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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산성과 이순신

610 촛불집회 전에...

72시간 연속 촛불문화제 때에...처음 보았다.

이순신 동상이 저토록 위압적인 자세와 고압적 표정인 줄을 처음 보았다.

아마도 앞에서 자세히 본 적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전경들 위로, 아래에서 쏘아올리는 불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양 미간을 찡그리며 마치 호령하듯 내려꽂히는 자세는...민중에게 군림하려는 이순신밖에 떠오르지 않았다...그 이순신 동상 뒤쪽으로 청와대가 있고 그 곳에는 쥐박이가 숨어 지낸다고 생각하니 이순신 동상 얼굴에 쥐박이 얼굴이 겹쳐지면서...이순신 동상이 가진 의미는 자본과 국가의 의도를 관철시키려는 상징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지난 5월에 경상남도 통영시를 다녀왔다...관광...

때마침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의 빈소도 마련되어 있어서 잠깐 들렸고....

통영시 시티투어를 했다. 가이드를 따라 다니며 통영의 명소들을 찾아간다...

그러다가,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해전에서 숨진 후, 이순신 장군을 숭상하는 민초들이 만들었다는 사당을 방문하게 되었다...줄곧 드는 궁금함은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사당 등은 많이 있는 듯 한데, 당시 임진왜란 해전에서 숨진 수많은 민초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사당은 들어 보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가이드에게 물어봤다. 나름 통영의 역사에 자부심을 가진 지역 향토사학자(?)라고나 할까...

 

"그 당시 숨진 많은 민초들을 위한 사당은 없나요?"

"없습니다."

"그럼 통영 말고 다른 곳에는?"

"없습니다."

 

사당을 뒤로 하고 나오는 내 맘은 착잡함 그 자체였다. 이순신이 혼자 임진왜란 때에 싸웠단 말인가?

 

610날 명박산성과 그 위로 보이는 이순신 동상을 보았다.

그 때나 지금이나 지배계급은 민중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 민중을 기만할 뿐이다...

이순신은 위대하지 않다. "이순신이 위대하다"는 것은 "지배계급의 안위를 위해 싸우다 죽었기 때문에 지배계급에 의해 위대하게 만들어진 덕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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