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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뮤니스트 8호] 인종주의와 노동자계급

  • 인종주의와 노동자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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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민주의와 자본주의 경제 체제 발전의 결과로 발전한 인종주의는 억압과 차별을 기반으로 가장 큰 혐오를 발현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대표적 폐해이다. 인종주의는 인류의 유물이나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 특별한 시대와 사회의 억압 이데올로기이다. 인종주의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형태와 양상을 보였는데, 지배계급을 위한 착취와 억압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지속성을 갖는다.

     

    경쟁과 불평등의 자본주의 경제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다른 노동자들을 (취업, 주거, 교육, 복지 등에서) 경쟁자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경쟁에서 시작한 노동자 사이의 적대감은 인위적으로 유지되면서 지배계급이 마음대로 이용하는 수단이 된다. 이것은 인종주의가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적인 조직 원칙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자 사이의 경쟁과 적대는 자본주의 체제에 저항하는 계급의 연대를 약화시키는데, 이것은 부르주아지가 민족국가의 형태로 프롤레타리아트를 지배하는 것과 부합한다. 그동안 부르주아지는 외국인 혐오증과 인종주의를 노동자계급을 분할 지배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왔다.

     

    자본주의의 쇠퇴와 제국주의 전쟁은 대량 이주와 난민 발생을 가져왔고, 부르주아지는 그것 때문에 곤란을 겪으면서도 자신들의 착취체제를 유지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대규모 이주와 난민에 대한 부르주아지의 태도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착취체제 유지에 이용하는 것에 공통점이 있다. 즉, 정주노동자의 임금을 하락시키고 부족한 노동력을 값싸게 채우는 역할, 불법 이주자의 지위와 존재를 이용하여 공공서비스와 복지를 하락시키고 국경의 군사화를 이루는 데 이용하고, 종교적 인종주의(특별히 무슬림)로 노동자계급을 분할 지배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종주의와 부르주아지의 분할 지배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계급은 이주노동자와 같은 ‘국제적 계급’이다. 노동자들이 인종주의로 분열되고 분할지배에 순응한다면 투쟁은 약화되고 착취의 강도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인종주의에 맞서 타협 없이 싸우는 것은 노동자계급 단결을 복원하는 일이자 코뮤니스트 노동자의 시급한 과제이다.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코뮤니스트의 투쟁은 문화적 차이만을 받아들이는 이른바 다문화주의 정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코뮤니스트는 문화적 통합이나 동화에 대한 모든 환상을 거부하는데, 그것은 특정한 민족문화와 언어가 더 가치 있다는 부르주아적 편견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주민에 대한 반감 중에서 인종주의적 성격을 비난하지만, 프롤레타리아트의 기본적 단결을 주장하기보다 (이주민들과 다른) 정주민들에게 배려와 시혜를 유도하며 분할을 강조한다.

     

    이렇게 그들이 주장하는 다문화주의 이데올로기는 노동자를 계급의식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며, 같은 계급의 성원이 아니라 언어적, 민족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정체성 정치’로 이탈시킨다. ‘우리민족끼리’, ‘한민족’을 강조하는 세력 또한 정체성 정치로 계급의 단결과 계급의식을 후퇴시키는 세력이다.

     

    이주 노동자와 난민을 반대하는 외국인 혐오, 그리고 인종주의에 대한 코뮤니스트의 입장은 다문화주의의 반(反)인종주의와는 엄격하게 구분된다. 우리의 입장은 노동계급은 방어해야 할 어떠한 국가도 민족문화도 없다는 것이며, 프롤레타리아트의 근본적 단결을 강조하고, 노동자 자신을 분할시키는 부르주아지의 모든 시도에 맞서며, 부르주아 법치주의, 정체성 정치, 그리고 상호 계급주의를 반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종주의의 원인이 되고 인종주의를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타도하는 것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착취를 끝내자!

    노동자에게 조국은 없다! 인종주의, 민족주의 반대!

    인종주의의 원인인 자본주의 착취체제 끝장내자!

     

    국제코뮤니스트전망 ┃ 이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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