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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마포구청 이야기

22일, 행자부는 전국에 있는 공무원노조 사무실을 모조리 강제로 모든 수단방법을 다 동원해 폐쇄해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날 새벽, 나는 구로구청으로 향했다.

 

그러나 6시가 조금 넘자 나에게 도착한 문자

"6시 10분 경 용역깡패 구로구지부 사무실 강제폐쇄"

 

그렇다. 내가 한발 늦었다. 가서 내 눈으로 지켜보며 그 놈들의 행태를 알려내리라! 그리고 거기서 격렬히 저항하던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사방에 알려내리라 맘 먹었었는데, 한발 늦었다.

 

다음은 종로구청이다.

지하철을 거슬러 올라 도착했지만 또 사람들은 끌려나오고 있었다.

노조 사무실에는 접근도 할 수 없었다. 이리저리 통로를 찾아봤지만 갈 수가 없었다.

노동자들은 노조사무실이 있는 5층 난간에 매달려 "노조탄압 박살내자"를 외치고 있었다.

결국 폐쇄되었다.

 

그 다음은 마포구청이다.

어디가느냐는 전경들의 질문을 뒤로 하고 일보러 가요 하고 막무가내로 노조사무실로 진입했다. 휴...

조합원들은 조금은 상기되어 있었다. 우리가 지킬 수 있을 거야... 서로 연락하고 인터넷을 이용해 사방에 알리면서 우리는 지킬 수 있을 거야... 다른데는 폐쇄되도 우리는 지킬거야. 우리가 지킬거야...

 

그리고 식당에 있던 물건들을 이용해 바리케이트를 쌓기 시작했다.

놈들은 노조사무실이 있던 지하에 전기를 끊었다. 암흑이다... 노조에 있던 초는 두개였다.

 

 

암흑속에 있던 조합원들은 놈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갑자기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그리고 놈들은 바리케이트 뒤에서 소화기를 분사했다.

눈을 뜰수도 숨을 쉴수도 없는 시간이 흐르고,

어둠 속에서 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노조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잠궜다.

반드시 지켜내려고...

경찰 모자를 쓴 용역반원들은 소리를 지르며 문을 부쉈다.

안에 있던 조합원들은 "민주노조 사수하자", "노조탄압 중단하라"를 외쳤다.

무서웠다. 마치 공포영화에서 코너에 몰려 뚜벅뚜벅 걸어오는 귀신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있는 소녀처럼...

그리고 모두 끌려나갔다.

놈들이 쏘아 댄 물이 바닥에 흔건했다.

경찰은 조합원들을 모두 닭장차에 실어 연행했다.

 

저녁,

돌아온 조합원들은 컨테이너로 노조사무실을 다시 만들었다.

다시는 뺐기지 않으리라...

 

공무원노조는 하루하루 집을 지키기 위한 멈출 수 없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내일로 강제철거가 예정되어 있는 한 공무원노조 지부에서 연락이 왔다.

나는 다시 그들의 싸움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놈들의 폭력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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