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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08
    한 아주머니가 나에게 와서(1)
    아침꽃
  2. 2006/09/06
    하늘은 참 파랬다.(3)
    아침꽃
  3. 2006/09/01
    사람들이 자꾸 죽어간다.(2)
    아침꽃
  4. 2006/03/17
    들불의 노래
    아침꽃

한 아주머니가 나에게 와서

 

하중근 열사 서울 추모제 취재 중

 

한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포항의 건설노동자인데요. 경찰한테 맞아 죽었어요"

그랬더니 아줌마는 "그럼 그 경찰은 구속됐어요?"라고 물었다.

내가 "아니요"라고 대답하자 아줌마는 "그럼 안되지"라고 말했다.

 

그래 아줌마가 생각하는게 상식이다.

죽은 사람이 있으면 죽인 사람이 있는 것이고, 그 사람은 응당 처벌을 받아야 한는 것이다.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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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참 파랬다.

* 민중언론 참세상[“누가 함께 했는가”] 에 관련된 글.

그가 떠나던 날 하늘은 참 파랬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나를 비웃듯이 시리도록 파랬다.

 

 

 

이렇게 그를 보낼 수 밖 없었다.

난 뭘 했나.

난 그와 함께 했나...

 

 

 

오늘 포항에서 낭송된 조시다.

 

안녕!
- 고 하중근 열사 떠나는 길에

송경동

 


안녕
이젠 모두 안녕
하청도 재하청도
일용공 노가다 잔업 철야 대마치
반지하 월셋방 생쥐들
바퀴벌레 때전 이불
야이 개새끼들아
까닭모를 아픔도 슬픔도
새벽밥 눈칫밥 기름밥
새참의 빵도 우유도 라면도
이젠 모두 안녕

안녕
내 불우했던 어린시절
부잣집 아들을 꿈꾸며 지새우던 밤
살아, 서로가 서로에게
피눈물 진흙탕 갈퀴가 되고 송곳이 되던
아버지 어머니 형 동생
2년만에 날 버리고 떠난 그 조선족 여인도
모두 안녕

안녕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삶의 여유
한번도 내가 발음해 보지 못했던
이 세상의 그 모든 좋은 말들
글을 몰라 쓰지 못했던 수많은 편지들
그 여름의 파도소리
가을에 낙엽
겨울 눈송이
가끔은 낭만에 젖던 내 늙어버린 청춘도
모두 안녕

안녕
그날의 끔찍했던 기억도 안녕
뒷머리를 찍던 방패날
갈비뼈 우스러지던 군홧발
척척 삭신을 감던 곤봉맛
퍽, 뇌가 깨지던 소리
내가 얼마나 하찮은 인생임을 가르쳐주던
짐승같던 너희들 목소리, 그 눈빛들도
이젠 모두 안녕

안녕
거짓된 세상 썩은 세상
이제 나 다시 착취받지 않으리니
이제 나 다시 차별받지 않으리니
너희들의 종이 아닌
제관공 하씨가 아닌
건설노동자 해방투쟁의 꺼지지 않는 넋이 되리니
새로운 세계를 주조하는 화엄 용광로가 되리니
착취받는 용접불꽃이 아닌
버림받는 산소불꽃이 아닌
포스코의 저 간교한 망각의 빛이 아닌
저 하늘의 영롱한 별빛이 되리니
벗들이여
저들의 세상 끝장내고
우리가 세계의 주인이 되어 만나는 그날
나 다시 이 형산강로타리에 되살아 오리니
단결 투쟁
인간해방 그날까지
그립던 날들아 사랑했던 사람들아 다 못한 이야기들아
굴하지 말고 지지말고
투쟁 투쟁 투쟁
이젠 모두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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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자꾸 죽어간다.

또 한명의 노동자가 전기줄에 목을 메 자살했다.

 

사람들은 자꾸 죽어가는데

세상은 그대로다.

 

누구는 목메 자살하고, 누구는 소화기에 맞아 죽고, 누구는 불에 타 죽고...

 

이들의 죽음은 죽기위한 죽음이 아니다. 살기위한 죽음이다.

 

오늘도 평택에서는 살기위해 촛불을 든다.

 

                                                     (사진=정원언니)

 

살기위해 싸우고,

살기위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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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의 노래

* 민중언론 참세상[황새울에 들불을 놓다] 에 관련된 글.

 

 

밤새 내렸던 빗물에 젖어

어느새 들판엔 초록빛의 노래

추운 겨울에 눈보라치면

들불로 타오를 해방의 노래

타다 꺼지면 이 몸마저도

재가 되도록 불게 타오르리라

이 땅의 민중 민주의 그 날은

눈물과 피의 꽃이 만발하리라

캄캄한 어둠의 질곡 속에 불꽃으로 타오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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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다...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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