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6/02

1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2/21
    피자매 연대 대안생리대 워크샵(2)
    황조롱이
  2. 2006/02/21
    대추리 청년중창단 드뎌 탄생..ㅎㅎ(4)
    황조롱이
  3. 2006/02/21
    올해 농사 같이 지어요!
    황조롱이
  4. 2006/02/14
    봄비 내리는 날, 봄눈 생각(1)
    황조롱이
  5. 2006/02/10
    순례객 이야기
    황조롱이
  6. 2006/02/10
    온몸이 으슬으슬하니.(2)
    황조롱이
  7. 2006/02/09
    헉 이게 머니?(3)
    황조롱이
  8. 2006/02/08
    발땅길풀 평화행동 평화 토론회
    황조롱이
  9. 2006/02/08
    평화대행진을 앞두고
    황조롱이
  10. 2006/02/08
    국적을 포기한 평택 주민들
    황조롱이

피자매 연대 대안생리대 워크샵

 

 

 

 

오실 때 가능하시다면 바늘과 실정도는 가져오는 센스~ *^.^*

 

대안생리대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으면 좋겠어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추리 청년중창단 드뎌 탄생..ㅎㅎ

대추리 청년중창단 탄생..^^*
2006년 2월 21일
드뎌 대추리 청년중창단이 생기고 두번째 공연을 마쳤어요..^^*
이 모임이 생기게된 계기는
대추리 상황을 외부에 알리는 취지로 울진에서 진행된
발땅길풀 평화행동 평화토론회를 참여하기위해 동소심,지선,재연가서
두번째날 평화행동을 진행하였을때 꼬미님이 부른
노래여 날아가라 를 들으며 이거 너무 멋있다.우리가 촛불집회가서 저노래를
부르자 라고 하여 우연히 같이 차를탄 꼬미님을 꼬셔 오는내내 노래를
배웠죠 그리고 대추리청년중창단이라는 이름을지어
대추리와서도 거의 하루종일 연습을하고(물론 아직실력은꽝이지만-ㅅ-)
오늘이 두번째 공연을했죠.

아직 노래실력은 꽝이지만
앞으로도 대추리청년중창단은 쭉~~!갈것입니다.ㅋ
어떠한 탄압을뚫고ㅋㅋㅋ(노래못한다구 구박하지마염..+_+)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올해 농사 같이 지어요!

 

한 며칠 날이 풀려 스스로 마련한 올해의 영농 지침에 따라 작은 텃밭을 만들었다.

손수레를 끌고 다니면서 실파가 자라는 화분 몇개, 미나리를 담은 상자 그리고 달래와 상추, 돌나물을 텃밭으로 가져다 옮겼다.

손수레를 끄는 나를 보고 동네 꼬마들이 몰려와서 좋아라하고 짐칸에 올라탔다.

수레를 끄는 한마리 염소가 된 듯한 기분.

아이들은 새끼 돼지들마냥 괴성을 지르면서 난리를 피웠다.

그 짐승같은 꼬마들과  호미로 땅을 파서 달래, 상추, 돌나물을 심었다.

응달의 흙은 녹지 않아서 딱딱했다.

나중에 미나리와 파를 적당한 곳에 심고, 실파 화분은 햇볕이 잘 드는 곳에다 놔뒀다.

저녁에는 채소를 심은 흙 위에 비닐을 덮고 벽돌을 군데 군데 배치했다.

3월은 아직 멀었는데, 급한 성격에 텃밭을 벌써 만들었다.

잠자리에서 누워서 낮에 심은 식물들을 떠올리자니, 텃밭을 만든게 잘한 짓인가 싶었다.

농사를 지으려면, 태양과 구름의 걸음 걸이에 맞춰서 일해야 하는데.

난 사실 그럴 자신이 없다. 쩝.

 

머잖아서, 볍씨를 뿌릴 모판에 흙을 담는 작업이 시작 될것이다.

대부분의 농사를 기계에 의지하지만, '상토' 작업만은 사람 손을 필요로한단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대추리로 농활을 와줬으면 좋겠다.

농사 짓는 것이 곧 싸움인 대추리에는 흙을 움켜쥘 병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돈도 아주 많이 필요하다.

100만평을 농사 짓는 데 영농자금이 최소한 5억원은 있어야한다는데...

 '한평 지키기' 모금 액은 아직 천 만 원에도 훨씬 못미친다.

3차 평화 대행진 때 지킴이들이 그토록 '수익 사업'에 목매달았던 것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농사 자금을 대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제발, 이 글을 읽는 분께서는

한겨레 21에 매주마다 나가는 평택 관련 기사를 읽고, '한평 지키기 운동'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평택에 나가서 어제는 친구도 만나도, 두 손 가득 먹을 거리를 사서 마을로 들어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마을 가까이 이르러서...

대추 분교 못미친 길가 공터에, 전경 버스 한 대가 보였다.

언젠가부터 평일에도 전경들이 마을 입구에 서서 어슬렁 거린다.

젊은 날을 저렇게 심심하게 보내야하다니, 전경들이 안쓰럽다.

전경들을 안쓰러워하는 나는 밤이 되면은 '티라노사우르스'의 추격을 피해서 도망치는 꿈을 꾼다.

꿈에서 '쥬라기 공원' 한 편을 찍는 셈이다.

그런 험한 꿈을 꾸다가 잠을 깨곤 하지만, 눈을 뜨면, 따뜻한 이불 속이다.

강제 철거 용역 반원들이 언제 들이닥칠 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나는 따뜻한 방에서 겨울 밤을 보내고 봄을 맞았다.

거리에서, 텐트 안에서 추운 겨울을 나야했던 철거민들에 비하면 나는 호강하고 산 셈이다.

 

올해에 벼농사를 지어 가을에 수확을 하면, 그 쌀을 '한 평 지키기 운동'에 참여한 분들 뿐만 아니라 북한 동포, 저소득 계층 분들과 함께 나눠 먹을 계획이라고 한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건데, '285만 평 한평 지키기 운동'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봄비 내리는 날, 봄눈 생각

 

평택 시청 앞에서 주민증을 불태우던 날...

그날은 대추리에 눈이 한뼘도 넘게 쌓였었다.

시청으로 가는 동안 이민강 할아버지가 하얀 눈을 보면서 말씀하셨다.

"봄눈이 많이두 왔네. 봄눈 치군 많이 왔어."

입춘 지나서 내린 눈이니 봄눈은 봄눈이다만,

봄눈을 봄눈이라 부르는 이민강 할아버지가 어찌나 신기하게 보이던지...

 

기자회견을 마치고 주민증을 소각한 후,

쌈밥집에 가서 쌈밥을 먹고 대추리로 돌아오는 길.

눈이 녹아서 길은 질척거리고, 눈의 냉기를 머금은 공기는 차가웠다.

어르신들은 정월에 눈이 많으니 7월에 비가 많이 올거라는 말씀들을 하셨다.

아침에 트랙터로 눈을 치워서 대추리 신작로길이 환했다.

"봄눈은 빨리 녹는 뱁이여."

이민강 할아버지가 빨리 녹는 눈을 기특한 듯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타향에서 봄을 맞게 된 나는 할아버지의 봄눈 타령을 듣고도 어리둥절 할 뿐이었다.

 

대추리의 '현철'이라 불려 마땅한 이민강 할아버지.

주민증을 반납하고 뒤숭숭한 마음이 봄눈을 보면서 좀 누그러지셨을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순례객 이야기

 

2월 8일에는 '사회복지 시설 생활인 인권 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활동가 분들과 아이들이 대추리 일일 주민 릴레이 평화 순례를 오셨습니다.

촛불행사에 참석하고 나서 꼬마 네 명과 시설인권연대의 활동가 '언니들'은 대추리 찻집으로 향했습니다. 신부님이 마을에 안계셔서, 지킴이들과 함께 조촐한 간담회 자리를 가졌지요. '해밀'이 마을이 처한 상황과 '285만평 지키기 캠페인', 평화촌 만들기 운동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줬어요.

어른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지루했던지, 아이들은 찻집 밖으로 몰려 나갔습니다. 나중에 찻집 문을 열어보니, 눈 쌓인 마당을 빗자루로 쓸고 있더라구요, 이제 겨우 열살 안팎의 꼬마들이 말예요..!

찻집을 나와서 숙소인 평택 지킴이네로 모두 이동을 했습니다. 일명 '대추리 호텔'이라 불리는 그 집에서 떡라면으로 밤참을 먹고 따뜻한 방에서 잠을 잤습니다. 난방비를 걱정하셨는지, 어른과 아이들까지 합해서 9명이 한 방에 누워서 주무셨더라구요.

느지막이 아침식사를 하고, 색종이에 색연필로 방명록을 적어서 벽에 붙이고, 인사를 나눈 후 시설인권연대 분들은 '대추리 호텔'에서 퇴실 하셨어요. 다음에는 장애인 분들과 함께 대추리를 꼭 다시 찾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그때까지, 휠체어가 다니기 쉽도록 지킴이네 현관에 있는 계단을 손봐야겠습니다. 모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아, 끝으로 순례객 '임소연'님의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 땅을 지키고 사람답게 살고자하는 분들을 대추리에서 만났어요. 장애인 분들도 자신의 의지, 삶의 결정권을 따라 살고자 합니다. 대추리에 와서 그런 동질감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 한 분야의 운동에 매진하다 보면, 결국 모든 문제가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알게 되지요. 대추리에 장애인 분들과 함께 꼭 다시 들릴게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온몸이 으슬으슬하니.

몸살이 걸려부렀네요..ㅠㅠ

어제 찜질방에서 집들이아닌 집들이를 할때까지만해도

코감기정도로 콧물나오는 정도였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도 아푸고 춥고....;;;;

일어나서 밥하고 다시 누웠는데...이휴..이거 12일까지는 나아야 할텐데

걱정되네요-ㅅ-;;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헉 이게 머니?


 

문득 찻집에 몇일동안 덩그란히 놓여있는 배가 눈에 거슬렸다...

 

그래서 겨울이고 감기 걸린 사람들도 많으니 배중탕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한 번도 해본적 없지만 인터넷에 물어물어 한다는 각오로 배중탕을 아침부터 부산하게 준비하기 시작했다... 배 꼭지를 파내는 것부터 쉽지 않다...예쁘게 도려내서 씨앗까지 파내야 하는데 하다보니 갈기갈기 배를 파낸 것이 영 보기가 않좋다...

 

배를 힘들게 파낸 후 꿀을 넣고 갈기갈기 찟져진 배를 다시 주섬주섬 담아넣어 물을 조금붓고

 

배를 졸이기 시작했다...

 

흠~~2시간여가 지나니 배가 아주 흐물흐물 한 것이 잘 된 듯 싶었다...

 

순간 나는 이 배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그냥 배를 숟가락으로 짓누르기 시작했다...

 

흠 그 결과 위 사진을 통해 보다시피 비호감이 철철 넘치게 되었다

 

문득 보면 탕수육처럼도 생긴 ...

 

반지가 분발해서 마니 먹어줬다...

 

그래도 마니 남았다...

 

오늘도 무심결에 냄비를 들쳐본다...

 

 

누구도 먹지 않을 그 배조각들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발땅길풀 평화행동 평화 토론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평화대행진을 앞두고

어제 평택 시청 앞에서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주민증 반납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평택 시민이길 포기하겠다는 것을 선포한 것입니다.
마을 곳곳에 제단체나 개인들이 와서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추 분교, 농협 창고에 벽화 작업이 한창이고, 최근에는 마을 공동 식당과 법률 사무소가 문을 열었습니다.
머잖아 PC방도 문을 열 예정입니다.

벌써 다가오는 일요일에 3차 평화 대행진이 열리네요...
평화 대행진도 중요합니다만, 그 이후에 대한 준비도 조금씩 논의되어야 할 때인듯 합니다.
강제 철거에 투입될 용역업체 선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인근 용인대 체육학부 학생들을 철거반원으로 섭외하는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대보름 이후에는 가장 먼저 마을 입구에 있는 찻집이나 지킴이네 집부터 강제철거가 시작될 거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구요.
지킴이네 집으로 포크레인이 들어오면 어떻게 막을까.
"쇠파이프로 포크레인을 부숴야지, 운전석부터!"
기껏 이런 소리를 입밖에 꺼냈다가 스스로도 흠칫 놀랐습니다.
평화를, 생명을 사랑한다는 말이 순 사기였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비폭력 평화 운동으로써 이 땅을 지켜가야한다는 대원칙에 따라 투쟁을 이어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곳을 지키러 온 이상 경찰에 연행되거나 구속을 당하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국유재산법 위반', '공무집행 방해죄'로 현장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연행될테니까요.
그래서, 그 이후가 걱정입니다.
일선에 있는 사람들이 사라진 빈자리를 누군가가 와서 채워주지 않는다면, 이 싸움은 이길수가 없습니다.

농민들은 얼마전부터 고추 모종을 키울 흙을 상자에 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봄에는 전국에서 농민들이 트렉터를 몰고 팽성 들판의 285만평에 모를 심으러 올거랍니다.

평택에서 기다릴게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적을 포기한 평택 주민들

국적을 포기한 평택주민들
평택주민들 주민등록증 반납하던 날 이야기
진재연
대추리에서의 첫 아침. 눈이 가득 내렸다. ‘니가 이사온 걸 환영하는 눈 인가보다’ 평화바람 오두희 언니가 앞마당 눈을 쓸며 말했다. 나도 이제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주민이 되었다는 생각에 조금은 설레는 아침이었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길을 조심조심 걸어 마을회관 앞으로 모였고, 주민들과 함께 평택시청으로 갔다. 오늘은 팽성주민들이 대한민국정부에 주민등록증을 반납하는 날이다. 주민등록증을 반납하고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 아님을 선언하러 가는 것이다.

2월 7일 아침11시 팽성주민들은 평택시청앞에서 주민등록증 반납 기자회견을 열었다.

평택시청앞에 사람들이 모였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평택시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김지태 위원장님의 농담 섞인 말씀으로 기자회견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위원장님의 표정은 침통해 보였다. 주민등록증을 반납하기로 한 오늘, 주민들은 평택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었다. 갯벌을 일구어 만든 농토를 주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모두 국방부에게 내어준 평택시장과의 만남을 요청한 것이었다. 평택시장은 면담을 거부했다. 주민들과 할말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는 김지태위원장님 말씀대로 평택시장이 만든 자리이기도 했다. 평택시와 대한민국 정부는 주민들이 이렇게 싸울 수 밖에 없도록 끝간 데 없이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맛좋기로 이름난 평택쌀을 자랑하고 다닌다는 평택시장은 거친 바다가 기름진 옥토로 변하기까지 주민들의 대안 없는 노동을 상상이나 하고 있는 걸까. 그 땅에서 올해도 내년에도 농사짓고 살고 싶다는 주민들은 평택시장에게 ‘평택시민’이 아니었다. 주민들은 스스로 포기했다. 스스로 거부했다. 이제 더 이상 평택시민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도 아니다. 이제 대추리 주민들은 독립을 선언했다.

이제 주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임을 거부한다

기자회견을 마친 주민들은 시청으로 들어가 주민등록증을 반납하려고 했다. 하지만 평택시는 그것조차 막아섰다. 평택시 직원과 경찰들은 문을 막고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시장실로 들어가기 위해 1시간동안 직원들에게 요구하고 몸싸움을 했지만 결국 주민등록증을 반납하지 못했다. 성난 주민들은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불태웠다. 백성들을 짓밟고 제국주의 군대에게 땅을 내 주어 전쟁기지를 만드는 나라의 국민이기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주민등록증을 태우고 다시 한번 시장실로 들어가려 했지만 평택시청은 끝내 주민들의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난 주민들은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태웠다.


돌아오는 길에 같은 차에 타신 방승률 할아버지는 ‘서글프지만 어쩌겠어. 이제 정부나 시의 간섭 안 받고 살 수 있게 된 거지. 참다운 인생을 살려면 고향을 지켜야지’라고 말씀하셨다. 오늘도 어김없이 비닐하우스로 모여 525일째 촛불을 밝힌 마을주민들은 이제 독립선언을 했음을 확인했다. 이제 정부도 미군도 팽성주민들을 내쫓을 수 없다. 경찰이든 미군이든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방승율 할아버지. 잔잔하게 말씀하시는 목소리에 힘이 있다. 대추리에서 나고 살아오신 할아버지는 여기에 뼈를 묻고 싶다고 하신다.

대추리는 춥다. 눈이 와서 더 추운걸까. 마을회관에는 ‘입춘대길’이 나붙었는데 눈이 하얗게 덮힌 황새울 들녘은 아직도 겨울이구나 싶었다. 내 마음을 아셨는지 이민강 할아버지가 한 마디 하신다. ‘봄눈은 빨리 녹는겨...’ 봄눈. 그래 봄눈이었다. 대추리에는 이미 봄이 왔고 황새울 들녘은 포근한 봄눈이 감싸고 있었다. 촛불집회에서 김지태위원장님이 말씀하셨다. ‘주민등록증 없어도 사는 데 하나도 지장 없어요. 동요하지 말고 불안해하지 말고 그냥 평온하게 살아가요’ 평온하게 살아가는 게 쉽지 않은 대추리에서 이렇게 살아가다 보면, 촛불 꺼뜨리지 않고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승리하는 봄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 봄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대추리로, 도두리로 모여야 한다.
* 진재연님은 사회진보연대 집행위원으로 지난 2월 6일부터 미군기지 이전을 막는 투쟁에 함께 하기 위해 평택 대추리 주민이 되었습니다. 진재연님은 이후에도 대추리 소식을 일기 형식으로 참세상에 꾸준히 알려올 예정입니다.
2006년02월08일 11:16:5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