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선전용 

용산 철거민 중형 선고 재판부 규탄한다!

 


지난 1월 20일 용산에서 망루에 올라가 강제철거 및 이주 대책 없는 재개발 사업에 반대하는 철거민들에게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철거민 5명을 포함해 6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공권력에 의해 사람이 죽는 일이 2009년에도 벌어졌다는 사실에 사람들의 충격이 컸고, 또한 망루는 삶이 벼랑 끝에 내몰려 마지막으로 택한 장소였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건설자본의 이윤을 보장하려는 재개발 정책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입니다. 그래서 용산 철거민들의 문제가 공론화되면 이후 개발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기 때문에 정권은 모든 책임을 철거민들에게 뒤집어씌우고, 용산 이야기를 꺼내면 철저히 탄압하고 있습니다.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10개월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어느 기관하나 책임 있는 발언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용산 철거민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경찰․검찰은 모든 죄를 철거민들에게 뒤집어 씌워 8명의 철거민을 구속시켰고, 정작 폭력을 행사한 용역깡패와 경찰은 아무도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전체 수사기록 1/3인 3천 쪽을 공개하지 않은 채 재판을 진행하려 했고, 이에 철거민 유가족들과 용산 범대위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라도 수사기록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계속해왔습니다. 부끄러운 것이 없다면 수사기록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당연한 요구에 검찰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고, 재판부 또한 수사기록을 공개하지 않아도 재판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농성한 철거민들에게 불리한 증거들만 공개한 채 진행되는 재판은 이미 결론이 정해져 있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재판 일정을 늦춰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지만 역시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과정 중 경찰들은 ‘용산’에 관한 구호가 나오는 집회는 무조건 불법으로 간주하고, 집시법의 제약을 받지 않는 일인시위 마저 연행하는 탄압을 저질렀습니다. 수사기록을 공개하라는 기자회견 또한 번번이 막아섰고, 심지어 철거민들의 변론을 맡고 있는 변호사를 연행하기도 했습니다.


10월 28일, 재판부는 기소된 9명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징역 6년 등 중형을 내렸습니다. 재판과정에서 발화의 원인을 화염병으로 특정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증언과 현장증거들이 제출되었고, 화염병을 보지 못했다는 특공대의 진술도 있었으며, 시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돼 특공대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경찰․검찰의 주장과는 달리 사건 당일 참사현장 주변의 시민통행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검찰에서 화염병을 본 것 같다고 진술했던 특공대원은 ‘동료를 떠나보내 화가 나서 추측 진술했다’며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런 모든 증거․증언 들을 무시한 채 검찰의 공소장에 적힌 내용만을 인정하며 ‘정치적 판결’을 내렸습니다. 중립적이어야 할 재판에서 검찰이 편파적으로 공개한 수사기록만을 토대로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심지어 판결문에서조차 발화의 원인을 ‘화염병인 것 같다’며 추측하고 있을 뿐입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서 제시했던 화염병 이외의 발화원인들은 확증할 수 없는 추측이기 때문에 판결에 반영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추측에 불과한 화염병은 어떻게 중형을 선고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까? 사법살인으로 불리는 70년대 인혁당 재판과 2009년 용산 재판은 과연 무엇이 다릅니까?


이 사회는 용산 문제 해결 없이 민주주의를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1990년대에는 518 광주에서 죽은 영령들을 위로하고 복권하는 것이 민주주의에 대한 화두였다면, 2009년에는 용산이 민주주의에 대한 화두가 되었습니다. 70년대, 80년대 군사정권이 저질렀던 일과 다를 바 없는 일들이 2009년에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검찰은 수사기록을 자기들 구미에 맞게 편집․기획하고, 재판부 또한 정권의 눈치를 보며 형량을 정했습니다. 경찰은 이런 검찰/사법부, 정부에 대해 항의하는 목소리를 낼라치면 여지없이 쫓아내고 잡아가두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정권의 부당함을 인식하며 용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높아지고, 노동자/작가/종교인/선생님/연극인/가수/화가/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용산을 오가고 있습니다. 양심 있는 이들이 용산을 잊지 않고, 철거민들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에 저항하는 한 용산참사는 끝나지 않은 싸움이 것입니다. 인혁당 사건은 30년이 지나서야 그 진실이 밝혀지고, 관련자들이 복권되었습니다. 용산 철거민들에게 같은 고통을 안겨줘서는 안 됩니다. 용산문제의 해결이 이 사회 민주주의의 척도가 될 것입니다.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용산을 찾는 마음과 발길들에 함께합시다!



정치판결, 용산재판 무효다!
용산참사 책임자를 처벌하라!
생존권 빼앗고 철거민 양산하는 재개발 정책 중단하라!




이윤보다 인간을 위한 행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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