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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13] 부산 송정에서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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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부산 송정에서 울산 간절곳 까지 (29.7km)

잘 정돈된 길이다. 양쪽으로 벗꽃나무들이 늘어서 있고 가운데로 야자수 나무가 중앙분리대를 이루고 있다. 지자체에서 신경 꽤나 썼나보다. 그 길 양 옆으로 음식점이 즐비한데 전부 곰장어집이다. 곰장어? 장어의 일종? 꼼장어의 다른 말? 하여간 민물장어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짚불구이란다. 이거 봤다. 지푸라기에 불을 놓고 그위에 쇠철망을 놓고 산 붕장어를 그대로 굽는... 인간이 너무 잔인하다. 차라리 죽여서 굽던지... 자신을 불위에 들들 구워버린다고 생각하면 절대 못할 거다. 그런데 한다. 그게 인간이다. 묘한 쾌감을 느끼며...

 

해동 용궁사란 절이있다. 어제 확인해 본 바로는 꽤나 볼만한 절이라고 한다. 뭐 시간에 ?기는 것도 아니니 가보자. 정말 이쁜 절이다. 해수관음을 모신절이란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해가 제일 빨리 뜨는 절이란다. 아... 정말 이쁘다. 바닷가에 들어앉은 용궁사는 정말 용왕이 와서 살아도 될 것 같다. 눈요기 참 잘했다. 시간 되면 꼭 한번 들러볼만한 절이다.

 

동해는 서해, 남해와 또다른 맛이있다. 끝없는 수평선과 함께 어우러진 기암괴석이 맘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걷기에도 절로 흥이난다. 대변항이라는 곳을 지나는데 길에 핀 들국화와 어우러진 해안가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항을 빠져 나오자 마자 기장읍이다. 그동안 부산에서 그리 찾아도 없던 밀면집이다. 밀면을 시키고 쪽팔이지 않으려고 며칠전 부산을 갔다온 누나에게 전화를 한다. 우찌 먹어야 하냐고? 냉면하고 똑같이 먹으면 된단다. 냉면처럼 겨자넣고 식초를 치고 먹는다. 엥? 이 동네 사람이 그러더라. 첨 먹는 충청도 사람은 별로 일거라고. 정말이다. 에구 냉면 먹을 걸...

 

기장에서 붕장어 축제가 오늘부터 3일간 있단다. 그래서 인지 가는 길에 자전거 족이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솔직히 부럽다. 내 하룻길 저이들은 2-3시간이면 갈 거 아니가? 붕장어 축제 현장에서 고민한다. 에이 축제가 다 거기서 거기지. 사람많은 것 질색이다. 그냥 지나쳐 가자. 그런데 바로 앞에서 길 한가운데 차를 세워놓고 싸움이 났다. 접촉사고 인 것 같은데 근데 젊은 사람 (50대)이 너무한다. 60을 넘긴 할아버지 한테 욕지거리가 심하다. 이거 한번 나서봐? 그전에 덤프가 그 차 바로 옆에서서 우렁찬 크랙션을 울린다. 찍소리도 못하고 차를 타고 줄행랑이다. 덤프 화이팅!

동해는 미역 수확이 한창이다. 길거리 옆 공터는 미역으로 가득차고 비릿한 미역 냄새가 진동한다. 미역국 참 좋아하는데 혼자사니 해먹을 일이 없다. 요즘 아침에 냉동건조 미역국을 먹는데 이건 정말 아니다. 엄마가 미역에 쇠고기 넣고 달달 끓인 미역국이 먹고 싶다.

 

고리 원자력 발전소다. 크다. 양날의 칼. 인간에게 무한한 에너지를 주지만 어느 한 순간 수백만의 인간을 한줌 잿더미로 만들 위험한 무기. 또한 요즘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중에 하나다. 지구 온난화. 장난이 아니다. 이미 전세계 기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전세계 인구의 8%를 차지하는 미국이 전세계 연료의 25%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석유자원을 전취하기 위해 전쟁도 마다 않는다. 핵도 마찬가지다. 수백개를 가진 놈이 한두개를 보유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몰아부치고 있다.
이놈의 원자력 발전소 증축을 하나보다. 얼마나 큰지 도로가 다 바뀌어 독도를 할 수 없다. 워낙 4-5시 이시간쯤 되면 몸이 맛이가 더욱 힘들다.

 

드디어 간절곳이다. 그런데... 난감하다. 온통 포장마차 비슷한 카페뿐이고 여관이나 이런게 없다. 일단 슈퍼에서 음료수를 먹으며 물어보니 친절히 민박집을 소개해 주신다. 금요일 저녁인데도 2만5천원이란다. 횡재다.

간절곳.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뜬단다. 포항 호미곳보다 빠르단다. 호미곳이 더 동쪽인데... 이유는 모른다. 하여간 그래서 유명하단다. 이곳 등대가 제일 멀리 나가기도 한다고 한다. 이름이 간절곳인 이유는 이곳에서 한가지를 간절히 바라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서 간절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엄청나게 큰 우체통이 있다. 자신의 소원을 적어 그 상대에게 보내라나 뭐라나. 그런데 그 안에 비치되어 있다던 엽서는 하나도 없다. 전시행정이다. 우씨. 이곳에서 난 뭘 빌었을까? 비밀이다.


5월 31일 울산 간절곳에서 울산 북구까지 (31.5km)

어제 분명 아주머니가 5시 30분이 일출시간이라 했다. 시계를 5시에 맞춰놓고 9시 잠들었다. 11시에 깬 잠이 1시, 3시 깬다. 선잠을 잔다. 그러더니 4시 30분 닭들의 요란한 울음에 눈을 떴다. 에구 밖에 어슴프레 훤하다. 그냥 카메라만 들고 뛴다. 그 새벽 달리기를 하시는 아주머니가 계신다. "해 뜬건가요?" 다행이다. 아직 안 떴단다. 어제 보아둔 위치에서 해를 기다린다. 그런데 수평선 멀리 운무가 끼어 있다. 가을 겨울철 아니면 제대로된 일출을 볼수 없다고 했는데... 그래도 기다린다. 이미 날은 밝아오고 있다. 운무 뒤로 해는 떳을 것이다. 그 운무를 헤치고 해가 떠오른다. 나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를 본 놈이다. 이쁘다. 5시 17분이다.

 

다시 잠깐 눈을 부쳤다가 길을 나선다. 온산공단이다. 온산? 전라도에 있는거 아닌가?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와보기는 처음이다. 울산과 바로 붙어서 우리나라 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단다. 빠른 길을 찾다보니 그 공단 한가운데를 지나간다. 매연과 공장의 공해로 목이 턱턱 막힌다. 에구 이 공기를 매일 맡으며 일하는 노동자도 있는데... 그래도 새벽 잠을 설쳐서 인지 앞으로 나가기가 천근만근이다. 잠이 보약이라더니... 그 와중에 그늘 하나 없는 공단대로를 두시간 넘게 걷는다.

12시 10분. 슈퍼가 나타났다. 예의 그 쮸쮸바를 입에 물고 살았다를 외친다. 울산경계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가도 가도 공단만 보이지 시내는 보이지 않는다. 이거 울산 맞나? 급작스레 태화강이 눈앞에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보인다. 아! 죽어라 외곽으로만 돌았나보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 숙소할 만한곳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끌고 북구청에 도착했다. 아무리 여관을 찾아봐도 없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이 동네는 여관이 없단다. 애구.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빽한다. 울산역이다. 모텔이 빵빵하게 서있다. 오늘은 토요일. 방잡기 지랄이다. 몇군데를 들어가니 5만원 아니면 죽어도 안된다고 한다. 하기야 토요일인데... 그러다 젊은 사장이 하는 여관을 들어갔다. 사정을 말하니 4만원만 달란다. 우겨서 3만 5천원에 깍고 들어간다.

 

대충 씻고 전국적으로 열릴 촛불집회로 가기로 한다. 롯데백화점 앞인데 엥 바로 숙소에서 1KM도 안 떨어졌다. 처음엔 1000여명 조촐히 모여있더니 어느새 2000여명이 넘어 자리가 비좁을 정도다. 광우병 촛불집회 첨 와봤는데, 고등학생 참 많다. 그리고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참 많다. 고3이라는 한 학생은 자유발언에서 '내 꿈이 경찰인데 뒤에 있는 경찰을 보며 꿈을 접고 싶다'며 경찰을 까기도 하고...
사회자가 '이명박'을 외치면 참가자들은 '쥐새끼'를 외친다. 학생들... 자신들의 손으로 선출하지 않은 대통령이 자신들의 동의없이, 아니 자신들의 의사를 짓밟아가는 모습에 '대통령님' 대신 '쥐새끼'라 부르는 모습에서 만감이 교차한다.

소나기에 옷젖는다고 국민의 정서는 20%대의 지지율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한방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정부의 잘못을 확실히 뜯어고칠 한방. 우리 노동자들이 준비해야 한다.


6월 1일 울산 북구에서 경주 양남 문무대왕릉까지 (31km)

터널을 우회해 가며 다시 동해로 나간다. 일요일 오전 답게 운동족들이 터널 윗길을 오간다. 이런길이 참 좋다. 이쁘기도 하거니와 차들이 단축 터널로 빠져나가 한적하다. 그러다 보니 등산 하는 사람들, 마라톤 하는 사람들, 자전거 족들이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런 길에서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서로 인사하며 지나간다. 좋다. 그래도 고지가 300M 가 넘는다.

이름이 좀 난감하다. 정자항이란다. 이상한 생각 말기를... 이 동네에 亭子가 많아서 그런 이름이란다. 그런데 이동네 몽돌해안으로 유명하단다. 몽돌? 해안으로 나가보니 우와 이런게 몽돌해안이구나. 바다 파도에 닳고 닳아 모난곳 하나 없는 이쁜 자갈들이 끊임없이 펼쳐져 있다. 이 돌 가져 가면 안된다고 하는데 스리 슬쩍 해본다. 뭐 어차피 법은 어기라고 있는 거니까?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본다. 현재 발상태는 최악이다. 온 발바닥이 전부 아프다. 그 발로 햇볕으로 달구워진 몽돌위를 걸으니 죽음이다. 100M도 못가 온몸에서 진땀이 난다. 한결 낫다. 발지압 제대로 했다.

 

오후 3시 몸은 축 쳐졌다. 진짜 피곤하다. 어제 피로가 하나도 풀리지 않았다. 일출본다고 잠설쳐, 북구청까지 강행군 했지, 촛불집회 간다고 늦게 잤지. 그냥 포기하고 싶다. 그래도 문무대왕릉까지만 가자. 지도상으로 한시간 반 정도면 되겠다.

 

다시 나간다. 월성원자력 발전소다. 어 지도에 월성은 없는데? 그런데 여기 장난이 아니다. 여기도 공사가 한창이다. 첨엔 그저 죽어라 죽어라 올라가는 산길이라서 몰랐다. 정말 막판에 제대로 걸렸다. 산길을 오르자니 자연 발걸음은 더디어 진다. 애구 죽갔다. 평소의 절반도 안되는 속도다. 오늘 산 참 많이 오른다. 300M짜리를 두번을 오르내린다. 특히 이산은 정말 힘들다. 그런데 다 내려 와 가다 보니 공사현장이 "방폐장 건설현장"이었다. 부안이 생각난다. 전 주민이 범법자가 되어가면서, 주민수보다 더 많은 전경들이 상주해서 밀어부치려던, 그러나 전주민의 일치 단결로 막아냈던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이 이곳에 건설 되고 있다. 아... 맞다. 부안이후 경주에서 돈 몇푼에 유치했던 기억이 가물 가물 하다. 당장의 돈 몇푼에 아이들의 미래를 팔아먹은 그곳이다.

 

6시 간신히 왔다. 해저 문무대왕릉. 삼국을 통일하고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죽어서 화장을 하고 이곳 섬 사이에 뿌려졌다고 한다. 장하다고 해야 할 지? 그렇지만 그 기가 세서 그런지 무당 참 많다. 온통 해변엔 굿하는 사람들과 고기잡는 사람들로 벅적인다.
아! 밥먹으러 들어갔다가 사진 한컷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햇다. 정말 저런 사진 한번 찍어 볼 수 있을까? 찍는 사람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한번 감상해봐라. 몰래 그 사진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6월 2일 문무대왕릉에서 경주 불국사까지 (28.2km)

팬션이라고 5만원 달라는 것 3만원에 깍아서 잤더니 불을 안넣어줬다. 새벽 추위에 덜덜 떨며 잠을 설쳤다. 일어나서 따지려니 주인집이 어딘지 모르겠다. 실컷 욕만하고 나왔다. 문무대왕릉 동네의 청기와 팬션, 1층은 팬션과 노래방이고, 2층은 고기집과 통닭집. 절대 오지 마라.

문무대왕릉을 나서자마자 감은사지가 들어온다. '사'와 '사지'는 뭐가 다를까? 당연히 '사'는 절이고, '사지'는 절터만 남아있는 곳이다. 이곳 역시 절터에 덩그러니 삼층석탑 두기만 남아있다. 그나마 한기는 수리중이다. 문무대왕을 기리기위해 지어진 절이라고 한다.

정말 너무한 길이다. 갓깃은 단 10CM도 없다. 길도 보통 길 보다 좁다. 화물차는 꽉찬다. 이 길을 가야 한다. 다른 차선에서 차가 안오면 다행이지만 다른 차선에서 차가 오면 풀섶을 헤집고 피해있어야 한다. 짜증난다.

그 와중에 덤프와 레미콘차가 많다 싶었더니 논 한가운데서 자갈과 모래를 채취하고 있다. 그리고 레미콘 회사가 있다. 에구...
레미콘 기사가 급히 차를 세우고 가르쳐 준다. 이길 위험하니 뚝방길로 가라고... 정말 편안히 한적한 뚝방길을 걷는다. 고맙다.

 

오늘 희안하다. 점심에 짜장면이 먹고 싶어 중국집에 들어가 짜장을 먹고있는데, 한 중년 분이 내 배낭을 보더니 어디 큰 산 갔다오냐고 묻는다. 도보여행 중이라고 했더니 자신도 산 좋아하는데 하면서 내 여행기에 솔깃해 한다. 그러더니 그냥 가란다. 자기가 짜장면값 대신 내준다고... 맘만 받겠다고 사양하니 잠시 기다리다더니 ㅋ호텔 무료 사우나권을 준다. 내가 불국사까지 간다고 하니 불국사 바로 앞에 있는 호텔 사우나권을 준거다. 고마울데가... 다시 걷는데 차가 생생 달리는 길에서 급정거를 한다. 그러더니 비상깜박이를 켜고 나를 기다린다. 가보니 웬 중년이 경주까지 태워다 준단다. 감사하다고 도보여행이라해고 막무가내다. 오늘 따라 사람이 아름답다.

 

경주. 세번 와본것 같다. 중, 고등학교때 수학여행때. 워낙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리고 차만 타고 다녀서 잘 모르겠다. 그리고 종친회에서... 2박3일 종친회 끌려와선 왕릉에 절만하다 간 기억이 난다. 그런 내가 석굴암을 가니... 뭐 야산 동굴에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장난이 아니다. 점심먹은게 소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오르막이다. 끝이 없다. 정말 죽여준다. 지도를 보니 토함산이 745M다. 자세히보니 석굴암은 정상 바로 밑에 있다. 우와 나 죽네. 헥헥 대며 올라간다. 내 옆을 관광버스들이 연이어 지나간다. 4시 석굴암과 불국사 갈림길이다. 엥... 석굴암까지 약 4KM, 갈림길에서 불국사 약 4KM. 죽었다. 내리막이라 해도 석굴암 갔다가 다시 갈림길 나와 불국사 가면... 7시나 되어야 도착할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간다.

석굴암이다. 주차장 관리원에게 어차피 구경하고 나올테니 배낭좀 맡아 달라 했더니 자기는 그런 일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뻗댄다. 우와 미치겠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그것도 관광지에. ㅆㅂ ㅆㅂ 거리며 올라가 매점 아주머니에게 부탁하니 싫은 표정하나 없이 받아 주신다. 이런 감사한 거...
4000원을 내고 들어간다. 그런데... 정말 실망이다. 보존을 위해 유리로 막아놨다. 그러려면 공주 무령왕능처럼 진짜는 통제하고 모조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들어가 직접 볼수 있게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열받는다.
매점에 오니 아주머니가 길을 알려주신다. 석굴암에서 불국사로 통하는 등산로가 있다고 한다.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정말 있다. 8km를 돌아가야 했는데 불과 3.2km짜리 등산로가... 휘파람 불며 30분만에 내려왔다. 덕분에 불국사 구경까지 무리없이 했다.

넉넉한 마음으로 불국사 관람하고 ㅋ호텔 사우나에서 푹 지지고... 피로가 좀 풀린다.

 

6월 3일 불국사에서 경주 시내까지 (16km)

일기예보에는 비가 그칠 거라고 나오는데... 그걸 믿고 발길을 나섰는데 종일 이슬비가 내린다. 일단 경주 관광을 하면서 상황을 좀 보자 하는 맘으로 걷는다. 불국사에서 시내까지 장난 아니게 멀다. 세시간여를 가니 시내에 근접한 것 같다. 왕릉들이 보이고 문화제 표지판이 보인다. 계속 비는 부슬거리고 내린다.

일단 경주에 왔으니 박물관 부터 가보자. 어 무료다. 배낭 보관소도 있다. 이동하면 그자리를 인식해서 해설해 주는 소형라디오 같은 것도 있다. 이정도는 되어야지. 바로 앞 감은사지로 간다. 문무왕 시절 지었다는 왕의 별궁 비슷한 걸로 연회를 베푼곳이란다. 이쁘긴 이쁘다.

 

다음은... 역시 바로 앞의 月城이다. 천년 신라의 왕성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터와 얼음 저장고인 석빙고만 남아있다고 한다. 바로 옆으로 왕들의 고분이 모인 대릉원이고, 그 옆이 첨성대다. 대릉원에는 그 넓고 높은 왕릉 잔디를 깍기위해 10여명이 모여 계신다. 왕릉 안의 사람들 살아서나 죽어서나 호강이다.

 

여기서 한가지. 내가 경주김씨라고 한다. 그럼 그 옛날 신라시대에 이 동네 살았으면 저 왕릉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호강하며 살고 있었을까? 글쎄... 조선 초 양반의 비율은 채 10%를 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왜란과 호란을 거치며 30% 중반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난을 피해 도망가기 바빴던 양반들이 족보챙길 여력이 없었고, 그들이 떠난 집을 상민들이 차지 하고, 뭐 이런 저런 사정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리고는 조선 말기 철종때는 70%가 넘었다고 한다. 족보를 사고 팔고 뭐 이러면서 양반의 비율이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한다. 즉 현재의 성은 그 의미를 상실한 거다. 누가 아나? 내 성이 진짜 경주김 인지?

 

비가 계속 내린다. 마지막 코스 분황사다. 달랑 탑 하나랑 조그마한 법당 하나. 오늘은 좀 푹 발을 쉬게하자. 그동안 많이 무리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빨리 해가 뜨는 해수관음을 모시는 해동용궁사

 간절곳의 우체통. 정말 크다.

 간절곳의 등대.45km 까지 간단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뜨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소는 저렇게 풀을 뜯어 먹고 자란 한우가 최고다.

 울산에 모인 2000여명의 시민들이 '미친소를 청와대로' 보내고 있다.

 동해에서 젤 오래되었다는 화강암 주상절리 

 몽돌 해수욕장. 발 맛사지에 최고다.

 왜구로 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용신이 된 문무대왕릉이다.

 훔친 문무대왕릉의 일출사진. 작가가 누군지 몰라 밝히지 못한다. 정말 잘찍었다.

 유리 벽속에 갇힌 석굴암

 말이 필요없다. 불국사

 왕족들의 놀이터 안압지. 이거 지으려고 민초들 얼마나 고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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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3 20:02 2008/06/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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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경주 (통일전, 월성 지구) Tracked from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2013/11/17 22:58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 경주.친구 둘과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경주에 온 건 초등학생 때 이후로 처음이네요. 어릴 적 불국사며 석굴암 등 모두 가 보았지만,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뭐 이번에 경주 가면 어딜 꼭 봐야겠다 결정 한 건 아니었어요. 부산 사는 친구네 놀러 갔다가 갑작스레 결정한 목적지거든요. "가까운 경주나 한 번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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