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4/10/25

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4/10/25
    끝나지 않은 노근리
    지구를지켜라
  2. 2004/10/25
    공존의 그늘(1)
    지구를지켜라
  3. 2004/10/25
    수세미 정치
    지구를지켜라
  4. 2004/10/25
    휴전선과 생태보전
    지구를지켜라
  5. 2004/10/25
    병원 이야기3
    지구를지켜라
  6. 2004/10/25
    병원이야기2
    지구를지켜라
  7. 2004/10/25
    병원에 대하여
    지구를지켜라

끝나지 않은 노근리

끝나지 않은 역사의 현장 노근리
미군 양민학살이 벌어졌던 충북 영동 노근리에서
 
 

 

▲노근리 입구에서     ©홍성관
오전 열한 시, 열차는 미끄러지듯 서울역을 출발했다. 영동역까지 가는 두 시간 이십 분동안 인터뷰할 질문들을 정리하면서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였다. 누구에게나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는 법인데, 하물며 가족이 죽고 자기 몸이 불구가 되는 전쟁의 참화를 다시 끄집어내려는 것은 당사자들에게는 너무도 잔인한 일은 아닌가. 약간 숙연해진 마음으로 영동역을 나서자 한적한 시골 면소재지가 펼쳐졌다.

 현장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면서 백발이 성한 노부부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다 지나간 일을 왜 자꾸 들추려고 하나. 그거 다 군에서 보상받으려고 그러는 거 아닌가. 양평에서도 미군이 조사하면서 '너 공산당이지'라고 묻는데, 한사람이 영어를 못 알아들으니까, 그냥 'ok'라고 대답했고, 그이는 총살당했다. 전쟁통이라 다 그랬다. 미군들도 우리 도와주려고 왔다가 그런 거 아니냐. 미군 철수하면 인민군도 쳐들어온다. 미국 때문에 그래도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됐는데, 뭘 자꾸 들춰내려고 하나."

 인근에 사는 것 같아 보였는지라 이런 말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목사를 하다가 은퇴하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 내려와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이해가 갔다. 같은 시대에 전쟁을 겪었더라도 각자의 신분과 처했던 상황에 따라 인식도 다를 테니까.

 버스를 타고 20분쯤 지나 쌍굴다리 현장에 도착했다. 인간에 의해서 대규모 학살이 자행됐던 끔찍한 장소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여느 농촌의 풍경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쌍굴다리 옆에는 조그만 컨테이너 사무실이 '노근리 사건 현장 안내소'라는 현판을 걸고 있었다. AP통신에서 보도된 이후 군청에서 대책 담당 부서가 만들어졌고, 5명이 교대로 상주하고 있다고 한다.

 생존자들이 거주한다고 소개받은 주곡리로 가기 위해 마을 주민의 차를 얻어탔는데, 그 주민은 심규철 의원 등이 제출한 특별법을 언급하면서 '미국놈들이 거저 보상해줄 놈들이 아니지. 어떠한 명분을 달아도 말야. 국방부, 한미연합사령부에서 수백번도 더 왔다갔는데,,아무것도 안됐어'라고 했다. 특별법의 결과에 대해서 마을주민들이 회의적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주곡리 마을의 경로당에서 당시 쌍굴다리에 있었던 할머니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 분은 김소은 79세(당시 27세) 할머니로 당시 영동에서 살다가 피난 오던 중 미군에 의해 쌍굴다리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친정어머니와 딸, 올케를 잃었다. 다른 한분은 이석조 83세(당시 31세) 할머니로 쌍굴다리에서 아들을 잃었다. 조심스럽게 당시 상황에 대해서 여쭈어 보았다.

『가면 산다고, 밤을 세고 낮에 동굴 밑에 갔다가 닷새 만이지, 닷새만에 나왔어. 아무것도 못 먹고, 인민군이 쳐들어온다고, 미군들이 마을에 들어와서 쫓아내다시피 피난가라고, 그래 우리 아버지는 소를 몰고 간겨.. 저녁 해놓은 것도 못 먹고 그냥 쫓겨간거 아녀. 아침에 총소리가 나는겨. 철둑으로 올라가라고, 미군들이 총으로 밀어내는겨, 철둑을 올라가니까 와다다다다, 비행기가 뭘 쏘아대고, 거기서 그리 많이 죽었대.. 마악,,,소도 그냥 씨러지고,, 철둑에서, 사람도 쓰러지고,, 그래가지고 그거 피해서 쌍굴로 간겨, 들어가본께, 우리 언니 죽었지 올케 죽었지 엄니 총맞았지 우리 아버지 그랬지 우리 딸 총 맞아 죽었지. 아가 대롱대롱 하는게, 내가 쌍굴로 내삐고 정신이 없어가지고 안고 있었는데, 굶고 그래가지고 정신이 없었으니까 우리 어머님이 아이고 얘야 얘야 죽었다.. 움직이면 그냥 쏘는겨.. 닷새를 굶어 가지고 핏물을 먹었어.. 우린 살라고 송장을 데려다가 가슴을 덮고 살려고,, 송장이 피 투성이에..나흘 째 되던날, 송장물이 불그리한걸 바가지로 퍼먹었어.. 그 물을 퍼다먹고  나흘 닷새 인민군이 들어와 가지고,,, 일주일을 굶은겨..친정어머니도 돌아가셨지.. 나오니께 해방됐다는 소리도 나오고,, 우리는 피난을 잘가가지고 있는거 영동살았거든 임실로 피난을 왔었거든 가만히 놔났으면 괜찮았을걸 미군이 쫓아내가지고 벼락을 맞은겨..』

『지난 일인데도 너무 억울해요.. 송장으로 감아쌌고,,살라고,,
나 같은 경우에는 집이 영동에 있었는데 임실로 와서 친정으로 피난을 가지고 영동집도 다 타고 옷 파묻어 논것도 없고 다 타고 없지 고생을 얼마나 했는지 몰라요 친정아버지가 농사 조금 지은 걸로 얻어먹고 살고 있다가 누구한테 하소연 할 수 도 없고 쌀 한톨 주지도 않지 누가 눈 빠졌다고 거시길 해줘 총맞았다고 거시길 해줘 국한그릇 밥한그릇 얻어먹을데도 없었어요 그렇게 고생을 한거야. 그걸 누가 알아주겠냐고, 나 같은 형편에는 집도절도 아무것도 없고 시동상하고 시어머니하고는 얻어먹을래도 넓은 데로 얻어먹으러간다고 가고,,,친정에서 얻어먹고 친정아버지 농사짓는거 거들고 아버지가 그라데 너도 따로 살아라 숫갇두개하고 쌀한되주드라고 그거 가지고 나와가지고 방을 얻어가지고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방아 찧어주고 그걸로 개떡지어먹고 그렇게 산겨..』

 이제 역사속에 묻혀있던 이 사건을 주민들이 알려나가기 시작했던 과정에 대해서 질문을 드렸다. 

 

▲노근리의 할머니들     ©홍성관
『하루 옷을 세 번 갈아입었어 대전 정모.. 그 양반이 한번은 한복입고 나오라고 한번은 몸빼입고 나와서 하루 사진 세 번 찍었어..(이석조 할머니)  나는 생각도 안하고 상관도 안했자나... 안하고 나뒀는데 그 정씨가 찾아와 형수님 딸도 죽고 그랬는데 억울하자나요..그래.. 노근리 사건이라면 말하기도 고만 싫다고만 생각도 안하고, 가다 죽으나 오다 죽으나 마찬가지 아녀..그러니까 말하지도 못하고 있었지. 그 양반(정은용씨)이 애를 써가지고.. 너무 억울하게 해가지고 애를 쓰는데 미국이 우리나라를 너무 얕보는 거 같어.. 억울하게 이렇게 해가지고도 잘 안되고,, 그런 생각을 하면 이걸 얼마정도라도 해결을 해주면 좋겠는데 한국을 너무 얕보는거 같어 미국이.. (김소은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신지 5년됐으니께 할아버지가 하신게 3년이여.. 할아버지 하신 말씀이 있는데... 성공해야하는데 아이구,,,,(이석조 할머니)
 회원인 사람들이 2만원도 내고 3만원도 내고 이래가지고 뭘하날 사더라도 다 돈아니에요 이번에 서울간대도 2만원 내가지고 간겨..그건 잘모르겄어요 금방듣고 금방 잊어먹고,, 』

 이 회원이라는 것은 '노근리 인권평화연대(대표 정은용)'의 회원을 말하는 것으로 지난 5월 21일에 삼성동 지하철 2호선 앞에서 '이라크 어린이에게 희망을'이라는 성금모금행사에 참여했었다. 나이가 들어 지난 일들도 많이 잊어버리고, 새로운 말도 들으면 곧잘 잊어버리게 되었지만, 당신들처럼 똑같이 무고한 학살을 당했던 이라크 인들을 위해 없는 살림에 돈을 각출하여 서울까지 올라오신 모습에 다시 한번 숙연해졌다.

▲매년 걸리는 현수막, 역사의 상처는 언제 아물려나     ©홍성관
『보상 없어요, 우리 정부에도 없어, 조사만 해가지고 갔지 사탕하나 받은게 없어 내돈내고 했지 ..우리 생각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미국서 우리나라를 얕보기 때문에 거시기 하덜 못하는데 그래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높은 사람들이 힘을 써서 이렇게 좀 억울한 사람들 억울한 거시기를 안면해줄까 이런 생각도 많이 해봤어요. 고만 해결되어야 하는데.. 이제는 없어야지.. 세월이 지나서 어쩔 수 없었지만 마음을 보상해야 되는데. 마음이라도 합의를 보고 그러면 좋잖아.. 근데 마음 가라앉을라카면 오라고 해서 마음 이상해지게 하고...』
 
 한국전쟁이 종식되어 철조망이 쳐진지 반세기가 지나도록, 군사독재정권의 서슬퍼런 세상을 지나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어째 이 분들의 아픔을 한번 어루만져드리지도 못했을까. 가해자인 미국이 여전히 한반도 뿐 아니라 세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어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는, 그래 보상은커녕 사과한번 받기 위해 빌어야 하는 그런 처지라고 한다면, 최소한 우리 정부만이라도 이들을 보살펴주고 보상해주었어야 마땅했다.

 '얼런 끝이 나야 되는데,,, 이게 오십년을 넘어가니..' 라고 하시던 이석조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현장을 나오면서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 객원기자

 <현재는 한나라당 심규철 국회의원 외 34명의 제안으로 "노근리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안"이 행정자치위원회에 상정되어 있는 상태다-필자 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공존의 그늘

우리 곁의 야생, '공존의 그늘'에 대한 보고서
EBS 자연다큐멘터리 '공존의 그늘' 29, 30일 연속방영
 
 

동물을 다룬 TV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우리는 아프리카의 들판에서 펼쳐지는 대형육식동물의 사냥이나 초식동물들의 대규모 군집생활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EBS가 29일과 30일 이틀간 방영할 '공존의 그늘'(오후 11:00방영)은 작은 농장과 고랭이 채소밭 주변에 숨겨진 우리곁에 야생동물을 소개한다.  

▲공존의 그늘 중 한장면  

이 다큐멘터리는 야생동물은 인적이 없는 깊은 산속에 서식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요즘 동물들은 새로운 천적인 인간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도 담담하게 보여준다.

1부 '사라져 가는 이야기' 에서는 오대산 자락에 위치한 한 농장의 닭과 오리를 사냥(?)하는 삵, 너구리, 담비 등 마지막 육식동물들의 삶이 아기자기 하게 펼쳐진다.       

▲1부 사라져 가는 이야기 중 한장면    

이 농장에서 기르는 가축을 노리는 육식동물들은 처음 다큐멘터리가 시작 될 때만 해도 표독스럽고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숲속의  '꼬마깡패' 같은 모습들이다.

삵은 사납고 당당하게 닭을 잡아먹고 너구리는 엉큼한 절도범 같은 느낌으로 농장을 휘저었다.

지금은 멸종되어 사라져 간 호랑이나 늑대 같은 대형육식 동물이 우리 삶에서 액션영화나 공포영화 주인공 같은 존재였다면 이들은 '잡범' 같은 이미지로 개집과 닭장 주변을 맴돌며 농장 주인아저씨를 지금도 괴롭히고 있다.

생계형 절도범 같은 소형 육식동물의 범죄는 깨진 계란에서 칠면조의 사체(?)까지 다양한 증거들을 농가 주변에 남긴다.        

▲1부 사라져 가는 이야기 중 한장면  

하지만 1년이 지나고 새봄이  올 무렵 밀렵꾼의 덫에 삵은 앞다리가 하나 없어진 기운 없는  모습으로 돌아오고 너구리도 다리를 다친 후 사람으로 치면 '사이코'가 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인간에 의해 상처를 입은 동물이 '야생돌물은 배가 고플 때만 사냥을 한다'는 상식을 무너뜨리고 의미 없는 '가축학살'에 나선 모습에서 서늘한 공포감 마저 느끼게 한다.            

2부 '인간의 땅, 야생의 영역'에서는 초식동물에 공격에 곤욕을 치르는 농부들의 모습이 말 그대로 '공존의 그늘'로 펼쳐진다.  

강원도 정선 태백 삼척 등지의 고랭지 배추밭은 농민과 초식동물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고라니, 노루 그리고 멧돼지는 인간이 경작지를 넓히며 야생의 영역으로 침범하자 새로운 신입생인 인간에게 톡톡히 '수업료'를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1부 사라져 가는 이야기

동물들은 채소가 자라기도 전에 모종부터 다 먹어치우는 것이다.

조심성이 많고 밤에만 활동하는 고라니, 낮에 당당한 모습으로 밭에 들어와  말 그대로 '쑥대밭'을 만드는 멧돼지, 내륙에서 찾기 힘들다는 노루까지 배추밭을 자신들의 서식지로 삼은 동물들과 너무나 억울해 눈물까지 흘린다는 농부의 애환이 같은 비중으로 보여진다.

▲공존의 그늘 중 한장면  

인간의 입장에서는 1년 농사를 망치는 '원수'가 야생동물 이지만 동물들 입장에선 원래 농경지가 아닌 땅 까지 인간이 올라간 것"이고 "무엇보다 초식동물이 늘어난 것은 인간의 남획으로 인해 육식동물이 멸종하면서 천적이 없는 상태가 계속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멀리 아프리카 초원이나 시베리아 벌판이 아닌 동네 뒷산과 근교의 농촌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이 인간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지를 보여주면서 인간이 이 세상의 균형과 조화를 책임져야 할 '대형잡식동물' 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수세미 정치

수세미 키우는 것은 '초록정치'의 희망 키우는 것
[제안] 환경과 녹색, 그리고 일상정치의 즐거운 만남, 수세미를 키웁시다
 
 

이건 관악구의 도림천 살리기에 매진하시는 유정희 의원으로부터의 질문입니다.

세제를 줄이는 수세미가 뭐가 없을까?

끙... 할 말이 없다. 생각해본 적이 없는 종류의 질문이다.

▲수세미    
왜, 수세미 있쟎아... 함께 하는 시민행동의 오관영 국장의 대답이다.

수세미라? 진짜 수세미를 정말 수세미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수세미에 얽힌 기억은 다섯 살 때 개봉동 살 때의 기억이지만, 수세미라는 이름 외에는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

거품을 잘 내는 수세미가 도움이 되기는 한다. 세제를 줄일 수 있고, 하수종말처리장의 계면활성제 처리하는 부하를 줄여주고, 궁극적으로는 물, 물을 살려준다.

그래서 유정희 의원의 질문은 정확했다.

1. 수세미외

수세미의 정식 이름은 수세미외로 되어있고, 덩굴과의 1년산 식물이다. 최근에는 수세미 수액이 천식과 기관지에 좋다고 해서 좀 기르는 데가 늘어나는 모양이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서식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잘 자란다.

정말 잘 자라나 보다. 가꿀 필요도 없고, 손 볼 필요도 없다고 한다. 그리고 원리는 잘 모르겠지만, 벌이나 나비 없이도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신기한 넘이군...

이 수세미를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화분에서 자랄 수 있을지, 그리고 언제 심으면 좋은지, 이런 기술적인 고민들이 생겨났다.

워낙 질기기 때문에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사용한 사람들의 경험담이다.

화분에서도 잘 자란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심으면 된다고 한다. 봄에 심는 1년산 식물이라고 한다.

한살림에서 공급한다는 전설이 있지만, 한살림 홈페이지를 암만 뒤져봐도, 수세미에 관한 건 거의 없다. 그대신 한살림에서 책도 판다는 사실을 알았고, 두 권 있는 책 중의 한 권이 아토피에 관한 책이고, 600원 정도 한다.

돈만 있으면 한 백 권 사다가 사무실에 오는 엄마들한테 선물했으면 한다...

얘기가 또 옆으로 샌다.

2. 수세미에 대한 고민

총선이 끝나기 얼마 전부터, 정확히 얘기하면 초록정치연대의 설립이 의결되면서 나에게는 새로운 고민거리 한 가지가 생겼다. 물론 한 가지가 아니라 엄청나게 생겼지만, 그 중의 한 가지 고민거리...

초록정치가 무엇인지 사람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는 질문인데, 이런 질문은 대개는 그냥 생각해보라는 질문이 아니라, 여름 오기 전까지 알기 편한 핸드북으로 만들어놓으라는, 그러니까 협박성 질문이다.

이 협박을 제일 자주, 그리고 피해나갈 구멍없이 정확하게 해오는 사람은 도봉구의 김낙준 의원이다.

초록정치? 음, 나도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에, 그러니까, 독일에도 초록당이 있고, 프랑스에도 초록당이 있고, 에 또, 호주에도...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한다는 건 아무 말도 안하는 것도 못하고, 또 이럴거면 차라리 먼산 처다보면서, 그게여, 에, 또, 하여간 좋은 건가봐요...

생명, 평화, 풀뿌리, 나눔, 뭐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것도, 일종의 지식인주의의 함정에 빠질 수가 있다. 낸 그렇게 어려운 건 모르고라고 팽하니 지나가는 아주머니들에게 초록정치를 설명할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까지의 시민단체가 지향했던 생태, 여성, 평화 등의 가치를 모아서 정치화시키는 것이고라는 설레발은 기자용 멘트이다. 그리고 그렇게 얘기해봐야 한 줄도 신문에서 실어줄 것 같지 않다. 입장 바꿔놓고 보면,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일 것 같다.

그런 고민의 연장선 속에 수세미가 떡 하니 서 있다.

나, 수세미...

3. 수세미가 아름다울까?

평화 교육 모임을 얼마 전에 만들었고, 평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하여간 같이 한다.

아이들을 위해서 평화를 배울 수 있게 하는 건 어른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도 평화 홍보에 같이 하면 어떨까라고 한 마디 했다가 주위 사람들에게 디지게 터졌다. 인라인 하는 애들의 계급성이 어떻고, 걔네는 파괴주의자라는 얘기부터, 가진 넘들이구, 어쩌구... 하여간 딥따 터졌다.

초록정치에 백합... 영어로는 릴리, 불어로는 릴리아라고 하는 꽃이 어울릴 것 같지 않다.

마찬가지로 장미, 영어로는 로즈, 불어로는 호즈라고 하는 꽃도 어울릴 것 같지는 않다. 이유? 음따... 괜히 그렇다.

지금은 싫어하는 작가인, 그러나 그 시절에는 재밌게 봤던 이현세의 '며느리 밥풀꽃에 관한 보고서'... 며느리밥풀꽃도 어울릴까? 그것도 왠지 아닌 것 같다. 괜히 그렇게 꾸질꾸질하면, 생활의 정치가 또 아닐 것 같다.

수세미는 어울릴까? 왠지 난 수세미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아무 데서나 잘 자라고, 그리고 수세미를 주는 그 수세미가 아름답지는 않겠지만, 초록 내에서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4. 생각하면 바로 움직인다

사실 며칠 돌아다니면서 수세미 생각만 하다 보니, 요즘은 짜투리 땅만 보면 수세미 생각이 난다... 총선 앞두고 남들은 총선 얘기에 빠져있었지만, 나는 사실 수세미 얘기에 빠져있었다.

고양구청에 멋지게 - 고양시의 녹화사업비만 21억 정도 된다고 들었다 - 벌려놓은 조경용 관상수와 외국에서 수입한 꽃들이 갑자기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연세대학교 본관 앞에 거의 최초로 가꾸어놓은 서양식 정원이 있다... 그 앞에 잔디에 앉거나 노는 사람들은 옛날부터 머리없음, 생각없음, 혹은 아무 것도 모름의 대명사로 서로들 놀려대고는 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 잔디의 문양이 유니언 잭이다. 영국 국기를 그려놓은 정원, 늘 재수없었다.

연세대학교를 건립한, 그래서 근대 교육의 개척자니, 어쩌구하는 그 알렌 동상이 그 앞에 떡허니 서 있는데, 이 알렌은 사실 노예장사가 본 신분이다. 하와이로 우리 할아버지들이 초창기에 노예로 끌려갈 때, 한 달치 봉급을 미리 떼어받아 축재한 사람이 알랜이다.

얘기가 자꾸 새지만... 이 때 하와이로 끌려갔던 사람들이 나중에 돈을 모아, 스스로의 애환을 위로하며 우리나라에 대학 하나를 설립하였는데, 이 학교가 인하대학교였다.

이 할아버지들이 노예로 사탕수수밭으로 끌려갈 때 떠났던 항구가 인천이었고, 살았던 곳이 하와이라서 인하대학교라고 이름붙였다. 인하대학교의 하자는 하와이 하자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어쨌든 구청이나 혹은 사직공원의 짜투리 땅의 일부라도 수세미를 심게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수세미를 동네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게 했으면 좋겠다.

집에 조그만 화분 하나라도 수세미 하나 심으면, 올 겨울부터는 화학 수세미 대신 자연 수세미가 '싱크대'로 올라갈 수 있다.

인공 수세미를 만들면서 수지류라고 하는 석유화학 제품이 들어가고, 또 생산과 제조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사용된다. 그리고 그렇게 된 물건들은 어지간해서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몇 천 년을 그렇게 화학물질로 버티고 있다. 화학물질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다. 유기물질이지만, 플라스틱의 분자구조는 자연물과는 다르다.

수세미가 과연 잘 닦일까? 이건 아직 모르겠지만, 오관영 국장의 주장으로는 세제 조금만 사용하고도 잘 딱이고 촉감도 좋다고 한다.

다음 주에는 어떻게든 수세미씨를 구해서 나도 화분 하나에 수세미를 길러볼 생각이다. 조금 더 부지런하면, 마당이 있는 아버지 집에 가서 마당에다가 수세미를 길러서 가을에는 주위 사람들에게라도 좀 나누어주면 좋겠지만, 그럴려면 아버지 얼굴을 또 보아야 한다. 고민된다.

5. 초록정치는 수세미의 마음 같은 것...

도시는 거대해도 조그만 공동체 같은 것으로 재구성되었으면 하는 것들이 풀뿌리 운동의 출발점이라고 믿고 싶다. 한겨레 신문 같은 곳과 대량으로 공급하고 단기간에 효과를 보는 것은 또 수세미의 경우는 아닌 것 같다.

수세미를 같이 길르거나 수세미 사용을 권유하는 그런 모임이 있는 곳을 따라 초록정치의 혈관이 움직일 것 같고, 수세미 보급을 따라서, 자연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고, 서로 나누자는 초록의 생각이 전파될 것 같다.

아마 생협 모임을 따라서 수세미가 퍼져나갈 것 같고, 초록의원들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그리고 물살리기나 산살리기 모임이 있는 곳을 시작으로 수세미가 퍼져나갈 것 같다.

그리고 수세미가 도시와 농촌을 연결시켜 주고, 한 평 땅의 소중함,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줄 곳 같다.

수세미를 다른 정당에서 로고로 사용해도 좋고, 자기들이 했다고 주장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그만큼 생명을 살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초록정치는... 수세미를 같이 기르고 나누어주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수세미가 퍼져나간 만큼, 하천과 바다가 조금은 더 살아나고, 생태계가 조금은 더 윤택해진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도 조금은 더 풍성해질 것 같다.

수세미 같은 걸 길러서 세상이 변하겠느냐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아직 초록정치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그러나 수세미를 길러보면, 새로운 마음이 생겨날 것 같다.

* 필자는 녹색정치준비모임 ( www.greens.or.kr ) 편집위원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휴전선과 생태보전

DMZ는 한반도 생태복원 인큐베이터 및 관광자원이다
남북한 이제부터 보전계획 세워야
 
 
통일은 사람과 국토의 통일로 대별할 수 있는 데 이 과정에서 DMZ(비무장 지대)일대의 환경보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DMZ를 비롯한 민통선은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어 통일이 되면 아이러니하게도 분단이 우리에게 준 유일한 선물일 수 있는 것이다.

이곳은 분단 이후 사람들의 발길과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전세계 온대지방 어느 곳에도 볼 수 없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寶庫)로 100여종의 희귀식물과 검독수리, 두루미, 저어새, 매 등이 살고 있다고 한다.

DMZ일대는 세계 미기록종(種)을 포함한 희귀 동식물이 다수 뱔견되고 있다는 것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산림청 임업연구원이 학계와 공동 생태조사에서 밝혔다.

세계 미기록종 1종, 국내 미기록종 9종, 희귀종 88종, 특산종 48종, 천연기념물 6종 등 100여종으로 동해 금봉산에서 세계 미기록종인 `선비먼지버섯`을 발견해 `내셔널지오그래픽`지에 발표까지 했었다.

DMZ일대의 생태보전의 중요성은 세계적 관심 대상이 되어 미국의 가장 역사가 깊은 환경단체인 `시에라클럽`이 세계환경NGO들과 생태조사를 위한 활동을 전개했고, 2002. 10. 아세안 생물다양성 보전센터와 유네스코 공동의 `접경보전지역 관리와 행동계획` 위크숍에서 백두산과 DMZ를 포함하기도 했었다.

또한 하바드대학교 윌슨교수와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김계중교수는 `평화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주장도 했었다.

현재 DMZ는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유보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데 불과하고 국토이용계획이나 환경계획이 수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지금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공사 구간에 위치한 습지는 여러 야생동물의 서식을 가능케하는 귀중한 생태계로 알려졌고 동해안에서 거의 사라진 해당화 군락 등 희귀한 사구 식생들도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남북한이 DMZ를 특별구역으로 지정해 공동생태조사 실시, 공동관리계획 마련, 공사 후의 공동 환경생태 모니터링 등 환경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철책은 언제든지 없앨 수 있지만 한번 훼손된 자연은 영원히 회복되지 못할 뿐아니라 인간의 종(種) 및 세대(世代) 이기주의가 다른 생물들을 없애 그 후환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온다고 환경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DMZ는 앞에서 말한대로 세계에서 볼 수 없는 희귀 동식물의 보고요, 분단이 유일하게 우리에게 준 선물일 뿐아니라 한반도 환경복원을 위한 `인큐베이터`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인간이 관리하는 드 넓은 아프리카의 국립공원이 아닌 셰계에서 주목하는 환경보전지대인 DMZ는 잘 보전하면 통일후에 가장 확실한 관광자원이 되어 돈도 벌고 자연도 보전하는 일거양득이 된다는 사실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미리부터 준비하고 보전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병원 이야기3

디지털의학 vs. 아날로그의학 : 진단
채현주님의 글입니다
 
 
아래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한 사례를 통하여 양방과 한방의 진단 상의 차이점을 규명하고 그 유용성을 논하고자 합니다.

사례 : 53세 남성의 현훈 피곤 안혼 소변불리 경우

진료일자 : 2004.7.14

○남성 : 머리가 어지러워서 양방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나 특별한 원인은 없고 신경성이므로 푹 쉬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어지럼증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한의 : 안녕하세요. 우선 진맥을 해보죠.
진맥결과 : 우맥은 촌약 관약 척긴, 좌맥은 촌약 관긴 척긴
폐기허, 심혈허, 간울구화열, 신음허양항으로 현훈 피곤 간울울열  상기, 소변불리 (진료부 기록)


일반적으로는 촌맥은 힘이 있고 척맥은 고요한데 반하여, 님의 맥상은 역전되어 있습니다. 이런 맥상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신우염이 의심되고 간염도 의심됩니다. 아울러 어지럽고, 피곤하고,  소화도 잘 안되고, 짜증이 잘 나고, 상기감도 있으며, 눈이 깔깔하고 시력이 안좋아지고, 소변볼 때 색이 진하다든가 소변량은 적고 자주 보게 되는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양방병원에서는 어떤 검사를 받았습니까.

○남성 : 소변검사, 혈액검사, 흉부X-ray촬영 등을 했습니다. 예, 소변을 자주 보는 편이며, 소변이 조금씩 나오고 그렇습니다. 소화는 잘 됩니다. 그리고 원래 시력이 아주 좋았으나 몇 년전부터 시력이 매우 나빠져서 웬만한 크기의 글씨(진료부에 작성내용을 가리키며)조차도 잘 못 봅니다.

●한의 : 그래요. 그럼 복진을 통해 확인해봅시다.
복진결과 :
일월~경문 혈 압통 → 간담울열 → 허실협잡으로 협통
곡골, 중극 관원 혈 압통 → 방광염 요로염 r/o
지실 혈 압통 → 신음허양항 →  만성 신우신염 r/o (진료부 기록)


반응수준으로 보건데 비뇨기계통에 만성염증이 있을 듯 합니다. 혹시 소변을 오래 참는 습관이 있습니까. 소변을 오래 참게 되면 방광이 가득 채워진 후엔 요관을 채우고 심지어 신우까지 소변이 채워져서 신우염을 유발합니다. 심하면 보우만씨 주머니에 압력을 가중시켜서 모세혈관이 파열을 일으켜서 혈뇨늘 누게도 됩니다.

양방의 검사결과 이상이 없으니 염증이라 진단을 할 수는 없겠으나 충혈현상은 분명합니다. 일정한 혈류량과 기(氣)류량 중에서 하복부 쪽으로 충혈충기현상이 발생하므로 흉곽 쪽으로는 허혈현상이나 기허현상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이 밖에 추가적으로 말씀하실 하실 것이 있으십니까.


○남성 : 예, 없습니다.

Crimson

진단의 방법과 내용상의 차이 : 디지털의학 vs. 아날로그의학

우리는 시계를 보고 시간을 말합니다. 디지털시계로는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감 있게 일정한 시각(예:2시 10분 15초)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날로그시계로는 일정시각을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2시 10분 15초를 가리키는 바늘에 대하여 약간은 주관적으로 2시 10분이라 할 수도 2시 11분이라 할 수도 있는 부정확한 인식을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는 2시 10분에서 2시 11분을 향하는 변화상에 대한 통찰을 겸하게 되며 이것이 아날로그시계의 커다란 장점입니다.

의학적 진단에 있어서도 이렇게 디지털적 진단과 아날로그적 진단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T,t를 시간, X,x를 병인, Y,y를 질병이라 할 때

양방에서는 임상자료를 통계처리하여 임상의들에게 일정한 진단기준을 제시해 줍니다. 혈액검사나 소변검사 상으로 특정 지표물질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염증으로 진단하지만, 기준치에 미달하면 진단을 내리지 않습니다. 또한 조직검사를 통하여 조직학적인 변화를 토대로 염증도 병리학적인 단계별로 구분하여 진단할 것이나 조직학적인 변화가 없으면 진단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질병적 변량인 △Y를 확인하고 병인적 변량인 △X를 추정하여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양방의 질병명은 질병적 변량인 △Y를 기준으로 위염, 위궤양, 위암이라 진단합니다. 이러한 진단방법은 디지털적인 진단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생명과학분야에서는 추정한 △X에 관한 가설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변한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당대의 가설은 매우 과학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관습에 젖어 있습니다. 하지만 폐기된 가설들의 비과학적인 논리를 역으로 추적해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권위를 인정하는 교과서를 시대순으로 늘어놓고 역시대 순으로 읽어보면 폐기된 가설들의 논리적 허구성과 비합리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이렇게 폐기된 가설들조차 권위를 인정받던 당대에는 매우 과학적인 가설로 통했습니다.

이러한 과학의 비과학적이고 반인륜적인 부도덕한 오만함을 배경 삼아 '폐기된 가설들을 기준 삼아 행해졌던 의술'은 오늘날의 지배적인 가설의 입장에서 보면 '언제나 비과학적이고 반인륜적인 부도덕한 의술'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과학적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가설 역시 시간이 경과하면서 그 과학적 권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 뻔히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버드의대를 졸업하고 부속 보드윈병원에서 일하는 심장전문의 조지프 잉겔핑거(62) 박사가 양심적으로 말했듯이 2% 수준의 인식의 한계 내에 머물러 있는 과학이 이루어 놓은 지식의 체계가 과학적 방법으로 미지의 세계인 98%에 도전하는 한 불가피하게 봉착하는 현상일 것입니다.
  
한방에서는 망진, 문진(聞), 문진(問), 절진(맥진 포함)을 통하여 진단합니다. 그것은 질병을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병인을 진단하는 방식입니다. 그중에서도 맥진을 예로 들자면 맥진을 통하여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지되는 변화의 기운, 즉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감지하여 질병적 변량인 △Y를 추정합니다.

그래서 한방의 진단명은 양방처럼 질병명으로 진단하지 않고, 풍, 한, 서, 습, 조, 화, 습열, 한습, 또는 기, 혈, 음, 양 등과 같은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기준으로 간기울결, 간화상염, 간열, 간담습열, 간혈허, 간음허 간양상항, 간기허, 간양허 등으로 병인적 개념으로 진단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진단방법은 아날로그적인 진단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진단방법은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금과옥조로 삼을 만큼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사실 한의학에선 질병적 변량인 △Y는 치료과정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방의 처방 방법은 질병적 변량인 △Y에 따라 위염, 위궤양, 위암 등으로 어떻게 진단되든지 간에 아날로그적 진단의 결과인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가 한증의 벡터라면 역벡터의 온열제인 dt/dx로 처방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의학에서 음양이론에 의한 생리적 균형회복 개념은 삭제할 수 없을 만큼 주요한 중심이론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처방 역시 금과옥조로 삼을 만큼 거의 변하지 않아도 양방에서 현대에 들어와 새롭게 발견했다는 질병에조차 적용이 가능하며 매우 뚜렷한 치료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시하자면 마치 당뇨병 환자가 각종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인슐린요법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듯이, 침시술을 통하여 AIDS환자의 건강을 관리하는데 성공적이었다는 내용을 MBC에서 보도한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과학적인 양의학을 뛰어넘는 임상효과에 대한 증거는 넘쳐납니다.


그런데 현대에 이르러 자연과학의 눈부신 발달의 결과로 과학적인 의료장비가 발명되었습니다. (그런데 한중일 삼국의 의료제도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점을 알 수 있는데, 한방을 많이 사용하는 동양 삼국 중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선만 이러한 의료장비의 대부분을 양의사들이 독점사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방에선 근래에 이르러서야 비교적 정확하게 질병적 변량인 △Y에 관하여 진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에 반하여 한방은 이러한 의료장비의 대부분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되어 있으므로 전통적인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질병적 변량인 △Y에 관한 진단행위로부터 배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하여 질병적 변량인 △Y에 관한 독점적 진단행위에 자신감을 얻은 양방 측에서 고래로 한방의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평가하는 진단방법이 유용했음은 치료적 측면에서 이미 검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방을 비과학적이라고 매도합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된 동양삼국의 의료제도와 관련된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감히 이런 주장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연과학은 양의학의 부분집합이 아닙니다. 생물학과 양의학의 관계는 생물학과 한의학의 관계보다 우월하지 않습니다. 양의학과 생물학 사이에 학문적인 성과에 대한 공유에 있어서 개방성이 있듯이 한의학과 생물학 사이에도 동일한 수준으로 학문적인 성과에 대한 공유에 있어서 개방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공유성은 물리학과도, 화학과도, 생화학과도 모두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따라서 양방과 한방 간의 질병적 변량인 △Y에 관한 진단의 능력 차이는 한방에 대하여 연관학문의 학문적인 성과에 대한 공유에 있어서 개방성을 보장하지 않는 현행 의료법의 편파적인 권력배분에 기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방에서는 위와 같은 불리한 여건 하에서도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에 관한 진단을 통하여 효과적인 치료를 계속하고 있으며 의료소비자들이 만족하는 효용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시한 진료사례는 양방적 진단으로는 질병적 변량인 △Y가 충족되지 않아서 질병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방적 진단으로는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에 해당하는 심혈허, 폐기허, 기혈하충 등으로 진단되고 처방되고 치료됩니다.

이렇게 양방만이 과학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환자의 기본적인 주소증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양의학의 사각지대에 대하여, 현대과학의 수준을 초월한 초과학적인 방법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진료하는 한의학이 언제까지 비과학적이기 때문에 잘못된 의학이라 지탄받아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하여 양방이나 한방의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삼자인 의료소비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현명하게 내려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디지탈의학과 아날로그의학의 결합을 고대하며...

① 양의학은 가설의 집합에 불과할 수도..

현대과학이 자랑하는 관찰능력으로도 포도당이 어떻게 세포 내로 들어가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결론없는 가설들만 존재하지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있는 내용조차 가설적 결론이 수없이 많이 실려있지요. 그런 앞선 그럴듯한 가설들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새로운 그럴듯한 가설들로 대체됩니다.

그러고도 앞선 가설들의 용도폐기 되는 과정에서 앞선 가설들을 근거로 응용되었던 의료행위들의 잘못에 관하여 별다른 해명도 하지 않습니다. 예시하자면 편도절제수술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예언컨데 양의학이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하게되면 비장절제술도 잘못이라고 주장하게 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즉 과학이란 이렇게 그럴듯한 가설로 기만하는 행위들의 집합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② 과학이라고 믿는 양의학의 진단기술은 치료에 결정적인 요소인가

양의학은 디지탈 의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건강상태를 A라 하고, 질병상태를 B라 할 때, 양의학은 A→B(A TO B)의 결과인 B에 대하여 의학이 아닌 영상기술 발달이라는 과학의 성과에 의하여 개발된 진단장비를 독점하여 B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사실이나 A에서 B로 변화되는 과정과 이유에 관하여 언제나 그럴듯하지만 곧 뒤집어질 가설에 맡깁니다.

치료는 질병의 원인을 제거할 때 가능합니다. 그런데 양방에선 질병의 원인에 대하여 수많은 대체될 가설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원인을 제거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은 아날로그 의학입니다. 한의학은 A→B(A TO B)의 변화(→이나 TO)에 대하여 의학이 아닌 영상기술 발달이라는 과학의 성과에 의하여 개발된 진단장비의 사용으로부터 배제(한중일 가운데 우리나라에 한함)되어 B를 정확히 진단하지는 못하나 A에서 B가 되는 과정과 이유(→이나 TO)를 거의 변화되지 않는 금과옥조적인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지요.

한방에선 치료를 위하여 원인으로 진단된 사항의 벡터량에 대하여 역벡터의 처방을 내리므로 알고보면 한의학이 훨씬 더 이론적으로 합리적이며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것입니다. 진단된 벡터량에 역벡터로 처방하기의 치료효과는 수천년 동안 검증되었으며, 지금도 검증되고 있습니다.


양의사들은 이런 사실을 공부를 안했으니 모르겠지요. 의학에서 중요한 것은 디지탈적인 결과(B)가 아니라 그런 결과가 발생하는 원인과 작용(→이나 TO)입니다. 이런 벡터에 역벡터 처방하기를 모르는 양의학에선 주로 어떤 디지털적으로 진단된 질병적 변량인 △Y를 제거하기 위하여 저마다 다른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가진 환자에 대하여 동일한 화학요법이나 수술요법을 사용하는데 급급하므로 치료효과가 저하될 수밖에 없지만,

한의학에선 그런 결과가 발생하기 전에 그런 결과를 향하여 치닫는 아날로그적으로 진단된 기운의 변화인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포착하여 그런 기운의 변화를 원상회복시키도록 벡터에 역벡터 처방하기의 방제나 침구를 사용하여 어떤 질병적 변량인 △Y에 도달하지 않도록 조치합니다. 그러므로 한의학은 그런 점에서 양의학보다 훨씬 더 예방의학적입니다.

③ 그러므로 진정한 현대적인 의학은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포착하는 아날로그의학과 질병적 변량인 △Y를 정확히 포착하는 디지탈의학의 결합의학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료제도의 이상적인 모습이 홍콩, 싱가폴, 중국 등에 제도적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PS : 지난번 본글에 대한 양방 측의 반론에 대하여 한방을 변론하는 내용을 모은 것으로서 관심 있는 분들만 보시면 됩니다. 양방 측의 입장은 제목을 통하여 추정 가능할 것입니다.


1. ‘양의사가 과학의 인식능력 2%에 불과라 말한 것’을  인용한 곳은..  

『일본 의료제도의 현주소』의 댓글에 인용했군요.  

존경받는 양의사가 되려면

언론의 보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소위 능력있는 분들은 정밀진단이나 수술을 받기 위하여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더군요. 왜 이런 일이 발생해야 합니까. 그것은 우리나라에서 소위 능력있는 분들로부터 우리나라 양의사들이 불신받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양의사들은 남들(일본의 70.3%나 되는 양의사들)은 은 무조건 모자란 자들이고 자신들만 세계최고의 의술을 가진 것처럼 호도합니다.

정말 능력있는 의사들이 국민건강증진을 위하여 위험수준이 높은 심장내과 신경외과 등의 의료영역을 택하여야 하거늘 이런 과는 항상 인력부족현상이 심각하고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성형외과 등을 전공분야로 택하는 세태는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입니다.

나는 위와 같은 양의사들을 경멸하며, 아래 기사에 등장하는 이런 양의사들을 존경합니다. 이런 양심적인 양의사들은 "우주현상 중에서 인간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단 2%에 불과하다"고 말할 정도로 의료인의 한계를 겸손히 고백하고 환자를 위하여 항상 새로운 의료방법에 열린 마음을 가지는 사람들입니다.


"뇌호흡, 서양 의학으로는 설명 못해"

심장전문의 잉겔핑거 박사
효과 시연·발표 위해 방한

“우주현상 중에서 인간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단 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뇌도 마찬가지예요. 뇌의 기능 중 우리가 이해 못하는 부분이 훨씬 많죠. 예를 들어 뇌 수련을 받은 사람이 눈을 가린 채 책을 읽기도 하거든요.” 이런 황당하게 들리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세계 최고’라는 미국 하버드의대를 졸업하고 부속 보드윈병원에서 일하는 심장전문의 조지프 잉겔핑거(62) 박사다. ...(중략)...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도 뇌호흡을 가르치고 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시작했던 환자들 일부는 혈압이 떨어지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고. 과학적 작용 원리를 꼼꼼히 따지는 서양 의학을 배워 평생 증거 중심으로 환자들을 치료해온 잉겔핑거 박사는 이런 ‘비과학적인’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까.

“뇌호흡으로 고혈압과 당뇨를 치료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의사가 증명해낼 수 없다고 해서 환자들이 조금이라도 낫는 현상을 무시할 순 없잖아요.”

(글=이지혜기자 wigrace@chosun.com )



2. 백성주님께/ 과학철학은 명제의 진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가치중립적인가. 학적방법에 대하여 가치중립적인 초과학철학을 제안합니다. 

감기조차 치료하지 못하는 양의사로 추정되는 제봉님의 주장에 동조하신다면 '감기를 치료하지 못한다'가 참명제로 채택해야겠지요. 그러나 '감기는 치료될 수 있다'가 사실이라면 위의 양방의 주장은 참명제가 아닌 거짓 명제임이 분명합니다.

볼 수 있는 것만 보려하므로 무지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과학의 오류에 해당하는 증거는 넘쳐납니다. 그것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에 관하여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보려고 하지 않으므로 그럴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과학이란 미명하에 거짓명제를 참명제인 것처럼 둔갑시키는 작태는 통탄할 일입니다.

과학철학은 명제의 진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가치중립적인가.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합니다. 과학철학은 학적방법에 대하여 편파적인 잣대를 적용합니다. 학문하는 방법에는 직관과 통찰이란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통하여 획득한 지혜 역시 인류생활에 많은 유익한 지침이 되어왔습니다. 통찰을 부정하는 학문은 인류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젠 과학철학을 비판해야 할 때이고, 이미 비판당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유익한 지식이라 하더라도 님이 주장하는 '과학철학의 학적방법'을 벗어났으면 과학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유익한 지식을 사용하지 않겠다 함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학문에는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과학 등 다양한 학문이 있으며 제 각각 학적방법이 다르답니다.

동양에 뿌리를 둔 학문들은 주로 직관과 통찰을 통한 지혜를 최고의 학문적 가치로 삼는 전통이 유지되어 왔습니다. 한의학 역시 이런 학적방법을 통하여 획득한 지식의 체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은 님이 주장하는 과학철학의 편파적인 잣대로 볼 때는 과학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유익성까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수천년에 걸친 충분한 임상진료 분야에서 확실한 유용성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유용성이 확인되었으나 과학의 영역에 포함되지 못한 것을 미신이라 하겠습니까. 아니지요. 그것은 아직은 과학의 영역이 도달하지 못한 초과학이라 칭해야 마땅할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과학철학에 대한 맹신 자체가 동양철학의 주체성을 상실하는 위기를 드러낸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님께 초과학철학을 주장합니다. '통찰을 통하여 획득한 지혜로서, 언제나 반복적으로 유익성이 확인된 지식이지만, 아직 과학철학적 방법으로는 그 작용기전을 명쾌히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의 체계의 참명제로의 채택 방법을 제안할 수 있는 철학'이라고 정의 해볼까요. 그런 초과학철학에 의하여 참명제로 지지되는 지혜의 총화가 동양사회 뿐만이 아니라 세계인류복지에 기여하는 시대가 곧 올 것입니다. 
 


3. 갈바람님께/ 제봉님이 증언은 필요 없다고 하시던데요.

①감기에 대한 진실/ 갈바람 04/07/09 [20:57]

감기바이러스 감염은 손으로 눈을 비빌 때 옮는게 90~95%라고 한다.
손으로 눈을 안비비고 비비고 싶으면 손을 씻으면서 눈을 씻자.
정말 놀라운 사실 아닌가. 손으로 눈을 안비비면 감기의 90~95%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 채현주 답 : 예방의학이 중요하다고 말씀을 하시는군요. 그런데 감기감염확률 90~95% 같은 수치를 동원한 예방의학적 지식이 대국민적으로 홍보된 사실이 있습니까. 저같은 사람도 모르는데 무슨 대국민홍보가 있었으리오마는.. 진실을 토론하는 자리에서 정말 진실이 나오는군요. 그동안 감기로 양의사님들이 장사 많이 해먹었다는 사실을 고백하시는군요. 예방의학적 지식이 잘만 활용된다면 감기환자의 95%는 줄어들겠군요.

제가 무슨 자랑이라고 침만으로 감기 치료한다고 했겠습니까. 그것 별것 아닙니다. 한의사들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 하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서 저는 그 즉시 바보가 됩니다. 그런데 양방과 한방의 진실게임에서는 효력을 발휘하는군요. 이래서 양심적인 양방의사님들을 존경할 수도 있구요.

②채현주님 뒤늦지만 답변올림/ 갈바람 04/07/13 [13:25]

감기가 없으면 일차진료 양의사들은 먹고 살 게 없지요. 지금의 의사수를 유지할려면 의보는 감기중시정책을 유지하겠지요. 양의사수를 대폭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결론 : 저는 이런 진실을 사랑합니다.


4. 제봉님께/ 2%의 과학이 98%의 초과학을 사이비라 규정할 능력이나 되나요.

의학은 실증적인 학문입니다. 의학 그 자체가 과학은 아닙니다. 아직도 인체는 신비의 베일로 감춰진 부분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이 아니면 비과학입니다. 그러나 비과학이란 용어는 가치중립적인 용어일 뿐이고 가치를 개입시키면 미신과 초과학으로 구분될 것입니다. 그런데 인체의 신비의 베일로 감춰진 부분에 경험적으로 코드를 맞춰서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이는 한의학이 미신이겠습니까. 한의학은 겨우 2% 과학의 협량함으로 인하여 과학적 사고로는 이해가 불가능한 초과학입니다. 겨우 2%는 이점에서 겸손해져야 합니다.

님께서 아무리 '초과학적인 한의학'을 사이비라 규정하려고 애쓴들 갈바람님의 '한방에 대한 믿음이 뿌리 깊었다.' 증언에서 보듯 한의사들이 홍보활동을 안 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습니다. 왜냐, 실증적인 치료효과가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2% 신세의 알량한 과학의 일개 분과에 불과한 양의학의 실증적인 치료능력에서의 한계로 인하여, 힘으로 무너뜨릴 수 있는 한의학은 아닌 듯싶습니다. 그렇게 실증적인 치료능력으로 안되니 왕따작전이라도 하려는 것입니까. 제봉님은 수고가 많으시겠지만 결과는 실망만 돌아올 겁니다.


5. 보다가님께/ 제가 과학을 부정하던가요.  
  
제가 언제 과학을 부정하던가요. 과학 없이 어떻게 초과학이란 말이 가능하겠습니까. 제가 과학을 인정하기에 초과학을 주장한 것 뿐입니다. 못보셨나요. 저의 무당에 관한 정의를..

무당칼럼은 한편으론 巫堂으로서 양방과 한방의 의학적 원류로서 양방과 한방의 소통의 접점이고, 다른 한편으론 無黨으로서 양방과 한방에 대하여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곁들여 편견없이 접근하려는 의학칼럼이라는 뜻이랍니다.


6. 손님께/ '과학은 미신이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우주현상 자연현상은 우리가 과학이라 지칭하는 2%의 지적능력으론 이해할 수 없는 초현상이기 때문이다. 초현상을 설명할 수 없으면서 매우 합리적인 양 아집을 부리는 그것이 종교요 미신이다 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7. 제봉, 손님 님께/ 초과학과 초현상을 혼돈하고 계십니다.  

님들이야 '한의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현대과학의 한계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도 먹고 삽니다. 그런데 님이 이해하지 못한다 하여 초능력 현상(초현상)과 한의학의 초과학성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요. 초능력은 일상적으로 경험되는 현상이 아니지만, 한의학은 일상적으로 반복적으로 경험되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세계 속에서 의료소비자의 의료욕구를 충족시킴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습니다. 의료소비자들이 돌대가리입니까. 그들의 욕구는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들의 까다로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면 한의원들은 벌써 간판이 내려졌을 것입니다. 감기도 못 고치는 양의학이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습니까. 제가 워드실력이 딸려서 반복하여 댓글하기 어려우니 본문이라도 제대로 읽으시고 댓글 과정을 찬찬히 훑어본 후에 댓글을 다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의학적 지식은 고래로 개인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만인에게 열려있습니다. 그것은 특허의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가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처럼 특허를 내어 전유하려고 하더라도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방은 질환의 원인에 대한 진단과 처방과 치료효과가 뚜렷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과학이 스스로 가진 2% 인식의 한계로 인하여 현대과학이 요구하는 인식방법의 수준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해석학이 발달되어 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덧셈 밖에 모르는 어린이 수준의 과학을 향하여 곱셈에 해당하는 어른 수준의 초과학적 지식을 이해시킬 수 없는 경우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앞으로 100년 후면 가능할까요. 아직은 덧셈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대과학의 인식의 수준이 한의학을 이해할 수 있는 곱셈수준에 도달하려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병원이야기2

의료개혁, 이것부터] ① 병세 설명 좀 해주세요
불쑥 수술·검사하라… 환자·가족들은 답답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입력 : 2004.08.17 18:28 29'

지난달 말 서울 강남의 유명 대학병원에서 초등학생 외아들(10)이 응급수술을 받은 박모(37)씨는 아들 병세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등교하다 버스에 치여 허벅지 전체 근육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지만 의사들로부터 이틀동안 “2차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그는 “응급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입원해서까지 주치의를 만날 수 없으니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어지러움 증세가 있어 역시 국내 정상급 대학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은 이모(48)씨는 의사의 말을 듣고 머리가 핑 돌았다. 몇가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말만 믿고 검사료 수납창구에 들렀다 “뇌MRI 등 100만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고가의 검사를 받으라고 하면서 아무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며 “검사가 정말로 필요한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환자들이 병원에서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자세한 설명없이 시키는대로 진료만 받으라는 의료진의 태도다. 환자 입장에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어도 딱 부러지게 설명해주지 않거나 “나가보라”고 핀잔주는 의료진이 많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설명 부족’은 의료분쟁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대외메디컬로 법률사무소 전현희 변호사는 “의료 소송의 70~80%는 환자측이 의료진의 설명 부족을 문제삼고 있다”며 “특히 예견되는 합병증·부작용 등을 사전에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해야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설명 부족’을 많은 환자를 봐야 하는 현재의 취약한 의료구조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2년 전 ‘설명 간호사제’를 도입,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상담 간호사를 양성, 외래환자가 많은 12개 진료과에 집중 배치해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병실에서는 당뇨·소아암·심장·간염 등 분야별 ‘설명 간호사’가 환자들에게 병세와 질병 관리 요령 등을 알려준다.

조병찬 (찬반:22, 0)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해야 한다. 부자에게는 비싸지만 고급의 진료를 하고 여기서 얻은 잉여수익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최소한의 모든 진료를 다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의 의료보험제도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모두에게 불만이다. (08/17/2004 23:25:41)

김창욱(bada) (찬반:14,16) 일단 무조건 이것 저것 값나가는 검사부터 시키고, 별다른 증세 없으면 그때 부터는 단 2분 정도 의사 얼굴 알현(?)하는데도 특진료 꼬박 챙기며 찬밥신세 환자,이것이 종합병원의 교활한 장사수법이더군요.-일전에 삼성의료원에서의 경험입니다.- (08/17/2004 22:15:21)

박병준(carpuspark) (찬반: 8, 3) 하루종일 좃뻬이 치고 밥먹을 시간도 잠잘 시간도 없는데 설명이 제대로 되겟습니까, 그 시간에 중환자실 환자 회진하고 돌보는게 더 중요할겝니다. 조만간 전공의 노조 말들겝니다. 두고보이소. 화끈하게 시간 벌여서 잠도 자고 제 때에 밥도 먹고 할겝니다. 그라면 뭐 설명이야 시간나면 하루종일 하겟습니다. 의료개혁 말로만 지랄하고 신문내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자!-의사 박- (08/18/2004 04:59:59)

김성민(maxskim) (찬반: 5,14) 의료분야는 이미 병자를 고치는게 아니고 돈을 많이벌기위해서 장사하는 종류의 직업으로 바뀌었다. 의사와 약사의 말만 들어주고 외국에서는 자연요법과 대체요법이 엄청나게 발전하고있는데도 의사,약사의 밥그릇이 적어질까봐 모두 무시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이다 (08/17/2004 23:54:19)

박영양(nutrientp) (찬반: 0, 0) 제목보고 이미 대학병원얘기겠지 했습니다. 개인병원들 부업신청한사람이 10%가 넘었더군요. 대학병원쉽게 가게만든체계를 고쳐야겠지요. 근무시간을 주당 96시간으로 줄여달라는 전공의들의 값싼인력과 특진료,특실료,식대료,주차료로 이득을 챙기고 있지요. 개인병원들은 설명을 자세히 해주고 궁금한거 물어보라고 하여 또 설명해줘도 시간이 남습니다. 병실은 텅텅비어 있구요. (08/18/2004 10:14:36)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병원에 대하여

천당 vs. 지옥 : 의료현장
이글은 채현주의 글입니다
 
 
제가 한 동안 글을 올리지 못한 것은 저의 모친께서 심근경색이 발작하셔서 국내 유수한 병원에 입원 가료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한방칼럼을 고대하시는 일부 애독자 여러분께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엔 저의 모친이 입원하신 관계로 의료현장인 양방병원에서 겪은 저의 체험을 통하여 과학이란 이름을 빙자한 의료행위의 모순을 적시하고자 합니다. 저는 원래 편견을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사람인지라 일방에 불리한 내용을 작성하려니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그래서 억지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보다 바람직한 담론의 장을 열기 위하여 일부 한의원에서 발생한 잘못된 의료사례도 곁들여서 한의계의 양심 회복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과학적 양방이든 초과학적 한방이든 의료인들은 환자를 어떻게 진료하느냐에 따라서, 만약 천당과 지옥이 존재한다면 사후적 갈림길의 사전적 선택 위에 서있다고 생각한다.

1. 양방사례 : 심근경색증은 수술이 최선인가.

사례 : 76세 여성(나의 모친)의 심근경색증 경우

병력 : 포이동 형님 댁에서 거주하시다가 불안장애, 치매가 심화되고 심근경색이 발작하여 2003년 6월하순부터 2주간 입원가료하다가 양심적인 담당지도교수의 결정으로 노령에 관상동맥확장성형술의 이익과 위험을 비교컨대 수술하지 않고 퇴원하여 외래로 치료할 것을 권고 받았으나, 불안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주간 시간에 같이 있어줄 여건이 되는 방화동 이모 댁에 기거하게 되었음. 거리관계상 동병원의 외래치료를 받지 못하고 나의 주당 1회 방문을 통한 건강관리를 지속했으나 다시 심근경색이 발작하게 되었음.

7.17(토) : 오후 12시경 흉통과 구토 증상을 보이는 심근경색이 발작. 119로 오후 3시경 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됨. 119 후송 도중 니트로 글리세린 설하투여로 응급상황 종료.

7.17~7.18 : 응급실에서 심전도검사, 혈액검사 등으로 심근경색으로 진단. 레지던트가 수술할지 여부를 확인하길래 보호자 입장에서 ‘꼭 필요하다면 수술하겠습니다.’라고 답변함.

7.19(월) : 원래 불안장애와 치매가 심하여 집중치료실에서 관리하기 어렵다고 귀뜸하였던 바, 새벽에 일반병실로 옮김.

7.20(화) : 병원 측에서 보호자에게 치료과정과 예후에 대한 설명 없이, 보호자의 동의 없이 관상동맥조영술 실시. 보호자의 관찰로는 혼수상태 지속. 혈압은 수축기혈압 80~90, 확장기 혈압 60. 식사 전폐.

7.21(수) : 오전 회진시간에 지도교수(담당)가 레지던트에게 목요일로 수술일정을 잡으라고 지시. 보호자 입장에서 수술 관련하여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함. 밤10시경 화가 난 나는 간호사에게 환자의 현 상태로는 수술할 수 없음을 통보함.

그러자 주치의인 레지던트가 전화로 통화를 요청하여 수술거부 사유를 통보함. 통지한 내용은 ‘현재 환자는 매우 저혈압상태이며 체력 또한 이틀동안 전혀 식사를 못했는데 무슨 수술인가’라고 따지고, 내가 '수술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무조건 주치의에게 맡긴 것이 아니라, '조건이 충족될 경우 보호자의 동의하'라는 조건부라는  것임을 재차 강조함. 따라서 '주치의가 임의로 결정하여 무조건 수술한다'라고 받아들인 것은 오해임을 상기시킴.

7.22(목) : 모친께선 혼수상태에서는 깨어났으나 구토, 현훈, 두통 증상을 호소. 간호사로부터 지도교수(비담당)와 수술과 관련하여 상담시간을 마련했다는 통지를 받음. 저녁 9시 상담실에 가보니 같은 케이스의 다른 보호자와 환자들이 혈관조영술로 획득한 영상을 검토하며 수술을 권유받고 있었음.

나의 모친의 영상에서 ‘우전방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는 관상동맥상 막힌 부위와 심장의 하부에서 박동운동의 현저한 저하’를 확인하였음. 지도교수(비담당)가 1/1000의 사고확률을 강조하며 수술을 권유했으나, 환자의 저혈압인 현재상태를 들어 수술을 거부함.

지도교수(비담당)도 이 점을 십분 이해하고 있었으며, 지도교수급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있었던 사실을 알려줌(이로부터 환자에 관련된 정보를 환자의 보호자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는 양의사들의 독선적 자세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임). 그리고 동급 의사들 간에도 종종 수술의 시행여부에 관하여 강온파가 있음을 알려줌. 하지만 지도교수(담당)의 소견으로는 수술을 강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기에 보호자인 나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이라 하였음.

나는 보호자의 입장에서. 의사에게 수술을 제외한 대안적인 방법으로 치료해줄 것을 요청함. 이유는 의사는 나에게 사고 발생률이 1/1000에 불과하다고 말했지만 그 말을 신뢰할 수 없었음. 과연 1/1000이었으면 다른 의사들이 수술을 반대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며, 내가 가지고 있는 상식으로도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음.

7.23(금) : 모친께선 구토, 현훈, 두통 증상을 지속적으로 호소.

7.24(토) : 이틀 연속해서 지속되는 구토, 현훈, 두통 증상에 대하여 확인하고 치료하는 과정이 전무함을 확인한 나는 답답한 심정을 억누르고 저녁부터 '침치료'를 시행함.

7.28(일) : 구토, 현훈, 두통 증상과 관련한 이틀간의 '침치료' 시행으로 매우 안정됨.

7.29(월) : 퇴원 결정되어 응급용 니트로 글리세린과 매일 일회 복용 치료약제를 받아옴.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생각하여 모친을 나의 집에서 모시게 하고 매일 한방적인 치료를 시행하기로 결정함.

7.30(화) : 가볍게 흉통의 완해를 위하여 양약을 복용하지 않고, 한방으로 오전과 오후에는 보심혈하는 처방을, 취침 전에는 심장의 동맥경화증을 치료하는 처방을 복용시킴. 약간의 현훈, 두통 증상은 발생시마다 '침치료'를 시행함.

8.3(화) : 지속된 한방처방으로 흉통은 완전히 완해 되었으나, 맥진상 심맥이 매우 약한 것은 회복되지 못하였으므로 앞으로도 한방적인 치료를 지속할 것임.
        

결론 : 나는 7.17(토) 응급실로 후송된 이후 7.21(수) 주치의인 레지던트와 통화하기 전까지 환자의 상태와 치료계획에 관하여 설명 받은 바가 전혀 없으며, 7.22(목) 지도교수(비담당)로부터 설명을 받았으나 비교적 양심적인 내용을 그제서야 설명 받았음.

그러나 그 분 역시 1/1000이란 매우 일반적인 확률을 강조하면서 양의사들의 필독서인 'Harrison's principle of Internal medicine'에도 기록되어 있는 ‘수축기혈압 100 이하일 때의 관상동맥 혈관확장성형술의 높은 risk’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는 비양심을 보였음. 더구나 혈관조영술 이후 화요일과 수요일 이틀 동안 전혀 식사를 하지 못하는 상태를 감안할 때 그 목요일 수술 감행에 따를 risk는 1/100 또는 1/10로 높아질 수 밖에 없음을 애써 외면하는 의료인의 모순을 발견함.

또한 관상동맥확장성형술로 stent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혈관내벽의 손상으로 인하여 수술의 효과가 반영구적이지 못하고 재폐색이 빈발하여 심지어 4~6개월후 재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노령의 기력이 매우 쇠약한 노인이 예상되는 거듭되는 수술을 감당할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됨.

사실 응급환자의 응급상황 수준은 저마다 전혀 다른다. 수술 시술자는 응급환자들을 수술하기 전에 수술에 따른 위험률과 이익률에 대하여 응급 수준별로 다른 통계치를 보호자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과학적 사고방식에 부합되는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저다마 다른 응급상황의 수준과 저마다 다른 기대이익을 가진 환자에게 일률적인 통계치를 제시하는 것이야 말로 과학이라는 이름을 빌린 비과학적인 폭력이 아닌가. 낮은 응급상황 수준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술에 따른 위험율과 낮은 기대이익이 예상될 때 가급적 수술을 피하고 보다 안전한 대안적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결국 양의나 한의 간에 있어서 그 우수성의 문제는 과학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로서 가져야할 도덕성에 좌우된다는 것임을 확실하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음. 제발 양의사들도 과학의 미신에 빠져 과학만을 무기로 삼을 것이 아니라,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받드는 전문가로서의 양심적인 진료에 충실할 것이 요구된다 하겠음. 그 도덕성이 환자의 생사를 판가름하므로, 만약 천당과 지옥이 존재한다면 의료인의 의료행위의 결과는 의료인의 사후에 천당과 지옥 중 어느 한 곳으로 보내질 운명을 결정하는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 믿음.



2. 한방사례 : 녹용은 언제나 좋은 것인가.

사례 : 6세 남아의 야뇨 자한 도한 피부소양증 경우

진료일자 : 2004.6.17

○엄마 : 아이가 잠자리에서 소변을 보고, 대변을 볼 때면 언제나 짜증을 잘 내고, 앞머리가 열이 잘 납니다. 동네 한의원에서 봄 가을에 두 번씩 3세 때부터 계속 녹용을 넣은 보약을 먹였으나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한의 : 안녕하세요. 우선 진맥을 해보죠.
진맥결과 : 좌우맥 긴삭장, 상대적으로 촌맥약 척맥강  
폐기허, 심혈허, 간신음허양항으로 불안심리 피곤 자한 소변불리(진료부 기록)


일반적으로는 촌맥은 힘이 있고 척맥은 고요한데 반하여, 아이의 맥상은 역전되어 있습니다. 맥상이 이러하므로 음허열이 심한 듯한데 녹용이 든 보약을 복용하여 증상이 오히려 악화된 듯 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 동네 한의원에서 돈에 눈이 어두워서 잘못된 처방을 내린 듯 합니다. 쉽게 피곤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잘 나고 잘때도 땀을 흘리지 않나요.

○엄마 : 예, 낮에도 땀을 잘 흘리고 잘 때도 땀을 흘립니다.

●한의 : 그혹시 소변을 진하게 보지 않나요.

○엄마 : 예, 소변 색이 쥬스 색처럼 진합니다.

●한의 : 그래요. 그럼 대변은 어떤가요.

○엄마 : 대변은 변비가 있어서 2~3일에 한번씩 봅니다. 그리고 자기 전에는 피부가 가려워서 마구 긁어 댑니다.

●한의 : 그래요. 그런 증상도 음허 혈허로 혈분에 열이 심하여 그렇습니다. 그래서 알레르기성 피부 증상이 심하지요.

○아빠 : 원래 편도가 잘 붓는 체질이어서 병원에서 치료를 많이 받았으나. 어떤 건강칼럼의 글을 읽고서 찬물로 목욕시키고 물 속에서 놀게 하였으며, 약은 해열제만 사용하면서 체질을 개선시켰습니다.

●한의 : 좋은 방법이긴 하나, 매우 위험한 방법인 듯 합니다. 음혈을 보하면 마음이 안정되어 야뇨증상도 개선될 것이고, 피부소양증도 개선되며, 잘 때 땀도 흘리지 않게 됩니다. 기를 보하면 낮에도 땀을 덜 흘리게 될 것이고, 쉽게 피곤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청열제로 소변색도 정상 색을 회복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변비도 많이 완화될 것입니다.

약을 복용한지 3일후 아이 아빠를 만나서

●한의 : 안녕하세요. 약을 복용하신 결과는 어떻던가요.

○아빠 : 예, 그동안 불편을 느꼈던 모든 증상이 깨끗하게 나았습니다.

결론 : 한방에서도 일부 비양심적인 한의사들의 진료행위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저들이 심한 음허양항 증세를 오진하여 보양작용이 강한 녹용을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저들은 우선 코 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자신의 양심을 팔며 녹용을 사용하는 고가의 보약을 처방하는 의료행위를 통하여 더러운 부를 축적하였을 것이다. 이런 행위는 다른 양심적인 한의사들에게도 공동의 불명예를 안겨주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한의학 자체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게 될 것이다.

혹시 한의사들 중에 저런 의료행위를 한 경험이 있다면, 행림의 정신을 본 받지는 못할지라도, 이제라도 확실히 뉘우쳐서 위와 같은 방식으로 치료는 고사하고 증상을 오히려 악화시키며 의료소비자들을 등쳐먹는 사이비 행각을 버리고, 대오각성하여 의로운 인술을 펼치는데 앞장서서 한의계 전체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를 바랍니다. 만약 천당이 있다면, 여러분의 사후 여러분의 의료행위의 결과를 올바로 평가 받고 꼭 천당에 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