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씨에게 필요한 것은, 단식을 그만하라는 걱정이 아니라, 김진숙 동지가 스러졌을 때 바로 옆에서 목숨을 걸고 단식을 이어갈 결의다. 누군가, 자신의 온존재를 던진다는 것은,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존엄을 지키겠다는 의지다.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그 사람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던진 것 이상으로 던지지 못하고서, 그만두라고 얘기하는 건 비겁하다. 걱정하고 위로하는 말을 건네는 건 참 쉽다. 마음 착한 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 착하게 사는 것은 필요조건일지언정 충분조건이지 않다. 값싼 동정이 되지 않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하는가?

정말, 더 이상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죽지 않기 위해서는 죽을 각오를 해야한다. 난 그런 결의가 되어있는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