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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아>, 이영란 모노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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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느껴보는 살아있는 숨소리, 꼬물거림, 가벼운 발걸음의 나들이로서 오늘의 날씨와 내 기분은 좋았다!

자궁이동설부터 시작해서, 파펜하임에 초점을 맞춰 기존 정신분석학의 남근중심적 관점 비꼬기,

거식증과 폭식증 이야기로 이어지는 히스테리의 개념 변천사는 꽤 무난해서 조금은 나른했지만

인어공주가 가랑이와 목소리 둘 다를 욕망하고 있다는 것, 거품으로 '사라진' 게 아니라,

어딘가에 살아있을 그 모습을 상상해보는 건 마음이 훈훈했다. 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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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생리나 월경이 여성성의 핵심인지에 대해서는..

여성성과 생리의 관계를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꼬리표 가득 물고 있는 의문들.

<우리> 여성들, 이란 말은 조심조심 또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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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철학, '내 몸은 내가 간수하자' 와 마녀인 엄마들.

난자채취와 어린시절 성추행의 경험.

몸 몸 몸 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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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인트로를 보다가 떠오른 시 하나.

 

최승자, <외롭지 않기 위하여>

 

외롭지 않기 위하여

밥을 많이 먹습니다

괴롭지 않기 위해서

술을 조금 마십니다

꿈꾸지 않기 위하여

수면제를 삼킵니다.

마지막으로 내 두뇌의

스위치를 끕니다

 

그러면 온밤내 시계 소리만이

빈 방을 걸어다니죠

그러나 잘 들어보세요

무심한 부재를 슬퍼하며

내 신발들이 쓰러져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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