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고소영, 강부자, 강금실을 넘어

 

고소영, 강부자, 강금실을 넘어

- 줄임말 프렌들리의 맹활약, 그 이면에는 -

 

그 친구들은 번뜩이는 기지와 영민함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활개치는 ‘친구’들이다. 그들은 거침없이 인터넷 인기검색 상위권을 향해 하이킥을 날리고 있다. 친기업 정부 출범을 전후한 ‘줄임말 프랜들리’의 맹활약.

존득존득 입에 감기는 그들의 ‘실용적 용어’선택에 탄복할 따름이다. 왠만하면 전 국민이 다알고 있는 이들을 ‘포섭’ 대상자로 삼은 과감함도 눈에 띄인다.

고소영으로 시작한 그들의 질주는 이제 강금실로까지 치닫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친구들의 질주를 제왕마저도 도통 막을 방법이 없는 듯하다. 여기서 잠깐, 다들 알고 있겠지만, 그들의 총명함에 한 번 빠져보자.

고소영st라인 : 려대, 망교회, 남, Seoul, Tennis
강부자 클럽 : 동산 부 클럽
강금실 내각 : 남의 싸리기땅을 제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내각

연일 ‘줄임말 프렌들리’의 활약만이 난무할 뿐이다. 이들의 활약상에 취임식을 앞둔 친기업 정부의 지지율은 여지없이 곤두박질쳤다. 취임 전날 발표한 KBS의 여론 조사에 따른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고작 75%에 지나지 않는다. 당선 직후보다 10% 정도 빠진 수치다. 보수 신문들의 지지율 조사에서는 이조차도 훨씬 못 미친 53-57%가 나왔다. 당선 이후 오락가락 행보가 그 결과를 초래했다. 김대중 정부 인수위의 지지율이 90%대였고, 노무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03년 2월 지지율이 92.3%라는 점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수치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인수위의 오락가락, 비틀비틀, 횡설수설, 갈지(之)자 정치 등 조타수 없는 설익은 설레발 정치가 톡톡히 한몫했다. 유류세와 통신료 헤프닝, 영어몰입교육, 숭례문 국민모금, 인수위원들의 장어 향응 따위가 그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려스러운 것은 ‘줄임말 프렌들리’의 사각지대 때문이다. 이 친구들이 분명 이명박 정부에 대한 태생적 ‘두드러기’가 있는 것 사실이지만, 유독 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거운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동조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747정부의 경제정책에 희생양을 노동자로 삼아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그러하다. 이명박 당선자 시절에 발표된 경찰의 ‘집회 시위 관리 매뉴얼’에 대해 이들의 태도가 그러하다. 테이저건 사용과 백색 하이바(헬멧)으로 상징되는 ‘백골단의 귀환’에 대해 그 친구들은 침묵하고 있다.

한국 경찰은 지난 2005년부터 전기충격기를 도입해 사용해 왔다. 미국 테이저사에서 만든 X26C 기종이 그것이다. 이 회사 이름을 따 세칭 ‘테이저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테이저건의 사거리는 6.5m이며, 두 개의 작은 침이 발사돼 5초 동안 무려 5만 볼트의 고압전류가 흐른다.

문제는 이 테이저건이 본래 사용목적인 집회 진압을 넘어 사람의 숨줄까지도 제압해 버린다는 점에 있다.  지난해 11월 7일. 국제사면위원회는 한국 경찰이 도입한 테이저건이 살인무기임을 경고한 바 있다. 국제사면위원회가 지난 2001년 이후 발표직전까지 테이져건의 위험성을 조사한 결과보고서는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테이저건 사용으로 인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무려 290건에 달하는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부검결과 최소 20건이 감전사가 직접 사망원인이었고, 전기 충격으로 인한 심장마비, 호흡곤란 등으로 인한 간접 사망원인을 일으켜 간접 사망원인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테이저건은 살인무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국제사면위원회에서도 테이져건의 즉각적인 사용 중단을 강하게 제기하였다. 

이 내용이 지난해 11월 7일 국내 언론에 보도되었으니 경찰청이나 호사가들이 이를 모를리 없다.  경찰청은 올 1월 4일 당선 축하용 ‘메뉴얼’을 발표하였으니, 당연 이들의 분기탱천한 맹활약이 기대되던 터였다.  잘근잘근 씹기 좋은 폭발력을 가진 사안임에 틀림없다. ‘줄임말 프랜들리’의 생기가 넘칠 만한 사안 아닌가? 테이저 건을 소재로 한 잇단 삼행시 발표가 나올 법했다.

’루탄 ‘’압 백골단 전자 ‘’탄. 따위의 최진실 별(스타)이 총총히 빛날 법한데, 감감무소식이다. 벌떼처럼 달려들어야 할 친구들이 어찌된 일인지 이들이 생기를 잃어 버린 듯하다.. 입이 근질근질할 텐데 말이다. 살인위협에 시달리는 민중단체들만 분개했을 뿐 친구들의 말빗장은 도통 열리지 않았다.

지난 2월 20일에는 이명박 당선인이 어청수 신임 경찰청장에게 “경찰이 (시위대에) 매 맞는 모습을 절대 보이지 말라”라고 신신당부까지 했으니 테이저건이 대거 출동이 멀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이러쿵 저러쿵 입방아를 찧는 소리가 도대체 들리지 않으니 기이할 따름이다.

이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CEO가 ‘교부금 지원’등을 미끼로 지자체 단체장들을 파업 파괴자와 감시자로 내몰아도, 노동자의 최대 미덕을 무급 봉사 노동으로 강변할 때도, 파업권을 포기할 것을 강요할 때도, 얼토당토않은 핑계로 민주노총 방문을 거부했을 때도 뒷짐만 져왔다.

‘줄임말 프렌들리’의 주요 발원지이자 원천기술 보유처인 대통합민주신당은 ‘형식적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열변을 토하지만, 정작 노동자들의 실질적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말폭탄을 퍼부을 생각은 전혀 없다. 친구들이 넘지 않아야 할 노란 폴리스라인은 딱 거기 ‘형식적 민주주의’까지다. 이 친구들에게 노동의 권리는 안중에도 없다. 그들 눈에 노동자는 경제성장의 걸림돌이요, 제압의 대상일 뿐이다.

‘줄임말 프렌들리’의 재치에 탄복의 감탄사를 연방 날리기 전에 노동자. 민중의 권리에 대해서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어렵게 지켜왔던 노동자의 권리를 야금야금 갉아먹히는 꼴을 지켜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