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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그저께 토요일에 후배 하나가 자살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출산 후유증 중 하나인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거다.

평소 늘 밝고 잘 웃는 사람이었는데...

둘째 낳고서 우울증에 상당히 시달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문상을 갔다 왔는데, 문상 같이 한 결혼한 다른 여자 후배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아마도 깊은 동병상련을 느꼈을 것이다.

지금도 마음이 안 좋다.

 

얼마 전에 티비에서 아이 다섯을 낳은 미국 여성이 결국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 다섯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아는 사람 중 하나(여성)가 우울증에 시달리다 먼 이국 땅인 미국에서 자살을 했단다.

난 그저 우울증이란 주위 사람들이 잘 신경 쓰고 시간 지나면 낫는 가벼운 정신 질환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게 아닌가보다.

 

여성이 출산 이후에 겪는 우울증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그런데도 이것이 별로 사회문제가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아마도 성별 분업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 노동은 언제나 부차적이며 사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 속에서 또한 여성은 언제나 투명인간과도 같은 존재감 없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니 여성에게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부차적이고 사적인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여성 개인 혼자서

사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처럼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여성의 발언은 사회적으로 무시당하기 일쑤이다.

(이는 조직 차원에서 보더라도 조직의 내부 살림을 담당하며 어머니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발언은 종종 무시당하기 일쑤이다. 실제로 어머니들이 일상 생활에서 남편이나 자식들에게 무시 당하며

사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볼 수 있다.)

 

여성 노동자들이 출산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단지 경제적인 생존의 측면에서만은 아닌 것 같다.

 

우울증을 혼자 해결하라고 내버려 두는 것은 일종의 살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우울증뿐만 아니라 여성과 관련한 모든 문제가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정신이 맑지 못하다.

뭔가 얘기를 하고 싶은데, 잘 안 된다.

자살한 후배가 눈에 밟힌다...

나중에 이 문제에 대해서 차분히 정리해 봐야겠다.

 

자살한 후배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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