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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을 보며
신경림
강물이 힘차게 달려와서는
댐에 와 부딪쳐 소리를 내며 부서진다.
다시 파도를 이루어 헐떡이며 달려오지만
또 댐에 부딪쳐 맥없이 깨어진다.
깨어진 물살들은 댐 아래를 맴돌며 운다.
흐르지 못하는 답답함으로
댐을 뛰어넘지 못하는 안타까움으로
소리내어 운다.
댐을 뛰어넘지 못하는 것이 어디 강물 뿐이랴,
강물을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발을 구르고 소리를 지른다.
하면서도 사람들은 왜 모르고 있는 것일까,
댐을 뛰어넘자고 깨어부수자고 달려온
그들 자신이 어느새 댐이 되어 서 있다는 것을.
파도를 이루어 뒤쫓아오는 강물을
댐이 되어 온몸으로 막고 있다는 것을.
강물이 흐르고 있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은
이제 저 자신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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