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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時

 

 

권력                             

옛날에는
호박꽃도 아름다운 꽃이라고
말했던 친구가
패랭이꽃이나 민들레꽃도
진짜 아름다운 꽃이라고
말했던 친구가
갑자기 장미나 백합을 들먹이며
나머지 꽃들은 뽑아
없애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워커와 방패에 기름을 먹이며
자신이 끌려갔던 닭장차와
오랫동안 증오했던
최루탄발사기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아 참 단맛이구나
아 참 꿀맛이구나
적어도 5년은 그렇게
입맛을 쩝쩝일 것이었습니다.

 

 

 

동 해                                


서태지에게

꿈을 위해선
사랑을 버려도 좋지

보리순 파랗게 돋은
갓 스무살

그냥 보고만 있어도
싱싱해지는 거친 파도들이지

반역을 위해선
이 세상 제일 치밀한 함정도
두려워하지 않지

그래
두려움은 세상의 끝이지
보이지 않는 안개의 속살보다는
보다 명징한 삶의 목소리를 원하지

꿈을 위해선
청춘을 불태워도 좋지

그래
꿈을 위해서
청춘을 불태웠던 시절이
우리에게 있었지

보리순 파랗게 돋은
갓 스무살

우리에겐 반역의 꿈이 있지
우리에겐 불타는 청춘의 칼날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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