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의료연대 충북지부 출범에 부쳐

의료연대 충북지부 출범에 부쳐..

 

이들은 모든 것을 일치단결시켰다. 하물며 그들의 키까지도 말이다. 의료연대 충북지부가 출범하는 날. 지부의 선장과 조타수, 항해사의 키는 마치 자로 잰 것 같았다. 단결력을 과시하기 위해 키마저도 맞춘 모양이다.   나란히 서있는 세 사람의 키가 어쩜그라 같은지 보는 이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지난 3월 5일 의료연대 충북지부가 출범했다. 충북대병원노조로 시작한 이들은 마침내 단위사업장의 이름을 버리고 의료연대 충북지부로 안착했다. 현재 소위 단위사업장이 충북대병원 밖에 없음에도 이들이 충북지부로 출범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릇 산별노조에서 지부라하면 단위사업장 여럿이 모였을 때 출범하는 게 통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충북지부의 명칭을 과감히 사용한 건 단위사업장을 넘어선 사업의 각오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버락 오바마는 미국의 새로운 희망설파자로 유명하다.  미국인들에게 여러 희망을 설파하는 것 중에 '노동자가 노조를 만들수 있게 된 것'을 희망이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의료연대 충북지부는 그 '희망'을 실천하려는 것이다.   노동자에게 노조 설립의 희망을 설파해 나가고, '희망의 동참자'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이들의 각오다.  그 각오를 위해 과감히 단위사업장 이름을 떼 버린 것이다.

그들의 가슴엔 '비정규직 철폐'가 새겨진 노란 리본이 달려 있다.  출범부터 중요한 과제로 비정규직 철폐 사업을 받아 안고자 하는 의지가 묻어 있다.  이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새로운 부서의 신설에 있다. 미조직비정규부장을 신설한 것이다. 그것도 1부장, 2부장 등 두 개 부서가 늘어났다. 지부의 지향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단위사업장의 역할을 넘어서 지역 조직을 중심으로 하겠다는 포부가 간부 인선에 달려 있는 것이다.

물론 험로도 예상된다. 이제까지 단위사업장 중심의 사업체계가 전면적으로 개편되기 때문이다. 당일 출범식에서 신임 지부장이 취임사에서 호르몬 과다분비로 인해 글썽인 ‘눈물’의 의미는 여기에 있을 듯 하다.  개척정신으로 전인미답의 길을 가야하는,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함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늘 곁에서 이들을 보아온 나로서는 이들의 출범이 산별노조 운동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들이 보여준 운동에 대한 열성이 새로운 길이 개척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복돋아 주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의료연대 충북지부의 출범을 축하하며, 이후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를 위해 더욱 헌신적 노력을 당부하는 바이다. 더불어 지역 산별노조도 다시 한번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가 ‘산별노조의 중요 임무’ 중의 하나임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