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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7/15
    리더쉽에 관하여
    heesoo
  2. 2006/06/28
    뭘했니? 너는.
    heesoo
  3. 2006/06/28
    진정으로 인간적인
    heesoo
  4. 2006/06/12
    Melodies of life(Asalama alaiku)(6)
    heesoo
  5. 2006/03/03
    루이 아라공 - 죽음이 오는 데에는
    heesoo
  6. 2006/02/21
    프라하의 봄
    heesoo
  7. 2006/02/16
    나는 발코니에 앉아...
    heesoo
  8. 2006/01/26
    Gor'kii says
    heesoo
  9. 2005/11/28
    초겨울 낙엽(2)
    heesoo
  10. 2005/09/07
    중요치 않아(1)
    heesoo

리더쉽에 관하여

런던탑에 끌려간 스물한살 처녀,

25세에 즉위한

엘리자베스 1세의 리더쉽 다섯 덕목

 

1. 포기하지 말고, 절망하지 말고, 끝까지 생존하라

 

2. 과거에 매달리거나 복수에 목숨 걸지 말고 미래로 향하라

 

3. 자기만의 이미지 파워를 창출하라

 

4. 감수성과 강인함의 균형감각을 확보하라

 

5.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수록 일관된 원칙을 지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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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했니? 너는.

" ... 뭘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울고만 있는 너는.

 

말해봐, 뭘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네 젊음을 가지고 뭘 했니?"

 

- 베를렌느, 예지(Sag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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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인간적인

'당신은 인간적'이라는 말을 나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나 외에 무관심 한 듯 보이는 사람은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없다.  

 

사물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예민하지만 다정한 눈.

 

호기심은 너저분하고 천박한 참견이 아니라,

건강하고 영민한, 인간적인 삶의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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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odies of life(Asalama alaiku)

 
 

 

                          Alone for a while I've been searching through the dark,
                          For traces of the love you left inside my lonely heart,
                          To weave by picking up the pieces that remain, Melodies of life... 
                          love's lost refrain...

 

                          Our paths they did cross, though I cannot say just why. 
                          We met, we laughed, we held on fast, and then we said goodbye.
                          And who'll hear the echoes of stories never told 
                          Let them ring out loud till they unfold.

 

                          In my dearest memories,
                          I see you reaching out to me.
                          Though you're gone,
                          I still believe that you can call out my name...


                          A voice from the past, joining yours and mine.
                          Adding up the layers of harmony...

                          And so it goes, on and on...
                          Melodies of life, To the sky beyond the flying birds...
                          forever and beyond.


                          So far and away, see the birds as it flies by.
                          Gliding through the shadows of the clouds up in the sky.
                          I've laid my memories and dreams upon those wings.
                          Leave them now and see what tomorrow brings.

  

                          In your dearest memories...
                          do you remember loving me 
                          Was it fate that brought us close and now
                          leave me behind...

 

                          A voice from the past, joining yours and mine.
                          Adding up the layers of harmony...

                          And so it goes, on and on...
                          Melodies of life, To the sky beyond the flying birds...
                          forever and beyond

 

                          If I should leave this lonely world behind,
                          Your voice will still remember our melody.
                          Now I know we'll carry on.
                          Melodies of life, Come circle round and grow deep in our hearts...
                          as long as we remember...

여기를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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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아라공 - 죽음이 오는 데에는

죽음이 오는 데에는


루이 아라공
(Louis Aragon, 1897 - 1982)


죽음이 오는 데에는
거의 일순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마침 그때
알몸의 손이 와서
나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 손은 되돌려주었다
내 손이 잃었던 색깔을
내 손의 진짜 모습을
다가오는 매일 매달
광활한 여름의
인간들의 사건에로 업무에로

뭐가 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에
항상 몸을 떨고 있었던
나에게 나의 생활에
바람과 같은 커다란 목도리를 두르고
나를 가라앉히는 데는
두 개의 팔이면 족했던 것이다

그렇다 족했던 것이다
다만 하나의 몸짓만으로
잠결에 갑자기 나를 만지는

저 가벼운 동작만으로
내 어깨에 걸린 잠 속의 숨결이나
또는 한 방울의 이슬만으로

밤 속에서 하나의 이마가
내 가슴에 기대며
커다란 두 눈을 뜬다
그러면 이 우주 속의
모든 것이 나에게 보이기 시작한다
황금빛의 보리밭처럼

아름다운 정원의 풀 속에서
그러면 죽어 있는 것과 같았던
나의 마음은 숨을 되찾아
향긋한 향기가 감돈다
상쾌한 그림자 속에서

--------------------------

루이 아라공 그의 "미래의 노래" 첫번째 연은 이렇다.

인간만이 사랑을 가진 자이기에
자기가 품었던 꿈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자기가 불렀던 노래가 다른 사람의 입술로
자기가 걸었던 길이 다른 사람의 길로
자기의 사랑마저 다른 사람의 팔로 성취되고
자기가 뿌렸던 씨를 다른 사람들이
따게 하도록 사람들은 죽음까지도 불사한다
인간만이 내일을 위해 사는 것이다

이런 대책없는 낙관주의의 배경에는 엘자가 있다.

한 순간에 다가오는 죽음조차
그녀의 두 팔이 다가와
안아주기만 한다면 이겨낼 수 있는 ...

루이 아라공은 아내 엘자의 이름을 건 두 권의 시집을 냈다.
<엘자의 눈> <나에게는 엘자의 파리밖에 없다>

 

...어떤 인간은 둘이되 결코 둘이지 않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나도 인간임므로 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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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봄

프라하는 봄이었다

                                       - 정운영 중앙일보 논설위원 -

 국경을 넘어 밤새 달려온 기차가 프라하 중앙역에 이르렀다. 카프카의 게토, 스메타나의 조국 체크에 도착한 것이다. 미명의 적막에서 나를 깨운 것은 작가와 음악가가 아니라 예전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의 한 정치인과 한 경제학자에 대한 기억이었다. 그들을 불러낸 호출 부호는 단연 혁명이고, 그들 모두 혁명의 보헤미안이었다. 보헤미아는 기원전 이곳을 정복하고 다스린 민족으로 지금은 이 지역의 이름으로 남아 있다.

 프라하는 봄이었다. 1968년에는 ‘프라하의 봄’이 있었다. 서구에서 타오른 68혁명의 봉화는 부패한 자본주의 문명을 성토했고, 중국 대륙을 휩쓴 문화혁명은 주자(走資)로의 탈선을 고발했다. 그러나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경직된 소비에트 사회주의가 과녁이었다. 카프카의 복권으로 개시된 60년대 해빙기에 작가 밀란 쿤데라, 영화감독 밀로시 포르만 등 문화계 지식인이 저항의 불씨를 지폈다. 불길은 공산당에서도 올랐는데, 47세로 제1서기에 오른 알렉산데르 둡체크가 주역이었다. 그는 구체제를 개혁하고, 당과 사회의 민주화를 정력적으로 추진했다. 의회제도 확립, 정당 정치 부활, 법에 의한 재판, 사전 검열 폐지 등 그의 민주주의 상식 실험을 흔히 ‘인간의 얼굴을 가진 사회주의’라고 불렀다.

 문제는 ‘야수의 얼굴을 가진 사회주의’의 역공이었다. 이해 8월 소련 탱크를 앞세운 바르샤바 동맹군 50만명이 체코슬로바키아에 진주했다. 프라하의 성지 바츨라프-영어로는 윈체슬라스-광장은 점령군과 시위대의 격돌로 피를 뿌렸고, 외국군 장갑차와 대포가 공산당 중앙위원회 청사를 겨눈 가운데 둡체크를 비롯한 개혁 지도부는 모스크바로 압송된다. 뒤따른 고문․투옥․유배․숙청 등 ‘사회 정화’의 미친 바람 속에 프라하의 봄은 여지없이 뭉개졌다. 프랑스의 코스타-가브라스 감독은 당시의 고통과 좌절을 영화 ‘고백’으로 만들었는데 취조가-배후의 권력이-얼마나 간악하며 사람의 육체가 얼마나 나약한 것인지를 현실보다도 ‘리얼한’ 이브 몽탕의 연기로 모골이 송연하도록 그려냈다.

 이해 11월 소련은 소위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천명한다. 한 사회주의 국가의 행동으로 주변국 생존이 위험할 경우 이를 사회주의 진영 전체의 위협으로 간주해 주권을 제한할-무력으로 개입할-권리가 있다는 희한한 주장이다. 체코슬로바키아 사회주의를 ‘살해하고’ 급조한 명분이었다. 프라하 시위대의 구호대로 “레닌이 깨어나 브레즈네프가 미쳐버린” 것일까? 이듬해 공산당에서 제명된 둡체크는 잠시 터키 대사로 유배됐다가 슬로바키아 지방의 산림 감시원으로 목숨을 부지한다. 새 권부는 반혁명을 물리치고 ‘정상화’를 되찾았다면서, 봄을 빼앗은 대신 빵을 늘리는 ‘실질적 사회주의’ 건설을 약속했다.

 자유란 참 묘한 것이어서 한번 맛들이면 좀처럼 끊기 어렵다. 바츨라프 하벨을 위시한 민주화 인사들은 작품과 무대에서 줄곧 프라하의 봄을 풀무질했고, 스웨덴 한림원은 야로슬라프 사이페르트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줌으로써 잊혀진 봄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과 연대를 부추겼다. 나치의 학생 학살 50주년 기념일을 맞아 대학이 휴업과 시위를 결정한 89년 11월 체코슬로바키아 민중은 공산당 체제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에 극장들도 동조했는데 이것이 '벨벳 혁명'의 발단이었다. 혁명은 거리의 폭력이 아닌 극장의 우단 의자에서 시작된 것이다. 하벨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둡체크는 연방의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봄에서 벨벳으로! 20년 방랑 끝의 멋진 복수였다.

 프라하를 보려거든 동구의 물이 빠지기 전에 보라고 했다. 그러나 홈쇼핑 채널의 비만 치료제 선전에서 역전 광장의 섹스숍까지 도처에 서구의 물이 찰랑거렸다. 개나리와 진달래만 피라는 봄은 아니니까…. 체크의 젖줄 블타바-몰다우-강을 가로지르는 카를루프 모스트-찰스 브리지-는 정재와 미연의 10년 사랑이 이뤄지는 커피 광고의 배경이 된다. 둡체크의 공관은 지금 한국 대사의 관저로 쓰인다. 혹시 최고 권력자의 상징이나 흔적이 있더냐는 질문에 L대사는 “전혀 없어요. 검소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경제학자 얘기는 뒷날로 미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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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발코니에 앉아...

나는 발코니에 앉아...
Ich sitze auf einem Balkon...



나는 소피아의 어느 발코니에 앉아 아내를 기다린다, 맞은 편에는 어느 죽은 자의 이름을 딴 공장의 네온사인. 사회주의 혁명 조국은, 그는 그 이름으로 죽임을 당했으나, 그에게 그의 이름을 되돌려 주었다. 그 공장은 화력발전소, 그것이 도시를 덥힌다. 트라이쵸 코스토프의 경우와 관련해 문장들이 떠오른다. 나는 다른 경우들도 알고 있다, 이름들은 교체 가능하다. 사회주의 혁명 조국이 제 자식을 잡아먹는다. 민중은 나와 사회주의 혁명이 잠자길 원치 않았으므로, 그것이 자본주의와 음탕한 짓거릴 한 이후로, 그것은 까다로운 입맛을 갖게 되었다. “그 때 우리는 그래도 알고 있었지 / 저질에 대한 증오가 또한 / 얼굴을 일그러뜨리게 만들고 / 부당함에 대한 분노 또한 / 목이 쉬게 만든다”. 낡아 버린 브레히트의 비장하게 긴장된 시구는 오늘 날 얼마나 억지처럼 들리는가. 아침나절 억지로 태반을 삼킬 때 나무에 대한 대화가 끊긴다. 테러의 기능으로서의 변증법, 계모의 철신발을 신고 화산 위에서의 춤. 목소리는 울부짖음이 되어 버렸고 얼굴 표정은 알 수가 없다, 등등. 네 시간 전부터 기다렸던 아내에 대해선 떠오르는 문장이 하나도 없다. 나에겐 사랑을 위한 언어가 없다. 능욕 당한 자의 언어는 폭력, 마치 도둑질이 빈곤한 자의 언어이고 살인이 죽은 자의 언어이듯. 나는 식민화된 존재, 회백색 광대분장 아래 (내 피부는) 검게. 나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쓸 빚이 있다, 새해 안부편지를. 나는 그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두 결혼 사이에서, 어느 새해 아침, 베를린의 어느 발코니에서, 아버지가 자신의 희망이자 실망이었던 그 국가를 떠난 지 3, 4, 5년 간.
3년 동안 나는 새해편지 쓰기를 시작하고 그만두길 계속했다. 그리고 또 다시 그만두고 싶다, 내 목소리를 거두어들이고, 나의 맨 얼굴을 (닫혀진) 울타리 뒤로, 문학의 면갑 뒤로, 드라마의 기계 속으로 되가져 가고 싶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내가 어디로 갈 것인지, 내가 누구인지 난 알고 싶지 않다, 밖에서는 현실이 일어난다. 편지가 쓰여지든, 쓰여지지 않든, 그것은 읽혀지지 않을 것이다, 수취인은 주소불명으로 이사를 가 버렸다 : 죽음 속으로. 아내가 오더라도, 난 내가 아내를 기다렸노라 말하지 않을 것이다. “너는 가 버렸다 시계들이 / 내 심장을 친다 너는 / 언제 올 것인가”
다른 기다림의 시간을 기억하며, 베를린 소소폴 소피아에서, 다른 도시에서 내가 기다렸던 다른 여자들에 대한 생각, A에서 욕정으로 몸을 떨며, G에서는 자기연민에 울부짖으며 운율에 도달하지 못하는 너의 가슴. 드라마의 기계, 그것의 언어는 내게 가해졌던, 그리고 가해질, 그리고 내가 가할, 그리고 내게 속하지 않는 내 언어로 다시금 가할 수 있는 테러.
자기연민에 울부짖으며 “어제 / 난 나의 심장 너를 죽이기 / 시작했다 / 지금 난 / 너의 시체를 사랑한다 / 내가 죽으면 / 나의 먼지는 너를 향해 소리지르리”
(1977)

하이너 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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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kii says

"늘 일상적인, 일상적인 것 뿐이다! 인간들, 생각들, 사건들 모든 것이 일상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창조적인 삶을 촉구하는 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용기를 가르치며 영혼에 날개를 달아주는 강력한 말들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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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낙엽

토요일 아침, 과외를 마치고 나와 걷는 화랑대 길

 

 

낙엽이 깔린 길과 벤치를 따라 걷다보면 

 


하늘을 온통 나뭇잎으로 가리운 한적한 도로가 나오고

 


도착한 지하철 입구 계단에도 낙엽이 뒹굴뒹굴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기에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
 
노독/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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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치 않아

성공이냐 실패냐는 중요치 않아.

모험 자체가 우리에겐 즐거운 도전이야.

 

전철 안에서 무가지 신문을 펼치니 리니지 게임 광고가 경쾌하게 내뱉는 말.

가끔씩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도 용납이 되지않을까 제멋대로 결론내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을 띄우고 울산으로 공간이동을 해보니

빗줄기 한가운데 서서 열사의 영정을 들고 반투명 우비에 가려 눈물인지 비인지 고개숙인 비정규직 활동가들이 계속 뭔가를 쏟아낸다.

거기서 '모험'이고 '도전'은 귀가 삐죽한 여신의 주문일 뿐이고.

 

현실은 어떠냐면

어제 다녀온 분향소 없는 민주노총 사무실은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들의 숟가락 젓가락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한 구석에서는 이수호 위원장을 점잖게 밀어내고는 답답한 듯 눈을 가늘게 뜬 동지들이, 구사대와의 결투로 벌금 500만원와 폭력난동꾼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한 동지의 어이없는 웃음을 같이 나눈다. 울지 못하니 웃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 사람이 들여다보며 열사가 난 이런 시기에 점거농성이 왠말이냐고 타박하고 한 동지는 절절하게 설득한다.

열사가 이 장면을 보면 뭐라고 할까.

운동을 가로막는 것들, 투쟁을 잠재우는 것들. 부르조아나 노동관료들이나 이제는 돈 갖고 지랄이다.

 

나는 어제, 이른바 '열사국면'이 투쟁의 시기가 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게 분통해도 투쟁하는 이들의 의지박약이 문제가 아니라면 숨겨진 진실, 정당성을 조합원들의 기억 속에 남기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은가.

새롭고 결정적인 상황을 조성하는 것은 이제 한사람의 값진 희생만으로, 그 자체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지언정 대중의 혁명적 본능에 기대어 전부를 대체할 수 없음을 지난 최남선 동지의 분신에 이어 또 한번 절실히 느끼는 것이다.

패배의 책임은 노동자들에게 있지 않다. 무력함의 원인은 그들에게 있지 않다.

그렇게 끊임없이 설명해야 한다. 어느 쇠약한 혁명가가 강조했듯이.

 

전반적인 환멸이 극에 이르렀을 때

변함없이 굳건한 심장을 지니는 사람, 칼처럼 날카로운 의지를 갖는 사람만이 노동계급의 전사로 여겨질 수 있으며 혁명가로 불릴 수 있다.

 

성공이냐 실패냐는 중요치 않다.

현실에서는 모험도 없고, 도전도 없고 그것은 더더욱 즐겁지도 않다.

 

근데 울산은 비가 한없이 쏟아진다는데, 여기는 땅이 너무 말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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