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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12] 마산에서 부산 송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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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마산에서 진해까지 (17.7km)

 

결혼식 뒷풀이가 너무 심했나보다. 부지런히 배낭을 다시 챙기고 길을 나선다.
2시 30분. 다시 마산이다. 이번에도 도심을 빠져나가는데 헤메고 있다. 에구. 순전히 도로표지판 만을 보고 가니 이럴 수 밖에 없다. 날씨가 너무 덥다. 도심이라 더하다. 땀이 비오듯 한다. 바람도 없다.

공단을 지난다. 수출자유구역 이란 표지판이 보인다. 노동자들의 제반 권리를 짓밟고 이룩한 세계 10위의 대한민국. 과연 이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들은 행복할까? 국민 1%가 전체 사유지의 57%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 빈부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쇠고기를 비롯 농산물이 자유무역이란 명목하에 수입되어 농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경제위기를 무기로 노동자들의 복지와 임금을 삭감하고, 의료 교육 등 공공의 영역 역시 사적 영역으로 돌려 온통 부자들만의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길이 눈에 익다. 아... 두산중공업 호루라기의 사나이 '배달호'. 두산그룹 박용성이 헐값에 국가로부터 두산중공업을 인수한 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노동자들의 저항을 수배와 구속, 해고와 뒤이은 악질적인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가압류로 짓밟았다. 이어 노조가 와해수준까지 가자 자신의 한몸을 던져 '노동자도 인간임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선언했던...
그 배달호는 지금도 계속 이어져 자신의 몸을 불태우고 있다.
이땅은 아직도 노동자의 인간 선언을 불온시 하며 온갖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에구 이번 여행기간에는 이런 '복잡한 것 잊고 여행을 즐기라'는 조언자의 잔소리가 이어질 것 뻔하네. 그래도 어쩔수 없다.

대교를 넘으니 창원이다. 마산부터 부산까지 도시가 죽 이어지나 보다. 도심을 벗어나니 바람도 불고 나무그늘도 있어 시원해서 좋다.
터널이다. 우회로가? 너무 많이 돌아간다. 어차피 계속 만날 터널 한번 돌파해 보자. 죽기야 하겠나? 800m란다. 길기도 하다. 정말 굉음 속을 걷는다. 터널 안에서 공명현상때문에 정말 귀가 얼얼하다. 다시는 터널 들어가나 보자.
터널을 나오자 마자 진해시다. 온통 벗꽃나무다. 산책도로 조성도 참 이쁘게 해놨다. 한창 피면 장난이 아니겠다. 축제 기간에는 해군기지도 개방한다는데 지금은 꼭꼭 잠겨서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5월 27일 진해에서 부산 사하까지 (30.4km)

내일 상당히 많은 양의 비가 온단다. 부산까지는 가서 상황을 봐야 하는데. 그리 멀지는 않은 것 같다. 빠른 길을 택해 2번 국도를 가는데... 언덕에서 바라본 지방도가 너무 이쁘다. 그래 돌아가도 이쁜 길로 가자. 진해항을 한눈에 볼수 있는 위치에 교회가 있다. 아무도 없는 교회를 슬그머니 올라 3층에서 사진한방을 찍는다. 이쁜 항구인데 운무에 가려 아쉽다.
오늘 가는 길도 온통 벗꽃이다. 해안도로가 벗꽃과 자전거도로로 이어져 정말 끝내준다. 이길을 자전거로 가면 정말 좋겠다. 몇몇 팀이 이길로 자전거를 타고 간다. 에구 부러워라.

 

예비군 훈련장을 지나니 STX조선소다. 조선소야 워낙 다 크지. STX 통일중공업의 새로운 이름일거다.
목포의 삼호중공업, 이곳의 STX조선, 거제의 대우조선, 울산의 현대중공업. 굴지의 조선소다.
우리나라 조선업이 세계 1위란다. 왜? 기술력 뭐 이런 것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저임금 비정규 노동자 때문이란다. 신경영전략이란 명목하에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적정수준의 임금을 보장하고, 다단계 하청을 폭발적으로 늘려가며 정규직의 절반도 않되는 비정규 노동자를 양산, 생산 단가의 절감(?)이 조선업종의 성공의 비결이다. 배한척 나가는데 10여명의 노동자들이 죽어나가는 대한민국 조선왕국의 현주소다.

 

다시 2번국도로 올라온다. 2번국도 며칠이면 이 도로와도 안녕이다. 2번국도와 함께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부산이다. 이 2번 국도를 타야하는데 도로 표지판에서 없어졌다. 어? 내가 잘못탔나? 4차선에서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도로 좌측을 가고있는 뚜벅이는 불가능하다. 차도는 1m가 넘는 가드레일을 우찌 넘나? 10m정도의 직벽 수준의 갓길을 내려간다. 풀을 잡으며 내려가니 팔뚝이 온통 생채기다.
엥 10여분을 가니 북동이 아니라 남동이다. 이런... 아까 그 길이 맞았나 보다. 제길 많이 돌기는 하지만 어차피 만나는 길이다. 그냥 가자. 덕분에 부산공단과 르노삼성공장 구경도 했다.

다시만난 2번국도 반갑다. 낙동강이다. 하구원 둑에서 바라보는 부산.... 고층건물로 둘러싸여 영 맘에 않든다. 을숙도란다. 철새도래지라는데 때가 때인지라 철새는 구경도 못한다.


5월 29일 부산 사하에서 송정까지 (32.9km)

비 참 많이 왔다. 부산은 어제 하루 종일 왔다. 덕분에 시내버스 타고 부산 시내 구경하고, 부산지하철도 타보고, 영화도 구경해 본다. '인디아나 존스' 정말 꽝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답게 개판인 영화다. 설정도 반공주의와 인류가 모신 신이 우주인이라는... 액션빼면 내용은 절망이다. 보지 마라. 절대로...

 

좀 가다보니 한진 타워가 보이다. 한진중공업 '김주익' 다시 가슴이 먹먹해진다.

 

시작부터 터널이다. 도심은 도로표지판만을 보고가니 터널을 피할 수가 없다. 에구 오늘 하루만 세개의 터널을 넘었다. 정말 미칠 것 같다. 도심이 계속 이어진다.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사람들 피하랴 신호등 지키랴.
부산 참 크다. 공사도 많이한다. 뭔 도심 한가운데 공사가 이리 많나? 아파트가 45층 짜리란다. 이건 규제가 않되나? 45층. 나처럼 고소공포증 있는 놈은 줘도 못산다.

 

광한리다. 어제 비로 쌀쌀한데도 사람들이 꽤 있다. 해운대 2km란다. 바로 옆이다. 해운대의 명성에 맞게 사람들 참 많다. 평일 오후 3시에 왠 사람들이 이리 많나? 그런데 그 한가운데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둘이 좀 과도한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다. 이놈들 교복이나 갈아입고 하던지, 그 한가운데서... 엥? 그 옆에선 50대의 몸매가 참 봐주기 힘든 서양 여인네가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하고 있다. 에구 민망해라.

 

오늘 기장까지 가려 했는데 속도가 뚝 떨어져 어쩔수 없이 송정해수욕장에서 멈춘다.

 

 진해항. 유람선 타고 세계 일주 한번 해볼까? 배살돈은 있는데 고유가 시대 기름값이 없어서 포기다.

 낙동강 하구둑. 넓다. 부산 갈매기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그 유명한 광안대교.

 역시 해운대다. 멋지다.

 파도치는 송정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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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9 19:39 2008/05/2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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