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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7 내장산! 만만히 봤다가 큰 코 다쳤다.

내장산! 만만히 봤다가 큰 코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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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갈림길 (20분(0.6Km)) 벽련암 (75분(1.6Km)) 서래약수 (25분(0.6Km)) 불출봉 (45분(1.1Km)) 내장사합류점 (50분(1.5Km)) 까치봉 (5분(0.3Km)) 신선봉갈림길 (45분(1.1Km)) 신선봉 (15분(0.5Km)) 신선약수안부 (15분(0.6Km)) 연자봉 (45분(1.4Km)) 내장사 - 총 소요시간 : 6시간 총 소요거리: 9.3 km

 

단풍의 산 내장산을 간다. 워낙 단풍의 산이라 해서 산 자체는 별로 어렵거나, 이쁠 거라는 기대는 안했다. 다만 지난 주에 눈이 워낙 많이 왔다고 해서 눈산으로 가자고 충동질을 해서 떠난다. 떠나는 길 황사에다가 가는 겨울비까지 내린다. 젠장이다. 분명 어제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는 눈이 정상에는 많이 쌓여 있다고 했는데 이 비로 녹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침 여덟시 길을 나선다. 일주문 바로 전 우측으로 백련암 가는 언덕으로 오른다.

오르는 길. 정말 많다. 겨우살이가 가득하다. 겨우살이는 참나무 등에 기생한다는데 항암작용에 탁월하다고 해서 왠만한 산에서는 구하기가 어렵다. 대나무에 톱을 묵어서 자르던지 해서 다 채취한다고 하는데 내장산을 그런면에서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온통 나무가 겨우살이로 가득하다.

 

백련암 가는 길 백련약수가 졸졸 흘러 나온다. 겨울이라 물을 받을 만큼은 아니다. 받아먹으려 해도 워낙 양이 적어서 포기한다.

 

전날 먹은 술을 백련암 화장실에서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서래봉으로 다시 오른다. 오전까지는 약한 황사가 남아 있다고 하니 시계는 꽝이다. 바로 앞 장군봉도 가물 가물 하다.

서래봉에 오르니 칼바람이 옷깃을 여민다. 눈은... 흩뿌리는 것 빼고 거의 없다. 어제 비로 다 녹아서 얼음이 되어 버렸다. 눈산행은 포기다. 아이젠으로 땡땡히 언 얼음산과 싸워야 할 것 같다.

 

서래봉에서 불출봉 가는 길. 정말 미치겠다. 채 십 센티미터 정도의 위태 위태한 계단이 바짝 서있다. 발 디디기가 너무 위험하다. 그러면서 정말이지 끔찍하게 내려간다. 거의 바닥까지 얼음산을 위태위태하게 내려간다. 길이 맞나? 하는 의구심 마져 든다. 다행히(?) 관리공단 직원을 만난다 이길이 맞단다. 그러면서 자신들도 그 길을 간다며 앞장선다. 순간 우리와 우리 뒤에 오던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버린다. 유괘한 산행에 불청객이 끼었다. 젠장... 어쩔수 있나? 간다.

 

불출봉 가는 길도 녹녹한 길이 아니다. 암산이라 곳곳이 위태 위태하다. 계단이 너무 좁아 거동도 어렵고, 곳곳에 얼음이 얼어 아이젠도 잘 안 박힌다. 어려움속에 오른 불출봉은 참 이쁜 비경을 안겨준다. 잠시 쉬면서 공단 직원들에게 사과주스를 주며 슬쩍 물어보니, 다행이다. 이 사람들 여기서 내장사로 내려간단다. 그러면서 만해봉 길찾기 힘드니 조심하라고 걱정까지 해준다. 사과주스 한개의 효과다.

 

그나마 눈꽃이 남아있는 만해봉에 오르니 바로 옆 정읍시와 저수지가 훤히보이고, 멀리 서래봉 등 우리가 지나온 길과 신선봉 등 가야 할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주를 한잔하고 이제는 제법 눈이 발목까지 남아있는 능선 종주를 시작한다. 내리기는 급경사인데 오르기는 완만한, 그렇지만 눈과 얼음으로 위태한 종주를 하며 연자봉을 거쳐 까치봉에 오른다. 점심 먹을 곳을 찾아 헤메다가 30분 정도 더 전진해 헬기장에 자리를 펴고, 준비해간 라면과 먹다만 쇠고기, 만두 등 잡탕찌개를 맛나게 해치운다.

 

배를 두드리며 내장산 최고봉 신선봉으로 향한다. 지금까지의 봉우리는 표지석 하나 없더니 최고봉이라고 커다란 표지석까지 준비해놓고 있다. 사람들이 꽤 있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온 일행들이다. 에궁...

 

남은 내장산 8봉 중 일곱번째 봉인 연자봉에 오른다. 일행 중 한명이 꼭 내장사에서 백팔배를 해야 한다고, 장군봉을 남겨두고 하산 하자고 한다. 아쉽지만 능선종주 8봉 중 장군봉을 남겨두고 하산한다.

 

하산길. 이 사람들. 케이블카를 타고 와서 아무 준비없이 내장사로 내려간다. 땡땡하게 얼어 붙은 급경사를 위태 위태하게 내려간다. 다행히 여유분의 작은 아이젠이 있어 아주머니에게 빌려주고 내장사로 내려온다. 내장사에 도착한 부부, '고맙습니다'를 연발한다. 제발 겨울산 아이젠만큼은 챙기시기를... 여차하다 골로 간다.

 

기대한 눈산은 아니었지만 참 이쁜 산이다. 단풍은 이 땅에서 제일이란다. 다만 시즌에 오면 차와 사람에 쳐 죽는다니 주중 휴가라도 한번 내서 와봐야 겠다.

 

 

내장산 개념도

 

초입 일주문. 일주문은 옆으로 돌아가는 거란다. 정문이 아니라.

 

백련약수다. 똑똑 떨어져 먹을 수 가 없다. 

백련암 가는 길 우리 일행들이다.

 

백련암 담벼락 너머 서래봉이다. 

서래봉 가는 길.  얼음이다. 끔찍하다.

 요런 암벽을 넘나들어야 한다.

서래봉에서 바라본 좌측이 백련암이고 우측이 내장사다.

 가야 할 길, 오른쪽이 불출봉, 가운데가 만해봉이고 좌측 옆이 연자봉이다.

불출봉 가는 길 이런 위태위태한 계단의 연속이다.

 불출봉에서 바라본 서래봉. 우리가 지나온 능선이다.

눈꽃이 만발한 만해봉 정상이다.

연자봉 가는 길에 눈꽃이 만발한 소나무가 바위를 뚫고 늠름하게 서있다. 

최고봉. 신선봉이다. 만만한 산이 아니다. 저 뒤로 서래봉이 보인다. 

천연기념물이라는 굴거리 나무란다. 잎사귀가 말라 비틀어져 왠지 을씨년 스럽다. 

가지 가지에 피어있는 겨우살이. 이 나무 하나면 일년은 끓여 먹을 수 있겠다. 

 내장사 대웅전에서 바라본 서래봉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단다.

이게 말라 비틀어지지 않은 굴거리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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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7 14:12 2009/12/2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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