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중원문화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중원문화 출판사에서 나오는 무협지를 읽은 기억이 난다. 녹정기도 중원문화에서 나왔을 거다. 그래서 무협지 출판사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대학와서 보니 중원문화에서 나오는 사회과학 서적들이 꽤나 많았다. 철학사전도 중원문화에서 나왔고, 프랑크프루트 학파에 관심이 있어 마르쿠제의 책을 샀었는데 '이성과 혁명'도 중원문화에서 나왔다.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도. 지금까지도 그 중원문화가 이 중원문화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는데, 여러 정황을 볼 때 같은 출파사가 맞는 것 같다. 모를 때는 무협지를 출판하던 출판사가 사회과학 출판으로 방향을 바꾼건가 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이성과 혁명'은 1984년엔가 출판된 책이다.

 

참 쉽게 연결되지 않는 조합이다. 최근에도 신조협려, 소오강호, 연성결 등 김용의 소설을 계속 출판하고 있는데, 한편 철학사전, 헤겔철학, 변증법적 유물론 등 소위 마르크스 철학 관련 도서도 역시 출판되고 있다. 책을 읽어본 게 아니어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제목이나 저자(러시아과학아카데미연구소) 등을 참고할 때 공식화된 소련 교과서 마르크스주의를 주로 옮겨오는 것 같다. 김용의 무협지와 일면 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도 같다. - 영웅들의 이야기

 

이 출판사에서 일하는 분들은 어떤 이들이기에 이런 책선정을 하는 걸까? 많이 궁금하다. 만나보고 싶기도 하고.. 어쩜 내가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곳인지도 모른다. 의식적으로 벗어내려고 노력하지만, 무협지 세계에 푹 빠져본 경험이 있고, 토대에 의한 일원적인 결정을 상당히 신봉한다. 김용 무협지에 대한 선망이 무엇과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좀 경계심이 든다.

 

그래도 아직 중원문화에서 나온 책 중 사야할 게 있다. ㅋ

자본론에 대한 서한집

2009/10/31 00:24 2009/10/31 00:24

지나간다폴라니

요즘, 폴라니가 막 뜨나보다.

 

김지하도 폴라니 운운하며 호혜적 시장원리로 세상을 바꿔야한다고 떠들고 있고(김지하의 언급에서는 서구에는 없는 호혜적 시장이 동아시아에는 고대부터 있었다는 첨언이 더 중요하다.)

 

노무현 주변의 사람들도 폴라니를 운운하고 있네. 거참.

'노무현 강독회'라는 게 있나본데, 거기 모인 사람들이 폴라니를 살펴보고 있나보다. 꼭 저 사람들 뿐만 아니어도, 폴라니로 검색하면 온갖 신문에 소개기사가 나오는데 - 또 한철 유행인건가 싶기도 하고..

 

뭐, 백승욱씨를 비롯해 좌파라고 지칭되는 사람들에게도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니 - 신문 기사따나, 마르크스 이후 최고 저작인지도 모르겠다. -_-

 

참 불편하다.

자율적인 시장은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분석은 타당하지만,

마르크스는 시장을 부정했고, 폴라니는 시장의 역사를 분석해 냈다는 식의 대비는 - 과연 어떤 효과를 낳는 걸까?

 

 

 

 

상부구조의 상대적 자율성은 인정하나, 최종심에 의한 결정을 기각하지 않는다. - 너무 구린가..... -_-;

2009/10/17 22:53 2009/10/17 2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