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유쾌하다.

낄낄 거리면서 재밌게 읽었다.

 

나사 여럿 빠진 '가족' 이야기다.

서로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재롱떠는 아이들이 사는 화목한 가정과는

아주 멀찍이 있는.

 

껍질을 하나씩 벗겨가는데,

타고난 재담꾼이구나 싶다.

 

사랑은 아니어도 인간의 정리로 사는 거고,

때론 이게 훨씬 더 끈끈하다.

"나는 엄마가 말했던 인간적인 정리가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열정적인 사랑보다 더 차원 높고 믿을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또 다들 사랑을 갈구하며 살고 있고, 사랑하며 산다.

 

군상 제각각이

가시채 발가벗겨진 청새치일까 싶다.

"낚시 바늘에 입이 꿰여 고통에 몸부림치다 곤봉에 맞아 끝내 아름다운 몸체를 뒤틀며 숨을 거둔 물고기, 고깃배에 매달린 채 상어들에게 살점을 물어뜯기고 피를 흘려 바닷물을 붉게 불들였던 바로 그 청새치, 그러다 마침내 온몸의 살점이 모두 떨어져나가 거대한 뼈만 남은 채 돛대에 수치스럽게 매달린 청새치"

 

끝으로 가선 너무 급작스럽게 훈훈해져서 좀 어색했다.

사람이, 관계가 그렇게 쉽게 변하나..

그렇게 변할 수 있다면, 수십년을 그리 살진 않았을겐데..

 

 

내 얼굴엔 뭐라고 쓰여 있을까?

 

 

고령화 가족
고령화 가족
천명관
문학동네,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