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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가지 이유... 어쩌구

마이클 무어가 썼다는 17가지 이유인가를 올려놓은 곳을 단 몇분만에 여러곳 봤다. 한마디로 짜증난다. 이런 내용은 미국 민주당원들끼리 돌려가며 보면 족하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노무현 정부가 부시에게 더 기울지 못하도록 막을 17가지 방법이다.

 

이것 보다가 갑자기 생각났는데, 무어가 만든 <화씨 9.11>이라는 영화를 칭찬하는 한국의 영화평론가 등등도 짜증나는 인간들이다. 훌륭하다고 해서 봤더니 완전 엉터리였다.

 

오사마 빈 라덴은 그렇다고 치고, 빈 라덴 가문 사람들이 9.11 직후 미국에서 사우디로 전세기 타고 가도록 놔둔 게 무슨 큰 일이라도 되는 양 떠드는 건 왜 아무도 비판하지 않은거야? 영화 만든 감독이 인터넷으로 마구 퍼날러도 상관없다고 해서 받아서 보고 나는 완전히 열받았다. 영화에 대해서가 아니라 이 영화를 먼저 보고 평이랍시고 쓴 한국인들에 대해서 말이다. 부시를 나쁜 놈 만들 수 있으면 무슨 논리를 끌어와도 된단 말인가? 미국 민주당원들이 아닌 사람들이 어찌 그럴 수 있나?

 

덧붙임: 오해의 소지가 있다. 어떤 특정한 분이 17가지를 번역해서 블로그에 올려놨다는 것 자체에 짜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마구 퍼지는 현상이 짜증난다는 거다. 왜냐하면 위로가 필요한 건 미국인들이지 한국인들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위로는 우리가 투표권이 없다는 사실이다. 나에겐 둘은 분명히 다른 일인데, 그걸 논증하지는 못하겠다.

2004/11/07 16:57 2004/11/07 16:57
12 댓글
  1. neoscrum 2004/11/07 23:11

    그 특정한 분 놀러왔어요. 흐.... 뜨끔했음이에요. 제가 퍼온 이유는 뭐.. 위로나 그런 건 아니고.. 마이클 무어가 민주당 선거운동을 하게 된 미국의 상황부터 좀 씁쓸했으니까..
    다만, 마이클 무어 그 유쾌한 독설가는 이 상황에서 뭐라고 했을까 궁금했는데, 혹시 저 같은 사람들이 또 있지 않을까 싶어서 퍼왔어요. 영어 공부도 할 겸.. 아마도 marishin 님이 보시기엔 어설픈 번역이 많았을 듯..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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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neoscrum 2004/11/08 02:44

    빈 라덴 가문과 부시 가문 사이의 유착관계에 대해서는 마이클 무어의 'Dude, Where is my country'라는 책에 아주 자세히 쓰여져있어요. 화씨 911은 그 요약판 같은 느낌이었는데, '주류 언론'에서만 인용했다면서 써놓은 사실들 보면 기가 막히더라구요.
    그건 그거고.. 최근 미국내 진보진영내에서도 마이클 무어의 다큐 방식에 대해 '좌파 선정주의'라거나 '좌파 상업주의'라는 비판이 많은 모양이에요. 볼링 포 컬럼바인의 경우에는 '거짓말'도 좀 있었던 것 같고.. 그의 다큐 중에는 '로저와 나'와 '빅원'이 제일 좋았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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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arishin 2004/11/08 09:45

    neoscrum님께는 정말 죄송... 글 쓰고 난 뒤에야 봤어요. 제가 솔직하게 짜증이 난 건 마이클 무어의 17가지라는 이유의 유치스러움이었는데... 사실 괜히 엉뚱한 분들께 화살을 돌린 측면이 있죠. 그래서 오늘 아침에 글 지워버리려고 했는데... 덧글을 다셔서 지울 수도 없고. 아무튼 혹시라도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제 본 뜻과 달리 오해를 유발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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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arishin 2004/11/08 09:48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것도 마이클 무어의 선정주의입니다. 빈 라덴 가문과 부시 가문의 유착 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테러 직후 빈 라덴 가문 사람들의 출국을 허용한 걸 대단히 문제삼는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그 가문 전체를 테러리스트 배후세력으로 낙인찍는 것이죠. 게다가 출국을 허용한 최종 승인자는 무어가 지지하던 민주당 후보였다고 합니다. 그건 또 쏙 빼먹고 영화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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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겨울장미 2004/11/08 11:33

    하하... marishin님. 호평 일색이던 화씨911 보고 허탈해 한 사람은 한둘이 아니지만... 저 역시 특히, 그 출국 허용 부분에서 무지 열받았었어요. 그럼 가족들도 연좌제 적용해서 출국 금지 시켜야 하나? ‘미국의 안전(?)’을 위해서? 명백한 인권침해, 파시스트 논리 아닌가? 하고요. 근데 정말 단 한 사람도 그 부분은 얘기를 안 하더라구요. 같은 느낌을 받으셨다니 반갑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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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marishin 2004/11/08 17:19

    겨울장미님, 저도 진짜 동지 만난 기분입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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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dalgun 2004/11/09 01:40

    옹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군요. 저는 영화는 못보고, 그부분 이야기만 많이 들었는데. 그냥 별생각없이 그랬대매? 하고 웃었는데. 왠지 부끄럽네요.(예민하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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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hurd 2004/11/09 20:53

    그 부분(빈 라덴 일가의 출국)은 미처 의식하지 못했는데 듣고 보니 그렇군요.

    저는 미국 집권세력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그들이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운 반테러전쟁이니 뭐니 하는 것들이 허상이라는 걸 까발리는 내용이 통쾌했기 때문에 마이클 무어의 영화에 호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그의 영화를 좋아한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의 정치적인 입장에 동의해서가 아니죠. 영화 속의 세세한 진술이 사실인지 아닌지,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따져보기에는 어떤 감성적인 울분이 컸다고나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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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이정환 2004/11/14 23:43

    마이클 무어는 부시가 미국의 이익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의) 빈라덴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그래서 부시를 반대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미국의 이익이라는 전제 조건이 깔려있다는 거죠. 그래서 석연치 않았고 무력하지만 그 영화를 보고 부시 반대의 대열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의사 표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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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이정환 2004/11/14 23:45

    http://www.sorryeverybody.com에 가면 미국 사람들이 전 세계에 보내는 사과 메시지가 있습니다. 부시를 뽑아서 너희들에게 미안하다. 우리도 최선을 다했으니까 미워하지 마라. 뭐 그런 내용인데, 어이도 없고 한심하고 그래서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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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ritter13 2004/11/20 04:59

    빈라덴 가족 내보낸 거와 연좌제 ?
    미국 국민이 부시를 뽑았다? MK ultra의 위력을 느끼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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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marishin 2004/11/23 19:43

    ritter13님 죄송한 말씀인데, 한마디로 못 알아듣겠어요. 미국 국민이 부시를 뽑았다?는 왜 나오는지. 선거부정 의혹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된 말씀인가요? 그리고 MK ultra는 무슨 뜻이죠? 제가 모르는 게 너무 많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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