를 모르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다. 후훗. 물어보고 난 후에 2시간 있다가 버스 시간에 맞춰왔을 때도 아저씨들은 얼굴을 기억해 주시고 어떤 버스를 타면 된다, 어디에 내리면 된다, 등등 신경써주셨다. >_< 호홋.

 

 

 하늘이랑, 하늘과 산이 만나는 선이 참 예뻐서, 마구마구 찍은 사진들.

 

 

버스에서 내려준 곳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생가가 나온다. '사람 사는 곳' 같아 보였다.(이상한 표현이네..) 생가와 함께 있는 일반 가정집은 고정희 시인의 유족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집이다. 사람이 있나 확인하고, 생가를 보러 왔다는 걸 알렸고, 들어가서 보세요, 라는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가벼운 마음으로 생가에 들어갔다.

 

바로 옆에 늘 이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였는지, 생가 안 역시 누군가가 금방이라도 "여기는 내 방이오", 하고 들어올 것처럼 생기있어 보였다. 난방이 되지 않아 방 안 공기는 차고, 발은 무척 시렸지만, 곳곳에 서려 있는 어떤 기운들 덕분에 마냥 들떠버렸다. 고정희 시인 역시 동인이었던 '또하나의문화'의 여러 동인들이 이 곳을 참 아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여러 흔적들. 그 외에도 그녀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흔적들과, 그녀의 흔적이 섞이고 섞여, 쌓이고 쌓여서, 어쩜 그리 포근한지. 그대로 거기에 눌러 앉아 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꽤 많이 쌓여있는 방명록들을 넘겨보면서, 기분이 묘해졌다. 시인에게 쓰는, 자기 자신에게 쓰는, 혹은 정해두진 않았지만 이 곳을 찾을 어떤 누군가에게 쓰는, 그런 여러 글들... 나 역시 시인에게, 그리고 언젠가의 나 자신이 봤으면 하는 글을 써두었다. 꼭 다시 올 수 있도록 하는 마음을 다지기 위해서 "다음에 뵐게요."라는 말도 잊지 않고 써두었다는 거. 후훗.

 

+ 참, 고정희 시인이 고모할머니라며 이 곳에 살고 있다는, 11살, 3살짜리 자매인 두 아이. 말친구 해줘서 고마웠고, 은근히 부러웠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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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거리에 비친 영상, Project Ver.5 - 여성, 미래와 버추얼 이미지

 

여성사전시관 영상관에 달거리에 비친 영상, Project Ver.5 - 여성, 미래와 버추얼 이미지를 보러 다녀왔다.

 

*

<기획의도>

미래, 300년 후 '여성'이란 이미지는 어떻게 자리 잡고 있을까. 로봇, 신인류, 복제인간 그 속에서 존재하는 여성의 이미지는 오늘날의 여성 이미지와 별 다를 바 없다. 500년 전 여성의 이미지가 오늘날과 별 다를 바 없었던 것처럼... 여성은 특징 없는 한 인류로, 섹스토이의 형태로, 생명체가 아닌 물질 같은 존재감으로 그려지곤 한다. 미디어의 21세기는 그렇게 여성의 몸을 그려 넣는다. 감정과 감성이 없는 차가운 물질로 그려지는 여성의 몸은 로봇, 복제인간, 신인류의 또 다른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된다. 황우석 교수의 자각 없는 난자 살인, 신인류를 만들기 위해 DNA 변종에 쓰이는 여성의 DNA와 유전자, 인간의 몸을 뛰어넘을 거라는 로봇에 대한 환상. 미래는 유토피아의 경계에서 멀어진 단일화되고, 편파적인 거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여성의 몸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된 이번 상영회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여성의 새로운 아젠다인 ‘미래와 여성의 몸’에 대한 고민을 함께 풀어보고자 한다.

 

*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슈리칭 감독의  ,

 

SF '포르노그라피'를 자청하고 있는 영화라서 심란했다.

 

여전히도,

내가 의도하진 않았지만

 

여성의 몸을 보면 부끄럽고 남성의 몸을 보면 무섭다.

 

많이 완화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몸에 대한 이런 성별화된 느낌이 순간적으로 확 느껴져서, 어쩔 수가 없더라.

 

 

 



* I.K.U 관련 감상글 : 박재환 영화리뷰

 

발췌: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영화제는 어떤 면에서는 사회의 터부와 닫힌 성 의식과의 투쟁의 장이다. 믿거나 말거나 왕가위 감독의 <해피 투게더>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때만 해도 장국영, 양조위의 동성애 장면이 문제가 되어 영화관계자에게만 입장을 허용하는 코미디를 연출하기도 했었다. 그러던 부산영화제에서 '이른바' 무삭제판 <거짓말>이 상영되었고, 작년 처음 열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작품도 <로망스>라는 프랑스 여성감독의 작품이었다. 

지난 여름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된 < X등급영화로의 은밀한 여행>은 심야영화 최고의 인기작품이었다. 이번 전주영화제에서 최고의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는 작품도 개막작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아니라 바로 이 <아이 케이 유>라는 신형 SF이다. 

감독은 애시 당초 예술과 외설의 논쟁을 유발시키는 것 따위에는 관심이 없고, 아예 포르노그라피의 외피로 영화전체를 포장해버린다. 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자극적이며, 가장 뻔뻔스러운 포르노그라피가 있다면 바로 이 영화인 셈이다. 

영화제 프로그램 안내 책자에는 이 영화가 리들리 스콧 감독의 클래식 SF <블레이드 러너>를 교묘히 분해하고 섹스라는 코드로 단장해서 재조립한 영화라고 거창하게 설명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원전의 타이렐사는 게놈 주식회사로 바뀌었고, 레플리컨들의 추격전은 포르노제국의 건설을 위해 최고의 섹스 데이터를 수집하는 I.K.U 코더인 '레이코'를 구동시킨다는 형태로 변형된다. 

 

-

 

영화는 온갖 화려하고 자극적인 영상과 특수효과음으로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엄청난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몸에 장착시킨 레이코는 그들의 오퍼레이팅 시스템인 I.K.U 3.0을 구동하면서 새로운 오르가즘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 구체적인 매커니즘은 황당하게도 오른팔이 유니콘과 페니스의 형태로 디지털화하여 변형되고, 특수한 기법으로 상대의 오르가즘의 데이터를 디지털화시켜 자신의 하드드라이버에 저장시키는 것이다. 

물론, <데몰리션 맨>같은 미래세계를 다룬 SF를 보면, 인류의 섹스가 육체적 결합 관계를 떠나 머리에 무언가를 뒤집어 서고 뇌파체험만으로 엑스타시에 이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상상력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것인가를 보여주며, 또 한편으로는 얼마나 비인간적인 방식을 통해서라도 그러한 단계에 이르러하는 인간이 많은가를 '만화적' 상상력을 통해 여지없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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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영화에서 가장 쇼킹한, 그리고 가장 참신한 영상기법은 '다다미 쇼트' 이후 최고의 발견이랄 수 있는 '바기나 쇼트'일 것이다. 여성의 질내로 삽입된 페니스를 묘사하는 장면은 거의 감탄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애니메이션 CG로 묘사되는 이 장면은 아마 일생에 경험하게 될 최고의 충격화면의 하나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감독은 이 영화를 단순한 포르노로 만든 것이 아니라, 관객과의 일종의 게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보면 이따금 '모자이크' 처리된 화면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이것은 영화제 사무국이 아니라, 감독의 의도에 의해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다. 아마, 당신이 센스있는 영화팬이라면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의 은근한 상상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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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영화제> 파우스트, 얀 슈반크마이에르


 

 

 

파우스트, Faust, LEKCE FAUST

얀 슈반크마이에르 Jan Svankmajer 감독

 

출연: 피트르 세펙, 얀 클라우스, 블라디미르 쿠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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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2006 : 여인들(Talk to her)

 

*

 

직접 가서 본 적은 없지만 ,

전주국제영화제의 유명한 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의 2006년 작 중에서

에릭 쿠 감독의 <휴일 없는 삶>이 포함되어 있어서

이번 서울독립영화제의 에릭 쿠 특별전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각 단편의 제목 외에 통합 제목을 붙인 것은 2006년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여인들', Talk to her , 이 바로 그것.



*

 

첫 번째는

1998년 영화 '킬러'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카자흐스탄의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 작품인 <어바웃 러브(About Love)>.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물리학 교수인 카이랏이 길에서 우연히 만난 대학 동창 아스카의 집에 초대 받아 가서

아스카의 아내 토그잔을 사랑하게 된다. 카이랏의 생각에는 토그잔 역시 카이랏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두 사람 모두 그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표현하지 못한다.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실현되지 않은 감정들, 일어나지 않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일어나지 않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  

 

나는 토그잔 역시 카이랏의 나레이션처럼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꼈는지, 둘이 '함께'

사랑에 빠진 것인지, 사실 영화에서 보여준 토그잔의 모습만으로 확신할 수는 없었다.

평생을 물리학밖에 모르고 홀로 살아온 남편의 친구.

그에게 느낀 그의 감정이 동정이었는지, 동정이 사랑이 된 것인지. 자신이 care해야 할 또다른 가족 구성원으로 포함시켰던 것인지.

일관되게 카이랏의 관점으로만 구성되는 상황의 해석에 그다지 감정이입 시키지 못했던 나로서는 토그잔의 감정들은 깊게 느끼지 못했다.

 

내겐

그냥 그저 그런 느낌의 영화.

 

*

 

두 번째는

싱가포르의 에릭 쿠 감독 작품인 <휴일 없는 삶(No Day Off)>

 

감독은 "싱가폴에 온 가정부들의 자살이나 사고에 관한 뉴스를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말레이시아 술레웨시라는 시골의 여인 '시티(siti)'는 '가족들을 위한' 집과 땅을 살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싱가폴의 가정부 학원에 들어간다. 열 달 동안의 월급의 대부분은 학원비와 소개소의 소개비 등으로 떼이고 3년 여간, 천여일간 갖은 구박과 휴일 없는 노동을 견딘 뒤에 시티의 손에 남은 것은 미화로 약 600달러 정도의 초라한 집 한 채. 남편은 그 동안을 견디지 못하고 다른 여성과 집을 떠난 뒤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게 있어 에릭 쿠 감독 영화 이미지의 원형인-.- <내 곁에 있어줘>가 또다시 생각났다.

 

그냥,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내 곁에 있어줘>도, 이 영화도,

장면들이 사려깊다.

 

허무맹랑하게 당사자의 목소리를 흉내내려고 하는 우스꽝스러운 치기를 느끼거나

스크린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넘쳐흐르는 감정들 때문에 보기에 부담스럽거나

완전히 초월되어 있다고 느껴지는 어떤 달콤한 세계로 데려가거나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 영화들이랄까.

 

시티가 집을 떠나기 직전에 남편과 부둥켜 안고 우는 장면, 한 살 먹은 아들을 잡고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 장면, 아들의 사진을 바라보는 장면 등.

 

눈에서가 아니라 가슴에서 울컥 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그런 느낌.  

느낌이 좋다.

 

*

세 번째는

강혜정, 아사노 타다노부 주연의 <보이지 않는 물결>로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태국의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 작품인 <12시간 20분(Twelve twenty)>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이 원작이라고.

 

디지털 영화 같지 않은 몽롱한 색감이 마음에 들었지만

그냥, 세련됬구나(?)라는 느낌.

 

 

*

제작비의 문제에 있어서나 작업의 편리에 있어서 디지털이 좋다고 하는데.

난 잘 모르기도 하고,

그런데, 난 필름이 좋아 아직은.  

 

 

 

**덧

‘디지털 삼인삼색’은 2000년 전주국제영화제 시작과 함께 시작된 프로젝트로 영화제 상영과 국내외 배급을 목적으로 기획된 디지털 영화 제작 프로젝트이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선정한 세 명의 감독에게 전주국제영화제 프리미어 상영을 전제로 5천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하고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편집 장비를 이용해 각각 30분 분량의 디지털 영화를 제작하도록 하는 프로젝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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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감자모임> 하드캔디


 

하드 캔디 (Hard Candy, 2005)

감독: 데이빗 슬레이드

출연: 패트릭 윌슨, 엘렌 페이지, 산드라 오, 제니퍼 홈즈

 

 

 

*

 

이런 종류의

'복수극'은,

집에서 다운 받아 혼자 보는 것보다는

언니들이랑 같이 봐야 한다는 언니네의 의견에 공감.

 

얼마전 언니네 특집이었던 '치유'와 연결지어 생각해보면 더욱 생생.

 

 

 

 



블록버스터가 막대한 예산으로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하며 박스오피스를 점령할 때, 그 틈바구니에서 몇몇 독립영화들이 ‘영화는 거대 예산의 전유물’이 아님을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증명한다. 데이비드 슬레이드의 <하드 캔디>가 그 가운데 한편이다. 이 영화는 최소한의 배우와 공간을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한, 주목할 만한 스릴러다. 3주간의 인터넷 채팅을 통해 32살의 사진작가 제프(패트릭 윌슨)를 알게 된 14살 소녀 헤일리(엘렌 페이지). 결국 두 사람의 대화는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게 된다. 카페에서 능수능란한 화술로 헤일리를 사로잡는 제프. 헤일리는 자신을 성인처럼 대해주는 제프에게 끌리며 무모하게 그의 집까지 따라간다. 술을 마시며 사진도 찍고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면서 뜻밖의 일이 벌어진다. 제프는 어린 소녀들을 유혹해 관계를 가지는 변태성욕자였고, 헤일리는 일찌감치 그의 정체를 파악한 영악한 소녀다. 일반적으론 헤일리가 위기에 처하다가 가까스로 벗어나야 하지만, <하드 캔디>는 이를 완전히 거부한다. 철저하게 제프를 가지고 노는 헤일리의 활약에 집중한다. 헤일리가 만들어준 술을 먹은 제프가 정신을 잃고, 깨어났을 때부터 그의 인생 최악의 악몽이 시작된다. 집요하리만치 계속되는 헤일리의 고문. 고문방법도 독특하다. 이 영악한 소녀는 세치 혓바닥을 끊임없이 놀리는 고도의 심리전으로 제프의 눈물과 콧물, 처절할 정도의 비굴함까지 이끌어낸다.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압권은 다시는 아랫도리를 사용 못하게 한다는 거세 고문! 영화의 대부분은 제프와 헤일리의 대치 상황을 묘사한다. 혼자 사는 제프의 집에 다른 사람이 방문할 일도 없다. 단 한번 이웃집 여자(캐나다 출신의 한인 배우 샌드라 오)가 과자를 가져다준 것 외에는 철저하게 두명의 배우만이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간다. 공간 역시 헤일리의 집과 카페, 이동하는 차, 그리고 제프의 집이 전부다. 저예산 스릴러영화를 고급스럽게 포장하는 강력한 무기는 아이디어이며, 이를 더욱 가치있게 만드는 것은 정교한 심리전이다. 그리고 이를 소화할 배우의 좋은 연기가 필요하다. <하드 캔디>는 운이 좋게도 세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 하지만 뒤끝이 대단히 찝찝하고 불쾌하다. 죽어 마땅한 제프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헤일리의 행동과 그로 인한 통쾌한 쾌감이란 게 없다. 중반까지는 영악한 소녀 헤일리를 응원하다가 어느새 묶여 있는 제프에게로 마음이 움직인다. 분명 악당은 제프이지만, 영화가 끝나는 순간이 되면 헤일리에게 걷잡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이 어린 소녀는 최근 몇년간 나온 공포영화들의 살인마들보다 몇배는 더 무서운 존재다. 제목 ‘하드 캔디’는 어린 소녀를 일컫는 인터넷 속어다.

(글)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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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기사를 쓰신 분과는 좀 다르게,

이 영화의 끝이 '대단히 찝찝하고 불쾌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도의 한숨을 쉬면 쉬었지.

 

통쾌한 쾌감이 전혀 없다는 것도, 나는 찔린다.

쾌감을 느끼는 순간순간, 동시에 죄책감을 느끼는 자신을 황당하게 마주해야 하는

느낌을 글쓴이는 알까?

 

 

악당이라고 하는 게 제프에서 헤일리로 바톤 터치하는 것,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거세수술 배워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찝찝, 불쾌까진 아니어도

달콤씁쓰름한 느낌은 있었지.

 

어쨌거나, 저예산 독립영화에 너무너무너무나 큰 기대를 할 순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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