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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소설 <매월당 김시습>에서 발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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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 객이었다. 손, 길에서 살아온 길손이었다. 길에서 살면서도 길에서조차 주인일 수가 없었던 덧없는 나그네. 자리가 없어서 떠돈 나그네였고, 그것도 여느 나그네와 달리 갓쓰고 헤매는 중이었다.
길, 길도 가까운 데서부터 쳐서 먼 편이 되거나 먼 데서부터 쳐서 가까운 편이 되는 길이 아니라, 가면 갈수록 길이 저절로 붇는 아득한 후미길이었다.
그 길을 걷고 걸었다. 그리하여 속절없이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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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쪽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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