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이승만 박정히 두분 각하의 동상을 건립합시다.[하종강의 노동과 꿈 - 산하 펌]

초대와 2대 3대를 해 자신 이승만 대통령과 5,6,7,8,9대를 해 드신 박정희 대통령 두분의 동상 건립 논의가 분분하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광화문에 세우자고 기염을 토하기도 하셨고 성미급한 사람들은 박정희 대통령 동상 시안을 선보였다가 그분의 평생 라이벌이었던 이북의 그 분의 포즈와 너무 닮았다고 해서 파토가 나는 일도 있었다.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오래 살았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분들의 행적에 심한 유감이 있으나 굳이 그분들이 좋아 죽겠다고 동상을 세우겠다는 분들의 마음을 끝까지 반대할만큼 맘이 굳건하진 못한 바, 나는 조건부로 그분들의 동상 건립을 찬성하기로 한다.

그래서 전 세계에 세워진 유명한 동상이나 조각상의 모티브를 빌어 내 의견을 밝혀 보고자 한다.

우선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은 입상보다는 좌상이 적합하다.

고령으로 돌아가신 그가 힘들게 서서 아래를 굽어본다면 얼마나 다리가 아프시겠는가.

그리고 우매한 민중들의 봉기만 아니었더라도 그의 후임자가 되었을 것이 분명했지만 자식이 쏜 총탄에 목숨을 잃어야 했던 비운의 러닝메이트 이기붕씨와 사이 좋게 앉아 계신 것도 좋을 것이다.

바로 아래의 투 샷과 같이 말이다.

 

http://pds19.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9c3a614d.jpg

 

위 동상의 정체는 중국 송나라 시대의 명장 악비묘 앞에 위치한 진회의 상이다.

진회는 명장 악비에 역모를 씌워 죽인 간신이다.

그래서 악비묘에 참배하는 이들의 침샘에 침이 고일 때 처분하는 용도로 지어졌다고 한다.

당연히 이승만 이기붕 상의 위치도 4.19 묘지 앞이다.

나이 여든에 대통령 한 번 더 해먹어 보겠다고 발악하시다가, 그에 항거하여 일어난 백성들에게 총알밥을 안겼던 이승만 대통령과 "총은 갖고 놀라고 준 건 아니잖나?"고 했던 이기붕 부통령 당선자의 동상이 저 포즈로 4.19 묘지 앞에 세워진다면 나는 그 동상에 황금을 칠해도 좋고 러쉬모어 국립공원의 바위산 얼굴들처럼 커도 좋다.

내 딸의 돼지 저금통 배를 갈라서라도 그 동상 건립 위원회의 위원으로 등재할 것이며, 그 동상지기라도 되어 저분들의 얼굴을 닦고 또 닦을 것이다.

 

행여 공해나 먼지 때문에 눈이 가려져 자기들 때문에 죽어간 꽃다운 영령들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그래도 전직 대통령인데 무릎을 꿇는 것은 흉물스럽지 않으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겠다.

참 맘씨 좋은 거 하나는 알아주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기억력 사라지는 건 붕어와 초를 다투는 대한민국 백성이라지만 어쩌랴 나 역시 단군의 자손인 것을..... 최적의 장소는 4.19 장소요 최적의 포즈는 저것이지만 그래도.... 사람이 인정이 있지 않으냐는 호소에 따라 마음을 고쳐 먹는다.

제 2안으로 나는 다음 포즈의 동상을 추천한다.

 

http://pds19.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b4c5c487.jpg

 

그렇다.

핀란드의 영웅 파보 누르비의 동상이다.

그는 1924년 7월 10일 파리 올림픽대회에서 영웅으로 등극한다.

1500m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고 1시간 뒤 열린 5000m 결승에서도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했고 이틀 뒤에는 폭염을 뚫고서 크로스컨트리 개인, 단체 부문을 독식했고, 체력이 거덜난 3,000m마저 제패하는 경이적인 위업을 달성한다.

노령의 이승만 대통령이지만 나는 이 포즈로 동상이 세워져야 한다고 감히 주장한다.

뜀박질이야 이 박사가 당연히 늦었겠지만 6.25 가 발발한 이후 비호와같은 서울 탈출은 길이길이 기념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6월 27일 새벽 3시 귀신도 모르게 경무대를 떠난 대통령은 철마야 나 살려라 대구까지 피난을 갔다가 "이건 너무 간 거 아닌가?"하고 대전으로 유턴을 했고 그곳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방송을 했다.

 

"서울 시민 여러분 국군이 반격하고 있으니 안심하십시오."

 

6월 29일 용감하게 수원까지 올라가서 맥아더와 회담을 하신 노 대통령님은 7월 1일 아아..... 그 노구를 이끌고 빠른 경부 축선이 아니라 호남행 줄행랑을 치신다.

이리역에 도착하셔서 무려 8시간을 대기하신 끝에 목포까지 가셨는데 변장을 하셔서 그 누구도 용안을 알아보지 못했다 한다.

그러고도 지치지 않는 철인같은 체력을 과시하신 각하는 목포항에서 배를 타셨고 마침내 7월 2일 수천 킬로미터의 장정을 끝내시고 부산에 안착하셨다.

누르미가 나이 일흔이었더라면 저 대장정을 소화할 수 없었으리. 누르미 할애비라도 그리할 수는 없었으리. 그 놀라운 스피드와 지구력을 상징하고 기리기에는 핀란드 올림픽 스타디움 앞에 세워진 누르미의 동상처럼 지축을 울리고 달리는 노구의 각하를 우뚝 서게 해야 할 것이다.

비문은 이것이 적합할 것 같다.

 

"기차야 기다려라. 배야 내가 간다. 부산이 어디메뇨 서울 시민 안심하라"

 

이제 박정희 대통령이다.

손가락 들어 "임자 저 탤런트 이쁘구만"이라고 지칭하는 포즈의 동상 시안은 이미 폐기되었다.

 

http://pds22.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f69d627b.jpg

 

지나치게 권위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도 있다고도 하고 북한의 아무개를 닮았기 때문에 찝찝해서 그랬다고도 한다.

나 역시 이에 동의한다.

무려 18년 반 동안 대한민국을 주무르신 관록이 있지, 그 동상은 절대로 저토록 평이할 수 없다.

인류 문화사에 남는 걸작품이 되어야 각하의 위명에 맞을 것이며, 그 이상 아름다울 수 없었던 그분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어야 나는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모티브 중의 하나로서 나는 이 조각상을 추천하는 바이다.

 

http://pds22.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fd92036e.jpg

 

그렇다. 라오콘이다.

트로이의 목마의 위험성을 부르짖다가 바다에서 나온 큰 뱀에 감겨 아들과 함께 죽어가는 비운의 제사장 라오콘의 최후를 담은 이 조각상은 실로 인류 전체의 찬연한 문화유산이다.

나는 이 정도 스케일을 원한다.

뱀은 상징일 뿐이다.

민중의 저항일 수도 있고, "야수가 되어 유신의 심장을 쏜" 김재규의 변신일 수도 있다.

고통에 사로잡혀 "나는 괜찮아!"를 부르짖는 각하의 비장한 몸 오른쪽에는 기타를 든 여가수가 있어야 하고, 그 왼쪽에는 청초한 여대생이 공포에 떨며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

발 아래는 시바스 리갈 공병이 굴러야 하고 석상 뒤 보이지 않는 곳에는 장렬하게 화장실에 숨었다가 총맞고 죽은 차지철이 마지막 몸을 숨긴 변기가 아스라히 모습을 드러내리라.

또한 각하의 파티에는 항상 두 명의 여인이 초대되어 좌우로 앉은 바 왼쪽으로 기울어지면 왼쪽의 여자가 남고,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면 오른쪽의 여자가 남았다고 각하의 채홍사들이 증언했던 바, 이날은 미처 각하의 용안이 기울어지기 전에 사단이 났으므로 머리가 어느 쪽으로 치우져서는 곤란할 것이며, 라오콘 석상의 표정이 보여주는 그 놀라움과 비탄, 충격과 공포가 골고루 버무려진 얼굴 또한 조각가의 손 끝에서 창조되어야 하리라.

이 정도 동상이 우리 앞에 세워진다면 다시 언급하고 약속하며 누가 못믿겠다면 변호사 친구 녀석을 불러 공증이라도 하겠거니와 나는 저 동상들의 건립 위원이 되어 얼마 안되는 모든 사재를 기부할 것이다.

이것만은 마누라도 못막는다.

저 동상들이 우뚝 서서는 날 나는 마누라에게 맞아죽은 고혼이 되어도 창공을 떠돌며 기뻐 손뼉치고 그 동상의 어깨들에 깃들 것이다.

나는 그분들의 동상 건립을 찬동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