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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행진에서. 난 행진 대오가 왜 이리 머뭇거리면서 가는 것인지 궁금했다. 전경이 막은걸까. 막은 것도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더디데 가는 것인지. 도로에서 집회를 하기로 맘 먹은 것인지.

 

  그렇게 슬금슬금 행진을 했다. 그러다 한 동지가 말했다. '서울 시민 여러분. 늦은 발걸음 때문에 짜증이 나십니까? 저희는 1년, 365일 여러분들이 겪는 불편함을 겪으며 생활해야 합니다.' 

 

  몰랐다. 장애인 차별 철폐에 의미와 집회에, 행진에 참여한 장애인들의 삶과 분노와 아픔을.

 

- 서 있다보면 전동 휄체어를 탄 동지들이 길을 비켜달라고 날 밀치기도하고, 주위 사람이 날 잡아채기도 한다. 보지 못했는데. 난 어쩌면 '정상인'이라는 틀 안에서 사회의 진보를 위해 '투쟁'한다는 거창한 자만감에 쌓여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가 보지 못한 곳에서는 365일 중 단 하루 힘겹게 투쟁에 나서는 이들도 있는데.

 

  활동보조인제도. 해야지. 라고 생각했다. 오늘 화장실에서 목격한 모습에 나는 반성했다. 활동보조인제도 없이 기본적인 생활도 안 되는구나. 기본적인 생활도 안 되게, 화장실이, 건물이, 사회가 이뤄져있구나. 화가 날만 하다. 화를 내야 한다.

 

- 정리집회 도중 교통사고가 났다. 경찰이 정리집회를 하는 도로로 차를 통행시킨 것이다. 그 와중에 장애인를 가진 동지 한 명이 차에 치였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안 났지만. 태만하고 태연하고 뻔뻔한 경찰의 모습은... 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담배가 왜 그리도 생각나든지. 답답했다.

 

  정리집회를 하던 동지들이 우르르 몰려와 책임자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끊질긴 싸움 끝에 잘못을 인정했다. 경찰서를 찾아가 서장을 면담하겠다는 엄포에, 교통과장은 무너졌다. 참 웃기다. 경찰서장이 파워가 세긴 센가 보다. 그 수많은 동지들의 분노를 뻔뻔하게 외면하던 경찰이 무너지는 것을 보니.

 

- 비를 맞으며, 투쟁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의심. 착잡. 분노. 반성. 후회. 다양한 감정들이 빗물과 함께 나를 지나쳤다. 오랜만에 의미있는 집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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