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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핫

from 읽기 2010/03/18 02:59

'쿨핫'보느라 밤새고 늦게 일어났다.

언니가 사 모은 만화책들을 종종 꺼내 보고 있다.

다 본 것들인데도 다시 보니 다 새롭다... 일단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전혀 촌스럽거나 이상하지 않은 오히려 너무너무 멋진 그림체에 한 번 놀라고

철학적인 심오함에 놀라고, 파격적인 소재에 놀라고..

당췌 난 어렸을 땐 뭘 본건지.. ;;;

좀 더 나이를 먹고 보니 만화에 배경처럼 등장하는 인물, 문학이나 영화, 음악 같은 것들을 알아보는 것도 늘어난 것 같고

사실은 쎈 내용을 암시하는 은근한 비유들도 눈치채게 되었다.

어쨌든 다들 훌륭...하다.. 정말

지혜안, 이정애, 이빈, 문흥미, 박희정, 한승희, 유시진, 이강주, 김화영

언니의 책장 한 귀탱이에 자리한 이름들.. 이 중에 아직도 한국에서 만화를 그리는 사람은 몇 안된다.

언니 말에 의하면 일본에서 활동하다가 접었다는 경우도 있고..뭐..

다들 뭐하고 계시는지 무척 궁금해한다. 언니가. 물론 나도..ㅎ

동성애, 여성주의, 청소년의 자기결정, 장애, 계급, 락 음악, 인종, 문학에 대한 열정, 가족관계..

뭐 이런 이야기들을 처음 접하게 해준,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바라보게 해준 건 모두 이 분들의 만화ㅋㅋ

 

쿨핫은 예전에 봤을 때는 잘 이해를 못했었다. 난 등장인물이 많고 띄엄띄엄 봐서 그런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지금 보니 이야기 구성 자체가 시점이 왔다갔다 하는 구성이다.

10만큼 이야기가 진행되었으면 다시 돌아가서 5부터 시작하고, 15까지 왔다가 다시 8쯤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track01'과 같이 트랙번호를 붙이고 변주곡처럼 만든다. 인물도 많은데다가 메인 캐릭터가 돌아가면서 바뀐다.. 그러니 이해를 잘 못할 수 밖에 -_- ; 난 사람 얼굴도 잘 못알아보지만 만화도 마찬가지인듯..ㅎ

게다가 내용 전달이 많이 간접적이다.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감정/의사 표현이 비언어적으로 이루어지는 순간이 많은데, 그 단서를 가지고 이들이 어떤 감정의 교류를 하는지 캐치해야 한다.

감정을 상상하고 싱크로 되었을 때의 짜릿함이란...참..ㅎㅎ

 

남자같은(?) 여자 이루다, 나사빠진 남자 이루리..이 두 남매와 '가디록'이라는 고등학교 독서토론동아리의 멤버들의 얽히고 섥힌 관계.. 물론 루다나 루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건 아니지만

뭔가 '핵'은 이 두 남매인 듯... 상처받고 억누르거나 그런 자신을 힘들게 바라보거나 하는 다른 아이들 가운데 루다와 루리는 밝음 에너지로, 자기 긍정으로 자연스럽게 무게 중심을 갖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고3 명찰에 시험의 코앞에 서 있어도 고민은 다른 곳으로 뻗어나가는 그 때..

선배에 대한 동경, 가족에 대한 연민 혹은 증오, 튀는 아이들을 씹어대는 일, 보이쉬한 친구를 쫓아다니는 여자아이들, 예쁘장한 친구를 놀리는 남자 아이들..

어딜가나 있을 법한, 나 또한 겪었던 그런 많은 감정들이 파노라마처럼 담겨있다.

특히 '이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한 번 쯤 고민해 보았을 묘한 느낌들을 여러가지 상황을 통해 섬세하게 보여준다.

사랑인지 우정인지 동경인지 그저 본능인지..ㅎ 기쁨인지 서운함인지 미안함인지

감정은 늘 명확하지 않고 사람 헷갈리게 만드니까..더군다나 사춘기엔 더 그런 것 같으니까..

자기 내면을 바라보고 이해하기란 더 어려운 것 같다.

 

내용중에는 지속적으로 던지는 짧고 굵은?? 메시지가 있다.

비쩍 마르고 학교에서는 잠만 자는 남자애.. 자주 안나와서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그 아이는 별로 등장인물이라는 생각도 안든다..정말 4차원, 만화 밖 인물 같지만 아무튼 그 아이가 하는 말이 남자가 힘이 세지려고 하고 힘센 남자들이 종족번식에 성공하면 할 수록 힘센 남자는 힘이 약한 남자를 괴롭히고 힘이 약한 남자는 열등감에 더 힘이 없는 여자를 괴롭혀서 모두가 파괴로 향하는 진화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프흐흐..

 

cool hot ... 집에 6권까지 밖에 없어서 6권까지만 봤다. 뒤에 더 나온게 있는지, 혹시 내가 그걸 봤던 건 아닌지 잘 모르겠다 ;; 어쨌든... 보고 있으니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쓰리기도 하고 그렇다.

이 글 쓰다가 누워 잠들어서 비슷한 꿈도 꿔버렸다 -_- ;

어쩐지 누군가가 그리워지면서도 만나기 두려운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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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8 02:59 2010/03/18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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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8

from 일기 2010/03/18 02:58

비가 오다가 눈이 온다. 며칠 째 날씨가 이랬다 저랬다 한다.

기분이 좋을 땐 상관이 없지만 좋지 않을 때는 괜히 마음이 산란해진다.

 

한 며칠 공부한다고 이것 저것 해보았는데 수업을 시작하면서 앞뒤로 정신이 없다.

2학기엔 그만둬야 하나 고민스럽기도 하지만 시험때문에 하던 수업을 중단한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없는 건 사실이다.

첫 수업을 하고 왔는데...캐비넷 싱얼롱즈의 목인 닮은 여자애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 흐흐흐.. 무지 예쁘다.

다른 아이들도 다 예쁘다..쪼그만해가지고 귀여운 애도 있고.. 키는 나보다 큰 것이 엄청 부끄러워 하는 애도 있고.. 이래저래...것 참... 따뜻한 느낌이 드는 아이들이다.

발달장애..라고 하는 C는 아직 표정을 봐도 잘 모르겠지만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서로..푸하하하...빵 터지고...

그러나 언제까지 수업에서 개그만 할거냐..하는 자책도 좀 든다; 좀 진지해져보자구 ;ㅁ;

 

기관에 '등록'했다. 수업을 후원하는 기관인데, 생각해보면 예전에 이런저런 일로 '보이콧' 이야기까지 나왔던 기관이다. 잊고 있었지만 '등록'하면서 생각났다.

이력서를 약간 오기에 차서  쓰고, 밑부분에 일에 관한 견해를 적으라길래 또 오기에 차서 썼다..ㅋㅋㅋ

생각해보면 더 쎄게 썼어야 됐나 싶기도 하지만..어쨌든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보이콧도 쉬운 게 아니다.. -_- ;

 

보조강사료가 강사료의 반에 반이다. 2학기 때는 절반이고..

뭐 생초짜에 배우는 입장인 것도 아니고, 하는 일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이런 상황이 무척 마음에 걸린다.

예전에 기획서 쓸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예산 짜기 편하게만 액수를 정했는데

어차피 다 내부 사람들이 할 거였고 단체로 다시 다 모을 거였기 때문에 대충 그렇게 했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공모사업은 인건비가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 보니...정말 문제의식이 없었구나 싶다 ;ㅁ;

그렇다고 내 돈을 나눠줄 수도 없고.....

내가 더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방법인가.. (먼 산.. ' _ ' )

옛날 생각이 난다. 그 때 내 임금의 두배를 받던 그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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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8 02:58 2010/03/18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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