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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백수에게

  • 등록일
    2006/07/02 11:09
  • 수정일
    2006/07/02 11:09
엠파스 블로그에 올렸던 것을 하나씩 옮깁니다.


출처: ⓒ김형태 www.thegim.com
 
[펌]녹차님의 블로그인에서 수동 클립해왔습니다.
퍼고 또 퍼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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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봉13호 2004-02-25 19:22:56, hit : 20, vote : 0

황 신혜 밴드의 리더인 김형태란 인간이 있지요. 나름대로 전방위 이종예술가를 자처하며 이리저리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데, 이 사람의 홈피가 상당히 독특합니다. 거기에 카운셀링 코너가 있는데, 거기 올라온 질문과 김형태가 쓴 답변 중에 재미있는게 있어 퍼올려 봅니다. 

20대의 백수에게... 김형태씨의 홈페이지 - 카운셀링의 187번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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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Re: 김형태님께 카운셀링 의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입춘이 지났건만 아직도 키보드를 치고 있는 제 손꾸락은 차갑기만 합니다.
김형태님께서는 몸건강하시겠지요.

다름이 아니오라 요즘 사회적 이슈인 '이태백' 의 일원인 본인의 넋두리를 들어주십사, 더불어 형태님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 이렇게 얼어붙은 손꾸락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저는 지방대 디자인학과 졸업예정이고 다른 이태백 일원들과 마찬가지로 여러군데 이력서를 넣고 있는 와중입니다. 연락오는 곳은 별로 없고 무언가 불안하면서도 편안한(?) 생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곳저곳 이력서를 넣고 있지만 솔직히 제가 무엇을 하고픈지 알수가 없습니다. 원래의 전공인 제품디자인을 하고 싶다가도 디스플레이를 하고 싶기도 하고 영화공부를 하고 싶기도 합니다. 제품디자인을 하자 라고 하면 평생 영화공부는 커녕 영화찍는 것도 구경하지 못할 듯하고 영화공부를 하자고 하면 학교다닐때 했던 과제들의 즐거움이 떠오릅니다. 일단은 먹고 살아야하니 직장을 다녀야 할듯해서 계속 이력서는 넣고 있지만 만약 회사에 다닌다면 영화공부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완전히 영화에 미쳤다든가 비범하다든가 하는 인간극장에 나올법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회사에 다니면서 다른 것을 병행하기란 힘이 들 것 같습니다.

아 정말 모르겠습니다. 올해 후반에 있을 영화교육기관(?) 시험을 보고싶은데 모르겠습니다. 그때까지 매달려야할까 아니면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히 해야할까. 그렇다고 영화라는 것이 내 평생 직업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일까. 힘들고 배고픈 그 직업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나. 또한 4년동안 했던 디자인은. 대체.

기대를 걸고 있는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부모님께서는 당연히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놔두시겠지만 그래도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호강을 시켜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마는 그 '안정된'직장생활의 끝에는 나의 꿈이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백수가 되어 이것저것 가릴때는 아니지만 신중하고 싶습니다. 섣불리 조금 앞만 바라보고 결정했다가는 나중에 후회 할 일들이 이만저만이 아닐것 같습니다.
사 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하기를 일단은 취직을 하고 회사에 다니면서 영어공부를 하고, 영화쪽이나 디자인 쪽으로 유학을 가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but 회사를 몇년 다니면 유학을 갈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영화교육기관에는 들어갈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부메랑처럼 또 따라옵니다.

횡설수설 앞뒤 안맞는 소릴 해댔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것이 행복한 고민일까요. 어쩌면 진짜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하는 소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많이 사신 형태님께서는 지금 제가 어떤 선택을 해야 형태님의 나이가 되어서는 그때 나 정말 잘했어 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앗 이것은 자기소개서 끝에 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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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당신은, 요즘 20대 청년실업자의 전형입니다.
20대가 왜 그렇게 취직하기가 어려운 줄 아십니까?
사람들은 불경기라서 그렇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20대들이 정확히 하고 싶은 일이 없고, 확실하게 할 줄 아는 것이 없고,
겁은 많아서 실패는 무진장 두려워 하고, 무엇이든 보상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으면 절대 시작도 하지 않으며
눈은 높아서 자기가 하는 일도, 주변의 현실들도 모두 못마땅하고, 시시껄렁하고,
옛날 사람들처럼 고생고생하면서 자수성가하는 것은 할 자신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고,
어떡하면 편하고 안정된 직장을 얻어 돈을 벌수 있을까만 궁리합니다.
20대가 그런 식이니까 사회가 무기력해지고 경제가 침체되어 불경기가 오는 것이죠.

그럼 세상은 어떤지 이야기 해드리죠.
취 업문이 좁다고들 난리지만, 사실 모든 회사에서는 새로운 인재가 없어서 난리입니다. 세상은 자꾸 변해가고 경제구조도 바뀌어가니까 새로운 젊은 인재들이 회사에 들어와서 젊은 피를 수혈해줘야 하는데 이력서를 디미는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개성도 없고 창의력도 없고 일에 대한 열정도 없이 그저 돈만 바라보고 온 사람들입니다. 회사입장에서 볼 때 그런 사람들은 조금만 더 나은 봉급을 주는 직장이 나타나면 미련없이 회사를 그만둘 사람들로 보이고, 또 그들이 기대하는 젊은 혈기와 창의력도 없이 누구나 학원 좀 다니면 딸 수 있는 뻔한 자격증만 잔뜩 가지고 오죠.
그래서 요즘 회사들은 신입사원 최우선 기준이 '충성도'랍니다. 이말인즉슨, 너희는 그냥 시키는 일이나 로보트처럼 한다면 일자릴 주겠다.는 뜻이죠. 개성과 창의력은 포기하고 잡부나 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지금 20대들은 자신들이 신세대이고 새로운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믿겠지만, 사실, 회사나 산업현장에서 당장 필요한 능력은 그런 겉멋이나 추상적인 감각이 아닙니다. 그리고 직장은 돈을 벌자고 다니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당신처럼 하고싶은 일은 따로 있으면서 단지 돈만 바라보고 원하지도 않는 직장에 입사원서를 내는 것을 회사중역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500명 1000명이 와도 뽑을 사람이 없는 것이죠. 이를테면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있는 사람과 결혼을 하겠습니까? 그런 사람은 세상 어디에서도 원하지 않습니다.
20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는, 바로, 특별히 할줄 아는 일도,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어른들은 그 사실을 면접때 눈빛만 봐도 다 알아봅니다.

그리고, 나약한 의지박약에 굴리는 잔대가리가 문제입니다.
당 신이 쓴 글을 보십시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데, 저걸 하면 배고플 거 같고, 이걸하면 잘 된다는 보장은 없고 돈도 벌고싶으니 취직도 하고싶은데 직장은 재미없을 것 같고.... 그 와중에 대학원엘 갈까 유학을 갈까... 편안한 학생신분만 연장하려고 하고, 대체 뭘 하고싶다는 것입니까.
당신의 진로문제를 짧게 정리해보면, '하고싶은 건 많지만 고생해가면서 까지 꼭 해야할 건 아니고, 그냥 먹고살게 안정된 직장에 들어가면 좋겠는데 그게 쉽지도 않거니와 또 시시할 거 같아요' 입니다.
그런 사람을 받아주는 회사는 세상에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만든 영화가 감동스러울 수 없고, 그런 사람이 기획한 디자인이 아름다울 리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20대들이 그렇게 많은 자격증과 명문대 졸업장과 수백장의 입사원서를 들고 뛰어 다녀도 취직이 안되는 이유이고, 나라의 심장부가 그 모양이니 이 나라의 경제가 침체되고, 장기 불황이 시작되는 이유인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당신들은 잘못된 교육탓으로 돌립니다. 물론 맞는 이야기입니다. 동정표 한장!
하 지만, 교육이 엉망이었던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도 당신들의 부모나 선배들은 더 발전적인 삶을 살았다는 것을 보고 배워야합니다. 훨씬 열악한 환경 안에서 훨씬 일찍 철이 들고, 나라를 발전 시켰으며 그 와중에 나름대로의 문화생활도 영위했습니다. 남탓, 시대탓, 환경 탓하는 것만큼 구제불능의 바보는 없습니다.
참고로, 아시아 모든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청소년의 어른에 대한 공경심 조사에서 꼴찌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어른을, 선배를, 과거를 존경하지 않는 젊은이는 원대한 꿈을 가질 수 없습니다.
꿈과 희망이란, "나도 저 누군가처럼 될테다." 하는 동경에서 시작되는 것이거든요.
당신들의 큰 바위 얼굴은 누구입니까? 그런 게 있습니까? 오직, 자기자신과 돈에 대한 동경만 있지않은가요?

섣불리 결정했다가 나중에 후회할까 두렵다고요?
왜 해보지도 않은 일을 후회할 걱정부터 합니까? 보지도 않은 영화를 재미없을까봐 포기하고,
가보지도 않은 여행지에 볼 게 없을까봐 안 가기로 하고, 저 요리가 맛이 없을까봐 안 먹고... 사는 건 대체 뭘까요?
당신이 어떤 인간인지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정말 영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얼마나 잘 만들 수 있는지, 디자인은 또 얼마나 훌륭하게 할 지,
회사를 다니면 얼마나 뛰어난 업무능력이 발휘될 지, 당신이 어떻게 해보지도 않고 침대위에서 그 짧은 인생경험으로 알 수 있겠습니까.
양다리에 삼발이에 문어발로 온갖 일에 맘을 다 걸쳐놓고 실제로 하는 일은, 해본 일은 하나도 없으니 불안할 수 밖에요.
'하고싶은 일이 많다는 행복한 고민'이요? 웃기는 자위입니다.
'내가 뭘 할줄 알고 뭘 하면 행복해 하는 인간인지 이 나이 먹도록 하나도 모르겠어요.'로 들리는 헛똑똑이의 넋두리로밖에 안들립니다.

좀더 신랄하게 당신의 심리를 파헤쳐보자면,
영화를 하고 싶다는 것은 현실도피성 희망입니다. 솔직히 디자인도 최고로 잘할 자신이 없는것이죠.
자신의 전공쪽으로도 별로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까,
'사실 나는 디자인보다 영화에 관심이 훨씬 많다. 그래서 늦게라도 영화공부를 다시 한다.' 라는 상황에 대한 알리바이를 미리 준비해두려는 것이죠.
취직이 계속 안되는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입사원서 던지다가 어디 좋은데 운 좋게 취직되면, 당신은 이러겠죠.
"먹고 살아야하고, 부모님께도 효도하려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디자인과 영화를 포기했어." 그냥 나약한 생활인일 뿐인데 어느새 순교자로 승화되는거죠.
그 좋은 머리를 그런 자기합리화에 쓰기에 바쁘니 뭘 하나 똑부러지게 실천하겠습니까.

내 말이, 억울합니까?
그럼 실천해 보십시오.
우 선, 근무조건이 좀 열악한 직장을 선택해서 취직을 하세요. 그럼 금방 취직됩니다. 봉급도 좀 만족스럽지 못하겠지만, 자기 한입 먹고 살만큼은 줄 겁니다. 그리고 20년 계획으로 영화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세요. 용돈을 쪼개서 모으고 모아서 캠코더를 사고... 컴퓨터를 사서 편집장비를 마련하고 (왠만한 PC로 다 가능합니다) 책을 사서 읽고, 주말에 영화 관련 포럼에 찾아 다니고, 틈틈히 시나리오를 쓰고, 휴가때는 비디오 영화를 만들어 보고, 이 모든 것은 직장 다니면서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20년 계획으로 꾸준히 하면, 습작이 꽤 될거고, 시나리오도 몇편 나올 겁니다. 디자인 공부한 건 영화에 고스란히 활용될 거니까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요, 그렇게 해서 40대가 되면, 당신은 어느새 다니던 직장에서 직위도 올라가있어서 월급도 꽤 되고 어느새 안정된 직장이 되어있으며, 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기에 경쟁자가 없으리 만큼 탄탄한 준비를 가진 40대 신예 영화감독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그럼 바로 성공이냐? 아니죠. 입봉하고 나서 한 10년 현장에서 시행착오도 겪고, 기대도 받았다가 실패도 했다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진정한 실력을 쌓습니다. 앗 어느새 50대가 되었네요. 여러분들은 이정도되면 인생 쫑났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나 나이먹고 알고보면, 세상은 어른들의 세계입니다. 그렇게 30년 줄기차게 정진해서 60가까이에 걸작을 하나 남길 수 있다면, 당신은 최고로 멋진 인생을 산 것입니다. 인생은 결과보다 과정에 더 많은 가치가 있으며, 결과까지도 좋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는 것이거든요. '인생은 60부터' 란 말에는 삶의 커다란 진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 말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후줄근한 직장에 다니면서 20~30년이나 투자할 만큼 영화를 그 정도로 갈구한 것도 아니거든요.
이 글을 읽는 동안에도, 저렇게 할 수 없는 피치못할 적당한 구실을 찾느라 머리를 쓸 뿐이죠.
벌써 몇가지 변명을 만들어 냈을지도 모르죠.

결국 자기 인생에 변명을 만드느라 젊은 날을 허비하고 있다면 참 암울할 뿐입니다.

당신들, 정말, 왜들, 그렇게도, 경험으로 진리를 찾기를 두려워한답니까?

* 한 개인의 카운셀링에 대해 어느새 '당신들'이라는 복수형이 되고, 이렇게 정성들여 장황하게 답변을 올린 것은, 정말이지, 청년실업의 주인공들인 20대들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인 까닭입니다.

김형태 드림 http://theg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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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觀鷄者 | 2004-02-26 13:28 | 블로그인에서 | 관련글(42) | 덧글(60)
 
Commented by 쏘마 at 2004-02-26 19:53 x
대학원을 나왔네..유학을 하네..하면서 잘난척 하는 백수들이 딱봐야 할 글이로군요.
시원합니다.
맞습니다..요즘 20대들 기성세대 비판할줄은 알지
그들의 노력성과 지금까지 이뤄놓은것들에 대해 고마워 할줄 모릅니다.
자기네들의 게으름을 귀차니즘이란 말로 좋게 포장이나 할줄 알지
뭐 하나 이뤄놓지도 않았으면서 입만살아 말빨하난 끝내줍니다.
이러네 저러네 잘난척들 하지만 솔직히 꼴볼견이었습니다.
그렇게 잘났으면 왜 놀고 있답니까..지 밥값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들..
 
Commented by DEMONBANE at 2004-02-26 22:23
정 말 가슴에 와닿는 글이군요..저도 지금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만, 제 밑으로 사람을 안뽑는 이유가 윗 글과 똑같은 이유때문이라지요.-_-; 기껏 설계기술 가르쳐주고, 툴 사용법 가르쳐줘서 겨우 쓸만하게 만들어놨다 싶으면, 돈 더주는 회사로 슥 옮겨가버리고, 인수인계도 제대로 안해놓고 가버리는 '애'들이 한둘이 아니니, 어떤 누가 뽑겠습니까...다들 경력자를 뽑으려고 하지..그런고로 참으로 느끼는 바가 많은 글입니다.
(.....저도 20대....중반이지만 이바닥에서는 이거저거 많이 해먹은 놈인데, 동갑내기들이 학교에서 삽질하는거 보면 참으로 가관이더군요...(참고로 전 대학졸업하고, 병특하고 있습니다.설계와 워킹디자인을 하고 있지요.)
 
Commented by 바보냐 at 2004-02-27 11:58 x
배신한건 회사가 먼저라는걸 모르는 사람이군...
평생직장 없어진지 오래된거 모르는 사람이군..
회사에서 개취급하니까 아무대나 안가는 걸 모르는 사람이군..
요즘에 믿을 만한 회사가 있더냐?
백수만 탓할 일이 아니다..
상호작용이다..
다만 회사가 먼저 시작한 걸 잊지 않았음 좋겠다..
 
Commented by 서늘 at 2004-02-27 12:49 x
사람을 개취급하는 회사라면, '사람을 개취급하는 사람'들이 거기 모여있는겁니다.
 
Commented by Defiler at 2004-02-27 13:06
안녕하세요. 오랜 눈팅끝의 첫 답글입니다 =.=
몇몇 부분은 동의하겠지만, 또 다른 부분에선 동의하기 힘든...역시나 세대차라는 걸까요.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고민, 또한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장에 대한 고민 자체에 대한 저평가는 ㅤㅇㅗㄼ지 못하다 생각됩니다. 문제는, 고민에 지나치게 열중하는 나머지 정작 실제 자신의 능력을 닦는 데에는 소홀해져 버리는 것이겠지요.
 
Commented by Ruka at 2004-02-27 13:53 x
... 부러운거 아십니까? 20대잖습니까! 뭐든 해도 좋다구요. 넘어져도, 상처입어도 일어설 수 있는 20대 아닙니까! 저는 올해로 국산나이로 30이 되었습니다. 부러운거 아십니까? 제 20대때 이런 이야기를 누군가 해줬다면... 현재 게임회사에 취직해서 가장 후회하는 것은 '좀더 일찍 들어올 것을'입니다. 뭐든 해보고 아니겠다 싶으면 도망가세요. 뭐 어떻습니까. 20대인데. 시간 많습니다. 대신.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1%라도 가까우면 됩니다. 1%가 10%가 되고 40%가 되고... 어느덧 100%에 도달 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메탈리카가 그랬다는 군요. 괜히 삽질하지말고 회사다니면서 음악해라. 가끔가다 그중에서 성공하기도 한다. 네, 열정이 있다면 그럴 수 있죠. 뮤지션이 되지 않아도 음악 애호가로는 남지 않습니까? 그정도도 해낼 열정도 없이 '막연히 하고싶다'라는 건 하고싶지 않다와 동격입니다. 20대 분들! 죽도록 부럽습니다. 달리십쇼!!
 
Commented by 아무대나들어가봐라 at 2004-02-27 13:09 x
요즘 그저 그런데 아무데나 들어가봐라..월급 안나온다..못버티고 나오지.ㅋㅋ
 
Commented by JOSH at 2004-02-27 16:36
원래 성질이 못되어 그런지 속만 뒤틀리는 글이었습니다.

고용하는 측은 고용하는 측의 의견이 있는거고
고용되는 측은 고용되는대로의 의견이 있는건데
현재 젊은 세대는 전 세대인 착취당하는 노동자의
제2세대로 과감히 '싫음 말고' 라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싫음 말고'는 자본 측의 전유물이 아니라는거죠)
뭐 자본측에서는 '그럼 굶어봐라' 라고 하겠지요.

어떻게든 고용시켜 나라 돌아가게 하고 싶으면,
어떻게든 애 낳고 살 맛나는 나라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으면,
그만큼 분배가 되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누가 아쉬운건지...
세상살기는 참 서럽습니다.
 
Commented by 글쎄요... at 2004-02-27 17:28 x
저 분이 말씀하신것처럼 후즐근하며 월급도 조금받는 곳에 다니고 있습니다. 직장다니면서 저렇게 자신만의 꿈에 투자할만큼의 시간과 돈이 말처럼 쉽게 나질 않는구요...회사는 맨날 밤늦게(보통10시~11시, 좀바쁘면 2~3시) 끝나 주말에도 출근해...돈은 정말 간신히 살수 있을정도...저 황신혜밴드의 저분도 좋은 의도로 얘기하신거겠지만...저것또한 환상일뿐이네요...저렇게만이라도 할수 있다면 행복하겠네요...
 
Commented by jen at 2004-02-27 23:43 x
이 런글이 많은 사람들을 공감시킬 만큼 세상이 어지러워졌나 봅니다. 이런건 기본인데. 저는 사람을 구하는 입장으로 인터뷰를 합니다. 리셉셔니스트를 구하고 있죠. 단순 반복의 일이고 박봉이어서 저희 회사에 오래 있길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잘해야 2년. 미국에서 회사를 하고 사람을 뽑아서 그런지 하나같이 학교를 다니며 아니면 휴학을 하고 일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옵니다. 모두 무언가가 되고 싶은 꿈을 버리지 않고 일주일에 40시간 밤과 주말에 15시간씩 학교를 다닙니다.
저는 이제 30대 초반이고 제 20대초를 돌아보면 왜 난 시간을 어떻게 보내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했을까 안타깝습니다. 어렵고 힘든 결정할때마다 위의 말과 한번사는것 제대로 살아보자라는 신념만 있으면 어떤일이든 잘 풀리지 않은까 생각합니다.  
나그네 굉장히 많이 도는군요. 마음에 드나요?

이 글을 보고 '욱'하고 열받은 나그네로선.....

20대의 근성만 욕하고 있는 저자에게....

- 직접 취직을 해보려고 이력서 쓰고 돌아는 다녀 봤나?

- 황신혜 밴드라면 '인디'밴드이고 따라서 '오직 음악' 이외에는 다른 것에 관심 없었을 녀석이

- 분개해야 합니다.
04|02|28 17:49:02
녹차 아- 오해가 잇는듯 하내요. 김태형씨는 지금 나이가 30대 후반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음악하기전엔 이것저것 여러가지로 했다는걸로 알고있습니다.

뭐 사람들의 생각이 다 같을순 없겠지요.
04|02|29 09:48:07
Commented by 우유차 at 2004-02-29 16:22 x
직장생활을 하는 입장에서는 '어리버리우유부단 그리고는 남에게 결정권을 미루는' 질문자를 후려치고 싶군요.
저 역시 모질지 못한 성격 때문에 뭐를 해야 할지 모르고 한참 헤매고 있습니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헤매는 것 보다는 그 사이에 뭐든 하는게 시간을 쌓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선택권은, 자신이 하는 것이련만 '제가 이렇구 저러니까 조언, 아니 결정을 내려주세요' 라고 말하는 사람에겐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riam at 2004-03-02 11:18 x
동 감과 제자신의 나태함에 일침을 가하는것을 넘어 솔직히 속이 뒤틀린인간이라 그런지 화가나네여...나도 이태백이지만,,동감가는부분이 많지만...정말 요즘 취업전선에 뛰어들어보고 저런글을 올려주시는건지,남의일에 쉽게말로만 그럴싸하게 일침놓는게 얼마나쉬우면서 듣는사람으론 화딱지나는일이라느걸 아시는건지...티비에서 20대전부가 놀고있다하니 매스컴의 광신자라도 된듯 20대고학력일부의 일을 전체로 착각하는 것 같다는...이보쇼..중소기업? 웃기지마쇼..고학력 운운하지않으며 생산직도 마다않는 건실한 젊은이들도 많다는걸 잊지마쇼.
Commented by 씁쓸... at 2004-03-04 03:05 x
당신들, 정말, 왜들, 그렇게도, 경험으로 진리를 찾기를 두려워한답니까? ->이말..여직껏 깨닷지못한것을일깨워주는군요...
몰해야할지 어떻게해야할지 정말답답하고 두렵습니다...
이글보면서 저자신을 다시돌아보게됐습니다...
한심하군요........
 
Commented by 들냥냥맨 at 2004-03-07 23:35 x
근데여~ 다 맞는 말 같은데요...한가지 질문이 있어요..
참나! 근무 조건이 열악한 개인 사업체도 요즘 보니까 1명내지
2명 뽑던데 오는 사람은무려30~40명 되더 군요..
도데체!! 열악한 회사가 이시대에 몇이나 되는 지 궁금 합니다.
그리고 그 열악한 회사마져 떨어진 사람은 정말 답변자 님 이 말한 정말로 인생 낙오자 이군요., 평생 알바나 해야 하고 말이죠!
또 한마디더! 세상엔 열악한 회사에서 차차 배워 가면서 답변자님 말씀대로 하려는 착한 백수 들이 더 많습니다.
근데 그 열확한 회사라도 안되니 문제 아니냐구 묻고 싶습니다.
이것도 변명인가요? 그열악한 회사 마져 떨어진 자들은 그럼 이제어떻게 해야하져?
 
Commented by 이동민 at 2004-05-21 23:29 x
이태백문제는 국민, 기업, 국가적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개개인의 자각을 호소하는 글이기는 틀림없지만 그 원인이 모두 개인에게 있지는 않으니 말이죠.
 
 
아.....
218.145.226.171
 정말... 머리가 쾅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전 요새 직원을 뽑고 있는 입장인데.. jobkorea에 올려놓으면 원서 참 많이 들어옵니다. 다 보기가 힘들 정도로.. 그런데 그중에 보면 참 어이없는 지원서도 많이 보게 됩니다.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 홈페이지라도 한번 들어와봤을까.. 그냥 달랑 학원공통폼에 자기 이력이랑 프로젝트 설명만 채워놓고 어떤경우에는 지원하는 회사도 틀려서 제출하고.. 어떻게 해서 면접을 하게 됐을때.. 제일 황당한건 개발자로써 자신의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솔직히'라는 접두어를 빌어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대답을 들을때입니다. 물론 개발자의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알지만 자신의 직업에 희망과 열정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을 뽑는다는건 굉장히 망설여지는 일일겁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왜 면접을 보면서 채용을 망설여졌는지 그 이유가 정리되는것 같습니다. 없는 말주변에 지껄여 봤습니다. 새창이 뜬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을 글이네요..
강/추/
2004-02-26 21:53:40.0
 
 기성세대 반성
211.199.195.164
 뭐 위에 분의 애기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짜장면 배달을 하는 번개 아저씨 있지요.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마지못해 돈벌 목적으로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 기선 세대들이 먼저 반성을 해야 합니다.
요 즘 의사들 또 파업을 하더군요. 이유인즉은 사보험을 인정하라나 뭐라나. 의약 분업 어쩌고 저쩌고 한것이 언제인데, 우리 부모들과 우리들은 아이들을 의사나 판사 이런 "사"자나 "님"자 들어가는 사람을 만들기위해서 무지하게 노력을 하였습니다.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요. 공돌이는 천시하는 관계로 이공계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으며, 또한 생산보다도 어떻게 서비스업에만 젊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이 나라의 장래가 캄캄합니다.
우리는 지금 부모들에게 효도하도 자식들에게는 버림 받는 일세대가 될것 같더군요. 정말이지 앞으로 젊은 사람들의 정신이 제대로 좀 박혀있음 좋겠습니다. 몸팔아서 돈벌어서 개같이 쓰는 세대가 아닌 "개 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4-02-26 22:54:12.0
 
 ㄱㄱㅑ하하
211.193.194.3
 멋지시구리~~ >.<)=b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최근엔 현실에 안주하려는 생각으로 가득찬 내머릿속의 똥을 한번에 퍼가는구만...
2004-02-27 09:28:03.0
 
 꼬마삼촌
210.100.171.194
 이태백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글임에는 분명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글인것 같습니다.
그가 제시하는 실천론은 눈 낮춰서 취직한 후 자신이 하고 싶은일을 시간내서 하라는 것입니다.
6시 땡~하면 퇴근해서 직장과 관련없는 공부하러 다니고, 주말이면 영화포럼 찾아다니고... 그렇게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데... 회사일은 잘 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직업에 희망과 열정을 가지지 못한 직장인이 되라는 것처럼 들리는군요.

몇일 전 다음에서 읽은 기사가 하나 떠오르네요..
코미디하우스라는 프로그램에서 1분 논평에 관련된...
"
... 흔히 TV 뉴스 프로그램에서 논평을 한다는 자들을 보면, 첨예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 극히 두루뭉술하고 모호한, 그야말로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늘어 놓다가 주워 담지도 못한 채 끝마치기 일쑤다. 1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헛소리만 늘어놓다가 '컷트' 당하고 마는 김현철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은 엄숙한 논평위원들에 대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꼭지 역시 주안점은 심각함과 가벼움의 조화에 놓여 있다....
"
.
.

저는 가수 김수희씨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김수희씨는 자신을 프로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프로이기 때문에 돈을 받고 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돈때문에 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고급스런 공연장에서든... 3류 나이트클럽에서든...
돈을 많이 받든.. 적게 받든.. 자신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순간 만큼은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자신이 프로이기 때문이랍니다...
저는 현실의 불만들이 생겨날때.. 가끔 김수희씨의 말이 생각나곤 합니다.
2004-02-27 09:38:49.0
 
 자바이야기
211.222.77.49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대게 개미가 옳고 좋다고 하죠. 뭐 부인할 생각은 없지만, 다 그런건 아니죠. 시대도 변해서 평생직장이란 말도 없어졌죠. 그것도 한 원인이라고 생각되네요.
정말로 자신이 원하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야겠죠. 적성 검사를 해본다든가 하면 좀 도움이 되겠죠.
어짜피 힘들고 어렵지 않은 일은 없죠. 단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냐가 문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려울 때 일수록 지혜롭고 침착하게 대처해야겠죠.
2004-02-27 13:10:05.0
 
 쭈
61.77.137.5
 공감이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반반이네요.. 로보트 처럼 일만 하라고 하는 회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은 반대~
2004-02-27 13:39:17.0
 
 협객
220.76.92.153
 일단 이 글로 인해 많은 이태백이 한번쯤 자기 자신을 뒤돌아 보게 되었다는 점에 대해..
분명 좋은글입니다.
그리고 꼬마삼촌님이 얘기하신것에도 일리가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우리가 보는 여러 처세술 책들도 보면..
사실 거진 다 아는거 잖습니까.. 아는거 좀더 이해 잘되게 예를 잘 든것에 불과하지요..
제 말의 결론은.. 그 김형태란 분은 정말 이십대를 생각해주어서 하는 말 같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저런 분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2004-02-28 00:58:15.0
 
 세브니
203.247.158.7
 무엇을 했을때 내가 가장 기뻤던가? 기쁜가? 기쁠까?
그걸 위해 또 얼마나 힘들었던가? 힘든가? 힘들까?
대략..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군요.
그래도 맨 첫줄이 제일 중요할텐데..
여태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겼던것 같고.. 또 몰랐던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렇겠죠?
지금은 장기적은 목표가 있으니.. 더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2004-02-28 09:31:10.0
 
 음..
218.232.143.161
 저 글보다.. 사회는 더 냉혹하지요. 그런 기회조차 잡는다는게 쉽지가 않으니 -_-;
2004-03-07 16:28:19.0
 
 걱정태산
211.197.1.114
 흠..요즘 저에게 정말 일침을 가하는 목표를 더 확실히..맘가짐을 확실히 하게 해준 좋은 글입니다.
글을 읽고 반성을 하면서...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아자!!
2004-03-08 16:16:10.0
 
 peter
211.238.132.82
 나도 주저리...

자신감 없는 표정과 말투 그리고 크게 나아진 것 없는 스킬.
솔직한 사람이라면 더욱 심각하다.
자신을 과대포장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상당한 수준의 스킬이 당신에게 있다.
중요한 건 자기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오래 동안 잊었던 자신을 발견하라.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자신을 소개해 보라.
그순간 당신은 이태백이 아니다.
2004-03-09 10:48:43.0
 
 이주임
61.250.68.232
 2003년 2월 졸업.... 학교다닐때는 왜 졸업하면 놀까? 일단 경제도 어려우니까 웬만한 직장들어가서 자기 발전 꾸준히 하면 될껄...하고 생각했는데, 졸업후 직장을 들어가고, 여자를 만나고, 결혼을 생각하게 되니까 이제 모든게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현실 탓도 해봤지만, 결국 다짐을 하게 된것은 더욱더 나자신을 똑바로 세우자였습니다. 자 모두들 화이팅~~
2004-03-22 12:10:52.0
 
 과객
211.63.28.134
 말은 싶네요.하지만 현실속에서 그렇게 사람을 잘 뽑는지...물론 노력하면 안될리 없지만, 사회는 참 냉혹하더라구요. 게다가 눈을 낮추어서 들어가더라도 박봉에 혹사시키려는 나쁜 업체들도 즐비하고...저 글쓴사람이 과연 어느정도 고생을 해봤는지 모르지만 저런 글이 쉽게 와닿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004-03-23 14:41:47.0
 
 맞는 소리긴 한데...
218.106.178.2
 저도 저 글을 본 직후 아! 탄성 한 번 내뱉고, 정말 눈물이 다 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꼬마삼촌님 말씀처럼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조금 공감이 가지 않더군요.
저 또한 그 분 말씀에 따른 또 다른 핑계거리를 찾는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는 현실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은 과연 어느정도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병행하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을 고생시킬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는 김형태님의 글을 이태백의 현실까지만 받아들여야 겠네요.
2004-04-07 13:44:05.0
 
 언더테이커
211.209.213.138
 좋은 글이긴하지만 질문자가 처한상황에 대해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너무 질책성이 강하네요...
2004-07-08 17:16:38.0
 
 haze
61.81.131.186
 첫 술에 배부를수는 없습니다.
차근 차근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2004-07-25 11:31:57.0
 
 장수정
210.205.231.252
 좋은 글입니다. 하지만 글쓴분도...글쎄요...
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바삐 출근준비를 한 후 회사로 향합니다.
회사에 도착하면 한발짝도 밖으로 나가지 못한채 일을 하게되죠.
업무의 많고 적음은 둘째치고더라도, 퇴근을 평균 오후 11시~12시 쯤 하게 됩니다. 아무리 빨라도 어쩌다 10시죠.
1시간 조금 넘게 걸려 집에 도착하고 씻고 정리하면 아무리 빨라야 12시쯤.. 대강 새벽 1시입니다.
저 늦어도 6시 50분에는 일어나야 합니다. 졸립니다.
하지만 개인신상정보관리도 해야하고, 생활하면서 필요한 최소한의 행동-청소라든지-은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서둘러 하게 되면 1시30분정도에 가능합니다.
자, 살펴보시면 전 하루에 5~6시간을 잘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제 자신을 개발하는 시간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전 하루에 3~4시간만 자야 한다는 얘기군요.
위에 "과객"님이 써주신 말씀처럼,
저 역시 그리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말은 쉽겠지요.
시간에 쫓기고 있는 옴짝달싹못하는 SCV같은 직장인...
뭐... 타인의 마음을 완벽히 이해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2004-08-20 12:54:50.0
 
 장수정
210.205.231.252  
덧붙이자면, 전 저 나름대로 뚜렷한 목표도 있고 비전도 가지고 있습니다.
글 쓰신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무엇을 할지 헤매이는 어리석은 자도 아니고,
제 삶이 어디로 가야할지의 방향과 저 자신에 대한 믿음,
제 일에 대한 열정과 애정도 가득합니다.
그만큼 발전하고 싶고, 성공하고 싶은것도 사실입니다.
현실을 너무 우습게 보지 말아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대학 졸업하고 내일 모레 30인데 돈도 모으지 못한채 아둥바둥
겨우 취업해보려 하고, 그나마도 안되서
눈물을 흘리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대한민국 남자들...

남에게 말하기는 쉽습니다.
저는 다만
세상엔 최선을 다하고 엄청난 노력을 쏟아도
흐트러지고 마는 그런 상황이 있다는 것입니다.

상대를 이해해주지 않고 질책하고 따지기만 해봐야
상처만 받을 뿐입니다.
2004-08-20 13:09:15.0







굼벵이   2004/09/11 17:54
황신혜 밴드의 사이트에 직접 가보셔도 좋겠네요, 제가 퍼온 글이 저작권 위반인데, <지킬건 지켜야겠죠, 김형태씨의 글입니다.>
상담내용을 다른 사이트로 복제 이동할 경우, 상업적 목적이나 비판, 논란의 목적이 아닌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 공개동호회의 경우에 한해서 '신고제'로 이동 복제를 허합니다.
신고제란, 글이 옮겨진 싸이트의 주소를 이메일로 김형태에게 사후에 알리는 것을 말합니다. 확인후 문제가 있다고 판단, 삭제를 요구할시는 삭제하여야 합니다.
출처 표기를 반드시 해주십시오. 내용을 임의로 변용, 편집하여서는 안됩니다.
출처: ⓒ김형태 www.thegim.com
회사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는 필히 사전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http://thegim.com/gim09.htm
Contact http://thegim.com/gim11.htm



굼벵이   2004/09/11 18:11 제가 보낸 메일 내용입니다.
http://thegim.com/gim11.htm
상담내용(187번글)을 제 블로그와 자주 가는 공개동호회에 올렸습니다. 따끔한 충고 감사합니다.
http://blog.empas.com/hizino/3522252
http://www.wxp21.com/zboard/zboard.php?id=free&page=1&page_num=15&select_arrange=headnum&desc=&sn=off&ss=on&sc=on&keyword=&no=12967


굼벵이   2004/09/20 10:00
삼척동자 굼벵이입니다. 잘난 척, 아는 척, 있는 척, 상황에 따라서 표변하는 제 모습입니다만, 때가 되면 번데기를 거쳐 성충의 날개짓을 하겠지요, 그저 나이만 먹는게 아니라 꿈을 잃지 않는 굼벵이가 되겠습니다.
사실 꿈이 뭔지도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꿈이란 뭘까요?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지금 저의 바람은, 여자친구와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군대 제대하고나서야 갖게 된 꿈은, 풍물 그 가운데서도 북을 흥겹게 치면서 즐기는 겁니다.
나이 서른이 되어 갖게 된 꿈은, 파력발전(파도의 상하운동을 이용한 발전)으로 대한민국을 환하게 밝히는 겁니다.

지금 놀고 먹는 제가 할 수 있는 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해서 꾸준히 행동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저의 첫번째 꿈은, 부모님과 여자친구 모두에게서 인정받지 못하는 분야입니다. 나이 서른이 되도록 별다른 재주도, 소질도 계발하지 못한 저이기에, 어찌보면 부모님이나 여자친구, 주위의 선배들 충고대로 살아가는게 '사람답게 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굳이 제 첫번째 꿈을 실현하려 합니다. 물론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서 말이죠, 이 직업에 대한 마음가짐이란 다른 직업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1만달러를 버는 부모가 3만달러어치의 소비를 가르쳐온 우리 사회에서, 나약한 정신으로 살아온 제가 느꼈던 풍물이란 것은, 뭔가 '기특한 구석이 있는'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이리저리 헤매다가 내린 결론은 무엇을 하든지간에 누구의 도움없이 스스로 살아가려는 정신자세가 중요하고, 비록 풍물을 직업으로 삼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남들은 10여년 전에 품었을 생각을 이제서야 마음속에 새겨넣고, 지금 행동으로 옮기려 합니다. 이 순간, 주병진씨의 충고가 생각납니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제 계획은 우선 세 가지 입니다.
세 달동안 꾸준히 연습에 몰두하는것, 이것을 하지 못하면 저는 분명히 낙오자입니다.
3년 동안 꾸준히 연습에 몰두하는것, 이것을 해야만 직업의식을 가지고, 뭔가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14년동안 꾸준히 연습에 몰두하는것,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너무 막연한가요?
처음의 석달은, 이제까지의 생활패턴과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하면서, 지루하기 짝이 없는 반복학습을 견뎌내야 합니다. 물론, 부모님과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멀리하면서 느껴야 하는 정신적인 고립감이야말로 가장 큰 복병일 겁니다.

그다음 삼년은, '이겨내는' 걸로는 채울 수 없습니다.
한가지를 1년이상 꾸준히 해본 일이 없는 저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석달은 참아야 겠지만, 삼년은 즐겨야 합니다. 적어도 즐길 수 있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14년, 위의 기간을 포함해서 14년이라는 시간을 '설정'해 봤습니다. 3년동안 관련분야를 B+ 이상으로 섭렵해야만 하고, 그 뒤로는 한가지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합니다.

아직도 막연하군요, 당장 이 글을 쓰고 나서 부모님께 제 계획을 말씀드리면서, 혼자만의 공간(당장은 연습실에서 먹고자야겠지만)을 얻는데 도움을 구할겁니다. 돈을 '빌려주신다면', 아담한 방을 얻어서, 정서적인 안정을 꾀하고 싶습니다. 몇년전에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무작정 뛰쳐나갔었는데요, '뭔가 되겠지~'라는 생각의 끝에는 결국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똑같다고 몰아붙여도 할 말은 없습니다. 방을 얻든 못 얻든 석달동안은 죽어도 참아내야 합니다. 우선, 24시간 안에 이 길을 먼저 간 풍물패 선배를 만나서, 연습등에 관해서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배우고, 연습하고, 즐기면서 공연하고, 돈 벌면 또 배우고, 때가 되면 가르치고...... 일주일 동안 특히 주력할 부분은 소고놀음과 상모돌리기 입니다. 왼쪽 무릎 관절이 좋지 않지만, 그런 고통쯤은 누구나 이겨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뒤틀린 호흡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가락에 맞춰서 제대로 오금질(무게중심을 발 뒤꿈치에 두면서 무릎을 구부리는 것)을 해야 합니다. 호흡을 조금씩 바로 잡아가면서 장구를 치고, 쇠를 치고, 북 춤을 배우고, 설 장고 가락을 배우고, 일어서서 발 동작 하면서 설장고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중간중간의 공연을 통해서 그때그때 '점검'받게 되고, 스스로의 단점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짧을수도 있는 석달동안, 이 모든걸 다 해야 합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석달을 '이겨내면', 즐기면서 쳐야 하는 풍물이 기다릴 겁니다. 즐기지 못한다면, 어떻게 3년, 10년, 20년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 3년동안 위의 과정들을 다듬어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야 합니다. 가끔씩 돈을 들여서 배우기도 해야 하고, 실력차가 나는 사람들과 어울려 풍물을 치면서 스스로의 잘못을 하루빨리 고쳐야 합니다.
묘한 것은, 가장 먼저 배우는 가장 기초적인 부분에서 늘 잘못을 저지른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채를 잡는 손(손목)의 각도가 그렇습니다. 배울때는, 정권지르기할때처럼 손목의 각도를 곧게 유지시켜야 한다고 배우는데, 실제로 북, 장고, 꽹과리 등을 칠때면 손목의 각도가 뒤틀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풍물뿐만 아니라 테니스, 검도 등의 운동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힘을 잘 쓰는 사람들은, 운동을 하건 풍물을 치건 손목이 뒤틀리지 않습니다. 보기에도 편안해 보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프로건 아마추어건 간에)은 채를 쥔 손목의 각도가 묘하게 비뚤어져 있습니다. 유심히 보십시오. 차이를 금방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분야건 이러한 잘못을 빨리 고치지 않으면, 발전이 없습니다. 물론, 컴퓨터 자판에서의 독수리 타법을 예로 들면서 스스로의 고집을 꺽지 않는, 저 같은 부류의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찌어찌 해서 잘못을 깨닫게 됐을때는 시간이 너무나 많이 흘러버린 뒤라는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건 그나마 다행입니다. 평생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도 수두룩 하니까요, 저는 늦게나마 손목의 뒤틀림을 고쳐가고 있습니다.
제가 잘나서 깨달은 것이 아니라, 저의 믿음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풍물의 神이 되게 해달라고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빌고 있습니다. 제 믿음만큼, 동기부여를 해줄수 있는 사람을 만날 기회와 성취욕을 자극하는 상황에 빠지게 될 기회를 '선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말하는 믿음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뭔가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믿는 만큼 '선택'의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는 것!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이나 부처, 알라신, 다른 누군가를 탓하면서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합니다. 더 큰 믿음을 갖는다면, 더 많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떤 선택을 하는가는 자신의 몫으로 남겠지요, 그래서 '자유의지'라는 말이 있나 봅니다. 어렸을 때는, 믿음은 기적이나 마술처럼 뭔가 일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이제는 더이상 그런 망상은 하지 않습니다.



굼벵이   2004/09/22 15:08
한 단체에 들어왔습니다. 수습기간은 6개월입니다. 여자친구와 부모님 모두 반대했지만, 이번에야말로 하지 못하면 평생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하지 못하고 죽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스스로 낙오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도 못할 겁니다. 그만큼 절박한 심정입니다만, 그렇다고해서 급하게 마음 먹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편합니다. 군대 전역한 뒤, 막노동 할때 처음 배웠던 풍물을 이제 직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98년 여름에 배웠던 북 타법을 6년이 지난 지금에야 가까스로 몸에 익혔습니다. 앞으로도 1년은 있어야 가르치신 분에 버금갈 정도로 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와의 미래도 불투명해졌지만, 내가 좀 더 바른 모습을 보이면 이해해 줄 것도 같습니다. -.-; 이제껏 제가 찾아 헤맨건, 철학과 사람과 인연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해본 이런 저런 일들가운데, 철학도 없고 따르는 사람도 없고, 인연도 없는 곳에서 가장 오래도록 일했습니다. 어떤 곳은 인연도 있고, 사람도 있는 곳이었지만, 세가지가 한꺼번에 갖추어진 곳은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제가 불만이 너무 많은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물고기도 수질에 따라 사는 종류가 다르듯, 사람도 버틸 수 있는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철학도 있고, 단 1명이지만 3년넘게 버티고 있는 동료도 있고, 인연도 있는 이 곳에서 제 미래를 준비하려 합니다. 너무 많은 기대도, 너무 절망적인 상상도 하지 않으렵니다. 이제 물처럼 흐르고 싶습니다.


굼벵이   2004/09/23 10:45
아래는,이동철님의 <천지를 여는 소리1>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
호흡이 없는 풍물은 막대기 두들기는 소리에 지나지 않고, 자세가 불안하면 사람까지 불쌍하게 보이며, 타법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그 소리는 양재기 치듯 얕은 소리가 난다. <호흡, 자세, 타법> 세 가지를 먼저 배우고서 풍물을 쳐 보라. 전혀 다른 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바로 어제 위에서 말한 <전혀 다른 소리>를 내게 되었습니다.



굼벵이   2005/02/19 02:16
결국은, 공무원 시험 준비!
이 와중에도 조금, 아주조금, 돌아가는 것 뿐이라고 자위합니다.
공무원이 되어서 '짬짬이' 하고 싶은 걸 하겠노라고.

가까운 사람이 그러더군요, 사람에 대한 기대는 버리라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세상이 나에게 맞춰주기를 바란 걸까요?
몇일전에 봤던 신문기사가 자꾸만 떠오릅니다.
축구계를 비롯해서 거의 모든 스포츠계통에 선수출신 협회장(박힌 돌)이 없고,
정치인이나 경제인(굴러온 돌)이 수장을 맡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남자프로농구의 경우 농구선수출신의 김영기 초대 총재가 '겨울 스포츠 부동의 꽃'으로 만들기 위해 힘써왔고, 최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총재로 거론되는 조승연 전무도 정치인 출신의 김원길 총재와 협력하며 모범적인 단체로 이끌어 왔습니다.
16년간이나 해먹은 정몽준과 선수출신 지도자들과의 갈등으로 시끄러운
축구협회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지는데요,
이러한 박힌 돌의 능력부족에 대해 어떤 농구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그나마 다른 종목보다 나은 것은,
학창시절에 다른 종목 선수들이 공부를 외면하고 운동만 할때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한겨레 2005년 1월 26일 수요일 22면 -------

축구건 풍물이건 영화건 재즈뮤지션이건간에,
공부하지 않는자는 살아남을수 없다는 게 결론입니다.
현실이 그렇습니다.
풍물의 경우, 도깨비스톰이나 난타처럼
작품공연위주로 먹고사는 팀은 거의 없기 때문에,
학교에가서 아이들을 가르쳐야'만'(보통 1년단위 계약),
직업인으로서 안정감을 갖고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서류심사에 걸리는 것이 학교(전공)입니다.
실제로 국악전공자가 드문 이 바닥(?)에서,
실기가 어느 수준에 오른 사람들이
나이먹어서 국악과에 졸업장 따러 가는 일은 당연한 코스가 되어버렸습니다.
넓은 초원에서 맘껏 뛰놀던 말이 울타리안에서 지낸다고
하루아침에 습성이 바뀔수는 없습니다.
애초부터 정규과정(국악고등학교-국악대학교)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졸업장 따기 위해 들어간 대학에서,실기를 (전혀) 못하는 지도교수의 논리에
수긍할 수가 없는거죠, 물론 교수가 실기가 된다고 해도 배우는 사람에게 자신만이 이론이 있다면 무조건 교수의 논리대로 따르지는 않습니다.
따르는 척, 논문을 써서 낼 수는 있겠지만......결국 자기고집을 버리지 않으면 성적은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국악, 특히 풍물은 자신의 고집을 우겨도 먹고 사는데 별 지장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타 산업에 비해서 '사람'을 하찮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장에서 물건만드는 사람이야 고객 입맞에 맞추지 않으면, 물건을 팔지 못해서 망하고 말겠지만, 이쪽 분야는 내 입맛대로 하면서도 적당히 전통입네 떠들면서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발전가능성이 낮은 분야입니다.
위에서 잠깐 말한 '특이한 팀'들이 요즘에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데요, 전통같지도 않은 전통에 대한 반발심리라는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풍물쪽은 유별나게 '촌것들'이 많습니다.
전통이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배우지도 않고, 그럭저럭 먹고사는데
바쁜 주제에, 뭔가 대단한걸 하는듯이 젠체하는게 너무나 심합니다.
이런말하는 저는 어떤 x이냐구요?
그꼴 보기 싫어서 잠시 쉬고 있다면, 너무나 위선적일까요?
저까지 포함해서 풍물하는 사람들이
유달리 촌놈 근성이 강하다는건 사실입니다.
촌놈 근성이 뭐냐?
이렇게 풍물하는 분이 묻는다면, 오히려 묻고 싶습니다.
당신 스스로 상모의 진자에 멍에를 씌울 수 있는가?
멍에를 만드는 법은 배웠는가? 그거 하나 (목실로) 만들면 평생토록 쓰는데,
자신의 상모에 쓸 멍에를 직접 만들지 않고,
나일론같은걸로 진자에 씌워진 걸 사서 적당히 목실 몇 번 감아서 쓰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전통입네~ 한다면,
그게 바로 알지도 못하면서 우기기만 하는 촌놈 근성입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상모 안 돌리는데~ 라고 말한다면, -.-;
더 근본적인 문제를 이야기할수 있습니다.
그것은 서양에서나 동양에서나 가장 중요한 악보입니다.
요즘은 판소리까지도 서양음계로 표현합니다.
서양의 악보대로 써서, 외국사람도 그것을 보고 연주할 수 있게 합니다.
우리가 서양악보를 보고 연주하듯이, 우리도 우리만 쓰는 가락보가 아닌
세계의 모든 사람이 알아 볼 수 있는 악보로도 만들어 씁니다.
그런데, '촌것'들은 우리 가락보조차 제대로 모릅니다.
장구의 궁편과 채편을 나타내는 기호는 각각 ○, / 입니다.
궁편과 채편을 함께 치는 '덩'은 저 둘을 합친 Φ 이 맞습니다.
(입력의 제한때문에 정확한 표현이 안됐지만, 저 둘을 합쳐보시기 바랍니다)
궁편을 나타내는 기호는, 궁글채 모양을 본떠서 둥글고,
채편을 나타내는 기호는, 열채 모양을 본떠서 짝대기로 만든것입니다.
궁편과 채편을 동시에 때리는 기호를 Φ 으로 쓰는것이 맞습니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덩'을 표기할 때, ◎ 을 씁니다.
그런데, 이렇게 표기하는 근거가 뭐냐고 물으면,
어느 누가 대답을 할까요?
당신 주위에 있는 풍물하는 사람에게 물어보십시오.
왜 궁편과 채편을 함께 치는 '덩'을 ◎ 으로 표기하느냐고.
술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필시 사기꾼입니다.
말이 안되는 걸 그럴싸하게 둘러대는 사람임에 분명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십시오.
대부분의 가락보가 잘못되어 있는걸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생긴 모양을 본떠서 기호를 만들었는데, 정작 쓰는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자기들 멋대로 개조해서 쓰고 있습니다.
풍물을 5년, 10년, 20년 넘게 했다는 사람들도 아무 생각없이 이렇게 하고 있으니, 이쪽 분야가 발전하기가 참~ 힘든겁니다.
혹시 풍물을 하려는 나이어린 학생이 이 글을 보거든,
꼭 정규코스대로 나아가기 바랍니다.
특히, 대학교에 들어가서야 풍물을 접하게 된 학생이라면
더더욱 심사숙고하십시오.
풍물을 계속 치고 싶거든 국악과에 다시 입학하십시오.
그리고, 풍물치는 사람들과는 되도록 어울리지 마십시오.

위에 썼던 농구협회처럼,
자신이 좋아하는걸 계속하고
그걸 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보탬이 되고,
그걸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게 하고 싶다면,
결코 장구만 두들겨서는 안됩니다.
공부 열심히 해야 합니다.

저는 나이가 서른이라, 일단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해결한 뒤에
공부에 신경쓸겁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 게나 고동이나 다 하는 시절에
괜히 시간낭비한다는 부모님의 염려 속에서,
딱 다섯달만에 끝장 보려합니다.
그 다음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렵니다.


* 위에서 말한 진자에 씌울 멍에 만드는 법은 다음 누리터를 참조하십시오.
http://www.norimadang.or.kr/
자료실 - 풍물마당 - 소고치기와 상모, 고깔에 관하여
http://www.norimadang.or.kr/menu/download.php?filename=./pds/data/sogo.zip
주위에 풍물치는 사람이 이것도 할 줄 모르거든,
그 동네에서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제쳐두고,
더 멀리까지 가서 제대로 배운 사람을 찾으십시오.
말로만 다 하는 사람과는 가까이 하지 마십시오.
실천이 없는 배움은 무지한것보다 더 위험합니다


굼벵이   2006/07/02 10:38
목표란 무엇일까요? 결국 시간만 보내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입만 나불대고 있네요, 사는 곳만 바뀌었을 뿐.
어쩌면 어디서 사느냐가 중요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미국땅에 빌붙어 살아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는데요, 그다지 만만한 상황은 아니네요, 여기서도 여전히 입만 나불대고(어학원에 다니는 중) 있을 뿐.
목표? 이 놈이 없으면 발전이 없을 것 같아요, 그래~ 앞으로 뭘 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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