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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다가

혁명은 패배로 끝나고 - 김남주 서른에서 마흔몇 살까지 황금의 내 청춘은 패배와 투옥의 긴 터널이었다 이에 나는 불만이 없다 자본과의 싸움에서 내가 이겨 금방 이겨 혁명의 과일을 따먹으리라고는 꿈에도 생시에도 상상한 적 없었고 살아 남아 다시 고향에 돌아가 어머니와 함께 밥상을 대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나 또한 혁명의 길에서 옛 싸움터의 전사들처럼 가게 될 것이라고 그쯤 다짐했던 것이다 혁명은 패배로 끝나고 조직도 파괴되고 나는 지금 이렇게 살아 있다 부끄럽다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징역만 잔뜩 살았으니 이것이 나의 불만이다 그러나 아무튼 나는 싸웠다! 잘 싸웠거나 못 싸웠거나 승리 아니면 죽음! 양자택일만이 허용되는 해방투쟁의 최전선에서 자유의 적과 싸웠다 압제와 노동의 적과 싸웠다 자본과 펜을 들고 싸웠다 칼을 들고 싸웠다 무기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들고 나는 싸웠다 ----------------------------------------- 좋은 시는 퍼 오는 습관이 있다. 나는 아직 이 시에 나오는 주인공 정도로까지 살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살아서 끝까지 투쟁하는 것이, 혁명의 시기가 아니라 야만의 시기가 다가오는 지금 더욱 절실한 무언가리라고 생각한다. 야만의 시기, 단 한 줄기 희망을 갖고 투쟁할 수 있는 용기를 내 스스로에게 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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