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청주공항 민영화. 이용요금 인상만 불러올 터

지난 8월 26일 배국환 기획재정부 2차관은 8월 11일에 이어 ‘2차 공기업 사유화’ 계획을 발표했다. 그 내용중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한국공항공사 민영화.

기획재정부는 국내 14개 공항 중 일부의 경영권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국내 공항 1∼3곳이 민영화 대상이며 적자 공항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작년 국내공항은 김포, 김해 등 다섯 곳을 제외하고는 적자다. 청주국제공항의 경우는 4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07년 공항별 당기순이익> 단위는 억원 /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순이익) 김포 574, 김해 444, 제주 281, 대구 8, 광주 3

(순손실) 양양 △105, 여수 △57, 포항 △50, △울산45, 청주 △43, 사천 △26, 군산 △19, 원주△12, 무안 △12

 

현재 항공사 민영화 1순위로는 제주공항과 청주공항이 거론되고 있다. 청주공항의 경우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공항이용료 등을 인상할 경우 짭짤한 수익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청주공항의 경우 작년 여객이용객 수는 103만 2,484명. 98년 4월 개항이래 최초로 연간 여객 수송인원이 1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전국 14개 공항 중 7위의 여객수송실적이다. 적자 공항 중에선 울산(120만7,740명)에 이은 두 번째 많은 수송량이다.

화물(kg) 수송량 역시 1,351만 5,669kg을 수송해 6번째로 많은 물량을 수송하고 있다. 적자 공항 중에선 가장 많은 수송량이다. 적자 공항 중 두 번째로 화물수송량이 많은 울산보다 900만kg이나 많다.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청주공항이 43억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여객과 화물 수송량에서는 흑자 공항과 엇비슷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청주공항의 여객수송량은 최근 3년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리적 조건으로 국제선의 경우 해마다 30만명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같은 기간 억대의 증가세를 보였던 대구와 광주의 전체 여객수송량이 감소한 것과는 대비된다. 반면, 같은 기간 화물수송량은 1,300만kg대를 이어갔다.

 

 

청주공항은 인천국제공항에 비해 여러 잇점이 있다. 공항이용료의 경우 5,000원이 저렴하다. 주차료도 2,000원 가량 저렴한 편이다. 접근성도 양호한 편이다. 서울 강남에서 출발할 경우 1시간 40분이 소요된다. 1시간 20분이 소요되는 인천국제공항과 20여분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여기에 30분이내면 출입국 심사를 마칠 수 있어 이것까지 감안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성수기에도 30분 정도면 가능해 2-3시간이 걸리는 인천국제공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운항 편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5,073대가 운행해 연내 1만대 운행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어진다. 작년 동기 대비 14.2% 상승한 수치다. 이는 대구의 편수 4,926편을 앞지른 수치다. 더욱이 올 10월부터는 24시간 개방형 공항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제노선 신규취항에도 탄력을 받여 여객 수송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청주공항은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이용량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량도 적당한 편이다. ‘적자’를 원하는 기업은 없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와 흑자달성. 이용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청주공항 인수 후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항이용료, 주차료 등의 ‘정상화’를 통해 흑자를 꿈꿔 볼 수 있다. 또한, 비행기이착륙료 인상도 가능하다. 시설임대료 인상은 물론이다.

 

이를 통해 흑자전환이 가능한 셈이다. 그러하기에 청주공항은 민영화 1순위로 거론되는 것이다. 이미 알짜공항이라는 인천국제공항 매각 발표로 비난여론이 들끓은 바 있다. 2차 사유화(민영화)에 흑자공항만 끼워넣을 경우 감당해야 할 비판의 회초리는 매서울 터. 흑자공항과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은 공항을 끼워팔기 하는 셈이다. 그 최적의 조건이 청주공항에 있다.

 

이럴 경우 그동안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청주공항의 이용료는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적자비용은 고스란히 우리의 호주머니 부담의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청주공항 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김포, 김해 등 흑자공항으로 적자공항의 결손분을 메꾸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14개 공항의 적자가 369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흑자 5개 공항의 총합이 1,310억원이라는 점은 가리고 있다. 흑자공항이 결손분을 메꿔도 940억원의 순이익이 남는다. 문제는 공항 설립이 수요예측이 아니 ‘정치적 목적’에 의해 설립된 정부의 원죄에 있다. 적자가 제일 큰 양양공항(107억)의 경우 국제선과 국내선 여객 처리능력이 317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 총 여객 이용자수 2007년 3만 5,300명에 불과했다. 수요 개발보다는 지역개발 등의 선심성 공항설립의 폐해다. 예측가능한 ‘선심의 폐해’를 애꿎은 국민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다.

 

 

외국의 사례에 비쳐 볼 때 사유화(민영화) 이후 공항이용료 인상을 경험한 바 있다. 흑자공항은 더 많은 흑자를 위해, 적자공항은 흑자전환을 위해 이용료를 인상할 것이다. ‘정치적 의도’에 의한 원죄의 부담을 다시 국민들에게 떠넘기려는 얄팍한 꼼수를 중단하라. 흑자공항 매각시 적자공항의 손실분 부담은 다시 이용자들에게 짊어질 수 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공공재는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공익’은 ‘이윤’보다 앞선 가치다. 국민의 일상에 파고든 공항은 ‘수익’의 문제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흑자공항으로 적자공항의 손실분을 메꾸고도 남지 않은가?

 

<이 그림은 미디어충청 박원종 님의 만평입니다.>

 

정부는 사기업의 뱃속만 채워줄 사유화(민영화)를 중단해야 한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 민영화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가 들끓었음을 금새 잊는 망각의 정부는 오래갈 수 없다. 민영화가 최선이라는 소고집(쇠고집)을 버려야 할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귀담아 듣기 바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