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차별철폐대행진

오늘 부천에서는 차별철폐대행진이 있었다.

 

민주노총 경기본부에서 매년 진행하는 사업이다. 올해가 3년째다. 오늘이 부천에서 진행하는 날이다.

난 민주노총 경기본부 부천시흥김포지구협의회 부의장 일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었다.

 

차별철폐대행진을 준비하며....안타까웠다....

차별철폐대행진에서 '주체'들이 함께 하지 못했다.

 

여성차별 철폐!

장애인차별 철폐!

비정규직 철폐!

교육차별 철폐!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

건설노조 공안탄압 분쇄!

한미FTA 저지!

평택미군기지확장 저지!

특수고용직노동자 기본권쟁취!

......

 

준비된 밥상에 나오라는 행태는 내 스스로 여전했다.

각 주체들, 그들의 몸짓으로 행동하고, 그들의 언어로 표현하는 행사가 아니라 당위와 의의로 밥상을 준비해 놓고 그네들 보고는 그냥 나오라고만 했다. 그러니 나오는 것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당연했고, 나와서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네들의 이야기인 것같지만 다른 입으로 하는 이야기를 그네들은 듣고 있어야 했다.

 

행진은 말 그대로 '행진'일 뿐이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정해진 일정과 떨어진 사업이기에, 나의 역할 중 하나이기에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지만...이런 행사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계속 밀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마 해야 하지 않나"라는 일말의 책임감(?)으로 준비하고 진행했다.

 

3시간 남짓한 행진에 참가자들은 지치고 힘들어했다. 그것이 단순히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나 스스로도 안다.

 

즐겁거나 흥겹거나, 아님 처절하거나 분노하는 자리여야 하는데 이 자리는 그저 단어로 된 구호를 하늘에 대고 외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참여했던 대부분의 집회 성격의 행사는 그러했었고 난 그것에 대해 비판했었다. 참가자들의 대상화시키는 행사는 행사가 아니라 설득이고 강요일 뿐이다. 삶의 이야기가 없고, 공허한 구호만 난무하는....

 

준비와 진행 모두 내가 비판했던 그대로였다. 관례나 관행에 익숙해져 있는 내용과 진행....

생각과 실천이 이렇게 다른, 이번의 나를 보고 사실 힘빠지고 맥빠진다...누굴 탓하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지만, 하고 나서 이렇게 맥빠지면 몸만 힘든게 아니라 마음도 힘들다...

 

차별철폐대행진은 22일까지 경기도내 각 지구협에서 매일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다른 지구협대행진에는 내가 주체가 되어 참가하련다. 그것부터가 시작이다 싶다....

 

그래도 오늘 참가한 동지들은 열심히 외쳤다.

차! 별! 쳘! 폐!

 

그네들에 감사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