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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무거운 충북도시가스 요금

 7월 도시가스 영수증이 도착했다. 올 7월 1일부터 가스요금을 0.01원을 내린다는 것이다. 치솟는 물가에 가스요금이 내린다니. 기쁘지 아니한가? 하지만, 기쁨은 잠시. 얼마뒤 아파트 게시판엔 난방요금이 인상된다는 공지문이 붙었다. 9.65%가 인상되었다는 것이다.

 

 위 사진은 미디어충청 박원종 님의 그림입니다.

 

도시가스요금이 내렸다니 일단 환영이다. 하지만, 효과는 충청북도 관계자의 설명처럼 ‘소폭인하’에도 못 미친다. 특히 청주인근지역에서 도시가스로 취사만 사용하는 세대에게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전국에서 제일 높은 기본요금 때문이다.

 

 

 

 

취사만 단독 사용하는 세대의 기본요금은 4,500원. 전국 평균치인 934.94원보다 4.8배 이상 높다. 두 번째로 높은 충주(2,750원)보다도 1.6배나 높다. 그 다음으로 높은 서울(840원) 경북 경주(810원) 경기도(790원)과 비교하기 어렵다.

 

기본요금이 높으면 ㎥당 사용요금은 저렴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올 4월을 기준으로 전국 평균 사용요금은 ㎥당 692.71원. 하지만 청주는 704.79원을 받고 있다. 월 평균 취사 사용량인 12㎥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2,957.48원이 나온다. 전국 평균 9,247.5원보다 3천원 이상 높다. 비슷한 규모인 원주(9,409.80원)나 천안(8,470.24원)보다 월등이 높은 가격이다.

 

도시가스요금은 취사용, 개별취사와 난방용, 중앙취사와 난방용 등으로 요금이 구성되어 있다. 전국적으로 3가지 용도의 기본요금은 동일하다. 그러나 충북만 유일하게 기본요금이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청주의 기본요금 예를 들면 취사용은 4,500원, 개별난방은 1,000원, 중앙난방은 1,572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충주의 경우에는 취사전용 2,750원, 개별난방과 중앙난방은 1,750원을 받고 있다.

 

이렇게 기본요금 체계가 복잡해 취사전용만 사용할 경우 요금이 지나치게 비싼 것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경우 난방은 도시가스가 아닌 지역난방을 사용하고 있다. 지역난방은 벙커씨유로 온수를 대운 후 계약처에 공급한다. 93년부터 전국 13개 지역, 984,000세대에 공급하고 있으며, 청주지역에는 53,663세대가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전국 33개 도시가스 이용지역 중에서 지역난방을 사용하더라도 취사전용 기본요금을 따로 설정해서 받는 지역이 없다는 점에 있다. 도시가스의 월 평균 사용량 계산법은 아래와 같다

 

기본요금 + (취사용 사용요금 × 12㎥) + (난방용 사용요금 × 104㎥)으로 계산한다.

 

이 계산법으로 요금자료가 확보된 전국 31지역을 비교하면, 청주인근 지역을 공급하는 <충청에너지서비스(SK그룹)>의 가격은 아래와 같다.

 

중앙난방과 취사를 같이 사용할 경우에는 77,642.48원으로 4번째로 저렴하다..

개별난방과 취사를 같이 사용할 경우에는 81,704.68원으로 18번째로 비싸 전국 평균액인 82,679.10원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취사만 도시가스로 사용하고 지역난방을 사용할 경우에 도시가스 요금은 이미 언급한 것처럼 전국에서 제일 비싸다.

 

충주(참빛충북도시가스에서 운영)의 경우에는 더욱 문제다. 충주는 지역난방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충주의 경우 중앙난방이건 개별난방이건 월 평균 85,835.16원을 납부해야 돼 두 요금모두 전국에서 5번째로 비싸다. 전국 평균요금보다 3,000원가량 비싸다. 중앙난방의 전국 평균 요금 82,548.06원, 개별난방은 82,679.10원이다. 충주에서 취사전용만 사용할 경우에는 청주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싼 11,567.24원을 납부해야 한다.

 

 

 

89년부터 공급을 게시한 <충청에너지서비스(구 청주도시가스)>. 자본금 50억으로 출발한 충청에너지서비스는 해마다 수십억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2005년에 71억, 2006년 56억, 2007년 7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한국신용평가는 ‘투자비, 내부비용 및 일정 이윤을 고려한 지방자치단체의 공급비용 책정으로 안정적인 현금영역이익이 창출’되고 ‘해당지역 내 독점적 시장지위, 사업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리며 지난해 8월 신용등급 A2로 신규평가했다.

 

독점적 시장지위와 지자체의 이윤보장으로 수십억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취사전용가격 기본료가 있다. 기본요금을 개별난방요금과 동일하게 1,000원으로 책정하였을 때를 가정해 보자. 청주지역에 지역난방으로 취사전용을 사용하는 세대는 53,663세대. 높은 기본요금 책정으로 지역난방세대가 추가로 납부하는 기본요금은 22억 5천만원에 달한다. 순이익의 배경 일부가 밝혀지는 셈이다.

 

도시가스 요금은 해마다 7월 인상과 인하여부를 결정한다. 결정시에는 도정조정위원회를 개최하여 열리게 되어 있다. 충청북도는 도정조정위원회에서 이러한 부당한 부분에 대해 지적하고 기본요금 인하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의 지적처럼 ‘기업의 이윤’을 보장해 주기 위해 도민들의 부담을 가중시켜서야 말이 되는가? 지자체의 통제와 더불어 가능한 한 도시가스의 공기업화를 추진해야 한다.

 

또한, 충주지역의 높은 도시가스요금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 물론 참빛충북도시가스의 경우 순이익이 충청에너지서비스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2005년 4억 1천만원, 06년 5억 1천만원, 07년 7억 7천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해마다 순이익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민영화를 고려한 지역난방공사의 요금인상을 반대한다. 정부는 지난 8월 305개 공공기관중 50여개를 민영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중 한국지역난방공사가 포함되어 있다. 정권초기부터 지역난방공사의 민영화 논의가 솔솔 흘러나온 것이 사실이다. 촛불의 영향으로 미뤄지긴 했다. 하지만, 민영화 대상 포함을 즈음하여 9.65%의 요금을 인상한 것은 민영화를 위한 사전포석으로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지역난방의 월 평균 난방요금은 61,583원. 연간 739,000원이다. 하지만 요금인상에 따라 연간 72,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물론 인상하더라도 도시가스 난방 평균요금인 73,556원보다 저렴한 67,583원이다. 하지만, 취사용 도시가스 요금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청주의 경우 월 평균액은 80,541원에 달한다. 물론 도시가스로 중앙난방과 취사를 같이 사용하는 전국 평균액 82,548원보다는 저렴하다. 하지만, 청주지역(77,642원)과 대비하면 비싼 편이다.

 

 

 위 그림은 미디어충청 박원종님의 그림입니다.

 

참고) 각 지역 도시 가스 요금은 한국도시가스협회 홈페이지에서 오른쪽 중간부분에 있는 녹색바탕에 흰 글씨체로 써진 도시가스요금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www.citygas.or.kr/gas_intro/charge02.jsp)

 

 

 

 

정부의 민영화 방침이 이래저래 우리의 주머니를 털어가고 있다. 종부세를 완화해 부자들 걱정을 하는 정부가 진짜 ‘중산층’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부유한 자들의 세금을 줄일 것이 아니라 늘려서 공공요금 인상을 막아야 한다. 공공재를 ‘이윤’ 목적으로 운영하게 만든 독점 도시가스와 ‘지역난방 민영화’는 국민의 삶의 질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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